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리커버 에디션)
에밀 졸라 (지은이),박명숙 (옮긴이)시공사2018-01-31
원제 : Au Bonheur des Dames (188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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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
22,000원
Sales Point : 1,201
9.8 100자평(1)리뷰(12)
776쪽
책소개
에밀 졸라 일생의 역작 '루공-마카르' 총서의 열한 번째 작품. 그간 19세기 유럽 사회사나 풍속사 등을 다룬 각종 책에서 언급되어온 작품으로, 졸라의 작품 중에서도 여러 가지 면에서 '유일함'을 지닌 소설이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세계 문학 사상 아마도 유일무이하게, 백화점이 배경의 역할에 머무르는 것을 뛰어넘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실질적인 주인공으로 기능하는 소설이다.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은 당시 <목로주점>과 <나나> 등의 성공으로 이미 대가의 반열에 올라 있던 졸라가 처음으로 '사회의 진보'라는 문제에 관해 적극적인 관심을 드러내며, 자본주의의 메커니즘을 소설의 가장 강력한 장치로 활용한 작품이다. 그의 소설들 중 유일하게 해피엔딩으로 끝맺을 뿐 아니라, 삶과 행위의 기쁨을 그리고자 하는 작가의 적극적인 의지가 반영된 작품이기도 하다.
발로뉴 출신의 스무 살 처녀 드니즈 보뒤는 어머니에 이어 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나자 힘겨운 생활 때문에 두 남동생들을 데리고 큰아버지를 찾아 파리로 무작정 상경한다. 직물 전문점을 하고 있는 큰아버지는 가게 맞은편에 백화점이 생긴 이후 장사가 잘 되지 않아 조카들을 맡아줄 수 없다.
당장의 생계를 위해 일을 해야 하는 드니즈는 맞은편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여성 기성복 매장에서 직원을 구한다는 소리를 듣고, 그곳에 지원해 수습 직원으로 일을 시작하고, 고된 노동과 매장 직원들의 따돌림에도 꿋꿋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한편 정력과 야망이 넘치는 백화점의 사장 옥타브 무레는 그녀의 알 수 없는 매력에 조금씩 끌리기 시작하는데….
목차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제6장
제7장
제8장
제9장
제10장
제11장
제12장
제13장
제14장
해설 여인들의 욕망과 판타지가 넘실대는 곳에서 꽃핀 동화 같은 사랑
에밀 졸라 연보
부록
책속에서
P. 71~72“이걸 5프랑 60상팀에 팔면 밑지고 파는 것과 마찬가집니다. 엄청난 여타 비용들은 전혀 포함되지 않은 거니까요. ……다른 데서는 모두 7프랑을 받고 있고요.”
그러자 무레는 벌컥 화를 내더니 손바닥으로 예의 실크를 두드리면서 신경질적으로 소리쳤다.
“그건 나도 잘 알고 있네, 그래서 우리 고객들한테 선물을 하려는 ... 더보기
P. 707그가 창조해낸 것들은 새로운 종교를 일으켰다. 그의 백화점은 흔들리는 믿음으로 인해 신도들이 점차 빠져나간 교회 대신, 비어 있는 그들의 영혼 속으로 파고들었다. 여인들은 공허한 시간을 채우기 위해 그의 백화점을 찾았다. 그리하여 예전에는 예배당에서 보냈던 불안하고 두려운 시간들을 그곳에서 죽여나갔다. 백화점은 불안정한 열정의 유... 더보기
P. 49그녀는 자신의 전통 엘뵈프‘가 당하는 모욕과 함께 조금씩 죽어가고 있었다. 그녀가 아직 살아 있는 것은, 그녀의 가게와 마찬가지로 그동안 축적돼온 힘으로 버티고 있는 것뿐이었다. 하지만가게의 파국은 곧 그녀 자신의 죽음을 뜻하는 것이며, ‘전통 엘뵈프‘가 문을 닫게 되는 날에는 그녀도 그와 함께 생을 마치게될 것임을 잘 알고 있었... 더보기
- 미미
P. 49다시금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보뒤는 밀랍을 입힌 식탁보위에서 손가락 끝으로 퇴각의 곡조를 두드리고 있었다. 그는또다시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 보인 것에 나른한 피로감과 더불어 후회마저 느끼고 있었다. 무겁게 가라앉은 분위기가 짓누르는 가운데 그들 모두는 허공을 응시하면서 자신들의 씁쓸한 인생 역정을 되돌아보았다. - 미미
P. 59무레는 온갖 종류의 무모함과 경솔함, 부주의로 인한 실수 그리고 여자들과의 우려할 만한 스캔들로 얼룩진 인물이었다. 하지만 부르동클은 열정적인 프로방스 출신의 동료처럼 반짝이는 천재성과 대담함, 사람들을 압도하는 매력을 갖추지 못했다. -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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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글
이 책은 소설이 아니다. 14장으로 이루어진, 새로운 상업을 노래하는 열네 편의 노래이다!
- 폴 알렉시스
전체와 디테일의 조화와 짜임새 있는 구성, 개연성 있는 상황들, 사실적인 캐릭터, 간결하고도 함축적인 문체. 이 소설에는 걸작이라고 칭송받는 작품에서 발견되는 특성들이 모두 모여 있다.
- 앙리 바우어
영롱하게 빛나는 천들과 욕망을 안으로 감추며 미소 짓는 여인들,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직원들, 현대적 행위로 가득 찬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에는 차분하면서도 가르침으로 가득한 철학이 곳곳에 스며 있다.
- 알베르 르루아
줄거리
스무 살 처녀 드니즈는 부모님이 세상을 떠나자 남동생들을 데리고 큰아버지를 찾아 파리로 상경한다. 직물 전문점을 하고 있는 큰아버지는 가게 맞은편에 백화점이 생긴 이후 장사가 잘 되지 않아 조카들을 맡아줄 수가 없고, 마침 드니즈는 백화점의 여성 기성복 매장에서 직원을 구한다는 소식을 듣는다. 화려한 천들 속에 탐욕을 감춘 우아한 여인들과 자본주의의 메커니즘 안에서 하루하루를 버티는 직원들이 공존하는 백화점에서 드니즈는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개척해나간다. 한편 정력과 야망이 넘치는 백화점 사장 무레는 순수하고 야성적인 드니즈의 매력에 끌리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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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에밀 졸라 (Emile Edouard Charles Antoine Zola) (지은이)
저자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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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0년 프랑스 파리에서 이탈리아인 아버지와 프랑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토목기사인 아버지의 사업 관계로 3살부터 18살까지 유소년기를 남프랑스의 엑상프로방스에서 보냈다. 1858년 파리로 올라와 생루이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이듬해 대학입학자격시험에 실패한 후 시인을 꿈꾸며 뒷골목을 전전했다. 1862년부터 출판사에 근무하면서 첫 단편집 《니농에게 주는 이야기》를 출간해 소설가로서의 역량을 인정받았고, 1866년에는 출판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졸라 문학의 정수라고 불리는 《루공마카르》 총서는 187... 더보기
최근작 : <[큰글자책] 연극에서 자연주의>,<연극에서 자연주의>,<실험소설 외> … 총 4565종 (모두보기)
박명숙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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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불어교육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보르도 제3대학에서 언어학 학사와 석사학위를,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프랑스 고전주의 문학을 공부하고 ‘몰리에르’ 연구로 불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와 배재대학교에서 강의했으며, 현재 출판기획자와 불어와 영어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버지니아 울프의 『여성과 글쓰기』,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소로의 문장들』, 제인 오스틴의 『제인 오스틴의 문장들』, 에밀 졸라의 『목로주점』 『제르미날』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전진하는 진실』, 오스카 와일드의 『심연으로부터』 『오스카리아... 더보기
최근작 : <나는 내가 만났던 모든 것의 일부다>,<나는 당신이 약해지기를 바란다, 내가 약한 만큼> … 총 69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백화점이 탄생한 순간
여인들의 욕망도 탄생했다
세계 최초의 백화점 ‘봉 마르셰’를 모델로, 19세기 자본주의 메커니즘을
완벽하게 재현한 에밀 졸라식 자연주의 소설의 숨은 걸작!
군인과 성직자 같은 겁쟁이, 위선자, 아첨꾼들은 매년 100만 명씩 태어나지만
에밀 졸라 같은 인물이 태어나기까지는 5세기가 걸린다.”
-마크 트웨인
백화점의 발전상에 따른 사회적 명암과 이를 둘러싼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모습을 그려낸 기념비적 소설
에밀 졸라 일생의 역작 ‘루공-마카르’ 총서의 열한 번째 작품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이 2018년 리커버 에디션으로 새로이 출간되었다. 국내 초역으로 선보인 이후 꾸준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이 기존의 두 권에서 합본으로, 무선 제본에서 고급 양장본으로 탈바꿈하여 작가와 작품의 명성에 걸맞은 소장판으로 재탄생했다.
