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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April 21, 2024

[반하라 칼럼]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과 택배 쇼핑 < 여성신문 2021

[반하라 칼럼]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과 택배 쇼핑 < 오피니언 < 기사본문 - 여성신문

[반하라 칼럼]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과 택배 쇼핑
반하라 인류학자·작가입력 2021.01.12 

영화 ‘여인들의 행복’(Au bonheur des dames)과 ‘미안해요 리키(Sorry We Missed You) 포스터.





‘유용한 일을 하려했는데 고통과 폐허만 남겼소. 이제 그만하겠소.’ ‘아니에요, 당신은 진보에 충실했던 거에요. 책임은 진보에 있었어요. (일을 그만두는 대신에) 자부심을 갖고 앞으로 나가야 해요. 비참함과 폐허는 다 과거의 일이 되고 꿈은 이뤄질 거예요. ’

프랑스 감독 ‘줄리앙 뒤비비에’가 만든 무성영화, ‘여인들의 행복’(Au bonheur des dames, 1930)의 마지막 장면이다.
첫 대사는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사장인 ‘옥타브 무레’의 후회와 반성을 보여준다. 그를 죄책감에서 해방해주면서 꿈을 고무시키는 상대는 같은 백화점의 모델사원인 ‘드니즈 보뒤’다. 이들은 백화점 확장을 둘러싼 갈등과 비극을 겪지만 모든 것을 잊고 사랑을 택한다. 문화사적 영상기록도 풍부한 뒤비비에 감독의 영화는 ‘에밀 졸라’의 소설인 ‘여인들의 행복’(1883)을 토대로 각색되었는데 졸라의 소설은 19세기 세계 최초의 대형 백화점인 파리의 ‘봉 마르쉐’ 백화점을 모델로 삼았다고 한다. 졸라는 ‘소비의 신전’과 같이 등장한 백화점을 진보와 미래로 가는 사회현상으로 가설하는 연구자와 같이 수개월에 걸친 백화점들 현지조사를 통해서 소설을 구성했다.

주인공인 무레 사장의 야심은 최고의 백화점이 되기위한 확장에 있다. 그는 반짝이는 광고전략과 정가제와 할인, 경품, 반품등 새롭고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개인상점들을 잠식해나가는 냉혹한 기업가다. 영화에서 무레사장은 백화점 확장에 걸림돌이 되는 드니즈 삼촌의 상점도 고사시킨다. 고통받던 삼촌은 딸마저 잃고 마차사고로 중상을 입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니즈는 무레사장을 용서하면서 그의 ‘꿈’(최대의 확장성장)을 독려한다. 졸라는 산업기술 자본주의 성장이 야기하는 파괴와 위협받는 삶을 그리면서도 드니즈를 통해 ‘젠틀’한 제스처를 보이는 기업자본가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소설의 시점과 달리 뒤비비에의 영화는 1930년의 파리가 배경이다. 영화는 백화점 건물 내부의 구조와 상품의 전시뿐 아니라 상품판매대 전경과 저공 비행기에서 뿌리는 광고전단과 카드섹션 광고등, 찬란한 불빛으로 장식된 외양, 수많은 백화점 직원들이 함께 식사하는 사내식당까지 백화점 안팍 곳곳의 모습을 기록영상같이 담고 있다. ‘에펠탑’ 다음으로 파리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는 ‘갈레리 라파예트 백화점’에서 영화를 찍었는데 1912년 세워진 백화점의 거대한 둥근 천장(쿠폴)은 로마의 판테온 신전을 떠오르게 한다. 아르누보 스타일로 장식된 내부의 우아하면서도 웅장한 화려함은 ‘소비신전’의 영광을 보여주고 영혼을 훔치는 광고는 ‘신전’으로 유인된 시민들을 소비주의 성전에 참배하는 신도로 만든다. 여인들의 행복백화점은 자본주의 기술성장이 탄생시킨 욕망의 성소이며 여성들의 소비주의 실천은 당시의 ‘남성적인’ 증권시장 거래와 함께 자본주의 성장의 막대한 동력이 되었다.

