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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시험능력주의
김동춘 (지은이)창비2022-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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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한국을 대표하는 사회학자이자 시민운동가로 활동해온 실천적 지식인 김동춘이 한국형 능력주의 실상을 구조적이고 성찰적인 시선으로 해부한 사회비평서다. 김동춘은 ‘전쟁정치’ ‘기업사회’ ‘가족 개인’ 등의 독자적 개념으로 한국사회의 모순과 문제를 해명해왔는데, 이번 저작에서는 일평생 학생, 교사, 교수로 살아오면서 체득한 경험과 고민을 바탕으로 능력주의의 이름으로 불평등이 정당화되는 한국사회의 현실을 조목조목 해체하고 그 해법을 절실한 마음으로 모색한다.
재능이 있는 능력자가 우대받는 것이 당연할뿐더러 정치와 사회를 지배해야 한다는 ‘능력주의’는 한국에서만 유행하는 현상이 아니라 세계 자본주의의 중심 미국에서 시작해 전세계로 확산된 이데올로기다. 하지만 시험 합격의 이력에 따라 보상을 차등화하는 것이 공정함은 물론 정의롭기까지 하다는 생각은 특히 외환위기 이후 한국사회에서 일반화된 사고방식임을 김동춘은 지적한다. 학력·학벌주의, 그리고 능력주의와 관련된 여러 병리적인 사회현상은 단순히 교육과 관련된 현상이 아니라 지위 배분과 권력 재생산, 노동시장이 작동한 결과의 일부이며, 오랜 역사를 거치면서 단단하게 굳어진 구조적 현실임을 설득력 있게 짚어낸다. ‘입시지옥’으로 묘사되는 한국교육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한국의 사회적 정의를 고민하는 독자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목차
책머리에 5
서장
‘시험은 공정하고 그 결과는 능력의 증거’라는 생각
학교와 사회는 교육을 어떻게 성공의 수단으로 만들었나
시험능력주의를 어떻게 이해하고 대안을 찾을 것인가
1장 사회적 질병으로서의 시험능력주의
청소년의 고통과 교육의 실종
학업포기라는 사보타주
2장 시험능력주의의 지배
한국의 시험능력주의
신자유주의 시대의 시험능력주의
시험능력주의의 약화?
3장 시험능력주의의 앞면: 지배체제와 그 승리자들
‘능력자 ’들의 지배?
시험의 ‘개인화’ 효과와 능력주의
시험형 인간의 아비투스
4장 시험능력주의의 뒷면: 배제체제와 그 패배자들
‘무능력자 ’ 천시와 노동 탈출 부추기기
시험능력주의와 노동자
노동 · 교육정책의 사각지대, 직업계고
5장 시험능력주의 극복을 위한 사회·교육 개혁
사회구조 개혁의 과제들
제도개혁의 과제들: 대학을 중심으로
능력주의 그 자체와 대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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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김동춘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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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자. 서울대학교 사범대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사회학과에서 「한국 노동자의 사회적 고립」이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역사비평』 편집위원, 『경제와 사회』 편집위원장, 참여연대 정책위원장, 참여사회연구소 소장을 역임했으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상임위원으로 활동했다. 1997년부터 성공회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현재 같은 대학 NGO 대학원장 및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한국민주주의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지은 책으로 『대한민국은 왜?』 『이것은 기억과의 전쟁이다』 『시험능력주의』 『1960년대의 ... 더보기
최근작 : <결정적 순간>,<쿠오바디스 대한민국>,<고통에 응답하지 않는 정치> … 총 74종 (모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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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명문대 졸업, 고시 합격… ‘시험형 인간’이 지배하는 한국사회!
지배질서를 재생산하는 시험능력주의를 분석하다
한국을 대표하는 사회학자이자 시민운동가로 활동해온 실천적 지식인 김동춘이 한국형 능력주의 실상을 구조적이고 성찰적인 시선으로 해부한 사회비평서 『시험능력주의: 한국형 능력주의는 어떻게 불평등을 강화하는가』가 출간되었다. 김동춘은 ‘전쟁정치’ ‘기업사회’ ‘가족 개인’ 등의 독자적 개념으로 한국사회의 모순과 문제를 해명해왔는데, 이번 저작에서는 일평생 학생, 교사, 교수로 살아오면서 체득한 경험과 고민을 바탕으로 능력주의의 이름으로 불평등이 정당화되는 한국사회의 현실을 조목조목 해체하고 그 해법을 절실한 마음으로 모색한다. 재능이 있는 능력자가 우대받는 것이 당연할뿐더러 정치와 사회를 지배해야 한다는 ‘능력주의’는 한국에서만 유행하는 현상이 아니라 세계 자본주의의 중심 미국에서 시작해 전세계로 확산된 이데올로기다. 하지만 시험 합격의 이력에 따라 보상을 차등화하는 것이 공정함은 물론 정의롭기까지 하다는 생각은 특히 외환위기 이후 한국사회에서 일반화된 사고방식임을 김동춘은 지적한다. 학력·학벌주의, 그리고 능력주의와 관련된 여러 병리적인 사회현상은 단순히 교육과 관련된 현상이 아니라 지위 배분과 권력 재생산, 노동시장이 작동한 결과의 일부이며, 오랜 역사를 거치면서 단단하게 굳어진 구조적 현실임을 설득력 있게 짚어낸다. ‘입시지옥’으로 묘사되는 한국교육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한국의 사회적 정의를 고민하는 독자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시험이 능력을 판별하는 유일한 기준이라는 생각, 한국형 능력주의
2022년 20대 대통령선거 결과 서울대 법대, 사법고시 출신인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이 되었다. 대통령 후보 경선 과정을 봐도 국민의힘 후보 4명 중 3명이 검사와 변호사 출신이며, 더불어민주당 경선에 끝까지 참여한 예비후보자 4명 중 2명이 변호사와 판사 출신이다. 민주당이 최근에 배출한 두 대통령 문재인과 노무현도 사법고시 출신이다. 군부정권이 물러난 이후 한국은 명문대를 졸업해 고시를 통과한, 이른바 ‘시험선수’들이 지배하는 세상이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21년에는 하버드대 출신의 청년 정치인 이준석이 제1야당의 당대표로 선출되어 신선한 충격을 주었는데, 그는 능력과 실적도 없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거나 과거 민주화운동의 훈장을 자랑하면서 기득권이 된 586세대를 밀어내야 한다며 능력주의를 아예 시대정신이라 말한다. 그보다 앞선 2017년 5월에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화와 관련된 인천국제공항 사태를 계기로 한국사회에서 공정 담론과 능력주의가 뜨거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2019년의 ‘조국 사태’에 이르면 입시비리에 대한 논란이 정치적 갈등의 한가운데 놓이면서 공정성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한국사회에 거대한 분열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처럼 이어지는 사건의 기저에는 시험이 개인의 능력을 판정할 수 있는 가장 공정한 제도이며, 이 시험을 거쳐 명문대 졸업장, 고시 패스 등의 스펙을 획득한 사람은 이 사회를 이끌 수 있는 인재이고, 그들이 재능과 노력에 합당한 대우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저자 김동춘은 이러한 한국형 능력주의를 ‘시험능력주의’로 규정하고, 시험능력주의가 그 폐해에도 불구하고 한국사회에 얼마나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는지를 통렬하게 성찰한다. 과거시험으로 관리를 선발하던 조선시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엘리트를 선발하는 방식을 통시적으로 살펴봄으로써 유교적 권위주의, 개발독재 이후의 실용주의와 도구주의, 그리고 신자유주의 시대의 경쟁주의가 한국형 능력주의를 구성해왔음을 분석한다. 또한 칼 맑스, 막스 베버, 피에르 부르디외 등 서구 사상가들의 개념과 이론을 경유해 지위 배분과 권력 재생산 문제를 통찰함으로써 이론적 보편성과 역사적 특수성을 함께 성취해냈다.
