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관리 계급에 대한 비판 - 자본주의에 복무하는 진보주의자를 고발한다
캐서린 류 (지은이),이대희 (옮긴이)에코리브르2025-02-28원제 : Virtue Hoard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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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
152쪽
145*210mm
198g
책소개
전문·관리 계급(professional managerial class, PMC)이란 무엇인가. 이 책은 사회에서 상위 10퍼센트에 속하는 전문직과 관리직으로서 자유주의자를 자처하는 사람들을 하나의 계급, 즉 전문·관리 계급으로 규정하고 그들의 이중성을 파헤친다. 비판의 요지는 그들이 진보적이고 사회 정의를 위한다고 하지만, 실상은 사회적·경제적 불평등의 근원인 자본주의와 상위 1퍼센트 지배 계급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면서, 노동 계급을 배신하는 적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스스로를 PMC의 양가적 구성원이라면서 PMC가 사재기하고 싶어 하는 것들, 이를테면 미덕, 기개, 인내, 학식, 전문 지식, 위신, 즐거움과 함께 문화 자본과 실제 자본을 공론화하기 위해 싸우기로 결심했다고 고백한다.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도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사회적·정치적 변화의 채택과 지지를 거부하는 자유주의적 PMC의 역사에 근거를 둔 미덕 사재기 정치를 고립시키기 위해서라고 한다.
자신이 부분적으로나마 속한 계급의 변화상을 밝히는 것은 제 가치와 감수성 등의 껍질을 벗겨내면서 잔인하게 재개념화하고 역사화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 정치적 자아비판이라는 어려운 과정으로 들어가는 일이다. 저자가 밝히는 이 짧은 입문서의 목표는 자아비판에 필요한 작업을 하는 데 도움을 주면서, PMC가 가장 잘 지켜낸 보루인 정치 조직, 출판, 미디어, 민간 재단, 싱크 탱크, 대학교에 자리 잡은 그들을 공격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는 것이다.
목차
서론
1전문성의 경계 ‘넘기’
2 전문·관리 계급과 자녀
3 전문·관리 계급과 독서
4 전문·관리 계급과 성생활
결론
감사의 글
옮긴이의 글
책속에서
P. 135 노동자들은 산업 세계를 다시 만들었지만, 오늘날의 PMC 엘리트들은 과거 좌파의 혁명적 권력을 불쾌하게 여긴다. 그들 자신의 기능이지배 계급의 이념적 요구로 인해 제약받고 있음에도 그들은 사회 변화와 가능한 혁명을 관리하고 싶어 한다. 그들은자신이 하는 일이 헛되다는 걸 이해하고 있지만, 많은 사람이 보람 있는 일을 찾고 존엄과 경제적 안정 속에 의미있는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할 경제 체제를 다시 만드는 데필요한 체제 변화를 믿지 않는다. 접기
P. 13 우파 평론가들은 평범한 사람들의 분노를 경청하면서, 그 느낌을 반동적인 정치적 목적을 위한 무기로 삼았다. 도널드 트럼프만큼 PMC에 대한 대중의 분노를 동원하는 데 유능한 사람은 없었다. 그는 PMC의 자유주의가 대중과 대중 이익의 적이라고 수십 년간 성공적으로 주장해 온 보수주의적 선전을 활용하기 위해 나섰을 뿐이다. 트럼프는 절대로 미덕이 있는 척하지 않았다. 그의 이드 주도적인 정치와 통제력 결여는 자유주의적 초자아에 업신여김을 당했다고 느낀 사람들에게 호소력을 가지는 핵심 요소였다. 포퓰리즘으로 포장된 반동적 정치를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PMC의 미덕 쌓기의 또 다른 도구가 되어버린 정체성 정치가 아니라, PMC에 맞서는 좌파의 투쟁이 필요하다. 접기
저자 및 역자소개
캐서린 류 (Catherine Liu) (지은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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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대학교 어바인 캠퍼스 영화·미디어학 교수이다. 뉴욕 시립대학교 대학원(CUNY Graduate Center)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미네소타 대학교 트윈시티 캠퍼스(University of Minnesota Twin Cities)와 바드 칼리지(Bard College)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중국 영화, 프랑스 문학, 비평 이론, 정체성 정치, 시각 예술 등을 연구하는 문화 이론가이자 작가이기도 하다. 《복사 기계: 자동 장치에 주목하기(Copying Machines: Taking Notes for the Automaton)》와 소설 《동양 소녀는 연애를 바란다(Oriental Girls Desire Romance)》의 저자이고, 《해석의 꿈: 왕도를 따라온 한 세기(Dreams of Interpretation: A Century down the Royal Road)》의 공동 편집자이다. 접기
최근작 : <전문·관리 계급에 대한 비판> … 총 20종 (모두보기)
이대희 (옮긴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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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8대학에서 지정학을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부경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이다. 지은 책으로 《정치학으로의 산책》(공저), 《지방정치학으로의 산책》(공저), 《세계 지역의 정치》(공저)가 있다. 옮긴 책으로는 《중국의 지정학》 《전문·관리 계급에 대한 비판》 《사회와 경제》 《비트코인의 정치학》 《레몽 아롱의 자유와 평등》 《한미동맹의 진화》 등이 있다.