그간 19세기 유럽 사회사나 풍속사 등을 다룬 각종 책에서 언급되어온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은 졸라의 작품 중에서도 여러 가지 면에서 ‘유일함’을 지닌 소설이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세계 문학 사상 아마도 유일무이하게, 백화점이 배경의 역할에 머무르는 것을 뛰어넘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실질적인 주인공으로 기능하는 소설이다.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은 당시 《목로주점(L'Assommoir)》(1877)과 《나나(Nana)》(1880) 등의 성공으로 이미 대가의 반열에 올라 있던 졸라가 처음으로 ‘사회의 진보’라는 문제에 관해 적극적인 관심을 드러내며, 자본주의의 메커니즘을 소설의 가장 강력한 장치로 활용한 작품이다. 그리고 그의 소설들 중 유일하게 해피엔딩으로 끝맺을 뿐 아니라, 삶과 행위의 기쁨을 그리고자 하는 작가의 적극적인 의지가 반영된 작품이기도 하다. 이는 졸라가 주창한 자연주의 소설의 경향이나 그의 작품 전반에 스며 있는 삶의 비참함과 빈곤, 우울함 등과는 궤를 달리하는 것이다.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은 또한 졸라의 작품 중 가장 시의성이 강한 소설이기도 하다. 고전이라고 일컫는 대부분의 작품들이 인간의 본질을 이야기하고 있음을 새삼 들먹이지 않더라도,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누구나 이 소설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바로 오늘의 우리들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소설의 배경(1864~1869년)이 아닌 출간연도(1883년)를 기준으로 보더라도, 130여 년 전의 파리에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은 ‘현대적’ 백화점이 존재했다는 점과, 그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 인간 군상의 모습들이 지금과 거의 다르지 않다는 점은 그 사실만으로도 독자들에게 신선한 놀라움을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방대한 자료와 치밀한 현장 답사를 토대로 탄생한 제2의 주인공 ‘백화점’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제2의 주인공이라고 할 만한 소설 속의 백화점 ‘오 보뇌르 데 담’(‘여인들의 행복 속에서’라는 뜻)이다. 누구보다도 자신이 살아가는 시대의 삶과 그 혁신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던 작가 졸라는 19세기 중반 무렵부터 하나둘씩 생겨나기 시작한 백화점에서 당시의 상업과 소비문화는 물론 라이프스타일까지 바꿔놓을 수 있는 요소들을 발견하고는 예의 주시했다. 그리하여 백화점을 배경으로 한, 전무후무한 장편소설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루공-마카르 총서의 《목로주점》, 《제르미날(Germinal)》(1885), 《인간 짐승(La B?te Humaine)》(1890) 등에서 각각 파리 변두리 노동자들, 프랑스 북부 탄광촌 노동자들, 초창기 철도 노동자들의 삶을 생생하게 그린 바 있는 졸라는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집필을 앞두고는 그의 부인이 단골로 다니는 ‘봉 마르셰’나 ‘루브르’ 그리고 ‘플라스 클리시’ 백화점에서 한 달 내내 하루에 대여섯 시간씩 머무르며 자료를 수집했다. 그렇게 작가 노트에 모인 자료는 무려 384쪽에 달했으며, 그 정보들은 고스란히 대작가 졸라의 손을 거쳐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이라는 값지고 흥미로운 소설로 탄생되었다. 본서에서도 말미에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과 관련된 컬러 자료들을 실어 더욱 풍부한 독서가 되도록 했다.
“여자들의 마음을 얻을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럴 수만 있다면 세상을 팔아치울 수도 있다니까요!“
‘소비의 신전’, ‘현대 상업의 대성당’, 졸라의 백화점이 보여주는 마케팅 기법의 원형
정가제, 바겐세일, 미끼 상품, 반품 제도, 카탈로그 통신판매, 직원 성과급제, 고객 음료 서비스, 신문 광고, 포스터 광고, 비수기 전략인 백색 대전시회, 아동 마케팅, 경품 증정……. 오늘날 우리가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백화점의 전략들은 실제로 봉 마르셰 백화점의 창업자인 아리스티드 부시코가 처음 도입한 것들로서 봉 마르셰를 모델로 한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에서 자세히 묘사된다. 빅토리아 시크릿, 코카콜라, 맥도널드, 도미노 피자, 니만 마커스, 이케아, 반스&노블, 페덱스, 월마트, 프라다 등 유명 기업들의 마케팅 기법의 원형이 이 소설 안에 모두 담겨 있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뿐만 아니라 졸라는 계절과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백화점 안팎의 모습, 백화점의 혁신적인 건축양식과 실내장식, 매장들의 분위기와 판매원들 간의 관계, 다양한 쇼핑객들의 모습과 고객과 판매원과의 관계 등도 상세히 묘사했다. 소설의 이런 다큐멘터리적인 면모로 인해 독자들은 19세기 파리로 시간 여행을 떠난 것처럼 그 시대 사람들의 삶을 생생하게 그려볼 수 있다.
거대 자본과 소상인의 갈등, 노동 문제, 쇼핑 중독으로 인한 가정과 사회의 문제 등
지금 우리 사회를 비추는 거울과도 같은 소설
졸라는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에서 백화점의 눈부신 발전상만을 그리지 않았다. 드레퓌스 사건에서도 알 수 있듯, 진보 지식인으로서 그는 백화점이라는 ‘화려함’ 뒤의 그늘에도 공평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무슈 보뒤, 부라 영감 등으로 대표되는 백화점 주변 영세 상인들의 몰락은, 대형 마트가 들어선 이후 동네 상권이 붕괴하고 있는 2018년 우리 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하다. 그들을 보듬고 감싸는 것은 이상적인 여성으로 그려지는 여주인공 드니즈다. 수습 직원에서 사장의 파트너로서 백화점 여주인의 위치에까지 오르는 그녀는 백화점 편에 서 있지만 백화점의 이익만을 대변하지는 않는다. 그녀는 또한 백화점 근로자들의 지위 향상이나 노동 환경의 개선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이런 점들 덕분에 이 소설은 현재 우리에게 단순한 문학적 고전을 넘어 더욱 큰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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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7년 대지가 출간되었을 때,존속살해,형제살해,근친상간,성폭력,청소년과 어린 자녀 학대 등 약자를 대상으로 한 온갖 잔혹한 폭력이 난무하는 재앙의 세상과, 감히 글로 표현해선 안 될 금기였던 죽음과 살인,출산의 장면 등은 당대 독자들에게 크나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p.655 해설 이 설명대로다. 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다. 그래도 마음을 다잡고 설... 더보기
미미 2021-12-02 공감 (56) 댓글 (66)
에밀졸라의 루공 마카르 총서 중에서 유일하게 해피엔딩인 작품이다. 지금의 백화점과 크게 다르지 않은 130년 전 파리의 화려한 백화점 모습을 디테일하게 펼쳐놓았다. 백화점은 여성들을 위한 소비무대다. 대부분의 그 안을 채우는 물건들이 남성들보다는 여성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으며 판매 상품 뿐 아니라 그 외의 눈부신 내부 장식들도 여성들의 허영심을 자극한다. ... 더보기
미미 2021-11-22 공감 (60) 댓글 (57)
북플 친구분 중 한 분이 < 사랑을 그대 품안에 1994>의 프랑스판이라고 하셨는데 완전 딱 맞는 표현이다. 우리나라 주말드라마라고 해도 손색없는 내용, 우리에게 상큼발랄에 무한긍정의 가난하지만 꾸미면 예쁜 캔디형 여주인공이 있다면, < 행복한 여인들의 백화점> 엔 동생들에 헌신하고 인고하며 옛스런 가치관을 고집하는 성녀와 같은 아름다운 드니즈... 더보기
mini74 2021-11-06 공감 (50) 댓글 (21)
평점 분포

9.8
소설인데 밑줄 그어가며 읽고 있다. 그리고 또하나 물경 150년 전 프랑스 파리의 백화점 홍보와 디스플레이 그리고 공격적인 확장에 대한 내용이 주류인데 어쩜 21세기 한국의 아줌마로 읽고 있어도 낯설지 않은건지. 자본주의 핵심인 소비 조장은 150년 동안 변함이 없다. 방법과 도구만 바뀌었을뿐

따뜻한시선 2019-12-16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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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 에밀 졸라
이 책의 제목을 처음 들었던 게 타 인터넷 서점 서평단으로 활동했을 때이다. 문학 분야의 서평단에게 주었던 세계문학 엽서가 있었는데, 책갈피로 사용하던 중 아름다운 여성이 있는 책의 표지를 보고 언젠가는 이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물론 이 작품이 에밀 졸라의 책이라는 것도 머릿속에 각인시켰고. 그러다 리커버 특별판을 알게 되었고, 이처럼 읽을 수 있게 되었다. 두 권을 합본해 두께가 상당하지만 흥미진진한 스토리 때문에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제목이 다른 것도 아닌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이지 않는가.