한국 지성을 대표하는 실천적 지식인 김동춘,
교육문제는 지배체제 작동의 일환이자 노동의 문제임을 역설하다
시험이 능력을 가리는 가장 공정한 방법이라는 인식, 그리고 입시와 고시 등 선별의 기제를 통과한 자들에게 주어진 강력한 특혜는 이 땅의 학부모와 학생을 ‘입시지옥’으로 밀어 넣었다. 명문대 입학, 고시 패스라는 좁은 ‘병목’을 통과할 수 있는 이는 소수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실패자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체제 속에서 대다수 개인들은 이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대부분 순응하면서 살아간다. 입시에 대해 아무리 많은 고발과 비판이 이뤄져도 이 시스템은 성공과 출세를 향한 개인의 사적 열망과 유착되어 있기 때문에 쉽사리 바뀌지 않는다.
학력과 학벌에 대한 선망과 긴밀하게 얽힌 능력주의에 대한 비판은 서구에서 시작해 국내에도 이미 많이 소개되었지만 한국에서처럼 심각한 사회병리를 낳는 이유에 대해서는 좀더 면밀한 접근이 필요하다. 시험능력주의는 구체적으로 어떤 조건과 메커니즘을 거쳐 초래되었으며, 왜 한국에서는 이렇게 강렬하게 작용하는가, 그리고 정권마다 달라져온 입시정책을 비롯해 기존의 어떤 대책도 왜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는가를 김동춘은 집요하고도 날카로운 시선으로 파고든다. 이는 한국사회를 작동시키는 다양한 이데올로기를 현실참여적인 관점에서 천착해온 사회학자로서의 학문적 문제의식에 기반을 두면서도, 인생 대부분의 시간을 교육현장에서 보내온 개인 김동춘의 경험과 고민이 녹아든 결과이다. 분과학문의 한계를 넘어 입시문제를 단지 교육의 관점에서 바라보지 않고, 지배체제 작동의 일환으로, 노동현실의 관점에서 인식한 결과이기도 하다. 저자는 이 책을 쓰게 된 가장 직접적인 계기가 2015년 구의역 김군 사망 사건과 이후 발생한 특성화고 학생들의 비극적인 산재 사고라 밝히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시험을 매개로 한 한국형 능력주의의 특징을 다양한 실체적 증거를 통해 분석한 노작이자, 이 시험전투 속에서 패배자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수많은 이들의 삶에 사회적 존엄을 부여하고자 하는 김동춘의 절실한 마음이 담긴 역작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공정보다는 정의에 집중해야 할 때,
시험능력주의 극복을 위한 시대적 과제
한국사회에서 학벌주의가 타파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대다수 시민들로부터 공감과 동의를 얻으며 전개되어왔다. 그러나 능력주의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은 듯하다. 여러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대다수 청년들이 능력주의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으며, 능력주의가 ‘제대로’ 구현되어야 한다고 답하기 때문이다. 청년들뿐만 아니라 수능 강화 정책, 로스쿨 폐지와 사시 부활론을 주장하는 지배 엘리트들 역시 시험을 매개로 한 능력주의를 신봉한다. 하지만 이러한 능력주의와 공정 담론이 과연 기회의 평등을 보장할 수 있는가? 오히려 시험 성적으로 서열화된 구조 속에서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판명된 학생들을 고통으로 몰아넣고, 부자들에게는 더 많은 부를 합법적으로 가져다주는 지위 세습의 길을 열어주고 있지 않은가? 김동춘은 각종 기사와 통계자료, 직접 수행한 인터뷰, 영화 등의 문화적 텍스트를 통해 시험능력주의가 불러일으키는 고통의 감각을 예리하게 읽어내는 한편 능력주의에 대한 기존 관념을 정면으로 통박한다.
또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시험능력주의가 사람들의 가치관이나 태도, 이데올로기 등 관념적 영역에만 관련된 것이 아님을 강조하면서 권력관계와 지배질서라는 엄연한 현실 구조의 일부임을 구체적 증거를 통해 증명해낸다. 입시 공정성, 수능 변별력, 학생 자살, 학교폭력, 탈학교 청소년, 임금 불평등, 대졸 실업, 수도권 집중과 지방 소멸, 대학 수직서열 등은 이 구조 속에 긴밀히 얽혀 있다. 이 문제들의 저류에는 시험능력주의가 깔려 있지만, 단지 시험을 둘러싼 교육의 문제로 접근해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저자가 시험능력주의 극복을 위한 과제로 내놓은 해법들이 제도, 구조, 가치 등 전방위적인 영역에 걸쳐 있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권력과 부의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고, 정의와 형평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풀기 위해서는 ‘시험능력주의’의 극복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하며, 이러한 사회적 합의는 이 책의 문제의식으로부터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으로써 진정한 의미의 ‘능력주의’, 즉 다양한 잠재력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사회의 단초를 찾아나갈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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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중년의 나이에 안착한지도 오래다. 살면서 소수의 능력자 대열에서 우쭐거리기도 하고, 다수의 무능력자 대열에서 처참하기도 했다. 대부분 무능력자로 세월을 보낸 것 같다. 그 무능력을 능력으로 포장하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다. 이 책은 그런 나에게 작은 위로를 준다.
