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피아 : 돈과 마음의 전쟁
우석훈 (지은이)김영사2012-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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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
340쪽
책소개
<88만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이 쓴 경제 전복 시나리오. 출간 전부터 숱한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독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우석훈의 생애 첫 장편소설이 출간되었다. 작가가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트위터와 블로그, 그리고 팟캐스트 '나는 꼽사리다'를 통해 독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면서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던 작품이다.
작가는 총리실에서 근무하던 시절, 직간접적으로 보고 들은 '모피아'의 실체를 폭로하면서, 이들이 가진 권력의 지향점이 어디인지, 그 탐욕의 끝이 국민들의 삶에 어떠한 형태로 발현될지를 낱낱이 밝혀 소설로 형상화했다. 또한 허구와 실재가 절묘하게 조합된 소설의 중심 사건인 '경제쿠데타'는 경제학자로서의 냉철한 분석력과 정확한 예측이 문학적 상상력을 더해 마치 실제 사건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2014년을 배경으로, '경제 민주화'라는 기치를 내걸고 새롭게 정권을 창출한 '시민의 정부'가, 속칭 '모피아'라 불리는 재정경제부 출신 인사들이 기획한 '경제쿠데타'로 인해 국권을 찬탈당하는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목차
작가의 말
1부_왜 우리는 늘 돈이 없는가
1. 제가 눈 뜨고 있는 한 절대 안 됩니다
2. 케이맨 제도의 밤
3. 해적 깃발, 그대의 이름은 졸리 로저
4. 이게 다 국민 덕분이지요
5. 경제전선 이상없다
6. 아우가 총리 한번 하시게
7. 경제특보
8. 양키 본드와 사무라이 본드 그리고 퍼펙트 스톰
9. 모욕당하는 대통령
10. 로자가 살던 동네
11. 3차 경제쿠데타
12. 롱골드의 전사들
13. 다세대 주택의 대통령
2부_정권이 바뀌어도 왜 세상은 좋아지지 않는가
1. 버드나무의 도시
2. 공장의 돈들
3. 우리는 서로 사랑할 수 없는가
4. 움직이기 시작하는 대륙
5. 불안해하는 총리실
6. 위험한, 너무 위험한…
7. 경제 대연정
8. 학익 홀딩스
9. 밀라노의 양복점
10. 동요하는 재경부
11. 워싱턴에서의 저녁 식사, 길고도 긴…
12. 청첩장
13. 통일로 가는 한국
3부_태초에 전쟁이 있었나니
1. 구속되는 산업부장관
2. 사직서를 내는 경제수석
3. 항해 중인 머니세이버
4. 외환은행
5. 청와대 긴급 호출
6. 제주 범섬의 항공모함
7. 두 번째 임명장
8. 젊은 모피아들
9. 무한대의 돈과 싸우는 방법
10. 세 개의 방
11. 원화를 지켜라
12. 돈과 마음의 전쟁
13. 정성으로 내리는 차
14. 보통 강변의 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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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P. 42 “그거 알아요? 정부 공안당국에서 공식적으로 킬러를 운용하지 않는 건 한국밖에 없다는 거. 병신들이죠. 자기 거 다 뺏겨도, 뺏기는 줄도 모르고……. 만약 중국 국민들이 한국 국민들처럼 당하고 있었으면, 벌써 여러 사람 뒤통수에 구멍이 났을 거예요. 그러니 요즘 글로벌 호구라는 농담이 유행하는 거 아니겠어요? 중국과 한국의 차이는... 더보기
P. 65 “청와대 경제특보로 오 팀장이 추천되었대요. 며칠 내로 콜 사인이 나올 거예요. 축하해요.”
오지환은 들고 있던 커피 잔을 엎을 뻔했다. 청와대 경제특보라는 자리가 있다는 것도 처음 들어본 이야기이고, 그 자리에 왜 자기가 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그 소식을 왜 이 여자에게 들어야 하는지 짚이는 바가 전혀 없었다.
“영감님 생각이에요. 젊은 사람에게 큰일을 해볼 기회를 줘야 이 나라에 미래가 있다나 뭐라나. 진짜 고집불통 같은 양반이에요. 아, 물론 저도 추천을 했구요.”
“청와대에 경제수석은 있어도 경제특보라는 자리는 못 들어봤는데……. 그런 게 있었나요?”
바보 같은 질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오지환은 꼼꼼하게 하나씩 짚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아, 물론 없었죠. 어제부로 만들어졌어요. 그거야 뭐 형식적인 거고. 거기 워낙 바보들만 앉아 있으니, 대통령에게 경제를 설명해줄 사람이 하나 필요하다, 뭐 그런 거죠, 그 영감 생각이.” 접기
P. 83-84 “잘 알겠습니다, 의장님. 나중에 다시 연락드리지요.”
통화를 마친 대통령의 표정이 굳어졌다. 회의실에 모여 있는 사람들의 시선이 순간적으로 대통령의 입으로 모였다.
“22조 원 펀드로 공격하겠다는군. 20조 원 넘는다는 얘기가 맞구먼. 5일 준다는데……. 막을 수 있으면 막아 보라는군, 이 인간 얘기가.”
“다, 잡아들이면 되는 거 아닙니까, 각하. 저한테 맡겨 주십시오.”
순식간에 벌어진 상황에 얼떨떨해하던 비서실장이 특유의 다혈질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뉴욕, 북경, 이런 데서 벌어지는 일을 여기서 무슨 수로 잡아들이나? 비서실장, 잠시 가만히 좀 있어. 자, 오 특보 문제는 알았네. 자네 같으면 어떻게 해결하겠나? 설마 대책도 없이 이렇게 사람들을 불러 모은 건 아니겠지?” 접기
P. 156-157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통일 방안을 올려보자는 거지요. 준비가 잘되면 아예 이번 정부에서 통일 작업을 마무리했으면 하는 생각이 있어요. 그래, 별 쓸 데도 없는 서류 쪼가리 읽는 것보다는, 통일 선언문 정도는 발표해야 하지 않겠나 싶고……. 김정은 장군을 통일 지도자로, 멋지지 않나요?”
순간 방에는 정적이 흘렀다. 이게 얼마나 엄청난 이야기인지, 그 무게의 중압감에 대한민국에서 급파된 세 명 사내는 기가 질렸다.
“연방제 통일 얘기는 전에도 나왔던 거기는 하지만, 그럼 어느 쪽에서 국가원수를 맡게 되죠? 사람들이 그거부터 물어볼 텐데.”
이철현이 불쑥 끼어들며 말했다.