세일 할 때의 백화점을 가본 적이 있는가. 지하의 식당 매장에서부터 1층의 화장품이나 명품 매장 등 아주 넓은 공간인데도 발디딜 틈새가 없다. 모든 사람이 백화점으로 몰려왔나 싶을 정도로 사람들에게 치이고, 커피라도 한 잔 마실라치면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향수나 립스틱이라도 고르려면 판매직원이 나에게 오는 시간 또한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여자들은 물건에 집착한다. 쇼핑이라는 병에 중독되면 가산을 탕진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이혼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쇼핑은 습관이다. 습관처럼 구매하다보면 그 욕망을 자제할 수가 없다. 백화점을 비롯해 쇼핑몰은 우리의 소비의 욕망을 부추기고 사람들은 욕망에 굴복하고 만다. 소설 속 여자들의 소비 행태는 우리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100여년 전의 소설임에도 현재와 같다는 것이다. 백화점에 가서 예쁜 물건을 보고 그 욕망을 이기지 못해 한두 개 사서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핸드백에서 조용히 꺼내 들추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자기가 구매한 제품을 자랑하고 싶어 어쩔줄을 모르는 것이다. 다시는 사지 않겠다고 마음 먹어도 막상 물건이 있는 장소에 가면 그 유혹을 견디기 힘들다.
특히 마르티 부인의 행동이 안타까우면서도 마치 우리를 보는 듯 했다. 남편의 수입은 한정되어 있다. 하지만 자꾸만 물건을 사들이는 그녀 때문에 남편은 가욋돈을 벌어야 하는 처지다. 실크 스카프를 만지는 그녀의 탄식, 그 물건을 부러움에 쳐다보는 다른 여인들의 탄식어린 눈빛들. 백화점은 여성들의 마음을 훔치는 곳이었다. 여성의 마음을 빼앗기 위해 화려한 쇼윈도로 여성을 현혹시키고, 바겐세일의 덫으로 유혹했다. 여성들이 굴복할 수 밖에 없는 새로운 욕망을 자꾸 주입시켜 거대한 유혹의 덫을 놓았다.
이 모든 이야기가 이 소설 속에 있었다.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거대한 백화점의 장소를 이용해 인간들의 소비 행태를 말하는 한편 거대한 자본 속 인간의 욕망을 자극하는 내용이었다. 에밀 졸라는 시골에서 올라온 드니즈라는 인물을 통해 이 모든 것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드니즈가 동생들과 함께 처음 파리에 도착후 큰아버지의 가게를 찾아 가던중 맞닥뜨린 백화점의 위용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장면은 이 소설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화려한 백화점 건물의 한쪽에 어둡게 자리한 큰아버지의 가게는 사람들의 소비와 욕망이 어디쪽으로 치우쳐 있는지 확연하게 보여준다. 거대한 자본앞에 소상인들은 아무리 발버둥쳐도 그들을 따라잡지 못한다.
거대한 자본이 투자된 백화점은 저렴한 가격으로 사람들을 유혹한 후 더 많은 물건들 속에 빠져 허우적거리게 만든다. 실크 스카프 하나만 사겠다던 여성들은 모자며 장갑들을 사기를 주저하지 않고 실크며 기성복을 사들인다. 여기에는 여성들의 소비를 부추기는 판매원들이 한 몫을 하게 된다. 기본급 외에 판매 수당을 주기 때문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많이 팔려고 하기 때문이다. 출근 순서대로 판매 순서가 정해지지만 제대로 지키기가 힘들 정도다.
무레의 궁극적이고 유일한 야심은 여성을 정복하는 것이었다. 그는 여성이 자신이 이룩한 백화점의 왕국에서 여왕으로 군림할 수 있기를 바랐다. 여성을 위한 신전을 지어 바친 다음, 그곳에서 그녀를 자신의 뜻대로 좌지우지하기 위해서였다. 그것이 그의 전략이었다. 정중하고 세심한 배려로 여성을 취하게 한 다음, 그녀의 욕구를 부추겨 달아오른 욕망을 충족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393페이지)
소설이 그렇듯 에밀 졸라의 주인공 드니즈는 이곳,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에서 성장해 나간다. 시골뜨기에서 백화점 사장 무레의 인정을 받고, 판매직원들의 신임을 얻기까지의 과정이 펼쳐진다. 더군다나 무레의 사랑을 받지만 현명한 여인답게 그의 식사 초대를 거절한다. 그를 사랑하되 하룻밤의 연인으로 머물지 않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물론 소설에서 드니즈와 무레의 사랑의 전개는 아주 미미하다. 여성들이 소비의 욕망에 어떻게 굴복하는지, 거대한 자본의 흐름이 어디로 흐르는지를 주로 보여준다.
드니즈는 백화점의 거대한 상권의 변화, 이것들에 관한 새로운 시대를 예감했다. 백화점 주변 소상인들이 무너지리라는 것을 미리 예감했다는 이야기다. 여성들에게 물건을 파는 행위는 욕망의 본질을 파는 행위와도 같다. 그 사람의 욕망을 자극해 유혹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현대 사회의 거울'로서의 소설이 요구되던 시대, 자신들이 살고 있는 시대를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소설에 심취했던 에밀 졸라. 스무 권으로 이루어진 '루공-마카르' 총서의 열한 번째 작품이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이다. 놀라운 작품이다. 현재 우리가 느끼는 그 모든 것을 담아 100여 년전의 소설이라 믿지 못할 정도였다. 고전문학이 왜 오랫동안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지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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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eze 2018-05-10 공감(24) 댓글(0)
Thanks to
공감
여성들의 개미지옥,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요즘 들어 하루도 빠짐없이 강림하는 지름신이시여, 그대가 어떤 경로로 내게 오는지 에밀 졸라의 소설을 통해 더욱더 생생하게 알게 되었으니 이 어찌 통탄하지 아니할 수 있으리오. 1860년대의 소설, 그것도 그 유명한 에밀 졸라의 소설에서 오늘날의 자본주의 마케팅 기법을 속속들이 알게 될 줄 누가 알았으랴.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은 에밀 졸라가 20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 쓴 총 20여 권의 역작 <루공-마카르 총서>의 11번째 작품이다. 에밀 졸라라고 하면 <목로주점> 정도의 작품만 들어본 적 있는 작가였는데, 그 작품 역시 루공-마카르 총서 중에 한 작품이라고 한다.
현대 소설도 아닌 고전 소설에서 백화점이 이야기의 전면에 등장하다니 읽기 전부터 독특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단지 배경일 뿐만 아니라 백화점이 어떻게 여인들의 마음을 들끓게 하여 미친 듯이 매출을 올리며 성장해갔는지 눈에 보이듯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아, 나는 그동안 이런 상술에 놀아났었던 거구나, 절실히 느끼게 하는 백화점의 판매전략들. 이것은 꼭 백화점 뿐만이 아니라 모든 판매에 적용되는 전문 마케팅 기법이었다. 그 때 프랑스에서는 당시 상황을 실감 나게 담은 소설이 인기 있었다. 에밀 졸라는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의 실제 모델 봉 마르셰 백화점에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며 엄청난 정보를 끌어모아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이 책은 기존 2권으로 분권되어 있던 책을 한 권으로 합본하여 낸 책이기에 총 770페이지가 넘는 완전 벽돌 책이다. 고급스러운 양장과 두께 때문에 읽기 전에는 사실 다 읽을 수나 있을까 겁을 집어먹었지만, 막상 읽기 시작하면 정말 술술 잘 넘어가도록 쉽고 재미나게 쓰여있다. 백화점이 무섭도록 성장하는 과정과 함께 그 앞에 힘없는 스러져가는 소상공인들의 아픔과 괴로움, 백화점 안에서의 다양한 알력 다툼과 쫄깃한 사랑 이야기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고루 버무려져 있어 읽는 내내 흥미롭다.
특히나 읽으면서 내 머리를 띵하게 했던 것은 알고 있으면서도 인정하기 싫었던 사실들을 책 속에서 다시금 깨닫게 되는 것, 예컨대 이런 것들이다.