최근작 : <문화학 Ⅴ : 문화와 국가>,<문화학 Ⅳ : 문화와 예술>,<문화학 Ⅲ : 문화와 자연> … 총 20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진보와 사회 정의를 부르짖으면서 자본주의에 복무하는 엘리트 계급을 고발한다
전문·관리 계급(professional managerial class, PMC)이란 무엇인가. 이 책은 사회에서 상위 10퍼센트에 속하는 전문직과 관리직으로서 자유주의자를 자처하는 사람들을 하나의 계급, 즉 전문·관리 계급으로 규정하고 그들의 이중성을 파헤친다. 비판의 요지는 그들이 진보적이고 사회 정의를 위한다고 하지만, 실상은 사회적·경제적 불평등의 근원인 자본주의와 상위 1퍼센트 지배 계급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면서, 노동 계급을 배신하는 적이라는 것이다.
전문·관리 계급(PMC)은 20세기 초 사회 운동과 개혁의 열풍이 미국 전역을 휩쓸던 ‘진보 시대’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한때 릴런드 스탠퍼드, 앤드루 카네기, 존 록펠러, 앤드루 멜런 같은 강도 남작(robber baron, 19세기 미국에서 비윤리적이고 잔혹한 방식으로, 특히 독과점을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한 자본가들)에 대항한 싸움에서 노동자 계급의 투쟁성을 지지했다. 그러나 오늘날 그들은 스탠퍼드 대학교에 가고, 그런 이름을 지닌 민간 재단을 중요한 기금·인정의 원천·자선의 모델로 간주한다. PMC는 스스로 역사의 영웅이라고 여전히 믿으면서 자신들을 악마화하는 사람들에게 대항하며 무고한 희생자를 옹호하기 위해 싸운다. 그러나 노동자 계급은 시민 정신을 갖기에는 너무 분노에 휩싸여 올바르게 행동하지 않기 때문에 그들이 구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집단이 아니다. PMC는 오늘날 지배 계급의 대리인으로서 세속화한 모든 형태의 가치를 사재기하면서도 부끄러움이 없다.
저자는 스스로를 PMC의 양가적 구성원이라면서 PMC가 사재기하고 싶어 하는 것들, 이를테면 미덕, 기개, 인내, 학식, 전문 지식, 위신, 즐거움과 함께 문화 자본과 실제 자본을 공론화하기 위해 싸우기로 결심했다고 고백한다.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도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사회적·정치적 변화의 채택과 지지를 거부하는 자유주의적 PMC의 역사에 근거를 둔 미덕 사재기 정치를 고립시키기 위해서라고 한다. 자신이 부분적으로나마 속한 계급의 변화상을 밝히는 것은 제 가치와 감수성 등의 껍질을 벗겨내면서 잔인하게 재개념화하고 역사화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 정치적 자아비판이라는 어려운 과정으로 들어가는 일이다. 저자가 밝히는 이 짧은 입문서의 목표는 자아비판에 필요한 작업을 하는 데 도움을 주면서, PMC가 가장 잘 지켜낸 보루인 정치 조직, 출판, 미디어, 민간 재단, 싱크 탱크, 대학교에 자리 잡은 그들을 공격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는 것이다.