“기딴 형식적인 얘기는 천천히 합세다. 뭐, 정 안 되면 그냥 2년씩 순번제로 해도 되고……. 오늘은 기런 얘기가 중요한 게 아니지요. 하여간, 동무들 생각은 어떻소?” 접기
P. 214 “이제 시작해보자구, 오 팀장!”
모니터에는 비밀번호 입력을 기다리는 UBS 예금 이체 화면이 떠 있었다. 오지환은 상의 안쪽에서 빨간색 밀랍으로 봉인된 금박 치장의 작지만 화려한 봉투 하나를 꺼냈다. 밀랍 봉인을 뜯자 고풍스러운 양탄지가 한 장 나왔다. 그 안에 구좌 패스워드가 펜글씨로 적혀 있었다. 오지환은 조심스럽게 패스워드를 입력했다. 그의 머릿속에는 외환 오퍼레이터 시절이 잠시 떠올랐다.
“UBS 자금 50억 달러, 입금 완료되었습니다.”
“우와!”
작은 사무실이 사람들의 환호성으로 꽉 찼다. 박종태가 옆에 세워놓았던 샴페인을 터뜨렸다. 뻥 하는 소리와 함께 거품이 치솟았고, 여기저기에서 박수 소리가 터졌다.
“인민은행 30억 달러, 입금 완료되었습니다.”
“BNP 20억 달러, 입금 완료되었습니다.” 접기
P. 282-283 “미쳤어, 너? 이 서류는 내가 해줄 수 있는 최대한이야. 여기서 한 자라도 고치면 펜타곤에서 직접 명령 들어가. 이 앞에 전투기 뜨고, 불바다 되는 거 보고 싶어? 니가 뭘 안다고 자구 수정이고 지랄이야. 항공모함이 떴다는 게 뭘 의미하는지 알기나 해? 얘 좀 봐. 겨우겨우 도망갈 구멍 만들어줬더니 말하는 것 좀 봐.”
얼얼해진 뒤통수를 매만지던 오지환이 김수진에게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
“그래도 읽기는 해야 할 거 아냐. 이거 사인 잘못하면 평생 북한이나 국정원 슈터들이 내 뒤를 따라다닐 거야.”
“별말 없어. 대통령 임기 중에 통일 안 하도록 청와대 경제수석이 노력한다는 내용이야. 자, 내가 먼저 사인한다. 함장님도 어서 사인하세요. 그 조건으로 이번 대통령 임기 중에는 제7함대도 제주 해군기지에 직접 기항을 시도하지 않는다, 됐어요? 이 이상 어떻게 우리가 더 양보해? 펜타곤에서 얼마나 큰 양보를 한 건지, 너님께서 알기나 하세요?” 접기
P. 307 “한전, 남동발전, 서부발전, 한전 계열사의 사무라이 본드가 10퍼센트 언더로 나왔습니다.”
“양키 본드 쪽에도 한전 계열사 쪽 본드들이 분산되어 나오고 있습니다. 5억, 10억, 이런 5천만 원짜리 소액도 있습니다. 저쪽 트레이딩 인력이 많나 봅니다. 인해전술인데요.”
“콜. 전부 받아줘.”
트레이더들의 손가락이 점점 빨라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직 본격적인 전투는 시작도 안 한 상태였다.
새벽 1시가 되자, 지루한 공방전이 끝나면서 거래가 뜸해졌다.
“5퍼센트 언더로 우리도 매각 주문 내.”
한참 모니터를 응시하던 박종태가 말했다.
“본드 매집이 미션 아닙니까?”
“우린 자금력이 달려. 우리 돈으로는 어차피 다 못 사. 저쪽이 매집한 본드를 소진시키는 게 1차 목표야. 자, 주문 들어갑시다. 5퍼센트 언더 매각!”
시계가 새벽 1시 30분을 가리켰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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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 내부에 있다. 시민의 정부와 경제 민주화의 내부의 적은 누구인가? 경제학자 우석훈이 소설을 쓴 이유는 그 내부의 적들이 선택하고 행동하는 방식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그들이 끌어들이는 강대국들과 대한민국 시민의 정부와의 돈전쟁! 재밌다. 화난다. 그리고… 다행이다.
- 이준익 ([왕의남자] [황산벌] 영화감독)
정치를 떠난 경제란 존재하지도 않고 존재할 수도 없다. 시장만능주의를 낳은 정치로는 결코 경제 민주화를 이룰 수 없다. 펜타곤, 월가, 재벌, 모피아… 경제 민주화의 적들은 도처에 강고한 진지를 구축하고 있다. 99% 국민의 힘을 토대로 한 새로운 정치만이 이를 극복할 수 있다. 우석훈의 소설은 경제 민주화의 정치경제학이다.
- 유종일 (KDI 한국 개발원 교수, 주빌리은행장)
우린 모피아라는 단어는 알지만 모피아가 누구인지, 그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그들이 권력을 어떻게 주무르는지 알지 못한다. 그러나 어느 순간 그들이 내 삶을, 내 돈을 대통령보다 더 크게 좌지우지할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기에 경제학자인 저자가 쓴 이 책은 소설의 독자로서, 창작자인 드라마작가로서 무척 반갑고, 귀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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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한국은행 조사팀장 오지환은 휴가차 들른 대표적 조세회피처 케이맨 제도에서 모피아의 수장 이현도를 우연히 만난다. 이현도의 일방적 배려로 펜타곤 소속 동아시아 담당 무기상 김수진과 함께 남은 휴가를 보내고 한국으로 귀국한 오지환은 얼마 후, 조사국장 박종태에게 자신이 청와대 경제특보로 발령이 났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배후에 이현도가 있음을 직감한다.
한편, 이현도를 축으로 한 모피아 세력은 비밀리에 공기업 외환표시 채권들을 매입하여 대한민국을 국가부도 사태에 내몰리게 한다. ‘경제 민주화’라는 기치를 내걸고, ‘시민의 정부’를 출범시킨 현직 대통령의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경제쿠데타를 감행해 모든 경제적 결정권을 빼앗고 식물대통령으로 전락시킨 것이다. 경제쿠데타를 막을 수 있는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오지환을 비롯한 경제팀 전원은 해외 은행으로 급파되고, 스위스 UBS 총재를 설득하는 데 실패한 오지환은 현지에서 김수진을 만나 모피아의 배후에 펜타곤이라는 거대 세력이 있음을 알게 된다.
적들의 실체를 파악한 오지환과 대통령은 내부적으로는 산업부의 권한을 강화해 모피아의 모태인 재경부를 견제하고, 외부적으로는 북한과의 ‘통일 선언’을 과감하게 진행해 동아시아 평화 블록을 완성함으로써 중국의 자금 지원을 이끌어낸다.