「게다가 이제 그는 인간의 본성을 세심하게 분석하는 학자처럼, 여성에게 좀 더 높은 차원의 덫을 놓았다. 여성이 값싼 물건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그것이 자신에게 이득이 된다고 스스로를 설득시키면서 필요 없는 상품을 구매한다는 사실을 간파해냈던 것이다. 그리하여 그러한 관찰에 근거해 가격 인하 시스템을 도입했다. 상품을 신속하게 회전시킨다는 원칙을 고수하기 위해, 팔리지 않는 물건들의 가격을 점차 낮추다가 손해를 보고서라도 팔아치우는 쪽을 택했던 것이다. 」<p. 394~395>
「제품 하나당 고작 몇 상팀 정도 손해를 보겠지. 그래. 그런데 그다음을 생각해봤나? 그로 인해 수많은 여자들이 몰려와서는,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우리 제품 앞에서 넋을 잃고 정신없이 지갑을 열게 된다면, 그건 반대로 우리한테 축복이 되는 거라고. 결코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란 말일세. 중요한 건, 친구, 여자들의 욕망에 불을 지펴야 하는 거라고. 그러기 위해서는, 고객들을 유혹하는 미끼 역할을 할 대박 상품이 필요하단 말일세. 」<p. 71~72>
그래, 난 호갱이었다네. 그 미끼상품을 덥석 물고는 이런 물건을 이렇게 싸게 득템하다니 사는 김에 다른 것도 사야겠다며 룰루랄라 즐겁게 잘도 질러댔었지ㅋㅋ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에서 사용된 다양한 마케팅 기법은 실제로 지금까지 전 세계의 모든 회사들이 사용하는 마케팅 기법의 원형이 되었다고 한다. 이쯤 되면 소설이 아니라 재미난 마케팅 도서라고도 할 수 있을 듯. 소설 속 여인들이 유혹에 넘어가는 걸 보면서 어찌나 공감이 되던지 말이다.
아내가 죽으면서 물려받은 막대한 재산으로 백화점을 차린 무레는 그 당시에 누구도 생각지 못한 기상천외한 마케팅 아이디어를 모두 동원해 막대한 부를 쌓는다. 마케팅과 경영의 천재이며 동시에 바람둥이이기까지 한 무레는 수많은 여자들 중 단 한 명, 빼빼 마른 시골 출신 백화점 판매원 '드니즈'의 사랑만은 얻지 못하자 점점 사랑의 열병을 앓게 되는데.. 과연 이 둘의 사랑은 이루어질지?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은 번역도 쉽고 명확해 잘 읽히고, 다양한 인간관계 사이의 미묘한 감정들도 꽤 흥미로우며, 고전소설임에도 불구하고 현대와 거의 다를 것 없는 배경의 이야기들이 펼쳐지기에 누구나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고전 소설이 아닐까 싶다. 더군다나 책꽂이에 꽂아두면 꽤 아름다우니 장식용으로도 손색없으므로 일석이조.
에밀 졸라의 다른 소설에도 용기 내어 도전해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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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림냥 2018-04-12 공감(15)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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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그러니까 여자들의 마음을 얻을 줄 알아야 하는 겁니다."
그는 대담한 웃음을 지어 보이면서 아주 조그만 소리로 덧붙였다.
"그럼 세상을 팔아 치울 수도 있다니까요!"
스무 살 드니즈는 부모님이 세상을 떠나자 두 남동생을 데리고 큰아버지를 찾아 파리로 상경한다. 여자 관계로 항상 사고만 치는 열여섯 장과 이제 겨우 다섯 살인 어린 동생 페페는 드니즈를 부모처럼 의지하는 철없는 동생들이었다. 하지만 이들의 사정을 딱히 여긴 큰아버지가 파리에 오면 방을 내어주겠다고 약속했던 것은 이미 1년 전의 일이었고, 그들은 지금 큰아버지에게 미리 연락도 하지 않고 찾아온 참이었다. 직물 전문점을 하고 있는 큰아버지는 가게 맞은편에 커다란 백화점이 생긴 이후 장사가 어려워 그들을 거두기가 어려운 형편이었다. 그런데 마침 백화점의 여성 기성복 매장에서 사람을 구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그곳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지만 만만치가 않다. 촌스럽고 어리숙해 보이는 드니즈를 매장 직원들은 대놓고 무시했고, 은근한 박해로 인해 제대로 실적을 올릴 수도 없었다. 매장에서 종일 쌓이는 피로는 엄청났고,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언제라도 해고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서 하루하루를 지내야 했다. 동생 장은 틈만 나면 찾아와 돈을 달라고 온갖 사연들을 만들어 앓는 소리를 해댔고, 거기에 페페의 보육료를 내고 나면 그녀는 암흑 같은 빈곤함 갈아입을 옷도, 신발도 없이 버텨야만 했다.
한편 이 거대한 백화점의 젊은 사장 무레는 관리 시스템의 운용에 천재적인 감각을 지닌 인물이었다. 그는 자신의 야망을 완벽하고 안정적으로 충족시키고자 다른 이들의 욕망을 자극하고 부추기는 방향으로 백화점을 운영해나가기를 원했다. 그리하여 엄청난 세일을 기획하고, 백화점의 확장을 위해 주변 소상인들을 돈으로 포섭하는 것을 서슴지 않으면서 주변 상인들에게 공공의 적이 되어 갔다. 그는 다정하고 상냥한 태도로 끊임없이 새로운 사랑을 찾아 다니며 애정을 남발했지만, 그 누구도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았고 여자라는 존재 자체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인물이기도 했다. 그랬던 무레가 조금씩 드니즈에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게 된다. 처음에 그는 한 여자가 파리라는 도시에서 어떻게 성장하고 타락해가는지를 보고자 하는 짓궂은 호기심에서 관심을 가졌으나, 점차 매력적이고, 아름답게 변해가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놀라움과 두려움에 연민이 뒤섞인 것 같은 감정을 느끼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 작품을 모든 것을 가진 백화점 사장이 가난한 여성과 사랑에 빠지게 되는 일종의 '신데렐라 스토리'로 볼 수는 없다.
이 작품 속에서 '백화점'이라는 장소는 이야기의 배경이 아니라 이끌어가는 실질적인 주체이기 때문이다. 세계 최초의 백화점 '봉 마르셰;를 모델로, 19세기 자본주의 메커니즘을 완벽하게 재현했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인 만큼, 그에 걸 맞는 스케일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거대 자본과 소상인의 갈등과 그 속에서 그 메커니즘을 실제로 움직이게 만드는 사람들의 노동 문제와 백화점이라는 것의 존속을 하게 해주는 여성들의 쇼핑 중독으로 인한 가정의 붕괴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19세기에 쓰인 고전임에도 불구하고, 21세기에 읽어도 여전히 현대사회를 비추는 거울과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엄청난 작품이기도 하다.
그녀의 눈길이 주느비에브에게서 콜롱방으로, 그리고 다시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으로 차례로 옮겨갔다. 그랬다, 저 백화점은 그들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아 갔다. 아비에게서는 재산을, 어미에게서는 자식을, 그리고 딸한테서는 10년 전부터 기다렸던 남편감을 앗아 갔던 것이다. 드니즈는 이 저주받은 가족에게 깊은 연민을 느끼면서 잠시 자신이 나쁜 짓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문해보았다. 이 가엾은 가족을 짓누르는 거대한 기계에 자신이 힘을 보태려는 것은 아닐까?
대학 신입생 때 백화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다. 그때 처음으로 백화점의 명품관이라는 곳을 드나들기 시작했는데, 나에게는 처음 그곳을 둘러 보았을 때의 이미지가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 있다. 잡지 카탈로그에서나 봤던 수백, 혹은 수 천 만원을 호가하는 명품 옷과 악세사리들이며, 그것들로 몸을 치장하고 우아한 몸짓과 말투로 손님들을 맞이하는 샵마스터의 모습까지 당시의 나에게는 신세계였던 것이다. 물론 지금이야 그들이 매일같이 부유한 고객들을 상대하다 보니 나와 별 차이 없는 판매원이었음에도 자신도 모르게 부르주아들의 몸짓과 말투가 몸에 배어서 혹은 그저 그런 여인네들을 흉내 내는 그들의 허세라는 걸 알고 있지만 사회 경험이 전무했던 당시의 내가 그런 사실을 깨달았을 리가 만무하니 말이다. 그리고 그때 처음으로 백화점의 특정 세일 기간이 되면 그곳이 치열한 전쟁터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목격했고, 백화점 오픈 시간에 맞춰 입구에서 줄 서서 기다리다 문이 열리자 마자 우르르 몰려서 들어오는 손님들의 행렬을 신기하게 구경하곤 했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을 읽으면서 130여 년 전의 파리에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은 ‘현대적’ 백화점이 존재했다는 점과, 그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 인간 군상의 모습들이 지금과 거의 다르지 않다는 점이 굉장히 놀랍기도 하고, 흥미롭기도 했던 것 같다. 소비의 신전이라 불리는 백화점이 보여주는 다양한 마케팅 기법들도 재미있었고, 상세하게 묘사된 계절과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백화점 안팎의 모습, 매장들의 분위기와 판매원들 간의 관계, 다양한 쇼핑객들의 모습, 그리고 고객과 판매원과의 관계 등은 마치 19세기 파리로 시간 여행을 떠난 것처럼 생생하게 보여 더욱 이야기 속에 빠져들도록 만들어 주었다.