에밀 졸라는 기념비적인 백화점의 성장엔 고통받는 많은 여성들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수습직원들은 임금 없이 12시간 노동을 하면서도 판매수당도 못받았다. 지방에서 온 여성직원들은 백화점 꼭대기층의 열악한 기숙사에 살면서 밤까지 이중노동을 해도 생활이 어려웠다. 여성들의 절박함을 노린 성적 유혹은 만연했고 적지않은 여성들이 ‘스폰서’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는 것도 졸라는 알았다. 그는 소설 주인공인 드니즈가 그런 유혹을 물리치느라 고투하는 것을 잘 보여준다. 졸라는 개인파산자들과 여성들의 고통에도 불구하고 자본가의 기업적 야심은 기술진보와 포개진 것이고 기술진보의 방향을 회의하지 않는다.

미국 감독인 ‘노라 에프론’은 인터넷 로맨스영화, ‘유브 갓 메일(You've got mail, 1998)’을 통해 자본의 포식을 더 달콤하게 포장한다. 옆에 들어선 대규모 기업서점 때문에 대를 이어온 아동서점이 위협 받게된다. 앙숙관계일 수 밖에 없는 두 서점 주인들인 남녀 주인공은 오프라인과는 달리 온라인에선 상대가 누구인지 모르고 쳇팅을 나누면서 연정이 싹트는 관계로 나온다. 졸라소설의 드니즈와 같이 아동책방 여성도 포식자인 자본가 남성을 욕망하고 그를 끌어안게 된다. 폐점해서 실업자가 된 여성은 아동책 저자로 거듭나서 자본가 남성에 어울리는 ‘성공’한 위상으로 오프라인에서도 행복한 커플이 된다는 해피엔딩이다. 100년이 넘어도 포식자 자본가를 욕망하는 대상으로 정당화해주는 로맨스가 반복된다.

이태리의 문인이고 영화감독인 ‘파올로 파솔리니’는 마지막 인터뷰(1975)에서 ‘소비주의’는 가장 강력한 혁명이었고 ‘더 나쁜 형태의 파시즘’이라고 했다. 전통적 파시즘은 이태리를 전체주의화하지 못했지만 소비주의 파시즘은 ‘카톨릭’도 ‘막시스트’도 모두 전체화시켜서 더 나쁜 형태의 파시즘라는 것이다. 노라 에프론 감독의 영화가 나올 당시, 미국에선 전국 체인의 대형서점이 확장하면서 독립책방들을 거의 초토화시키고 있었다. 그러나 ‘보더스’같은 대표적 대형 체인서점도 2011년 아마존 등의 온라인 도서매매 기업에 손들고 파산했다. 자본주의 기술성장은 과거에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을 탄생시켰듯이 온라인으로 소비공간을 확장시켜가고 있다. 플랫폼 자본주의 시대의 인공지능은 맟춤욕망을 알려주고 상품구매에서 배달까지 축시법과 축지법을 쓰듯 현란힌 속도의 소비주의 시대를 열고있다. 그 ‘편리한’디지탈 소비주의 시대에 들어서 필수노동자들의 삶이 파탄나고 있다. 택배를 받아줄 사람이 없어서 헛탕을 치고 가면서 ‘미안해요 리키(Sorry We Missed You , 2019)라고 쓴 문구가 제목인 ‘켄 로치’ 감독의 영화는 플렛폼 자본주의 기술의 ‘야만’이 ‘프리랜서 노동자’를 어떻게 파탄낼 수 있는지 경고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서 택배량이 30% 증가했다는 2020년, 크리스마스 날까지 16명의 택배노동자들이 과로로 사망했다. 기술진보와 경제성장이 편리하고 괜찮은 미래를 도래시키리란, 바랐던 낙관은 빗나갔다. 기술진보와 성장에 대한 믿음은 기후위기를 불렀고 생태계를 파괴하고 주체적 노동자들의 실존을 흔들고 필수노동자들을 격한고통으로 몰아가고 있다. 파솔리니 감독이 ‘디지탈 소비주의 파시즘’을 상상할 수 있었을까 ?

키워드#에밀졸라#켄로치#파솔리니
반하라 인류학자·작가 press@womennews.co.kr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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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에 저당 잡힌 집단 멘탈_ <여인들의 행복백화점> by 에밀 졸라
https://gokal1222.tistory.com/entry/욕망에-저당-잡힌-집단-멘탈-여인들의-행복백화점-by-에밀-졸라 2/4

생산적 잉여니스트 2013. 1. 1. 20:32

세계 최초의 백화점으로 기록된 '봉 마르쉐'를 모델로, 상업 문화가 본격적으로 태동하던 19세기 프랑스 사회상을 날카롭게 포착한 소설이다. 에밀 졸라의
저작 중에서 상대적으로 밝고 가벼운 작품으로 평가된다.