이렇게 모은 자금으로 오지환은 케이맨 제도에 페이퍼 컴퍼니 ‘학익 홀딩스’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대반격에 나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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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우석훈 (지은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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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 영화 <졸업>을 50대 중반에 보고, 개과천선함. 결혼식장에서 같이 도망가는 연인이 불륜 상대의 딸이었다는 사실, 그리고 <로미오와 줄리엣>이 5일 남짓한 기간에 벌어지는 얘기였다는 것을 알고 매우 충격을 받음. 도대체 제대로 알고 있는 게 뭐였나, 무슨 생각을 하고 살아왔는가, 반성 속에서 근본적으로 생활 태도를 고치게 됨. 사랑을 위해서 못 할 일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인간은 사랑할 것을 사랑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라는 것을 배움.
인생 전반을 B급 정서로 살아왔고, 심각한 건 질... 더보기
최근작 : <천만국가>,<호모 콰트로스>,<슬기로운 좌파생활> … 총 122종 (모두보기)
인터뷰 : 한국 사회를 향해 '짱돌'을 던지다 - 2007.08.23
출판사 소개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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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작 : <슬픔의 모양>,<공감의 시대>,<나는 왜 내 편이 되지 못할까>등 총 1,776종
대표분야 : 요리만화 1위 (브랜드 지수 379,091점), 사회/역사/철학 1위 (브랜드 지수 778,774점), 과학 2위 (브랜드 지수 833,242점)
출판사 제공 책소개
경제쿠데타를 일으켜 대한민국 정부를 장악한 모피아,
그들에 맞서 분연히 일어난 한 남자의 의로운 사투
한반도 역사상 가장 큰 스케일의 전투가 지금 시작된다!
이 소설은 2014년을 배경으로, ‘경제 민주화’라는 기치를 내걸고 새롭게 정권을 창출한 ‘시민의 정부’가, 속칭 ‘모피아’라 불리는 재정경제부 출신 인사들이 기획한 ‘경제쿠데타’로 인해 국권을 찬탈당하는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작가는 한국은행 팀장에서 청와대 경제특보로 자리를 옮긴 주인공과 모피아 간의 치열한 두뇌싸움, 그리고 국가의 운명을 놓고 벌이는 한판 승부를 통해 물리적인 힘의 대결이 아닌, 전 세계 네트워크 망을 총동원한 ‘미래의 전쟁’을 완벽하게 구현해냈다.
그동안 천착해왔던 무거운 주제의 글쓰기를 벗어나 소설가로 변신한 우석훈의 변주는 눈부시다. 스피디한 전개와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 이미지의 고리가 선명한 드라마적 플롯의 구성은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300페이지가 넘는 분량에도 불구하고 한두 시간 만에 읽히는 속도감, 한 번 잡으면 놓을 수 없는 몰입도는 이 소설의 최대 장점이다. 이는 〈왕의 남자〉로 유명한 이준익 감독이 속한 ‘타이거 픽쳐스’의 자문으로 활동하면서 얻는 소중한 경험이 밑바탕이 된 결과이기도 하다.
작가는 소설의 인물과 사건을 픽션과 논픽션 사이에 형성한 제3의 영역에 둠으로써, 묘한 긴장감을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 사실과 허구를 넘나들며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소설 속 주인공은 매일매일 거대한 운명과 마주한, 우리가 속한 세계를 삼킨 사악한 음모의 실체를 목도한 현대인들의 실제 모습이다. 사회 최전선에서 싸워온 경제학자의 눈에 비친 대한민국의 미래도 바로 그곳에 있다. 바로 이러한 것이 이 작품이 소설로만 읽혀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경제학자 우석훈, ‘모피아’의 실체를 말하다!
그동안 강연과 글쓰기를 통해 경제와 사회, 문화와 생태의 영역을 넘나들며 우리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들을 모색해왔던 경제학자 우석훈이 매체가 가지고 있는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잠시 외도를 시도했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지만 정확한 실체와 행적을 알 수 없는, 그래서 더욱 뻔뻔하게 부정부패를 일삼는 ‘모피아’의 실상을 극화해 낱낱이 고발했다. 또한 대한민국 경제사의 중요한 분기점마다 영향력을 발휘해, 있는 자들만을 위한 정책과 체제를 견고하게 다져온 ‘모피아’의 정체를 수면 위로 끌어올림으로써, 작가 우석훈이 소설가로 외도를 시도한 이유를 명확히 했다.
‘모피아’는 재정경제부(MOFE, Ministry of Finance and Economy)와 마피아(MAFIA)의 합성어로, 재경부 출신들이 정부 산하기관을 장악하는 것을 마피아에 빗댄 표현한 말이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이 집단은, 대한민국 공직사회의 부조리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들은 집권당의 성향에 따라 그 모습을 달리하면서 끊임없이 변태해왔고, 결국 정부의 권한을 뛰어넘는 막강 권력을 휘두르는 또 하나의 국가를 구축하고 있다.
2014년, 대한민국의 미래가 위험하다!
“이 작품이 그린 미래가 현실이 되는 순간,
우리 모두의 삶은 송두리째 파괴될 것이다!”
이 소설은 5년간의 보수당 집권 체제를 무너뜨리고, 정권을 재창출한 ‘시민의 정부’가 집권 2년차를 맞이한 2014년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 작가는 오랫동안 대한민국 경제를 장악해온 모피아가 ‘경제 민주화’를 모토로 시민들의 정치 참여를 독려하는 정부 정책에 불만을 품고 ‘경제쿠데타’를 일으킨다는 지극히 실현 가능한 이야기를 소설로 형상화했다. 오랜 시간 그들의 행적을 추적한 작가의 상상력이 만든 이 가상의 이야기는, 허구를 넘어 마치 앞으로 벌어질 일들을 미리 읽는 것과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만든다. 독자들은 마치 한 편의 르포르타주를 읽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가, 어느 새 상상의 공간에서 길을 읽고 배회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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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마음에 드는 분의 말과 글. 기대된다.
이박사 2012-12-14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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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응원하는 마음에서 샀는데 마치 런닝맨처럼 현실에 판타지를 입힌 요번 소설은 경제민주화가 얼마나 멀고 험한지 짐작케 한다.
JTL 2012-12-31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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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만원세대의 작가 우석훈이 이야기하는 현대의 쩐의전쟁
재는재로 2012-12-13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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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뒤에 숨은 결정적 경제 문제를 소설로 풀어쓴 발상!만은 이 책이 최고!
날개 2013-04-08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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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자본권력이 짜놓은 그물과 덫에 속수무책으로 걸려들지 않으려면 그들의 실체가 무엇인지 확인해야 한다. 소설을 통해 쉽고 생생하게 자본의 적나라한 모습을 확인하게 된다.
나무그늘 2013-12-05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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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돈의 전쟁을 이기다.
나는 꼽사리다를 한참 들을 때 우석훈의 소설 출간 소식을 들었다. 그러니까 지난 대선 전이었나보다. 영화로도 제작이 될 것이고 어쩌고 저쩌고... 우석훈은 몹시 흥분되어 있었고 들떠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 기분은 소설에도 그대로 반영되었다.