희망지기 2022-06-23 공감 (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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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우행록은 흔히 말하는 계급사회를 배경으로 한다. 이는 한국과 일본, 멀게는 미국의 사회구조의 공통분모로써 19세기 한국의 신분사회(명문가 출생, 과거 합격)를 연상시킨다. 시험제도는 이런 사회구조를 형성하는 데 기여하고 그 결과는 과거의 신분처럼 평생 한 인간의 삶 전체를 끌고다닌다.
청아한아이다 2022-05-28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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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사회를 제대로 본 책이다. 변화가 없을거라는게 안타깝긴하다
냠냠 2022-07-10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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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자료들의 분석과 원인을 파고드는 작가의 예리한 통찰이 공정하다고 생각되어진.시험능력주의가 교육을.어떻게 병들게 했는지 보여준다. 참교육이란 말이 희화화되는 이시대 이책을 통해 진짜 교육에 대해 생각해본다.
산책 2022-07-27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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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읽으세요. 아니, 읽으셔야 합니다. 우리 사회의 병리가 어디서 기인하는지 통쾌하게 풀어주는 역작입니다!!
북지기 2022-08-04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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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주의는 옳은가
최근 마이클 센델을 비롯해 많은 학자들이 능력주의를 비판하고 있다. 자본주의가 더욱 심화하면서 직업과 재산 소유에 따른 양극화가 더욱 심해지면서 부터다. 이전에도 능력주의에 대한 비판은 있어왔지만 부작용이 더욱 커지며 비판도 날이 서는 느낌이다. 능력주의가 가장 심한 나라는 한국과 일본, 중국, 미국이다. 미국은 자본주의의 첨병이기에 능력주의가 강하고, 넓은 땅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노력한 만큼 얻을 수 있다는 아메리칸 드림이 겹치며 그런 경향이 시작되었다. 때문에 미국은 사회주의 및 복지가 취약하다. 중국과 일본... + 더보기
닷슈 2022-08-18 공감(29)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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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능력주의 대안을 찾아서
민주화 세대라 일컬어지는 시대를 건너 이제는 50대 중반의 중년 나이에 안착했다. 어떨 때는 소수의 능력자 대열에서 우쭐거리기도 했다. 또 어떨 때는 다수의 무능력자 대열에서 처참했다. 아니다. 소수의 능력자 대열은 아주 짧았다. 더 많은 세월을 무능력자로 살았다.
그 무능력을 능력으로 포장하기 위해 나는 무던히 노력했다. 학력고사 점수로 정해진 나의 대학은 누군가 묻지 않으면 굳이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대학원 석사 논문을 두 개나 썼다. 각종 기술(전기, 컴퓨터) 국가 공인 자격을 많이 취득했다. 심지어 노후에 배추 장사라도 할까 싶어 대형 버스 면허도 취득했다. 연극·영화 부전공 연수를 받았고, 수학 부전공 연수도 받았다. 아마도 자격증으로 능력을 평가한다면 제법 능력자의 대열에 이름을 올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두 번째 석사 논문이 통과되는 올해 초에 “이제 더는 나의 능력을 인정받기 위한 공부, 시험에 응하지 않겠다.”라고 다짐했다. ‘공부’, ‘자격’, ‘능력’ 등의 단어가 내 삶을 늘 옥죄었다. 이 책 ‘시험능력주의’(김동춘, 창비)는 무능력을 능력으로 포장하기 위한 뒤틀린 나의 삶을 돌아보게 했다.
딸기, 고추, 깻잎 등을 비닐하우스 시설 재배하는 시골에서 고등학교까지 다녔다. 비닐하우스를 이용해 제철이 아닌 농산물을 재배하며 부농의 꿈을 꾼 농부들이 젊은 날 고생하며 번 돈을 하우스병에 걸려 의사 좋은 일만 시키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지금 내 꼴이 딱 그 농부 꼴이다. 병원 다닐 일이 잦다. 40~50대 정도의 젊은 남자 의사들의 무례함에 불쾌함을 느낄 때가 많다. 그들은 의사라는 대단한 능력을 선민의식 속에 눌러 담아 일상적인 반말을 한다.
김수영 시인은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라는 시에서 구조적인 모순이 만들어 낸 능력자들에게는 찍소리 내지 못하고 침묵하면서 ‘이발쟁이’나 ‘야경꾼’같이 자신보다 무능력자라 생각되는 사람의 사소한 일에는 너무도 자주 분개하는 자신을 반성한다. 고백하자면 나도 그렇다. 능력과 무능력이 만들어 내는 지위와 그 보상의 구분이 큰 사회일수록 프란츠 파농(Frantz Fanon)이 말한 ‘수평폭력’은 만연해질 것이다. 지금의 한국사회처럼....
이 책은 ‘시험’이 승자의 오만함과 패자의 열등감을 당연하게 만들고, 평생 그 감정의 골을 극복하지 못하는 원인을 들여다본다. 또 사회 심리학자 폴 피프(Paul Piff)가 말한 것처럼 왜 금수저들이 무례하고, 오만하고, 가혹하고, 거짓말도 잘하는 사회지도층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지 보여준다. 그리고 이러한 시험능력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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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지기 2022-06-23 공감(1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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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시험능력주의
라이언럽 2022-08-06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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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부터 문제인 것일까
#서평단 #도서제공 #창비 #시험능력주의 #김동춘
공정이란 무엇인가. 차별과 혐오의 시대에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도 자기의 생존을 시시때때로 스스로 위협받으며 공정을 외치는 권민우와 같은 존재들이 밉상으로 취급되지만 사실은 아주 흔하디 흔한 요즘. 아마도 작가는 권민우를 통해 요즘 세대의 공정을 미러링하려고 한 것이 아닐까 싶다. 국내 최고의 대학 로스쿨에서 1등을 놓치지 않아도 취업이 되지 않았던 자폐인 우영우의 극적인 부정 취업에 불만을 품은 권민우가 익명 게시판을 통해서 사내 분위기를 선동하는 장면은 여러 의미로 많은 시사점을 주었다. 그렇다면 여기서의 공정은 시험에서 독보적 1등을 놓치지 않은 우영우를 법적으로 차별 금지 조항인 장애로 인해 탈락시킨 로펌에 두어야할까, 혹은 권민우의 말처럼 부정취업을 금지하는 데에 두어야 할까.