PMC가 자신들의 충성심을 노동자에서 자본가로 점차 옮겨간 것은 1968년 이후다. 그때부터 PMC 중 가장 성공하고 눈에 띄는 분파는 파렴치하게도 자신들의 명석함을 보스를 위해 사용해왔다. 1968년 이후의 PMC 엘리트는 자신들이 지금까지 지구상에 있었던 가장 진보적인 사람들에 포함된다는, 난공불락의 지위를 이데올로기적으로 확신하기에 이르렀다. 사실상 자신들의 전위적인 활동을 미덕으로 삼아왔다. PMC 엘리트의 재산이 불어나면서, 그 계급은 평범한 일을 비범하면서도 근본적으로 우월하고 더 고결한 방식으로 할 수 있는 자신들의 능력을 강조했다. 즉 하나의 계급으로서 그들은 독서를 하고, 아이들을 키우고, 음식을 먹고, 건강을 챙기고, 성생활을 영위했다. 자신들이 인류 역사상 문화적·정서적으로 가장 진보한 사람이라면서 말이다. 허먼 칸, 윌리엄 버클리, 뉴트 깅그리치, 데이비드 브룩스, 터커 칼슨 등 보수주의자들의 이 ‘새로운’ 계급에 대한 비판이 미디어 쇼인 반면, 자유주의가 평범한 사람들을 은밀하게 경멸한다는 보수주의의 비난은 그럴듯해 보인다.
PMC는 하나의 계급으로서 불평등보다는 편향을, 자본주의보다는 인종차별주의를, 착취보다는 가시성에 대해 말하길 좋아한다. 그들에게 관용이란 최고의 세속적 미덕이지만, 거기엔 정치적·경제적 의미가 거의 없다. 우파는 자유주의자들의 잘난 체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위선자로 불리는 이 계급에 대한 대중의 분노를 무기로 삼아왔다.
도널드 트럼프만큼 PMC에 대한 대중의 분노를 동원하는 데 유능한 사람은 없었다. 트럼프는 미덕이 있는 척하지 않았다. 그의 이드(id) 주도적 정치와 통제력 결여는 자유주의적 초자아(liberal superego)에 업신여김을 당했다고 느낀 사람들에게 호소력을 가지는 핵심 요소였다. 포퓰리즘으로 포장된 반동적 정치를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PMC의 미덕 쌓기의 또 다른 도구가 되어버린 정체성 정치(identity politics)가 아니라, PMC에 맞서는 좌파의 투쟁이 필요하다.
저자는 우파가 경제의 재조직과 대규모 사회적 재분배를 막는 완강한 장애물의 대표 격이지만, 다른 종류의 사회와 세상, 요컨대 평범한 사람과 노동 계급의 존엄성이 주역이 되는 사회와 세상을 만드는 데 필요한 정치적 혁명을 가로막는 것은 사실상 자유주의적인 PMC라며 강하게 비판한다. PMC는 재분배 정책에 적대적이고, 억압당하는 사람들의 연대를 구축한다는 생각에 반대한다. 그뿐만 아니라 사회 질서를 변혁하는 재구성보다 이익 집단의 몽매주의, 파편화, 관리를 선호한다. 도덕적인 사회의 영웅 노릇을 하고 싶어 하지만, 한 계급으로서 그들은 완전히 반동적이다. PMC의 이익은 이제 대다수 미국인의 투쟁보다는 기업 주군들과 그 어느 때보다 더 밀착되어 있고, 미국인의 고통은 PMC 엘리트가 하는 자원봉사 활동의 배경 장식일 따름이다. PMC 구성원은 누구보다 앞서가고 지도할 자격을 더 잘, 더 많이 갖추었다고 스스로에게 말함으로써 집단적 고통에 대한 날카로운 죄책감을 누그러뜨린다.
PMC는 성격상 아주 세속적이지만, 그들의 수사적 어조는 거의 종교적이다. PMC가 자유주의적 올바름으로 미디어를 독점해 보수적인 기독교인을 격분시키는 반면, 그들이 구원을 찾는 곳은 대부분의 개신교 교파처럼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성공이다. 자유주의 집단에서 계급이나 계급 의식을 다른 형태의 차이에 앞서 언급하는 것은 단순한 논란거리가 아니라 이단이다. PMC는 자신들의 계급 정체성이나 계급 이익이 폭로되기를 원치 않는다. 그들은 금욕이 좌파의 운명이며, 사회를 좀먹는 불평등에서 생긴 어떤 종류의 사회적 갈등도 좌파의 잘못이라고 믿는다. 좌파에 대한 이런 속 편한 추정을 조장하면서 PMC는 자본주의가 사치와 화합 모두의 공급자라고 옹호한다.