이번에 출간된 리커버 에디션은 합본에인데다 너무도 우아한 표지로 갈아 입고 나와서 정말 보고 싶었던 작품이기도 한데, 이야기 자체도 너무 너무 재미있게 읽히지만 책도 소장용으로 정말 우아하고 아름답다. 기존의 두 권에서 합본으로, 무선 제본에서 고급 양장본으로 탈바꿈한 것도 마음에 들지만, 표지 이미지와 색감부터 너무도 고급스럽고 작품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드러내어 훌륭하다. 그리고 리커버 에디션 출간 기념으로 받을 수 있는 사은품 양장 노트도 같은 울트라바이올렛 톤으로 만들어져 책과 잘 어울린다. 그야말로 여자들의 마음을 얻을 줄 아는 에디션이라고나 할까. 실물을 보면 마음을 뺏길 수밖에 없는 아름다운 책이다. 게다가 고전문학인데도 불구하고 너무도 술술 읽히고, 흥미진진해서 전혀 고전스럽지 않다는 점 또한 이 작품의 굉장한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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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오나 2018-05-13 공감(8)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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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23]여인들의 행복 백화점_에밀 졸라_시공사
다윗과 골리앗....
블레셋의 대장으로 2미터가 넘는 거구엿던 그는 이스라엘을 말로는 조롱하고 그의 신체와 용사적인 면모로 이스라엘에 상당히 위협적인 존재였다. 하지만 그에 두려움을 뛰어넘어 맞서 골리앗을 쓰러뜨린 역사적인 기적의 인물 다윗이 있다.
이 성경이야기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잘 알려진 이야기다. 약자들에게 희망이 되고 새로운 돌파구를 기대하게 하는 승리의 대반전 스토리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저 두 인물이 그리고 그 사건이 떠올랐다.
이 책은 점점 주변을 삼키며 거대한 괴물로 몸집을 키워가는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과 오랜 가풍과 전통을 고수하며 그들의 생계를 꾸려온 소상인들의 이야기다. 드니즈란 한 여인을 중심으로 하여 그녀의 성장과 함께 시대적인 변화의 상황에 대한 것이다. 백화점의 사장인 무레는 자신의 야망과 꿈을 좇아 자신의 백화점 영역을 확장하기에 이른다. 그에 어쩌면 걸림돌이 되는 각 건물과 상점들을 매입한다. 자신의 것들을 순결을 지키려고 애쓰는 듯한 처녀와 같이 강한 의지와 집념을 가진 소상인들은 자신의 가게를 어떠한 금액에도 내놓지 않고 자신의 사업을 지키고자 버틴다.
'그래도 있을까? 그래도 있으려나?' 하는 마음으로 반전을 기대하며 판을 뒤집으려는 시도를 하지만, 꿈쩍하지 않는 상황에서 겪는 소상인들의 애절함과 극심한 고통은 읽는 이로하여금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킨다. 백화점은 더욱 구매분야를 넓혔고, 그들의 영역을 확대했다. 소상인들의 추억과 생계를 위협하는데에 가차없고 냉혹하다. 다윗과 골리앗의 구조는 비슷했지만 결론은 다르다.
주인공 드니즈의 큰아버지 보뒤의 가족은 백화점의 등장으로 그 잔재마저 소멸되어 버리는 소상인들의 삶을 비유적으로 잘 보여준다. 아버지는 전통적으로 받은 사업체를 잃고, 엄마는 딸을 잃었다. 딸은 자신의 약혼자마저 백화점 직원에게 빼앗기므로 결국 죽음에 이른다. 건물은 헐값에 매각되거나 그 형체조차 사라져버리고 만다. 자신의 모든 것을 잃은 소상인들의 분노와 무너진 자존심을 보며 우리 조차 힘없는 시민 중 한 사람으로써 그들처럼 순식간에 모든 것을 빼앗길 수 있는 약한 자라는데 공감을 갖게 된다.
하지만 작가가 단지 소상인들의 몰락으로 인한 비참함만을 이야기 했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어쩌면 아니 언젠가는 있을 변화에 대해서 소상인들이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점. 거대한 괴물의 승승장구는 우리에게 닥칠 시대적인 상황임을 드니즈의 생각을 통해 긍정하는 듯 하다. 그러면서도 안타깝게도 그러한 희생을 통해서 우리는 또 새로운 변화에 적응해 나가야 함을 이야기 한다. 드니즈의 결정과 방향이 아마도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적응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는 듯 하다.
... 맙소사! 이렇게 잔인한 일이 또 어디 있단 말인가! 눈물 흘리는 가족들, 길거리로 내쫓기는 노인들, 파산이 야기하는 온갖 비극들! 하지만 그녀는 아무도 구할 수 없었다. 그리고 이 모든 건 어쩔 수 없이 거쳐야 하는 과정이며, 내일의 파리가 건강하기 위해서는 고통이라는 밑거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날이 밝아모녀서 드니즈는 다시 차분함을 되찾았다. 체념과 커다란 슬픔으로 인해 내내 깨어 있다시피 하면서 창문 쪽으로 몸을 향한 채 누워 있는 동안 유리창 너머로 차츰 동이 터 오르는 게 보였다. 그렇다. 이 모든 것은 피로써 치러내야 하는 몫이었다. 모든 혁명은 순교자를 필요로 하며, 죽음을 딛고서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피해갈 수 없는 고통이자 각 세대가 치러내야 할 산고 앞에서, 그동안 드니즈가 느꼈던 두려움, 자신이 가까운 사람들의 파국에 일조를 함으로써 그들의 불행을 초래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은 그들을 향한 크나큰 연민으로 나타났다. 그녀는 가능한 모든 위로의 방식을 찾고자 애쓰면서, 적어도 자신과 가까운 이들의 치명적인 파국을 막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오랫동안 궁리했다. p.625
또한 이 책은 단지 저 두 부류의 갈등과 대조적인 상황 뿐 아니라 백화점을 통해 우리의 현실을 고발한다. 서로 물고 물어뜯기는 과정을 통해서 성장해나가는 자본주의 경제사회가 백화점으로 축소화 되었다. 어느 때는 아군이었던 사람이 적군이 되기도 하고, 적이었던 이가 바뀌기도 한다. 자신의 필요와 이익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백화점의 내부와 쫓기고 굶주리는 드니즈 가족을 품어주는 소상인들의 정감있는 행동은 또한 한 사회안에 공존하고 있는 대조적인 모습이기도 하다.
읽으면서 거대한 프렌차이즈와 대형마트 속에서 설 곳을 잃어가는 자영업의 좁아져가는 입지가 떠올랐다.(그래도 지금은 어느 정도의 정부 개입이 있기는 하지만..도움이 안될지라도^^;)
유럽이 확실히 우리보다는 경제사회문화등에서 상당히 앞선 것은 사실이지만, 요사이 우리나라에서 주목되고 있는 대형상인과 소형상인들의 갈등이 이미 19세기말에 다루어졌었다는 것이 참 놀라웠다. 또한 이 책을 위해 에밀 졸라는 백화점과 주변을 인터뷰하며 자료를 모았다고 한다. 그런 에밀 졸라의 시대이해와 통찰력이 그때뿐 아니라 현시대까지 아우르는 인간의 욕구와 사회상황을 잘 읽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성의 욕망과 내재된 시선들을 어찌나 잘 다루었던지 여성을 고객으로 하는 분야에서는 이 책이 필독서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다.
인물 중 여성들의 욕망을 잘 파악하고 그것을 잘 이용하여 경영에 적용하여 성공을 이루었던 무레(백화점 사장)의 냉혹잔인함은 여자들에게 있어서 적과 같이 여겨진다. 아니 책 속의 인물들은 그의 겉모습과 말에 현혹되어 그 안의 야망과 경멸스러움을 알지 못한다. 그런 가운데 속수무책으로 자신들의 욕망을 채우기에 바쁘고 탐욕의 끝을 달리는 여인들의 모습에 현재의 우리를 발견한다.
물론 이 모든 것을 '드니즈'란 인물을 통해서 새롭게 개혁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는 함으로 여성들의 꼭대기에 있던 무레를 좌지우지(?)함으로 선한 발전을 보이기는 한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여인들의 물욕과 공허함이란 본능은 오히려 그대로이고 백화점이란 공간을 통해 더욱더 탐욕스럽고 게걸스럽게 보이기까지 한다. 오히려 이 책을 통해 알게된 여성들의 본능에서 욕망을 위한 소비에 속수무책인 것이 조금은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될까?