솔직히 이 책은 너무 어려웠다. 읽는 내내 생각이 점점 누적되고 가슴이 답답했다. 그것은 아마도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이 저자의 말처럼 우리가 늘 당면해있지만 당장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고 누구도 그렇게 할 수 없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능력주의’라는 것은 비단 시험뿐 아니라 제한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능력에 관련된 것이라서, ‘문송’해진 요즘은 학력이나 학벌이 힘을 잃고 자격시험 혹은 노골적인 자본주의적 요소가 힘을 얻는다. 예전에는 학생들이 ‘땡땡 대학교 땡땡 학번’ 같은 것을 목표나 닉네임으로 삼고 추앙했다면, 요즘은 한동안 sns 이름의 미들 네임에 ‘한남 더 힐’ 같이 고가의 아파트 이름을 넣는 것을 유행으로 삼는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지향점이나 추앙의 대상이 바뀐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사람들의 ‘욕망’의 지향점이 어디냐에 따라 제한된 재화를 어떻게 재분배하느냐의 문제가 우리 나라에서는 시험 능력주의였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시험은 어느 정도의 합리성을 갖는 합의된 도구이기는 할 것이다. 그러나 분명히 공정해보이는 시험이라는 것에도 불평등의 요소가 존재한다. 그 시험을 준비하거나 응시할 수 있는 능력치, 환경에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능력주의는 불평등에 도덕성을 부여해버리는 경향이 있다. 꼬우면 공부하든지~ 꼬우면 시험 붙든지. 그러나 조선시대의 과거 시험 응시 자격은 ‘양반’만이 아닌 ‘양인’이었다. 그렇지만 일반적인 양인은 사농공상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나 모두에게 열린기회 같았던 이 시험은 열린 교회의 닫힌 문 같은 존재였다.
교육 일선에서 일하며 보는 ‘교육’과 ‘평가’의 비틀어진 관계는 더 뼈아프게 다가온다. 나는 아직까지는 공교육 기관에서 일하는 것이 훨씬 좋다. 학교는 그래도 아직은 좀 더 인간적인 관계와 교육적인 측면에 집중할 수 있는 곳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좋은 날들도 ‘평가’가 끼면 종종 어그러진다. 평가는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를 알아보는 도구임에 불구하고 언젠가부터 1등급의 수에 목숨을 걸어야하는 아이들은 초조하게 사교육을 전전하고 소수점 문제를 가지고 상처를 주고 받는다. 가끔은 그 시험의 난이도 때문에 민원이 걸리고 학교가 휘청대기도 한다. 그럴 때면 시험이란 대체 뭘까 하는 생각이 든다. 수능이나 교사 임용 시험이나 공무원 자격 시험도 마찬가지다. 이미 충분한 자격을 갖춘 사람들이 많다보니 평가보다는 걸러내기 위한 킬러문항을 집어넣으면서 시험으로서의 한계를 보여준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그 체제에 순응할 수밖에 없고, 그 너머를 바라본다. 그리고 그 시험을 통과해낸 사람은 능력주의의 수혜자가 된다.
시험을 통과한 사람이 그 분야에서 시험을 통과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은 여지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시험을 준비하고 응시할 수 있도록 뒷받침된 것들과 상황은 모두 공정했으며, 간발의 시험의 통과가 그의 자질을 다면적으로 평가하였고 앞으로도 훌륭할 것이라는 것을 보장할 수 있는가? 그런데 그렇지 않다면 대안은 무엇일까?
당장에 나이를 조금 먹고 보니, 사실 학벌이 대단히 큰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사람들이 선망하는 자격시험을 통과한 사람들도 막상 그 자리에 올라가서는 자신에게 그 자질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그만두는 경우를 많이 보았으며,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를 지나서까지 수능의 영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별다른 재주나 목적도 없이 추억팔이나 하고 있는 30대 이상을 보고 있으면 그렇게 한심할 수가 없다. 분명 문제는 있다. 그런데 그것을 어떻게 해결해야할지는 사실 묘연하다. 대체로 이것을 교육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교육보다 노동, 더 나아가 사회 구조의 문제와 더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에, 교육은 말초에서 이용당하는 도구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무력하지 않은가.
더 답답한 것은 한국의 시험 능력주의가 문제라면 미국이나 다른 나라는 답이냐면 그렇지는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부의 세습을 대놓고 공고히 하는 시스템과 대놓고 사회적 차별을 인정하는 문제를 갖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그 체제는 놓으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이 절대 지킬 것이기 때문에 고민하는 입장에서는 더욱 무력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머지않아 AI가 세상을 지배할지도 모르고, 결국 인간간의 경쟁이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파이 자체가 줄어들어버릴지도 모르는 세상에서 인류가 살아남는 방법은 아이러니하게도 경쟁을 통해 소수의 사람이 다수의 부를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공생해나가면서 인간의 파이를 지켜내는 것이 아닐까.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머리 복잡하고 답 안 나오는 문제라도 함께 고민해야하는 것이 아닐까. 저자가 바늘 구멍만한 희망이라도 찾아보려고 이리저리 파헤친 의도는 그게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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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오리비상 2022-07-25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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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평가는 과연 공정하고 정의로운 것인가
한국에서 수능은 인생을 좌우할 정도로 ‘일생일대의 큰 관문이자 테스트’이다. 수능 날은 경찰차가 동원되어 학생을 수송하기도 하고, 심지어 주식시장도 폐장이다. 전 국민의 큰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그 기저에는 수능을 치루고 난 점수로 대학이 결정되고 어느 대학에 진학했는지는 한 사람의 정체성을 결정짓는 데에 큰 비중을 차지할 만큼 중요한 꼬리표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예전부터 제기되어 온 이러한 학벌주의와 시험능력주의의 문제를 이해하고 해법을 찾기 위하여 국가, 근대화, 자본주의 시장경제, 복지 등 한국사회의 기본적인 역사적‧물적 토대를 살펴봄으로써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힘의 작용으로 보자면 시험을 통해 얻는 ‘좋은 자리’가 가져다주는 특권과 지위 독점으로 인해 발생하는 상승 열망(x), 이와 반대로 ‘낮은 자리’에서 벗어나고자 밀어올리는 힘(y), 그리고 이 두가지 힘(x, y)이 동시에 작용하여 시험이라는 통로로 밀어넣을 때 그 병목에 가해지는 힘(z)으로 이 통로가 좁을 때 발생하는 압력으로 청소년 자살, 폭력 등의 병리현상이 나타난다고 보았다. 이 통로가 바로 입시이다.