우린 김대중, 노무현으로 이어지는 민주 정부 10년을 지냈지만, 그 10년 동안에도 참 허덕이며 살았다. 물론, 이때의 '우리'는 지금도 재산 숨기느라 분주한 그런 사람들을 말함은 아니다. 정치적으로 민주주의를 지향해도 경제 민주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결국은 제자리 걸음이라는 걸 경험으로 체득했다. 그래서 지난 대선에선 '경제 민주화'가 화두였다. 본심이야 어떨지 몰라도 박근혜 후보 역시 표면적으로 경제 민주화를 소리 높여 외쳤다. 뭐, 믿지는 않았지만.
바로 그 경제 민주화를 가로막는 주범으로 세글자를 꼽을 수 있다. 모.피.아. 이 책은 바로 그 모피아와 모피아의 권력을 찾아와 시민의 품으로 안겨주려고 하는 세력 간의 전쟁을 다루고 있다. 이른바 쩐의 전쟁이다. 책 속에 등장하는 돈의 단위가 너무 어마어마해서 오히려 실감이 덜 난다. 모피아의 대부 이현도는 시민의 손으로 뽑힌 대통령을 흔든다. 첫번째 공격은 22조였다. 하핫, 이거 4대강 사업에 들어간 돈 아닌가. 1조라는 돈은 만 명의 사람에게 각각 1억원 씩 나눠줄 수 있는 돈이다. 거기에 곱하기 22. 1억도 어마한데 1조를 넘는 단위가 계속 나온다. 대통령은 이 돈을 막을 수 없었다. 결국 경제권을 넘겨주고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한다. 그 과정에서 모피아들은 야금야금 경제 부처를 장악하고 국무총리 자리를 차지하며 자기들의 기득권을 확장한다. 이런 자세한 내막을 모르는 국민들은 힘없고 무능한 대통령을 타박한다. 힘껏 밀어서 겨우 정권교체를 이루어 냈는데, 그후로도 나아지는 삶이 없으니 얼마나 힘이 빠지겠는가.
지난 대선에서 정권 교체를 이루지 못했지만, 이루었다 해도 위와 같은 시나리오가 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히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러니까 하나마나한 정권 교체가 의미 없다는 건 아니지만, 지금껏 이렇게 배불려 온 모피아라는 실체가 두렵다. 눈에 보여서 대놓고 욕할 수 있는 재벌 그 이상이 아닌가 싶다.
이현도는 공격에 앞서 오지환이라는 한국은행 팀장을 청와대에 심었다. 오지환은 성실한 인물이었고 욕심도 없는 사람이었다. 이현도는 젊은 시절의 자신을 떠올리며 대통령이 최소한의 방어는 할 수 있게 똑똑한 인물 하나를 내준 것이다. 그러니 대통령은 오지환을 더더욱 신임하기 어려웠다. 적이 보낸 이 실력자가 진정 내 사람인지, 아니면 스파이인지 어찌 판단할 수 있을까. 물론, 함께 시간을 보내며 그가 보여준 진심들이 결국은 대통령의 마음을 움직였지만, 이런 캐릭터 설정은 지나치게 낭만적이다. 설득력은 부족한.
작품에는 대단하다 싶은 인물들이 많이 등장한다. 팬타곤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무기녀 김수진, 돈세탁 전공 경제녀 허세연, 마지막으로 법률녀 남진경까지. 킬러들이 등장하고, 그 킬러들을 단숨에 제압하는 영화적 캐릭터들이다. 뭐랄까. 영화로 만들면 정말 그림은 잘 나오겠다 싶지만, 그 영화 역시 개연성이나 설득력은 좀 떨어지지 않을까 싶다. 아무래도 본업이 소설가인 작가가 아니다 보니 대사들도 좀 어색하다. 또 특유의 어려운 말 많이 쓰는 습관이 나와서 경제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로서는 이해가 안 되는 대목들이 많았다. 그러니까 그런 면에서 이 책은 꽤 불친절하다.
대통령은 권력을 상실하고 반쪽 권력자가 되었지만 절치부심했다. 다시 올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서 오지환을 비롯한 세력들이 방어진을 구축했고, 22조의 기금을 마련했다. 다시 환 공격이 시작되었을 때 막어내야 할 밑천이었다. 또 대통령은 북한과 접촉해서 은근하게 통일을 준비했다. 그 대목에서 김정은과 리설주까지 나온다. 언론을 통해 접하던 이미지보다는 훨씬 살아있는 냄새가 나는 캐릭터로 말이다. 대한민국이 통일을 준비하니 미국이 불편한 심경을 내비친다. 강정에 해군기지를 세우겠다고 하니 이번엔 중국이 버럭 성을 낸다. 이렇듯 이 책에는 새누리당과 민주당,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등등 실제 인물들이 등장하고, 실제 있었던 사건들도 쏙쏙 끼어 있다. 심지어 마지막에 무한대 금액의 공격이 들어올 때는 방어하기 위한 작전 명이 '저녁이 있는 삶'이었다. 지난 대선에서 나온 구호 중에서 가장 매력적이었던 그 문구 말이다.
3부에 등장한 머니 전쟁은 그야말로 치열했다. 모피아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는 대통령, 통일로 다가서려는 대통령에게 하야를 하지 않으면 무한대의 돈으로 공격하겠다고 이현도는 선포했다. 오지환을 비롯한 청와대 쪽 인물들은 밤을 지새우며 막아냈지만 준비한 돈을 다 털어냈을 때 환율은 2,200원이었다. 여기서 200원만 더 올라가면 대한민국이 파산이었다. 상대는 우체국 연기금마저 끌어다 썼다. 국민의 세금으로 국민을 치는 공격이 나온 것이다. 정말 야비하고 더럽기가 한량 없다. 누구누구 닮았다고 말하고 싶어지는구나!