백화점이란 공간으로 과거부터 억눌리고 감춰져온 여성들의 욕망의 발현이 이루어졌다는 생각은 든다. 한편으로는, 미투 운동을 통해 점차 회복되는 여성의 인권 현실을 끄집어 내어 보며 또 다른 방식으로 여성들의 욕망들을 해소하고 나아갈 방향들이 이제는 달라질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물론 소비가 무조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참! 책이 너무 예뻐서 읽고 싶었는데 책 느낌이 나는 메모책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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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잇고 2018-04-11 공감(5)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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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들의 행복 백화점(리커버 에디션) (스포일러 포함)
백화점. 이름으로만 보면 백가지 물건, 많은 물건을 파는 가게라는 뜻이다. 그러나 지금 백화점은 호화로움과 일맥상통하게 되었는데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은 최근 서점가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리버커 에디션으로 원래 두 권으로 나눠져 있는 것을 한 권으로 합본해놓았다는 점도 좋고, 2권이였던 도서가 19세기 유럽의 모습을 살짝 담아두었다면 합본된 리커버북은 금빛과 연보랏빛을 적절히 사용해 백화점의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아주 잘 어울려 오히려 지금 도서가 훨씬 좋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출간되는 소설들을 덜한 편이나 개인적으로 프랑스 고전문학은 난해하게 느껴지는 면이 많은데 이 책은 프랑스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에밀 졸라라는 프랑스 문학의 거장이 선보이며 또 19세기 유럽의 문화, 사회, 풍속도를 함께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흥미롭게 느껴진다. 사실 우리나라에 백화점이 언제 최초로 개점했는지도 모르는데 유럽이라고 다를까마는 130여 년 전의 파리에 존재한 백화점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어찌보면 백화점이라는 거대한 무대장치가 주인공이고 오히려 그속에 있는 사람들이 조연처럼 느껴질 정도로 책 속의 백화점은 단순한 배경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책의 마지막에는 이야기의 배경이 되었다는 봉 마르셰 백화점의 당시 풍경이라든가 여러 부서의 직원들의 모습을 담고 있는데 상당히 신기했다.
지금도 그렇겠지만 상업주의, 자본주의의 상징은 자유무역 그리고 자유로운 상거래에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이제 스무 살이 된 드니즈가 남동생들과 함께 파리로 올라와 어쩌면 큰아버지의 직물 전문점의 경쟁점이라고 할 수 있는 백화점에서 일하게 되면서 그곳을 찾는 많은 여인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모습은 그녀가 처한 상황과 묘한 대비를 이룬다.
더욱이 어쩌면 지금의 명품숍 같은 화려함이 넘쳐나는 공간 속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모습, 그들 중 한 사람이기도 한 드니즈가 허영심이나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모습은 유지하는 것은 더욱 그녀를 눈에 띄게 하는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영국에서는 BBC ONE에서는 드라마로 제작해 방영된 바 있기도 하고 국내에 DVD로도 출시되었다고 하는데 과연 백화점이라는 공간을 어떻게 영상으로 표현했을지 궁금해진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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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zahbs 2018-04-11 공감(4)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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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
22,000원
Sales Point : 1,201

776쪽
책소개
에밀 졸라 일생의 역작 '루공-마카르' 총서의 열한 번째 작품. 그간 19세기 유럽 사회사나 풍속사 등을 다룬 각종 책에서 언급되어온 작품으로, 졸라의 작품 중에서도 여러 가지 면에서 '유일함'을 지닌 소설이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세계 문학 사상 아마도 유일무이하게, 백화점이 배경의 역할에 머무르는 것을 뛰어넘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실질적인 주인공으로 기능하는 소설이다.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은 당시 <목로주점>과 <나나> 등의 성공으로 이미 대가의 반열에 올라 있던 졸라가 처음으로 '사회의 진보'라는 문제에 관해 적극적인 관심을 드러내며, 자본주의의 메커니즘을 소설의 가장 강력한 장치로 활용한 작품이다. 그의 소설들 중 유일하게 해피엔딩으로 끝맺을 뿐 아니라, 삶과 행위의 기쁨을 그리고자 하는 작가의 적극적인 의지가 반영된 작품이기도 하다.
발로뉴 출신의 스무 살 처녀 드니즈 보뒤는 어머니에 이어 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나자 힘겨운 생활 때문에 두 남동생들을 데리고 큰아버지를 찾아 파리로 무작정 상경한다. 직물 전문점을 하고 있는 큰아버지는 가게 맞은편에 백화점이 생긴 이후 장사가 잘 되지 않아 조카들을 맡아줄 수 없다.
당장의 생계를 위해 일을 해야 하는 드니즈는 맞은편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여성 기성복 매장에서 직원을 구한다는 소리를 듣고, 그곳에 지원해 수습 직원으로 일을 시작하고, 고된 노동과 매장 직원들의 따돌림에도 꿋꿋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한편 정력과 야망이 넘치는 백화점의 사장 옥타브 무레는 그녀의 알 수 없는 매력에 조금씩 끌리기 시작하는데….
목차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제6장
제7장
제8장
제9장
제10장
제11장
제12장
제13장
제14장
해설 여인들의 욕망과 판타지가 넘실대는 곳에서 꽃핀 동화 같은 사랑
에밀 졸라 연보
부록
책속에서
P. 71~72“이걸 5프랑 60상팀에 팔면 밑지고 파는 것과 마찬가집니다. 엄청난 여타 비용들은 전혀 포함되지 않은 거니까요. ……다른 데서는 모두 7프랑을 받고 있고요.”
그러자 무레는 벌컥 화를 내더니 손바닥으로 예의 실크를 두드리면서 신경질적으로 소리쳤다.
“그건 나도 잘 알고 있네, 그래서 우리 고객들한테 선물을 하려는 ... 더보기
P. 707그가 창조해낸 것들은 새로운 종교를 일으켰다. 그의 백화점은 흔들리는 믿음으로 인해 신도들이 점차 빠져나간 교회 대신, 비어 있는 그들의 영혼 속으로 파고들었다. 여인들은 공허한 시간을 채우기 위해 그의 백화점을 찾았다. 그리하여 예전에는 예배당에서 보냈던 불안하고 두려운 시간들을 그곳에서 죽여나갔다. 백화점은 불안정한 열정의 유... 더보기
P. 49그녀는 자신의 전통 엘뵈프‘가 당하는 모욕과 함께 조금씩 죽어가고 있었다. 그녀가 아직 살아 있는 것은, 그녀의 가게와 마찬가지로 그동안 축적돼온 힘으로 버티고 있는 것뿐이었다. 하지만가게의 파국은 곧 그녀 자신의 죽음을 뜻하는 것이며, ‘전통 엘뵈프‘가 문을 닫게 되는 날에는 그녀도 그와 함께 생을 마치게될 것임을 잘 알고 있었... 더보기
P. 49다시금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보뒤는 밀랍을 입힌 식탁보위에서 손가락 끝으로 퇴각의 곡조를 두드리고 있었다. 그는또다시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 보인 것에 나른한 피로감과 더불어 후회마저 느끼고 있었다. 무겁게 가라앉은 분위기가 짓누르는 가운데 그들 모두는 허공을 응시하면서 자신들의 씁쓸한 인생 역정을 되돌아보았다. - 미미
P. 59무레는 온갖 종류의 무모함과 경솔함, 부주의로 인한 실수 그리고 여자들과의 우려할 만한 스캔들로 얼룩진 인물이었다. 하지만 부르동클은 열정적인 프로방스 출신의 동료처럼 반짝이는 천재성과 대담함, 사람들을 압도하는 매력을 갖추지 못했다. -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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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앙리 바우어
영롱하게 빛나는 천들과 욕망을 안으로 감추며 미소 짓는 여인들,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직원들, 현대적 행위로 가득 찬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에는 차분하면서도 가르침으로 가득한 철학이 곳곳에 스며 있다.