마이클 샌델의 <공정하다는 착각>에서도 비슷한 문제를 제기하였는데, 사람들이 시험을 통해 얻게 된 학벌은 마치 타고난 신분이 아닌 자신의 능력으로 얻어진 것이라 믿지만, 한국의 시험 공부는 ‘어머니의 코디, 아버지의 무관심, 할아버지의 재력’이 결합된 가족단위의 총력전이자 가족사업이라는 말이 있듯이 철저히 개인의 능력으로 얻어진 것이라 볼 수 없다.
저자가 제시했듯, 이렇게 시험 성적에 대한 과도한 열기는 결국 기존 체제하에서 차별과 억압을 당해온 사람들이 그들끼리 단결해서 권력 교체를 감행하는 것이 매우 어렵거나 불가능할뿐더러 대다수는 그런 길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공식 허용된 통로, 즉 지위를 얻을 수 있는 공인 자격(학력) 경쟁에 몰려가는 것이다. 집단적 저항을 통해 상황을 돌파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복종하면서 개인의 지위 상승을 추구하는 것이 과잉 교육열의 기반인 것이다.
신자유주의 질서가 가속화 되면서 성과나 실무능력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증가하고 있고 폴리텍 대학에 진학률이 늘어나는 것이라던지 서울대보다 지방 의대를 선택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 학벌에 대한 집착이 덜해지고 있기도 하지만, 경제적 안정기가 끝나는 시대에는 부의 양극화가 심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소위 상류층 부모는 자신의 신분 세습을 위해 부모의 인맥 등을 이용해 자녀를 최상위 대학에 보내려 한다. 그래서 좋은 시험 성적 뿐만 아니라 부모를 잘 만나는 것도 능력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대치동 헬리콥터 맘’ 같은 단어는 듣기만 해도 너무 씁쓸하다.
이런 분위기에서 학교 교육이 입시에 맞춰 가는 것이 참 마음이 아프다. 실제로 학생들 상담을 하다보면 생기부를 ‘만들기’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어떻게 적어달라고 당당히 요구하는 학생들, 그리고 그것을 외면할수만은 없는 현실이 교사로서 많이 갑갑하다. 수업 역시 정답이 있는 공부만을 지향해 가게 되고, 이러한 공부는 학생들의 질문 제기를 막고, 그들 스스로 답을 찾도록 유도하지 않는다. 이렇게 정형화 되고 주어진 지식은 비판적 사고를 막는다.
이렇게 ‘시험능력주의’가 만연한 사회를 극복하기 위해서 저자는
1. 공무원이나 교사 채용 방법을 다양하게 할 것
2. 전문직이 갖는 지위독점 특권을 제한하고 가치를 다원화 할 것
3. ‘무엇이 삶을 의미있게 하는가’에 대한 물질적 가치라는 답의 획일성을 극복 할 것
4. 노동권 신장과 노동의 인간화
5. 사회적 연대
등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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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라울라 2022-07-19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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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주의 비판
최근 능력주의와 관련한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능력주의는 요즘 논란이 되고 있지만 그 역사적 기원은 상당히 길다.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더 기여하는 것이 많으니 사회의 중요한 역할을 맡고 그에 따라 더 많은 사회적 지위와 부를 누려야한다는 것. 이는 매우 합당한 생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귀족이나 왕족 등 사회적 계급이 있어 모든 것이 세습되는 사회에서도 제한적인 범위내에서의 능력주의는 통용되었다. 실무능력이 있는 관료는 계급사회에서도 필요했기 때문이다. 실무 관료 선발하는 동아시아의 과거 시험 같은 것이 그 예다.
이렇게 면면을 유지해오던 능력주의는 세습귀족 사회가 붕괴하면서 그 전기를 맞는다. 민주주의 사회가 열렸고, 산업화를 기반으로 대규모의 노동력이 필요해지면서 모든 사람에게 교육기회가 열렸다. 세습귀족 사회 붕괴의 초창기라 교육에 의한 사회적 이동성은 매우 활발했고, 어리석은 귀족에 의한 지배에서 자신들의 대표, 그리고 스스로의 능력을 입증하여 그 대표로 선출된 자들에 대한 신뢰와 선망은 하나의 신화를 낳았다. 이는 비교적 세습귀족 사회가 최근에 붕괴하고 고속성장한 한국에서 매우 극적으로 작용했지만 사실 좀 덜할 뿐 다른 서구사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의 영향이 극심해지면서 능력주의에 대한 회의와 비판이 작용하기 시작했다. 소위 능력을 가졌다고 판정된 소수에게 더욱 많은 부와 사회적 명성이 몰렸기 때문이다. 책 '당선합격계급'은 시험의 신뢰성과 공정성에만 집착하여 정작 제대로된 능력을 살피지 못하는 우리 사회에 대한 종합적 비판이었다. '시험능력주의'에서는 교육 제대로 된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시험을 통과하는 이들에게 우리 사회가 과도한 특권을 주는 것을 비판했다. 그리고 사회와 교육 양자가 같이 변해야 진정한 교육개혁과 사회변화가 가능함을 역설했다.
센델의 능력주의에 대한 비판은 작년 EBS 위대한 수업에서 처음 봤었다. 코로나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센델은 위대한 수업에 등장하는 학자들 중 원격으로 연결해 청중들을 상대로 직접 강의를 펼쳤다. 당시 많은 방청객이 있었는데 교육에 대한 고민이 많은 교사들이 많이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사실, 교육의 목적과는 다르게 대부분의 교사는 능력주의를 신봉하는 편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자신이 각고의 노력 끝에 능력이란 걸 입증받아 한국에서 되기 어려운 교사가 될 수 있었고, 역시 자신처럼 능력을 입증받아야 좁은 관문을 통과할 수 있는 학생들에게 그 능력을 획득하도록 가르치고 노력하도록 격려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센델의 능력주의에 대한 강한 비판과 문제점 지적은 당시 한국 방청객들에게 제법 큰 각성과 충격을 주는 것 같았다.
그런데 능력주의는 이토록 세계적으로 강고하면서도 의외로 20세기와 21세기를 지배하고 있는 두 자유주의에서 모두 부정한다. 두 자유주의는 시장주의 자유주의와 평등주의 자유주의다. 시장주의 자유주의의 선두주자는 하이에크로 그는 능력주의와 부의 상관성을 부정한다. 하이에크가 보기에 시장에서 가치는 단지 소비자가 상품에 얼마만큼의 대가를 지불할 의사가 있는지와 관련한다. 그래서 시장주의 자유주의에서 개인의 소득과 부는 그 개인이 제공할 수 있는 재화와 용역의 가치를 반영한다. 그리고 그 재화와 용역의 가치는 수요와 공급의 우연한 일치에 좌우된다. 때문에 개인이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인 재화와 용역은 미덕이나 도덕과는 완전히 무관하다.