밤새 50조원의 공격을 막아냈지만 더 이상은 무리였다. 오지환은 핸드폰으로 동영상을 찍었다. 자신들이 지금 어떤 전쟁을 치르고 있는지, 대통령이 어떤 입장에 있는지, 그리하여 대한민국이 얼마나 위험한 지경에 이르렀는지를 설명하고 국민들에게 하루만 돈을 빌려달라고 호소했다. 공적자금과 연기금이 자국의 화폐를 공격하는 이 이상한 나라의 역사를 바꾸자고, 국민의 마음이 담긴 돈이 투기자금을 이겨내는 걸 보여주자고 전 세계를 상대로 호소했다. 시민과 연대의 정신이 투기의 시대를 극복하고 신냉전으로 가는 걸 이겨내자고 읍소했다. 잘 쓰면 유용한 이 돈이 더 이상 무기가 되어 돌아오지 않게, 평화의 돈으로 만들자고 절규를 담아 부탁했다. 동영상은 삽시간에 인터넷으로 확대되었고, 대통령은 국회를 향해 걸어갔다. 그가 두른 띠의 앞에는 '원화를 지키자'라고 써 있고, 뒤쪽에는 '경제 민주화'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대통령의 행렬에 시민들이 동참했고, 방송국들은 앞다투어 그 장면을 보도했다. IMF 때 돌반지 꺼내가며 나라의 위기에 십시일반으로 도움이 되었던 그 국민들이 또 다시 대통령을 돕기 시작했다. 꼬깃꼬깃 구겨진 만원자리 몇장에 주름진 손에 오래도록 걸쳐 있었던 금반지를 대통령의 주머니에 넣어줬다. 시민들은 은행으로 달려가 돈을 이체하기 시작했다. 이런 움직임은 전 세계를 향해 확대되었다.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어도, 이 무시무시한 돈의 전쟁에서 검은 돈이 설치지 못하도록 힘을 보내려고 하는 연대의 움직임이 곳곳에서 포착된 것이다. 재밌었던 것은 중국 반응이었다. 무려 1조원 이나 되는 돈을 빌려준 인민 은행은 일본쪽 엔화는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메시지를 같이 보냈다. 하하핫, 나름 깨알 같은 재미랄까.
세계적 연대는 원산 부두 노동자 파업을 떠올리게 했다. 일제 강점기 원산에서 있었던 총파업. 그때 세계 노동자들이 연대의 움직임을 보였다. 그 중에는 식민본국 일본인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국경을 넘는 뜨거운 연대였으며 참여였다. 이 책을 읽는 동안 그 모습이 겹쳐졌다. 어찌 보면 무척 감상적인 접근이고 또 어찌 보면 작위적일 수도 있는데, 그러면서도 이 신파스런 장면들은 뜨거웠다. 마음이 돈을 이겼던 것이다. 잔돈이 목돈을 이겼고, 푼돈이 큰돈을 이겼다. 시민들은 자신의 손으로 뽑은 대통령을 지켜냈다. 하야 선언을 할 뻔한 국회 앞에서 대통령은 승리를 선언했다. 머니 전쟁에서 시민들과 국제 연대의 힘으로 이겨냈고, 빌린 돈을 갚고도 무려 30조원이나 남을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은 이번 일을 계기로 외환은행을 '원화은행'으로, 국민의 돈을 지키는 공공의 은행으로 전환하자고 말했다. 또 이번에 희생양이 된 산업은행은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시민은행으로 전환하자고 했다. 그렇게 시민을 위한 경제, 시민경제를 받치는 은행을 만들자고. 모두모두 반가운 소리였다. 이게 소설이라는 것이 안타까울 만큼.
작품에는 나름 로맨스도 나온다. 오지환과 무기녀 김수진이 사랑에 빠지는 과정은 자연스럽지 않다. 단지 사십 대의 사랑이라는 표현으로 어떤 설득력을 가지겠는가. 아무튼 두 사람은 사랑을 했고 가정도 이뤘다. 그리고 이들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는 북한에서 출생했다. 그 옛날 '신라방'이 있었던 것처럼 평양에는 '한국방'이라는 것이 생겼다. 당장 개성공단만 보더라도 지금으로서는 참으로 소원한 일이지만, 정말 언젠가는 한국방이라는 것이 평양에 생기고, 조선방이라는 것이 서울에도 생기며 자연스럽게 교류하고 협력할 때가 오기를 소망한다. 이렇게 소설 속에서나 보는 것 말고, 현실 속에서 실체적으로 이루어지기를... 퇴직 공무원들의 로펌 취직을 10년 간 금한다는 법률안 제안이 책 속에 있었는데, 현실에서도 이런 것 이뤄졌으면 좋겠다. 모피아라는 곰팡이가 대한민국을 장악하며 악취를 풍기지 못하도록 말이다.
이야기에 힘이 많이 들어가 있고, 이어지는 흐름은 다소 부자연스럽다. 엔딩씬은 문장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도 느끼게 했다. 그래도 이야기 속에서 만나고 싶은 우리나라가 있었다. 만들고 싶은 우리 사회도 있었다. 그걸 보여준 것은 또 하나의 공이지 싶다. 돈과 마음의 전쟁! 과연 대적이 가능할까 싶은 그 대상과 당당하게 싸워서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이 가능했으면 좋겠다. 소설처럼, 영화처럼.
덧글) 오타가 좀 있다.
78
유독 내려하지 않거나 >>> 내려가지 않거나
104
시민의 정부에서 청와대는 뱅커들이나 기업들이 움직임을 잘 관찰하고 있었지만 >>> 기업들의
109
김수진의 팔이 오지환이 어깨를 감쌌다. >>> 오지환의
121
노 대통령 이야기를 하면서 조금씩 어깨가 흔들리던 이현도의 눈에서 살짝 눈물이 흘렀다. >>> IMF 때 이야기니까 김 대통령이라고 해야 하지 않나?
125
오지환이 한국은행을 중심으로 공개적으로 움직이는 돈의 세계에 속한 사람이라면 허세연은 어둠 속에서 움직이는, 그야말로 검의 돈의 세계에 속한 사람이었다. >>> 검은 돈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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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3-07-26 공감(14) 댓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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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통쾌하지만 현실은 암담
1. 요약 。。。。。。。
지난 2012년 실제 대한민국의 역사에서는 역대급 무능한 대통령이 당선되었지만(결국 역사상 최초로 탄핵을 당해 쫓겨난다), 우석훈의 소설 속에서는 ‘시민의 정부’가 탄생한다.(김대중의 ‘국민의 정부’와 노무현의 ‘시민’ 개념을 더한.. 그러니까 문재인 정부일까?) 그러나 경제민주화를 전면에 내건 새 대통령을 못마땅하게 여기던 세력이 있었고, 그 정점에는 전직 경제부총리인 이현도가 있었다.
재정관련 부처 출신 고위 공무원들로 마치 마피아처럼 끈적끈적하게 엮인 모피아. 펜타곤 머니까지 확보한 이현도는 공기업의 외화표시 채권을 은밀히 매집해 대대적인 경제공격을 위협함으로써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기에 이른다. 이를 막기 위해 나선 전직 한국은행 조사팀장이자 지금은 청와대 경제수석이 된 오지환.
대한민국을 실제로 소유하고 있다고 믿고 있는 모피아들의 힘이란 어떤 식으로 작용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소설.
2. 감상평 。。。。。。。
다양한 주제와 방식으로 대중적인 경제학 서적을 써내는 우석훈이 이번에는 소설을 발표했다. 물론 당연히 그저 재미를 위한 책은 아니고, 작가가가 끊임없이 경계해 왔던 것 중 하나인 모피아가 가진 위험스러운 힘에 대한 경고, 그리고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들의 (단지 정치적이고, 군사적인 것만이 아니라) 경제적인 위협, 통일이라는 프로젝트가 갖는 엄청난 잠재력 등을 한 권에 담아냈다.