- 알베르 르루아
줄거리
스무 살 처녀 드니즈는 부모님이 세상을 떠나자 남동생들을 데리고 큰아버지를 찾아 파리로 상경한다. 직물 전문점을 하고 있는 큰아버지는 가게 맞은편에 백화점이 생긴 이후 장사가 잘 되지 않아 조카들을 맡아줄 수가 없고, 마침 드니즈는 백화점의 여성 기성복 매장에서 직원을 구한다는 소식을 듣는다. 화려한 천들 속에 탐욕을 감춘 우아한 여인들과 자본주의의 메커니즘 안에서 하루하루를 버티는 직원들이 공존하는 백화점에서 드니즈는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개척해나간다. 한편 정력과 야망이 넘치는 백화점 사장 무레는 순수하고 야성적인 드니즈의 매력에 끌리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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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및 역자소개
에밀 졸라 (Emile Edouard Charles Antoine Zola)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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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0년 프랑스 파리에서 이탈리아인 아버지와 프랑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토목기사인 아버지의 사업 관계로 3살부터 18살까지 유소년기를 남프랑스의 엑상프로방스에서 보냈다. 1858년 파리로 올라와 생루이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이듬해 대학입학자격시험에 실패한 후 시인을 꿈꾸며 뒷골목을 전전했다. 1862년부터 출판사에 근무하면서 첫 단편집 《니농에게 주는 이야기》를 출간해 소설가로서의 역량을 인정받았고, 1866년에는 출판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졸라 문학의 정수라고 불리는 《루공마카르》 총서는 187... 더보기
최근작 : <[큰글자책] 연극에서 자연주의>,<연극에서 자연주의>,<실험소설 외> … 총 4565종 (모두보기)
박명숙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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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불어교육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보르도 제3대학에서 언어학 학사와 석사학위를,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프랑스 고전주의 문학을 공부하고 ‘몰리에르’ 연구로 불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와 배재대학교에서 강의했으며, 현재 출판기획자와 불어와 영어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버지니아 울프의 『여성과 글쓰기』,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소로의 문장들』, 제인 오스틴의 『제인 오스틴의 문장들』, 에밀 졸라의 『목로주점』 『제르미날』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전진하는 진실』, 오스카 와일드의 『심연으로부터』 『오스카리아... 더보기
최근작 : <나는 내가 만났던 모든 것의 일부다>,<나는 당신이 약해지기를 바란다, 내가 약한 만큼> … 총 69종 (모두보기)
출판사 제공
책소개
백화점이 탄생한 순간
여인들의 욕망도 탄생했다
세계 최초의 백화점 ‘봉 마르셰’를 모델로, 19세기 자본주의 메커니즘을
완벽하게 재현한 에밀 졸라식 자연주의 소설의 숨은 걸작!
군인과 성직자 같은 겁쟁이, 위선자, 아첨꾼들은 매년 100만 명씩 태어나지만
에밀 졸라 같은 인물이 태어나기까지는 5세기가 걸린다.”
-마크 트웨인
백화점의 발전상에 따른 사회적 명암과 이를 둘러싼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모습을 그려낸 기념비적 소설
에밀 졸라 일생의 역작 ‘루공-마카르’ 총서의 열한 번째 작품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이 2018년 리커버 에디션으로 새로이 출간되었다. 국내 초역으로 선보인 이후 꾸준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이 기존의 두 권에서 합본으로, 무선 제본에서 고급 양장본으로 탈바꿈하여 작가와 작품의 명성에 걸맞은 소장판으로 재탄생했다.
그간 19세기 유럽 사회사나 풍속사 등을 다룬 각종 책에서 언급되어온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은 졸라의 작품 중에서도 여러 가지 면에서 ‘유일함’을 지닌 소설이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세계 문학 사상 아마도 유일무이하게, 백화점이 배경의 역할에 머무르는 것을 뛰어넘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실질적인 주인공으로 기능하는 소설이다.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은 당시 《목로주점(L'Assommoir)》(1877)과 《나나(Nana)》(1880) 등의 성공으로 이미 대가의 반열에 올라 있던 졸라가 처음으로 ‘사회의 진보’라는 문제에 관해 적극적인 관심을 드러내며, 자본주의의 메커니즘을 소설의 가장 강력한 장치로 활용한 작품이다. 그리고 그의 소설들 중 유일하게 해피엔딩으로 끝맺을 뿐 아니라, 삶과 행위의 기쁨을 그리고자 하는 작가의 적극적인 의지가 반영된 작품이기도 하다. 이는 졸라가 주창한 자연주의 소설의 경향이나 그의 작품 전반에 스며 있는 삶의 비참함과 빈곤, 우울함 등과는 궤를 달리하는 것이다.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은 또한 졸라의 작품 중 가장 시의성이 강한 소설이기도 하다. 고전이라고 일컫는 대부분의 작품들이 인간의 본질을 이야기하고 있음을 새삼 들먹이지 않더라도,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누구나 이 소설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바로 오늘의 우리들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소설의 배경(1864~1869년)이 아닌 출간연도(1883년)를 기준으로 보더라도, 130여 년 전의 파리에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은 ‘현대적’ 백화점이 존재했다는 점과, 그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 인간 군상의 모습들이 지금과 거의 다르지 않다는 점은 그 사실만으로도 독자들에게 신선한 놀라움을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방대한 자료와 치밀한 현장 답사를 토대로 탄생한 제2의 주인공 ‘백화점’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제2의 주인공이라고 할 만한 소설 속의 백화점 ‘오 보뇌르 데 담’(‘여인들의 행복 속에서’라는 뜻)이다. 누구보다도 자신이 살아가는 시대의 삶과 그 혁신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던 작가 졸라는 19세기 중반 무렵부터 하나둘씩 생겨나기 시작한 백화점에서 당시의 상업과 소비문화는 물론 라이프스타일까지 바꿔놓을 수 있는 요소들을 발견하고는 예의 주시했다. 그리하여 백화점을 배경으로 한, 전무후무한 장편소설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루공-마카르 총서의 《목로주점》, 《제르미날(Germinal)》(1885), 《인간 짐승(La B?te Humaine)》(1890) 등에서 각각 파리 변두리 노동자들, 프랑스 북부 탄광촌 노동자들, 초창기 철도 노동자들의 삶을 생생하게 그린 바 있는 졸라는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집필을 앞두고는 그의 부인이 단골로 다니는 ‘봉 마르셰’나 ‘루브르’ 그리고 ‘플라스 클리시’ 백화점에서 한 달 내내 하루에 대여섯 시간씩 머무르며 자료를 수집했다. 그렇게 작가 노트에 모인 자료는 무려 384쪽에 달했으며, 그 정보들은 고스란히 대작가 졸라의 손을 거쳐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이라는 값지고 흥미로운 소설로 탄생되었다. 본서에서도 말미에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과 관련된 컬러 자료들을 실어 더욱 풍부한 독서가 되도록 했다.
“여자들의 마음을 얻을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럴 수만 있다면 세상을 팔아치울 수도 있다니까요!“
‘소비의 신전’, ‘현대 상업의 대성당’, 졸라의 백화점이 보여주는 마케팅 기법의 원형
정가제, 바겐세일, 미끼 상품, 반품 제도, 카탈로그 통신판매, 직원 성과급제, 고객 음료 서비스, 신문 광고, 포스터 광고, 비수기 전략인 백색 대전시회, 아동 마케팅, 경품 증정……. 오늘날 우리가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백화점의 전략들은 실제로 봉 마르셰 백화점의 창업자인 아리스티드 부시코가 처음 도입한 것들로서 봉 마르셰를 모델로 한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에서 자세히 묘사된다. 빅토리아 시크릿, 코카콜라, 맥도널드, 도미노 피자, 니만 마커스, 이케아, 반스&노블, 페덱스, 월마트, 프라다 등 유명 기업들의 마케팅 기법의 원형이 이 소설 안에 모두 담겨 있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뿐만 아니라 졸라는 계절과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백화점 안팎의 모습, 백화점의 혁신적인 건축양식과 실내장식, 매장들의 분위기와 판매원들 간의 관계, 다양한 쇼핑객들의 모습과 고객과 판매원과의 관계 등도 상세히 묘사했다. 소설의 이런 다큐멘터리적인 면모로 인해 독자들은 19세기 파리로 시간 여행을 떠난 것처럼 그 시대 사람들의 삶을 생생하게 그려볼 수 있다.