복지국가 자본주의는 롤스의 철학에 기반한다. 정의론에서 그는 공정한 기회를 보장하여 계층 차이에 따른 불이익을 완전히 보상해주는 체제를 주장했으며 설사 그런 사회가 가능하다 해도 정의로운 사회라고 부르기엔 불충분하다고 보았다. 롤스는 재능있는 자에게 핸디캡을 주기보다는 그가 얻는 승리의 과실을 불운한 다른 이들과 나누는 방법을 제시했는데 이것이 유명한 차등의 원칙이다. 롤스에게 자연적 재능의 분배상태는 공동자산에 가깝다. 때문에 그 분배에서 비롯한 편익은 무엇이든 공동체에 향유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또한 개인의 노력 역시 그것을 뒷받침 하는 가정, 사회적 환경에 의해 좌우되기에 그것에 의한 과실 역시 나눠져야한다고 보았다.
즉, 하이에크나 롤스 모두 정의의 기반으로 능력이나 자격을 옹호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능력주의적 직관은 정치적 성향을 불문하고 널리 퍼져있다. 특히, 1970-80년대에 시작된 신자유주의 시대는 이후 수십년간 능력주의 가치와 행동방식이 부흥하도록 길을 열었다. 그 결과 지금의 능력주의는 큰 부작용들을 많이 낳았는데 센델은 3가지를 지적한다. 우선, 사회적 연대외 약화다. 능력이 부족해 세계화에 뒤쳐진 이들은 사기가 꺾인다. 둘째는 학력주의 편견의 조성, 그리고 마지막은 사회정치적 문제를 고도의 교육을 받고 가치중립적인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되어 능력주의의 승자들만이 정치경제권력을 차지하고 이들이 이를 당연시하고 자신들만의 위한 정책을 펼쳐 민주주의가 타락하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다수의 능력주의 패배자들은 사회경제적 지위의 몰락으로 정치집단에 분노하였고 이는 외부 집단에 대한 배척과 포퓰리즘 정치인들이 서국각국에서 권력을 차지하는 모습으로 귀결되고 있다(영국의 브렉세트, 미국의 트럼프, 이탈리아의 멜로니 총리)
이렇게 된 데는 복지국가 자유주의 진영, 즉 좌파진영이 능력주의로 기운 경향이 크다. 원래 우파는 고학력자들의 지지를 좌파는 저학력 노동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서구의 좌파정당들은 어느새 고학력자들의 지지를 받는 정당이 되어버렸다. 이들은 합리적 고학력자들의 지지를 받으며 성차별, 인종차별, 종교차별을 주장한다. 이는 극히 옳은 일이나 문제는 이런 차별이 전체의 평등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차별을 없애 기회의 균등을 추구한다는 점에 있다. 이는 능력주의와 이어지는 지점으로 이로 인해 그런 차별폐지로 인해 세계화의 물결속에 자신들의 일자리를 잃어버린 저학력 노동자들은 이런 차별을 지지하는 우파로, 반대로 이런 차별폐지에 찬성하는 고학력자들이 좌파로 향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좌파의 시도는 결국 능력주의만을 강화시킨 결과를 낳았다. 능력주의를 통해 선택된 부유한 유력자들은 이 시스템을 이용해 자신들의 트구건을 영구화하고 전문직업인 계급은 자신들의 유리함을 이용해 이를 자녀에게 물려줄 방법을 찾아내며 이는 매우 성공적이다. 실제로 한국을 포함한 서구 전체사회에서 부와 지위, 학력의 대물림은 세습귀족 만큼은 아니어도 상당히 세습되고 있다. 결국 능력주의가 세습귀족제로 탈바꿈화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능력주의는 매우 옳지 못하다. 우선 내가 가진 재능은 사실 나 자신의 노력보다는 행운의 결과에 가깝다. 내가 가진 재능은 유전, 그것도 우연한 행운에 의한 것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축구선수는 매우 열심히 노력하겠지만 반드시 그가 세계에서 최고로 노력한 것은 아니다. 그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인 수많은 선수들이 타고난 재능이 부족해 그를 이길수 없다. 또한 재능이라는 것은 사실 매우 측정하기 어려운 것이다. 능력주의는 타당성이 높은 방법이건 한국처럼 타당성이 매우 낮은 방법이건 일종의 허들을 넘어서서 인정받아야 하는데 이것이 완벽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실제로 세계최고 프로구단의 스카우터들도 잘못된 영입을 매우 많이 하며, 유수의 기업이나 대학 역시 잘못된 인재를 많이 뽑으며 뛰어난 인재를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 대단한 아이유가 한국의 한 대형기획사에 뽑히지 못한 것은 유명한 예다.
그리고 재능은 그 재능을 후하게 보상하는 사회에 철저히 의존한다. 최고의 축구 재능을 가진 천재는 지금의 시대에선 엄청난 부와 명예를 쌓을 수 있다. 하지만 그가 프로축구와 월드컵이 존재하진 않는 시대에 살았다면 그저 발힘과 달리기가 빠른 사람 정도로 끝났을 것이다. 또한 동시대에 살았더라도 그의 축구재능을 이끌어줄만한 스포츠 체계가 잡히지 않은 나라에서 태어났다면 역시 빛을 보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천부적 행운과 사회적 배경이라는 우연에 의존하는 재능에 의한 능력주의는 쌍방향적 폭력을 낳기도 한다. 우선 능력주의는 금과옥조인 우리는 개인으로서 우리 운명의 책임자다라는 도덕률을 낳는다. 때문에 패배자는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 되며 극심한 사기저하와 더불어 굴욕감을 갖게 된다. 반면 승자는 자신의 가치를 계속해서 입증해야 하기에 불안증, 완벽 강박주의 ,능력주의적 오만을 갖게 된다.
센델은 이런 능력주의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책 말미에 제시한다. 신자유주의로의 전환 이후 세계는 시민에 대한 생산자 복지보다는 소비자 복지에만 초점을 맞춰왔다. 소비자 복지에서 공동선은 소비자 부의 극대화로 즉 경제성장이다. 때문에 보다 싸게 생산할 수 있는 곳으로 마구잡이로 외주화가 이뤄지며 경제는 개방되고, 이로 인해 저학력층 위주로 실직과 임금정체가 이어졌다. 실제 저학력 계층은 이 기간 중 구매력의 저하도 겪었지만 생산자로서의 지위 상실이 그들의 가장 큰 시련이었다. 시민적 개념의 관점에서 인간이 경제적으로 수행하는 가장 큰 역할은 소비자보다는 생산자 역할이므로 센델은 경제규모의 극대화에서 일의 존엄과 사회적 응집에 친화적인 노동시장 중심으로의 관점 이동을 촉진한다.