책의 부제가 ‘돈과 마음의 전쟁’이다. 작가가 책 속에서도 여러 번 언급했듯이, 돈으로 상징되는 국제 투기세력의 공격을 정면으로 받아내며 막아낼 수 있는 국가나 기관은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탐욕스러운 세력에게 모든 것을 다 내어주면서도 어쩔 수 없다고 말하는 것으로 그칠 것인가? 사실 승산은 별로 없는 싸움이지만, 우석훈은 그대로 나가떨어지기가 어지간히 분했던 것 같다. 그런 그가 짜내고 짜낸 전락이란, 다른 책에서도 종종 언급하던 ‘진(陣)’이었다
적들이 아무리 강하게 공격해도, 지키는 쪽에서는 단단히 결합해 버티기만 하면 된다. 원래 전쟁이란 공격하는 쪽이 더 큰 부담과 위험을 감당해야 하는 거니까. 그러면 무엇으로 이 진을 쌓을 수 있을까?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 등장하듯, 옳은 것, 모두를 위한 대의를 중심으로 선한 의지를 가진 이들이 서로 연합하자는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의 선한 의지를 꺾을 수 있는 것은 없다는 일종의 믿음이랄까. 이건 소설만이 아니라 저자의 다른 책들에서도 자주 발견되는 요소인데, 그래서 우석훈의 경제학에서는 따뜻함이 느껴진다.
문제는 온갖 탐욕으로 가득 한 대중들은 쉽게 연대를 이루지 못한다는 점. 대중의 탐욕은 박근혜를 당선시켰고, 소설 속 개혁의 의지를 가진 것으로 묘사되는 북한의 김정은은 연일 온갖 무기개발에 집착하며 더 높은 벽을 둘러싸려고만 하고 있고, 트럼프가 집권한 미국은 전세계를 대상으로 새로운 식민지 건설을 추구하고, 중국은 사정을 알면서도 손을 내밀기보다는 주먹을 보이며 위협을 하고 있다. 소설은 통쾌하지만 현실은 암담하다.
영화로 제작되어도 재미있을 만한 작품.
※ 96페이지 트람(Tram)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괘도열차’라는 단어가 등장하는데, ‘궤도열차’가 맞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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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가방 2017-05-05 공감(6)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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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피아> '모피아'를 아세요?
<모피아>를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이 책의 저자인 '우석훈'의 <88만원 세대>를 먼저 들여다 보아야 할 것이다.
이 책은 2007년에 출간된 책인데, 꽤 많은 독자들이 읽은 책이다. 그건 책제목이 주는 강렬함때문이 아니었을까 한다.
이 세상에서 설 자리가 없는 답답한 젊은이들에게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기 좋은 제목인 것이다. 그럼, 왜 88만원 세대일까?
" 20대의 95%가 비정규직 노동자가 될 것이라는 예측 아래 비정규직 평균임금 119만원에 20대 급여의 평균비율 74%를 곱한 수치이다." (우석훈의 <88만원 세대>의 출판사 책 소개글 중에서)
이런 가설을 바탕에는 일본의 '버블 세대', 유럽의 '1천 유로 세대' 미국의 '빈털터리 세대'와도 같은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사회문제들을 중심으로 젊은이들에게 '세대간 불균형'을 타파할 수 있는 방법은 대안을 제시하는 경제학 관련 책이다.
그런데 저자는 2012년 3월에 <88만원 세대>의 절판을 선언했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서,
" '처음에 이 책을 쓰면서 생각한 변화는 벌어지지 않았다.' 또한, "'세상에 준 기여보다 부정적 폐해가 더 많게 된 책, 청춘들이 움직이지 않을 이유를 삼게 된 책' 이라며 절판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리고는 '죽어도 바리케이트를 치지는 못하겠다는 20대만 더 많아졌다.' 고 말하면서 '청춘이여, 정신 좀 차려라' 는 글을 덧붙였다고 한다. (<데일리 이슈> 기사 중에서 발췌)
그런데, 나는 이 책을 전에 읽기는 했지만, 세세한 내용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읽을 당시에도 <88만원 세대>라는 책제목에 이끌렸던 것만이 기억이 난다.
그렇다면 '우석훈'은 누구일까?
그는 생태경제학을 전공하였다. 환경과 경제적인 이슈를 결합시키는 글을 주로 많이 쓰고 있다.
노무현 정부의 경제 성장을 위한다는 명목하의 생태계와 농촌을 파괴하는 건설경기 부양 정책을 비판하기도 했고,
미세먼지 등 대도시의 환경재난으로 기형아가 탄생하게 되는 문제 등도 다루었고,
서울시의 뉴타운 공사와 재개발 공사에 대해서도 환경 단체를 통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처럼, 그는 경제, 사회, 문화 등에 관하여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모피아>라는 소설을 쓴 것이다.
이 소설은 시나리오 형식으로 시도되기도 했고,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제작되어 부산 영화제에 출품하려는 생각도 했지만, 결국에는 소설로 출간되어 독자들 앞에 나오게 된 것이다.
'모피아'라는 단어부터 익숙하지 않다. 얼핏 '마피아'가 떠오른다. 이 단어는 재정경제부(MOFE, Ministry of Finance and Economy)와 마피아(MAFIA)의 합성어이다. 재경부 출신들이 정부 산하기관을 장악하는 것을 말하며, 이들은 정부의 권한보다도 더 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기에 이들에 의해서 경제 쿠데타가 일어난다면 정부도 전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소설의 시대적 배경은 2014년 9월부터 2015년에 걸쳐져 있다. 바로 코 앞에 닥친 18대 대통령 선거의 결과로 들어서는 정부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모피아>에서는 보수 집권당이 패배를 하고 '시민의 정부'가 집권을 하게 된다. '경제 민주화'를 내세웠던 정부는 '모피아'에 의해서 경제 쿠데타를 당하게 되고, 대통령은 경제에 대한 결정권을 총리에게 넘겨 주게 된다.
'모피아'의 실체를 미리 감지했던 한국은행 외환은행 팀장이다가 대통령 경제 특보가 된 오지환이 이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이야기이다.
이 소설의 의미는 독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모피아'의 실체를 알려주고 그들이 어떻게 정부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가를 알려주기 위한 생각이 더 많을 것이기에 소설의 재미는 독자들이 각자 읽으면서 찾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소설의 내용들이 결코 소설의 창작성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는 국무총리실에서 근무하기도 했기에 그가 알고 있는 '모피아'의 실체가 소설 속에 어느 정도 반영되었을 것이다.