PMC의 중도주의는 강력한 이념이다. 연구와 혁신에서 그들의 우선순위는 점점 더 기업의 이익과 이윤 동기로 형성되어온 한편, 인문학과 사회과학 분야의 학자들은 역사적 유물론을 언급하지 않으면서 역사적 지식을 총체적으로 외면한 대가로 민간 재단으로부터 보상을 받는다. 지배 계급의 지침을 따르는 보상이 매우 크지만, 그러한 순종의 대가로 지불해야 하는 지적·정신적 비용은 사회 구성원 누구에게나 너무 클 수밖에 없다. 학계에서 미국의 PMC는 동료 평가를 통한 합의와 연구의 자율성이라는 엄정함을 확립하는 데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다. 하지만 ‘극단주의’에 대항하는 비밀 병기로 인식론적 중립성의 원칙을 내세우는 그들을 옹호할 수는 없다. 정치적·환경적·사회적 위기 상황 속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자원 분배를 둘러싼 계급 전쟁은 시대의 결정적인 전투다.
옮긴이는 사회주의자의 견지에서 자유주의적 전문·관리 계급을 비판하는 저자의 주장은 과격하게 들릴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이는 미국이나 우리나라 모두 정치 지형이 우경화·보수화한 데 따른 현상일 뿐이라고 일축한다. 사회주의를 비롯한 좌파의 이념과 정당이 제도권 내에 자리 잡은 유럽의 관점에서 보면 오히려 온건하며, 따라서 이 책이 자유민주주의에 경도된 우리 사회가 기울어진 운동장임을, 그리고 객관적이고 중립적이거나 심지어 진보적인 전문가를 자처하는 많은 이들이 사실은 이 기울어진 운동장을 공고히 하면서 가장 많은 혜택을 누리는 사람들임을 인식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정치학자이자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로서 소망을 전한다.
이보다 더 신랄할 수는 없다! 미국 리버럴 계급의 위선을 폭로한 책. 진보를 자처하지만 자본주의에 충실히 복무하며 그 이득은 가장 또 알차게 빼먹는 그들. 힐러리-오바마 민주당의 한계를 매섭게 지적한다. 미국과 정치 지형이 닮은 한국의 민주당-강남좌파의 위선에 대한 비판으로도 읽을 수 있다.
잠자냥 2025-06-12 공감 (18) 댓글 (12)
마이리뷰
전문·관리 계급에 대한 비판
잠자냥님이 추천하셔서 (별은 네 개라고 하셨지만) 읽어본 책.
제목이 거창한데.. 미국의 소위 '강남좌파' 를 비판한다는 책이다.
원제는 <Virtue Hoarders 덕목을 모으는 자들> 으로, 전문·관리 계층 (Professional Managerial Class - 책에서는 계속 PMC라는 약자로 쓴다) 들이 소위 진보적 가치 (다양성, 포용, 성평등, 환경 보호, 채식주의 등) 와 특별한 취향, 문화적 성향을 근거로 노동자 계급보다 도덕적으로 우월함을 과시하면서 자신들의 사회적 권력과 지위를 정당화하는 것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하나의 계급으로서 그들은 독서를 하고, 아이들을 키우고, 음식을 먹고, 건강을 챙기고, 성생활을 영위했다.
자신들이 인류 역사상 문화적·정서적으로 가장 진보한 사람이라면서 말이다.
12-13쪽
언젠가부터 우리나라의 정치인들에 대해 회의를 느꼈다. 몇몇 정치인들의 사생활 - 특히 자녀 교육이나 대학 진학 등 - 이 그들이 내세우는 청렴함과 공정함에 잘 맞지 않는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위법한 것이 아니라면 처벌받을 대상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들을 전처럼 신뢰하게 되지는 않았다.
PMC는 한 정의에 따르면 "생산 수단을 소유하지 않고 봉급을 받는 정신노동자들" 로
"노동의 사회적 분업에서 그들의 주요 기능은 대체로 자본주의 문화와 자본주의 계급 관계의 재생산" 이라고 한다.
그리고 대표적인 업종으로 문화산업 개발자, 기자, 소프트웨어 기술자, 과학자, 교수, 의사, 은행가, 변호사를 예로 들었다.
정치인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으나, 한국의 정치인의 다수가 이전에 저 업종의 일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작년에 나와 나름 잠시 핫했던 <야망계급론> 이란 책이 떠오르기도 하는데 (읽지는 않았다), 나도 대체로 진보적 가치를 좋아하고 관련된 책을 읽고, 정신 노동을 하고 있다. 사실 저기 언급된 업종 중 하나의 일을 하고 있기는 하는데... 내가 하는 일이 딱히 이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는데 기여할 만한 것은 없어서 PMC에 속한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지만, 하는 일 자체가 기여하지 않더라도 비슷한 업종에 속한 사람이 갖는 공통점이 있을 수는 있겠다. 어쨌든 행동하기 보다는 개인적으로 읽고 만족하기만 하니까 진보적 언어에만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은 그동안 많이 해 봤다. 요즘 미국에서 정치적 올바름 politically correctness 이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고 하던데 그것도 이런 맥락인 것 같고, 그로부터 자유롭지는 않다.