졸라는 개인의 욕망이 무한대로 조장되는 사회 및 가치가 상실된 채 철저히 경제 논리에 입각하여 작동하는 냉엄한 소비 매커니즘을 천착한다. 작가는 문제의식에서 발로한 사유의 뼈대 위에 로맨스를 양념처럼 입혀 가벼우면서 무겁지 않은 균형적 내밀성을 완성시켰다. 주인공 무레와 드니즈 간의 러브라인만 보자면 삼류 로맨스 소설의 전형으로 보아도 무리가 아니다. 그러나 백화점이란 공간으로 구체화된 사회적 변혁기를 적나라하게 폭로하며 새로운 형태
의 소비 패턴이 욕망 창출로 이어지는 매커니즘을 소설의 형식을 빌려 밀도있게 그려냈다. 이러한 작가의 비평적 사유와 치밀한 구성력은 현실성이 결여된 주요 인물들의 맹점을 충분히 상쇄시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전으로 치부하기에는 약간 모자라다는 미진함을 지울 수 없다. 높은 호응도에 힘입어 세계문학의 호조세가 지속되면서 세계문학 시
장이 더없는 활기를 띠고 있다. 하여 출판사들이 저마다 차별화된 고전 목록을 선보이며 호조 물결에 합류하는 가운데 기존에 소개되지 않았던 작품들이
새로이 고전의 범주에 편입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이 작품 역시 그런 일례다. 사실 고전이란 딱지가 붙으면 아무리 개인적으로 함량 미달로 여겨
지는 작품이라 판단되어도 무비판적으로 숭상해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을 종용받는다. 식견 낮은 내가 감히 고전을 고전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겠냐는 자조
적 논리에 흡수된다. 그렇다면 과연 고전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가 바로서야 하는데 아직 내 수준의 문학 내공으로는 요령부득이다(그러고보면 세계문학
이 어느새인가 고전에 대치되는 개념으로 고착화된 것도 이상하다).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이 급속도의 성장세로 주변 일대를 집어삼켜 버리는 혁명의 바람 속에서 골목 상권들은 속절없이 굴종할 수밖에 없는 운명을 맞는
다. 거대 자본에 잠식됨으로써 속출한 골목 상권 붕괴는 한 세기가 훌쩍 지난 지금 우리 사회에도 여전히 유효한 과제다. 세기를 넘어 동일한 문제가 미결
로 남아 있음이 진한 씁쓸함을 안긴다. 현 시대를 지배하는 대부분의 상업 논리가 이미 19세기에 완성되었다고 하니 19세기를 살았던 이들의 천재성을 감
탄해야 하는지, 시대를 초월한 불변의 상업 논리를 예찬해야 하는 것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페미니즘 시각에서는 다소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 작품의 키워드는 단연 욕망이다. 그중에서도 충족되지 않는 물욕의 굴레가 어떻게 인간의 삶을 소
진시키는지 현실밀착형 인간 군상들을 통해 묘사한다. 분명 욕망이라는 심리 기제가 여성의 전유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물질을 집요하게 갈구하는 욕망의 주체를 여성에만 한정 짓고 있다. 작품 속 남성 인물들은 주로 물욕이 아닌 다른 양상의 욕망에 굴복하는 노예로 그려질 뿐이다. 소비 사회가 여성의 허영심과 탐욕에 기초한다는 작가의 남성주의적 시각이 기저에 깔려 있다.
내가 기대했던 바와는 판이하게 다른 분위기의 소설이었다. 이 양반 글이 굉장히 음울하면서도 기묘한 맛이 있다고 들었는데 이 작품은 묵직한 로맨스 소설 같다는 느낌뿐, 기대해 마지않았던 졸라스러움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목로주점>에서 졸라 특유의 색깔이 극명히 드러난다고 하니 일단 <목로주점>을 읽어볼 때까지 졸라에 대한 가치 판단은 보류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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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bels: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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