이 책은 소설로 본다면 여기 저기 어설픈 구성이 있기는 하지만, 저자가 이 소설을 쓰기로 작정한 것은 소설적인 재미만을 생각하지 않았기에 그런 관점에서 읽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소설의 출간시기에 있어서는 좀 민감한 부분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소설이기는 하지만, 대통령 선거를 얼마 남겨 놓지 않은 시점에서 다음 정부에 대한 이야기를 소설로 쓴다는 것이 읽는 독자들에 따라서는 이해가 안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중국의 대표작가인 위화가 쓴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간다 / 위화 ㅣ문학동네 ㅣ 2012> 에 보면 중국에서는 '텐안문 사건'이 일어난 6월 4일은 인터넷상에서 금지어로 등록되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위화를 비롯한 중국인들은 이 날짜를 써야 할 경우에는 5월 35일로 쓴다고 한다. 일종의 언론 탄압을 빠져 나가기 위한 수단이라고 볼 수도 있다.
<모피아>를 읽으면서 느낄 수 있었던 점 중에 하나가 바로 그런 점이었다. 저자가 '모피아'를 이야기하고 싶지만, 그것이 다큐멘터리 형식이라면 어떤 제재를 받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소설이기에 이런 이야기가 출간될 수 있었을 것이다. 소설이란, 허구의 이야기이면서도 현실의 이야기가 될 수 있기에....
또한 2014년은 현실이 아닌 가상의 날이기에 어떤 정부가 들어섰는가에 이의를 달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시기가 시기인 만큼 대통령 후보 중에 누구를 지지하느냐를 떠나서 소설의 출간 시기가 대통령 선거 후 였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이 소설은 재미로 읽기보다는 우리들이 잘 모르는 어떤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접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읽으면 더 흥미로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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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락 2012-12-13 공감(2) 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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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스스로의 탐욕을 이길 수 있는가?
책 자체에 대해 이야기 하기 보다는(예를 들어 줄거리를 이야기 한다던가 하는 방식으로) 이 책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몇 가지를 짚어보도록 하자. 특히 판타지적 장르의 측면에서, 모피아라는 제목에서, 경제학자와 철학자에 대해서, 그리고 정치와 경제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들을 말이다.
1. 대중적 판타지라는 장르
이 소설은 판타지다. 대선이 다가오는 시점에 나온 일종의 경제 판타지. 심지어 그 전개 자체도 마치 무협지를 보는 듯 하다. 마치 고인(高人)을 만나 공력이 증가하고(김수진과의 만남, 사랑, 도움), 어떤 기연(奇緣)에 의해 어떤 위치에 오르는(이현도에 의해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되는 오지환), 하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고난을 당하고 그 고난을 이겨내는 주인공의 삶의 궤적을 그려내는 이야기.
저자 역시 이 소설이 판타지라는 점을 감추지 않고 드러낸다(저자 서문). 저자 자신이 현재 대한민국 사회에서, 정권이 바뀌어도 결코 바뀌지 않았던 권력에 대한 날선 비판을 제시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이런 방식을 통해서라도 사회의 앞을 향한 운동을 꿈꾼다는 것은 나름 긍정할 부분이다.(조선 시대에도 이런 판타지소설들이 등장했으며, 김만중의 사씨남정기나, 허균의 홍길동전 등이 그 예가 될 것이다.) 당연히 이 판타지 장르라는 지적은 그저 이 소설에 대한 폄훼만은 되지 않는다. 바로 그러한 판타지이기에 소설의 흥미는 높아지고, 이 독서의 과정에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소설의 설정은 이렇다. 야당에 의해 새롭게 드러선 민주 정권은 경제 개혁 혹은 경제 민주화를 계획한다. 하지만 이전 정권들을 통제했던 경제 관료 출신의 인사들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국가의 환율을 뒤흔들겠다는 위협을 가한다. 말하자면 국가 채권과 거의 같은 신용도의 공기업 채권들을 투매해서, 국가 채권의 신용도를 흔들고, 이를 통해 원 환율을 흔들겠다는 위협을 한 것이다. 그리고 한국은행 출신의 경제학자 오지환은 이러한 기도를 막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오늘날 우리가 모피아라고 부르는 자들과 대결하기 위해서.
2. 모피아
모피아라 불리는 관료들, 국가 경제의 방향을 좌지우지 하는 자들, 과거 재정 및 경제 관련 엄무를 담당하던 부처 공무원들, 이 사람들이 자신들과 자신들이 담당하는 업무에서 이익을 볼 수 있는 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으로 간주되는 작태를 부릴 때, 우리는 그들을 모피아라고 부른다.(MOFIA는 Ministry of Finance의 약자인 MOF와 마피아의 합성어.)
하지만 생각해 볼 것이 있다. 그들은 무엇보다 우선 경제학자들, 즉 소위 세속 철학자들이라 불리는 사람들이다. 경제학자들, 시장과 돈의 흐름을 이야기 하는 사람들과 철학. 무언가 말이 되지 않는 듯하지만, 이런 이야기가 전혀 맥락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오늘날의 경제학자들, 특히 우리 나라에서 주류라고 불리는 영미권 경제학의 경우, 계보를 따라서 올라가다 보면 '효용(utility)'라는 개념을 앞세워 철학, 특히 윤리학을 구성하고자 했던 공리주의자들을 발견하게 된다. 이들에게 '효용'이란 어떤 행위의 결과로 발생하는 쾌락의 양을 따질 때,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한 더 많은 쾌락을 만들어 내는 것과 관련된 용어였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아담 스미스는 <국부론>이라는 오늘날 경제학의 고전이라 회자되는 책 이외에, 전혀 이 책과는 연결되지 않을 것처럼 보이는 <도덕감정론>이라는 책을 쓴 것으로 유명하다. 이 두 책을 연결지을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쾌락의 총량을 따지기 위해 등장했던 효용이라는 개념이었다.
경제학은 어떤 의미에서 이런 연결고리를 완전히 끊어버리는 방식으로, 말하자면 효용이라는 개념을 윤리나 도덕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규정하는 방식으로 탄생한 학문이다. 이제 경제학자들에게 효용이라는 말은 그저 재화 또는 이익이라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3. 경제학과 철학의 관계
하지만 경제학자들은 여전히 철학자로 불린다. 유명한 로버트 하일 브로너의 <세속의 철학자들: 위대한 경제사상가들의 생애, 시대와 아이디어>라는 책 제목에서도 볼 수 있듯이, 그들은 세계의 구조, 운동 원리, 변전에 대해, 그 근본에 대해 탐구하는 자들이다.
그렇다면, 철학 이야기가 나왔으니 플라톤이 쓴 대화편들에 대해 이야기 해보기로 하자. 적어도 그야 말로 철학자들의 시조라 할 수 있으니 이 세속 철학자가 살아있을 당시에 있었던 풍조에 대해서, 그리고 그의 스승 소크라테스가 섰던 재판정에 대해서 말이다.