아이가 어릴 때는 이 아이가 성인이 될 때쯤이면 모두가 대학에 가려고 애쓰지 않는 분위기가 조성될 거라는 턱없는 희망을 품었다. 하지만 나 역시 다른 사람들처럼 사교육을 시키게 되었고, 말로는 대학을 안 가고 하고싶은 일을 해도 된다고 했지만 - 아이가 학원 숙제를 안하거나 할 때 너의 선택이다 하고 - 그냥 놔두지 못한다 (내가 돈을 내서 그런 걸까? --;). 한 번은 아이에게 학원을 다니는 것 자체가 학원을 다니는 목적이 아니므로 너가 이렇게 열심히 안할 거면 학원은 그만 다녀도 될 것 같다고 했더니 그러면 자기는 대학에 못 갈 거라며, 그럼 엄마한테 평생 빌붙어 살겠다고 해서 -_- 대학에 가든 안가든 성인이 되면 빌붙어 사는 것은 절대 안되고 자립해야 한다고 말하고 말았다. (참고로 아이는 초등학생이다...)
그래서 이 책의 목차
서론
1 전문성의 경계 ‘넘기’
2 전문·관리 계급과 자녀
3 전문·관리 계급과 독서
4 전문·관리 계급과 성생활
결론
중 2장에 기대가 있었다. 정확히 어떤 기대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그저 그들은 자녀를 어떻게 키우는가...막연히 참고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 -;
물론 152쪽의 얇은 책이라 좀더 부담없이 읽기 시작한 것도 있다.
기대했던 자녀 교육 부분은 사실 내용이 많지 않았는데, (미국을 따라한) 우리나라의 대학 입시제도에 우리나라의 PMC들이 의도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부자와 빈자의 격차가 커짐에 따라 사회 이동이 모든 인종과 종족 집단에서 감소하면서,
PMC 가정은 이제 어떤 비용을 치르더라도 자기 자녀의 성공을 도우려고 노골적인 뇌물과 교묘한 속임수 전략을 비롯해
갈수록 화려해지는 고가의 어린이 돌봄 장비와 육아 기법의 실험실이 되었다.
78쪽
(고가의 어린이 돌봄 장비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모든 운동장을 평평하게 만들 수 있고 모든 젠더·인종·성별·성정체성 등에서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사람들에게 기회와 평등을 창출할 능력을 유일하게 갖추었다고 생각했던 나라에서,
미국의 제도는 지능과 노력의 대가를 소수에게 배분하는 데 갈수록 능란해지고 있다.
100-101쪽
이 문장은 의외로 3장 전문·관리 계급의 독서 에서 나왔다. 독서, 독서의 방식도 PMC 계급을 공고히 한다는 이야기였는데...
책에 집착하는 자인지라 2장보다 오히려 여기에서 좀 찔렸다. 사실 PMC에 속하지 않더라도 진보적 가치를 추구한다면서 행동을 일치시키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결론에서는 이 책의 대상 독자가 PMC이고, 그들의 자기 비판을 촉구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하는데...
나는 진보적 가치를 향유하고 만족하는데 (책을 읽는데) 그치지 않고 뭔가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해야겠다- 정도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사회주의 지식인은 미덕과 박식, 초연함의 가면을 거부해야 하고, 노동자와 피착취자 편에서 계급 투쟁의 장에 들어갈 준비를 해야 한다.
139쪽
최근 한 정당이 당내에서 일어난 성적 괴롭힘 사례에 어떻게 대처했는지를 알고 나니 한국의 PMC들도 각성과 자기 비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소위 한국의 진보정당이라는 것이 얼마나 진보적인가 하는 생각도. 주로 그들을 진보라고 분류하는 것은 보수세력이지만, 그들 스스로도 진보라는 단어를 사용함에 있어 부끄럽지 않기를, 계속 위성정당으로만 있을 게 아니라 원내에 진출하기를 원한다면 적어도 일반 대중을 의식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적어본다.