또 다른 해결책은 사회지도층, 즉 정치부분 대표의 선발 방식 변화다. 지금은 투표에 의해 대표를 선출하고 있으나 말이 선출이지 한국을 비롯한 서구사회에서 선출가능성이 있는 계층은 능력주의의 관문을 통과한 승리자들 뿐이다. 실제 2차대전 기간 중 영국이나 미국의 선출직이나 정치인들은 비대졸자 및 저학력 계층들이 과반수 이상이었다. 하지만 현재 선출직 중 저학력 계층 출신은 매우 극소수에 불과하다. 때문에 지금의 선출직들은 대다수 능력주의 소외자들의 정치적 문제나 욕구에 무관심하며 이를 해결할 의지가 부족하다. 이는 민주주의의 파괴로 이어졌으며 정치적 무관심 및 세계각국에서 극우정치가 다시 들어서는 계기를 주고 말았다. 때문에 센델은 추첨에 의한 선발을 주장한다. 정치에 있어 필요한 것은 확실하지도 않은 재능에 의한 능력이 아닌 도덕적 인성과 통찰력이기 때문이다. 이는 표준화된 시험이나 명문대 출신이라고 해서 보장받는 것이 아니다. 센델은 오히려 과거 정치계층의 학력이 낮았을 때 정치적으로 옳은 선택이 이뤄졌으며 갈수록 고학력층으로 이뤄진 지금의 선출직들이 점점 무능한 결정을 내리는 사례를 들고 있다.
센델은 능력주의가 천부적 행운과 사회적 우연,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신의 성공이 다른 사람에 의해 철저히 빚지고 있다는 것을 능력주의의 통과자들이 깨달을 때 겸손함과 부끄러움 공동선에 대한 의식을 가질수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그렇다. 내가 성공적인 앱을 개발해 부를 갖게 된다면 그것은 스마트폰을 사서 쓰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 의한 것이며, 그전에 스마트폰을 개발한 사람, 이 인터넷망을 가능하게 하며, 나라의 경제규모등 많은 사회적 요소에 의존하는 것이다. 또한 앱을 개발한 나의 재능은 천부적 우연에 의한 것이며, 노력과 학력을 쌓는데도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을 것이다. 능력주의의 승리자들이 인식해야하는 것은 이런 것들이다. 그리고 승자도 패자도 이런 것을 자각해야 센델의 말처럼 새로운 공동선을 향한 노력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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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슈 2022-10-30 공감 (38)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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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에 읽은 책
2022년엔 다니는 직장의 규모가 커졌다. 계속 작은 곳에만 있다가 그 6배정도에 달하는 사람들과 일을 같이 하다보니 어려움이 많았다. 초반엔 적응하기가 쉽진 않았는데 그래서 첫 한 두달간은 심지어 시간이 늦게가기까지 했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학습이 충분히 되고, 생활이 패턴화하면서 주변 자극과 새로운 학습자극이 부족해 시간이 빨리 흐른다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주변 환경이 급변하면 마치 어릴적처럼 시간이 다시 느려지는데 바로 그런 경험을 한 것 같다. 하여튼 그래서인지 올해 읽은 책은 85권에 불과하다. 작년 115권에 비해 무척 적어졌고, 목표인 연간 100권에도 미치지 못했다. 아쉬운 한해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문학책을 거의 보지 않았는데 이것도 읽은 권수의 감소에 영향을 미친 듯 하다. 반면 미래책과 과학책 교육분야의 책을 많이 보았다. 읽은 책을 분야별로 정리해보았다.
인문철학[8권]
자유론, 지리기술제도,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후불제 민주주의, BTS와 철학하기, 무엇이 옳은가, 공정하다는 착각, 의무란 무엇인가
미래[10권]
트렌트코리아2022, 세계미래보고서2022, 죽음 없는 육식의 탄생, NFT 사용 설명서, 수소경제, 메타버스시티, 예측할 수 없는 미래 사용설명서, 세계미래보고서2023, 세븐테크, 2045인공지능미래보고서
과학[17권]
생명이란 무엇인가, 암흑물질과 공룡, 열두 발자국, 모든 순간의 물리학, 엔트로피, 동물은 어떻게 슬퍼하는가?, 비만의 종말, 파란하늘 빨간지구,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애니멀 카인드, 지구는 괜찮아 우리가 문제지, 무엇이 우주를 삼키고 있는가, 단 하나의 방정식, 탄소로운 식탁, 센스 앤 넌센스, 떨림과 울림,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문학[4권]
클레이의 다리, 소마,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관객모독
교육[22권]
로컬에듀, 포노사피엔스를 위한 진로교육, 어린 시민, 미래교육의 불편한 진실, 상처받은 아이는 외로운 어른이 된다. 트라이앵글의 심리, 우리는 청소년 시민입니다, 초등6년 글쓰기 캠프, 자폐의 거의 모든 역사, 2025 미래교육 대전환, 교실 속으로 간 이해중심 통합교육과정, 교사교육과정 어떻게 만들고 운영할까, 학교의 미래 전문적 학습공동체로 열다, 과정중심피드백, 디지털지능, 한발앞선 부모는 인공지능을 공부한다. 교육을 가로막는 벽, 미래의 교육을 설계한다.자폐아들과 아빠의 작은 승리, IB를 말한다. 대한민국의 시험, 꿈의 학교 헬레네 랑에
사회[5권]
생명가격표, 좌우파 사전, 언론혐오사회, 시험능력주의, 두려움 없는 조직
역사[7권]
중앙아시아사, 대한민국의 설계자들, 폭격기의 달이 뜨면, 역사의 역사, 유라시아 역사기행, 첨단*유산, 거의 모든 전쟁의 역사
경제[1권]
잠깐 애덤스미스씨, 저녁은 누가 차려줬어요?,
예술,건축[6권]
난처한 동양미술 이야기1, 2권, 반고흐 예술의 편지1-2권, 공간혁명, 컬러의 힘
지리[4권]
지리의 힘 2, 앞으로 100년 인류의 미래를 위한 100장의 지도, 지도위의 붉은 선, 지리학이 중요하다.
경영투자[1권]
나는 대출없이 0원으로 소형아파트를 산다
다음은 올해 읽은 책 중 10권이다.