플라톤 생전의 아테네는 소피스트적 가치에 사로잡혀 있는 사회였다. 말하자면 교육을 통한 능력 향상과 이에 의한 입신양명이라는 가치에 말이다. 그들은 같은 사안을 두고도 어느 편에 서느냐에 따라 다른 이야기를, 그것도 아주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하는 교육자들이었다. 언제나 지록위마(指鹿爲馬) 할 자세가 되어있는, 말하자면 언제나 자신의 원칙을 바꿀 수 있는 그들에게도 하나의 불변의 원칙은 있었다. 바로 자신의 안위와 이익이라는 원칙 말이다.
당연히 사회 내에서 소피스트들은 지탄의 대상이었다. 정치가들은 소피스트들의 교육, 자신의 이익을 위한 교육에 대해 비판했다. 그러나 그들 스스로가 소피스트들로부터 배운 혹은 적어도 소피스트들과 같은 계열의 웅변술로 자신과 자신이 속한 계급의 이익을 대변하는 자들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교육의 경향은 시에, 특히 호메로스의 서사시들에 기초한 것이었다. 뭉뚱그려 말해서, 그 사회 자체가 하나의 소피스트적 교육의 장이었고, 바로 그 안에 소크라테스라는 인물이 나타난 것이다. 델피의 신전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신탁을 받았던 사람, 그러나 이러한 소피스트적 교육의 장에서 통용되는 말에는 전혀 익숙하지 않았던 사람, 일종의 외국인으로서의 소크라테스가 말이다. 철학은 이런 방식으로, 자기의 이익을 위하는 자들과의 대결을 통해 탄생했다.
그렇다면 경제학의 경우에는 어떨까? 이 세속 철학자들을 만들어 내고 있는 일견 철학으로부터 너무나 멀리 떨어져 버린 듯 보이는 학문은? 이 <모피아>라는 책을 통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질문이다. 이 경제학자 대 경제학자의 대결을 그린, 모든 사람들과 국가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는 경제학자와 자신의 그리고 자신을 둘러싼 소수의 무리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경제학자 간의 투쟁을 그린 허구 속에서 끌어낼 수 있는 질문. 왜 이런 질문을 해야 하는가? 오늘날에도 경제학적 수치와 이론들로 무장하고 곡학아세(曲學阿世) 하는 무리들이 넘쳐나고 있고*, 그 뒤에는 이들의 궤변적 변설로 엄청난 이익을 보는 몇몇 소수의 사람들(재벌과 이들에게 기생하는 정치권)이 여전히 있기 때문이다. 이 소설이 비록 좀 지나치게 대결구도를 끌고 간 면이 없지는 않으나, 오히려 그런 방식으로 선명하게 드러내는 지점이 있다는 말이다.
[* 예를 들어, 레이거노믹스를 이론적으로 뒷받침 했던 데마고그들의 공급측면 경제(Supply side economics). 부시 정권 역시 이 경제 이론에 기반하여 감세 정책을 펼쳤다. 그리고 거의 수명을 다한 현 정권과 그 정권과 공생했으나 그 수명이 다한 지금은 그 정권을 교체하겠다는 궤변을 풀어내고 있는 여당 대선 후보의 '줄푸세(세금을 줄이고, 규제를 풀고, 법질서를 세운다)'라는 슬로건을 기반하고 있는 이론이기도 하다. 쉽게 말하자면, 세금을 줄이면 대기업 및 재벌에게 투자 여유분이 생겨서 투자를 많이 하게 되고, 이로 인해 세수와 일자리가 더 많이 생긴다는 이야기인데, 일견 타당해 보이지만 미국에서 부시 정권 8년, 그리고 우리 나라에서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거짓말이었다는 것이 증명된 궤변일 뿐이다.]
4. 정치와 경제의 관계
기실 별 생각 없이 정치와 경제라는 주제를 보게 되면 둘을 연관시켜 생각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경제학자들은 모두의 이익을 혹은 효용을 생각할 것인지 아니면 몇몇의 이익을 위해 그리고 그들로부터 얻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복무할 것인지라는 문제를 중심으로 둘로 갈리게 된다. 그리고 이와 관련하여 경제학자들이 국가의 경제정책을 운영하는데 있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게 된다.
특히 수출 지향적 경제 정책으로 일관했던 대한민국 사회에서, 그 정책을 담당했던 당사자들의 지향점은 분명했다. 바로 수출 대기업들과 재벌이라 불리는 자들, 그리고 이들과 함께 경기부양이라는 미명 하에 대규모 토건 사업을 담당했던 토건족 및 건설 관련 관료들의 이익이라는 지향점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앞에서 경제학에 대해 물었던 질문 이외에 하나의 추가적인 질문을 해야 한다. 현행적인 경제 운영 방식으로부터 듣게 되는, 모두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탐욕을 부추기는 궤변을 그대로 따라갈 것인가, 아니면 이를 전환하여 다른 방향으로 - 물론 그 길은 여렵고 힘든 것인데, 지금까지 가 본적이 없는 길이기 때문이다 - 가기 위한 선택을 할 것인가?
그레이터 풀(더 큰 바보, greater fool)이라는 말이 있다. 금융 경제 쪽에서 쓰는 말인 이 말은 유가증권 시장에서 비싸게 사서(buy long) 싸게 파는(sell short), 다시 말해 손해보는 거래를 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시장에서 모두의 지향점은 바로 이 그레이터 풀이 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이 용어의 용법을 한정된 영역에 가두지 말고, 밖으로 열게 되면 다른 방식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자신의 더 큰 이익을 위해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은 손해를 보더라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이익을 공유하는 방향을 취하는 것, 그것이 바로 그레이터 풀이라는 말을 듣게 될 사람들이 할 일이다. 그리고 그것은 단지 조금만 마음을 바꾸면 언제든 자신의 안위와 이익을 취할 수 있는 경제학자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지금 투표권을 들고 있는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대중적 금융 판타지를 통해 궁극적으로 물어야 할 질문은 바로 그런 것이다. 당신은 스스로의 탐욕을 이길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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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llyman 2012-12-13 공감(2)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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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은 시장으로 넘어갔다
나는 우석훈 선생을 경제학자로만 알고 있었다. 작년부터 듣기 시작한 팟캐스트 방송에서 어렵게 들리던 여러 가지 경제 이야기들을 나 같은 대중이 알기 쉽게 풀어주는 그의 입담이 좋아서 예의 방송을 즐겨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소설을 펴냈단다. 오, 놀랍군! 경제학자가 쓴 소설이라니. 책을 읽을수록 픽션과 논픽션이 중첩된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이야기에 흠뻑 빠져 버렸다. + 더보기
레삭매냐 2012-12-24 공감(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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