우파 평론가들은 평범한 사람들의 분노를 경청하면서, 그 느낌을 반동적인 정치적 목적을 위한 무기로 삼았다. 도널드 트럼프만큼 PMC에 대한 대중의 분노를 동원하는 데 유능한 사람은 없었다. 그는 PMC의 자유주의가 대중과 대중 이익의 적이라고 수십 년간 성공적으로 주장해 온 보수주의적 선전을 활용하기 위해 나섰을 뿐이다. 트럼프는 절대로 미덕이 있는 척하지 않았다. 그의 이드 주도적인 정치와 통제력 결여는 자유주의적 초자아에 업신여김을 당했다고 느낀 사람들에게 호소력을 가지는 핵심 요소였다. 포퓰리즘으로 포장된 반동적 정치를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PMC의 미덕 쌓기의 또 다른 도구가 되어버린 정체성 정치가 아니라, PMC에 맞서는 좌파의 투쟁이 필요하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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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5-09-09 공감(20) 댓글(8)
바람돌이 2025-09-09 19: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개인 이익이 끼어들고 공사구분이 불분명해지는 순간 진보고 뭐고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자식 문제에서... 그래서 요즘 잡음이 많이 일어나는거 보면서 저는 그래도 다행인건 이게 문제가 된다는거예요. 최근 정당내 성적 괴롭힘 사건도 그렇구요
그들은 그게 문제가 아닐거라고 생각했을거고 2차 가해를 가해가 아니었을거라고 생각했을거고요. 다 해결됐다고 생각했겠죠. 하지만 다행인건 우리 사회가 당신들이 틀렸다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정도인듯요
물론 해결의 과정은 또 난망하겠지만요. 결국 진보는 그들이 하는 말이 아니라 행동에서 드러나는거같아요
건수하 2025-09-09 19:32 좋아요 2 | URL
저도 바람돌이님 의견에 동의합니다. 말이 아니라 행동에서 드러난다.
진보에게만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안타깝기는 하고, 인간적인 공감은 됩니다만... 하지만 진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잣대가 있는 것이고, 보수는 보수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잣대라는 게 있겠지요.
단발머리 2025-09-09 19: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자녀 교육에 대해서라면 진보 보수가 큰 차이가 없으리라 생각하고요. 그 욕망을 금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에는 이걸 합법과 불법의 영역에서 그 차이를 명확히 하고, 혜택을 받지 못하는 계층이 더 좋은 교육 기회를 얻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계급 간의 격차는 점점 더 커지고....
건수하 2025-09-09 19:36 좋아요 1 | URL
네, 자녀문제는 인지상정이죠... 제가 보수 세력을 지지한 적이 없어서 보수 정치인에게도 그런 잣대가 요구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스스로 진보라고 주장한다면 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혜택을 받지 못하는 계층이 더 좋은 교육 기회를 얻고 있는가? 그렇지는 않은 것 같고.. 현재의 입시 제도(제가 아주 잘 알고 있지는 못한데)를 미국으로부터 도입한 것도 엘리트 계층이고, 도입한 이들은 그 제도의 의미를 잘 알고 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 제도를 잘 활용할 수 있었고요.
이 관련해서 <특권>이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다 읽게 될 지 모르겠지만 혹시 다 읽게 되면 또 글 써볼게요.
페넬로페 2025-09-09 22: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강남좌파에 대해 언급하신 건수하님의 글에 공감합니다. 그들이 좌파의 의식을 가졌지만 영위하는 삶은 그리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들에 대해 실망도 많이 했고요.
자녀분인 초등학생의 말에 빵 터졌습니다. 평생 빌붙어 살게 될지도 모른다는 말요.
저의 딸아이도 결혼하기 전까진 끝까지 빌붙고 자신이 번 돈은 자기를 위해서만 쓰기를 원하거든요.
어쨌든 제가 부모를 생각했던 마음과는 너무 다른 것 같습니다^
건수하 2025-09-10 10:17 좋아요 1 | URL
세상을 바꾸겠다고 한다면 스스로도 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한 말이지만요..
대학을 못가면 돈을 못 번다고 생각하는 게 좀 충격적이었습니다..
요즘 예전에 비해 취업이 어렵다고도 하지만, 세대 분위기도 좀 다른 것 같아서 여지를 미리 차단하려고 합니다 ^^
어릴 때부터의 세뇌가 효과가 있기를..
잠자냥 2025-09-10 10: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집사3님! 치즈 고양이 키우면서 살려면 엄마한테 빌붙으면 안 돼~~ 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5-09-10 10:17 좋아요 1 | URL
ㅋㅋㅋ 기억력 뛰어난 잠자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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