10.컬러의 말
이 책을 읽기 전 사실 색에 큰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공간심리학에 이어 색채심리학이 있듯 주변의 색채가 사람들의 정서와 인지에 미치는 영향을 알게 모르게 크다. 그런 것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여 준 책이기에 꼽았다. 물론 원래 색에 대해 잘 알고 관심있는 분에게 대단한 책은 아닐 것이다.
9.시험 능력주의
한국의 망국적 시험능력주의를 잘 지적한 책이다. 한국의 시험 능력주의는 정작 능력을 평가하지 않으며, 가진자가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이뤄지며, 그 통과자에게 과독한 혜택을 부여해 부작용을 초래하고, 교육의 본질을 파괴한다는게 책의 골자다.
8.미래의 교육을 설계한다.
미래의 교육은 교과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지금 당장 세상에 도움이 되는 프로젝트를 실천하는 방향으로 구성해야한다는게 저자의 주장이다. 교육에 대한 상당히 신선한 실천적 시각과 방향을 읽을 수 있었다. 선생님이라면 강력하게 추천한다.
7.좌우파사전
한국의 좌우파는 갈등이 매우 심하다. 좌파의 우파를 지지하면서도 그들이 무엇인지 모르는 이들이 많은데 그렇다면 이 책을 봐야할 것이다. 우파는 경제적으론 자유와 불평등을 당연시 하며 성과를 얻기 위한 공정한 게임을 강조한다. 때문엔 교육은 경쟁구도를 선호하며 법치주의를 강조하고,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고 동정하나 동등한 대상으로 보지 않으며 북한이나 성소수자 등을 부정하며 잘못된 것으로 여긴다. 반면 좌파는 협력을 강조하며 문화적 다양성과 소수자를 옹호하고 지원하며 사회적 양자를 보호하는데 주력한다. 이들은 승자와 패자가 없는 교육을 강조하며 경제적으로 분배를 옹호한다.
6.지도위의 붉은 선
지리적 요소 뿐만 아니라 문화 경제적 요소도 지리학적 관점에서 잘 풀어서 쓴 책이다. 책에선 독일과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주요 국가를 다루고 있으며 재미나고 독특한 점은 민주주의의 위기와 기후위기 부의 집중 같은 최근의 주요 세계적 현안도 역사 지리적 관점에서 다룬 다는 점이다. 지리의 힘 같은 책을 좋아한다면 반드시 추천한다.
5.암흑물질과 공룡
공룡이 유카탄 반도에 떨어진 거대한 소행성으로 인해 멸종된 것이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왜 떨어졌는지에 대해선 딱히 설명이 없는데 우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을 그 원인으로 찾은 것이 이 책이다. 태양계는 우리 은하의 중심을 공전하데 우주는 완전 균일하지는 않으며 우리 항성계는 때론 암흐물질이 더 많아 소행성이 몰린 오르트 구름대에 섭동이 가해지는 현상을 주기적으로 겪게 된다. 이로 인해 태양계의 중심으로 소행성대가 향하게 되고 과거에 이것은 지구의 표면을 때려 우리가 금속을 손쉽게 얻게 해주었으며 가장 최근엔 공룡의 멸종의 원인이 되었다는 것이 책의 주장이다.
4.자폐의 거의 모든 역사
요즘 우영우가 유행하며 자폐에 대해 관심이 많아졌지만 사실 원조는 영화 레인맨이다. 그리고 우영우의 자폐인은 드라마의 전개상 어쩔수 없긴 하지만 상당히 비현실적 자폐인이다. 자폐인중 극히 일부만 갖는 서번트 신드롬을 갖는데다가 의사소통 및 공감이 거의 장애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자폐인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하여튼 이런 자폐의 역사를 미국에서 지난 100년간 살펴본 책이다. 최초의 자폐진단, 그리고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받고 지원을 받기 위한 지난 수십년간의 노력이 담겨 있다.
3.생명가격표
생명은 마땅히 값으로 헤아릴 수 없으나 우린 누군가를 다치게 하거나 생명을 읽게 한 사람에 대해 보상을 치루게 해야한다. 때문에 생명을 돈으로 치는 가격표는 사실상 어느사회나 존재한다. 책은 놀랍게도 생명 자체에는 값을 매기지 않는 현실과 사회의 강자들이 약자의 생명에 대해 얼마나 가중치를 낮게 두는지를 적나라하게 지적한다. 책은 주로 미국의 사례인데 그나마 이들의 보상치는 한국보다 훨씬 높다.
2. 지리의 힘 2편
지리의 힘 1권에 이어 나온 2권이다. 1권이 주요 강대국을 다뤄다면 2권은 중요하지만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나라들이다. 호주, 이란, 사우디, 그리스, 에디오피아 등을 다룬다. 특히, 이란과 사우디, 그리스, 에디오피아는 모두 인접한 편이라 상당히 연관성을 갖고 읽을 수 있었다. 책은 말미에 우주를 새로운 지리의 영역으로 편입하고 다루는데 지극히 당연하며 앞서가는 조치란 생각이다. 현재까지의 전쟁과 지리는 어떻게 보면 평면이었는데 우주 시대로 인해 앞으로는 3차원이 된다. 지리의 힘은 최근 1-2권을 묶어 리커버 판이 나왔다.
1.엔트로피
우주는 엔트로피로 모든 게 설명된다. 작은 점 같은 것에 엄청난 에너지와 물질이 모여있다가 극히 약간의 요동에 펴져나갔으며 역시 매우 짧은 시간에 매우 커진 후 더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이는 물질과 에너지가 질서정연한 엔트로피가 매우 낮은 상태에서 높은 상태로의 이전으로 이것이 확률적으로 더 일어나기 쉬운 상태이다. 우주의 모든 역사는 이 진행과정이며 이것이 모두 끝나는 날이 모든 것의 끝이 된다. 인간과 우리 항성계 같이 엔트로피가 낮은 고도의 것들은 이 법칙을 위협하는 것 같으나 실상은 다른 지역의 엔트로피를 더욱 높여 법칙을 위배치 않는다. 인간은 환경을 파괴하고 에너지를 무분별하게 소비하며 지구라는 닫힌계의 엔트로피를 빠르게 높이고 있다. 이는 당연히 다른 생물체를 파괴하는 일이 되며 점점더 낮은 엔트로피를 얻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다. 한 문명의 발달과 에너지 소비가 다른 문명의 파괴 및 우주의 파괴를 앞당기는 것이라는 견해를 얻을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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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슈 2023-01-08 공감 (3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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