거대 자본과 소상인의 갈등, 노동 문제, 쇼핑 중독으로 인한 가정과 사회의 문제 등
지금 우리 사회를 비추는 거울과도 같은 소설
졸라는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에서 백화점의 눈부신 발전상만을 그리지 않았다. 드레퓌스 사건에서도 알 수 있듯, 진보 지식인으로서 그는 백화점이라는 ‘화려함’ 뒤의 그늘에도 공평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무슈 보뒤, 부라 영감 등으로 대표되는 백화점 주변 영세 상인들의 몰락은, 대형 마트가 들어선 이후 동네 상권이 붕괴하고 있는 2018년 우리 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하다. 그들을 보듬고 감싸는 것은 이상적인 여성으로 그려지는 여주인공 드니즈다. 수습 직원에서 사장의 파트너로서 백화점 여주인의 위치에까지 오르는 그녀는 백화점 편에 서 있지만 백화점의 이익만을 대변하지는 않는다. 그녀는 또한 백화점 근로자들의 지위 향상이나 노동 환경의 개선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이런 점들 덕분에 이 소설은 현재 우리에게 단순한 문학적 고전을 넘어 더욱 큰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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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7년 대지가 출간되었을 때,존속살해,형제살해,근친상간,성폭력,청소년과 어린 자녀 학대 등 약자를 대상으로 한 온갖 잔혹한 폭력이 난무하는 재앙의 세상과, 감히 글로 표현해선 안 될 금기였던 죽음과 살인,출산의 장면 등은 당대 독자들에게 크나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p.655 해설 이 설명대로다. 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다. 그래도 마음을 다잡고 설... 더보기
미미 2021-12-02 공감 (56) 댓글 (66)
에밀졸라의 루공 마카르 총서 중에서 유일하게 해피엔딩인 작품이다. 지금의 백화점과 크게 다르지 않은 130년 전 파리의 화려한 백화점 모습을 디테일하게 펼쳐놓았다. 백화점은 여성들을 위한 소비무대다. 대부분의 그 안을 채우는 물건들이 남성들보다는 여성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으며 판매 상품 뿐 아니라 그 외의 눈부신 내부 장식들도 여성들의 허영심을 자극한다. ... 더보기
미미 2021-11-22 공감 (60) 댓글 (57)
북플 친구분 중 한 분이 < 사랑을 그대 품안에 1994>의 프랑스판이라고 하셨는데 완전 딱 맞는 표현이다. 우리나라 주말드라마라고 해도 손색없는 내용, 우리에게 상큼발랄에 무한긍정의 가난하지만 꾸미면 예쁜 캔디형 여주인공이 있다면, < 행복한 여인들의 백화점> 엔 동생들에 헌신하고 인고하며 옛스런 가치관을 고집하는 성녀와 같은 아름다운 드니즈... 더보기
mini74 2021-11-06 공감 (50) 댓글 (21)
줄거리
창업자인 아버지 세대를 이어 대형 백화점의 경영주로 부상하는 야망과 패기가 넘치는 두 젊은이 강풍호와 정도일의 갈등과 대립, 극적인 공정과 옛사랑의 상처를 딛고 진정한 사랑에 눈을 떠가는 풍호의 사랑 이야기를 그렸다.[4]
평점 분포
9.8
소설인데 밑줄 그어가며 읽고 있다. 그리고 또하나 물경 150년 전 프랑스 파리의 백화점 홍보와 디스플레이 그리고 공격적인 확장에 대한 내용이 주류인데 어쩜 21세기 한국의 아줌마로 읽고 있어도 낯설지 않은건지. 자본주의 핵심인 소비 조장은 150년 동안 변함이 없다. 방법과 도구만 바뀌었을뿐
따뜻한시선 2019-12-16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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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뷰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 에밀 졸라
이 책의 제목을 처음 들었던 게 타 인터넷 서점 서평단으로 활동했을 때이다. 문학 분야의 서평단에게 주었던 세계문학 엽서가 있었는데, 책갈피로 사용하던 중 아름다운 여성이 있는 책의 표지를 보고 언젠가는 이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물론 이 작품이 에밀 졸라의 책이라는 것도 머릿속에 각인시켰고. 그러다 리커버 특별판을 알게 되었고, 이처럼 읽을 수 있게 되었다. 두 권을 합본해 두께가 상당하지만 흥미진진한 스토리 때문에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제목이 다른 것도 아닌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이지 않는가.
세일 할 때의 백화점을 가본 적이 있는가. 지하의 식당 매장에서부터 1층의 화장품이나 명품 매장 등 아주 넓은 공간인데도 발디딜 틈새가 없다. 모든 사람이 백화점으로 몰려왔나 싶을 정도로 사람들에게 치이고, 커피라도 한 잔 마실라치면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향수나 립스틱이라도 고르려면 판매직원이 나에게 오는 시간 또한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여자들은 물건에 집착한다. 쇼핑이라는 병에 중독되면 가산을 탕진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이혼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쇼핑은 습관이다. 습관처럼 구매하다보면 그 욕망을 자제할 수가 없다. 백화점을 비롯해 쇼핑몰은 우리의 소비의 욕망을 부추기고 사람들은 욕망에 굴복하고 만다. 소설 속 여자들의 소비 행태는 우리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100여년 전의 소설임에도 현재와 같다는 것이다. 백화점에 가서 예쁜 물건을 보고 그 욕망을 이기지 못해 한두 개 사서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핸드백에서 조용히 꺼내 들추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자기가 구매한 제품을 자랑하고 싶어 어쩔줄을 모르는 것이다. 다시는 사지 않겠다고 마음 먹어도 막상 물건이 있는 장소에 가면 그 유혹을 견디기 힘들다.
특히 마르티 부인의 행동이 안타까우면서도 마치 우리를 보는 듯 했다. 남편의 수입은 한정되어 있다. 하지만 자꾸만 물건을 사들이는 그녀 때문에 남편은 가욋돈을 벌어야 하는 처지다. 실크 스카프를 만지는 그녀의 탄식, 그 물건을 부러움에 쳐다보는 다른 여인들의 탄식어린 눈빛들. 백화점은 여성들의 마음을 훔치는 곳이었다. 여성의 마음을 빼앗기 위해 화려한 쇼윈도로 여성을 현혹시키고, 바겐세일의 덫으로 유혹했다. 여성들이 굴복할 수 밖에 없는 새로운 욕망을 자꾸 주입시켜 거대한 유혹의 덫을 놓았다.
이 모든 이야기가 이 소설 속에 있었다.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거대한 백화점의 장소를 이용해 인간들의 소비 행태를 말하는 한편 거대한 자본 속 인간의 욕망을 자극하는 내용이었다. 에밀 졸라는 시골에서 올라온 드니즈라는 인물을 통해 이 모든 것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드니즈가 동생들과 함께 처음 파리에 도착후 큰아버지의 가게를 찾아 가던중 맞닥뜨린 백화점의 위용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장면은 이 소설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화려한 백화점 건물의 한쪽에 어둡게 자리한 큰아버지의 가게는 사람들의 소비와 욕망이 어디쪽으로 치우쳐 있는지 확연하게 보여준다. 거대한 자본앞에 소상인들은 아무리 발버둥쳐도 그들을 따라잡지 못한다.
거대한 자본이 투자된 백화점은 저렴한 가격으로 사람들을 유혹한 후 더 많은 물건들 속에 빠져 허우적거리게 만든다. 실크 스카프 하나만 사겠다던 여성들은 모자며 장갑들을 사기를 주저하지 않고 실크며 기성복을 사들인다. 여기에는 여성들의 소비를 부추기는 판매원들이 한 몫을 하게 된다. 기본급 외에 판매 수당을 주기 때문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많이 팔려고 하기 때문이다. 출근 순서대로 판매 순서가 정해지지만 제대로 지키기가 힘들 정도다.
무레의 궁극적이고 유일한 야심은 여성을 정복하는 것이었다. 그는 여성이 자신이 이룩한 백화점의 왕국에서 여왕으로 군림할 수 있기를 바랐다. 여성을 위한 신전을 지어 바친 다음, 그곳에서 그녀를 자신의 뜻대로 좌지우지하기 위해서였다. 그것이 그의 전략이었다. 정중하고 세심한 배려로 여성을 취하게 한 다음, 그녀의 욕구를 부추겨 달아오른 욕망을 충족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393페이지)
소설이 그렇듯 에밀 졸라의 주인공 드니즈는 이곳,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에서 성장해 나간다. 시골뜨기에서 백화점 사장 무레의 인정을 받고, 판매직원들의 신임을 얻기까지의 과정이 펼쳐진다. 더군다나 무레의 사랑을 받지만 현명한 여인답게 그의 식사 초대를 거절한다. 그를 사랑하되 하룻밤의 연인으로 머물지 않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물론 소설에서 드니즈와 무레의 사랑의 전개는 아주 미미하다. 여성들이 소비의 욕망에 어떻게 굴복하는지, 거대한 자본의 흐름이 어디로 흐르는지를 주로 보여준다.
드니즈는 백화점의 거대한 상권의 변화, 이것들에 관한 새로운 시대를 예감했다. 백화점 주변 소상인들이 무너지리라는 것을 미리 예감했다는 이야기다. 여성들에게 물건을 파는 행위는 욕망의 본질을 파는 행위와도 같다. 그 사람의 욕망을 자극해 유혹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현대 사회의 거울'로서의 소설이 요구되던 시대, 자신들이 살고 있는 시대를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소설에 심취했던 에밀 졸라. 스무 권으로 이루어진 '루공-마카르' 총서의 열한 번째 작품이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이다. 놀라운 작품이다. 현재 우리가 느끼는 그 모든 것을 담아 100여 년전의 소설이라 믿지 못할 정도였다. 고전문학이 왜 오랫동안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지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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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eze 2018-05-10 공감(24)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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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의 개미지옥,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요즘 들어 하루도 빠짐없이 강림하는 지름신이시여, 그대가 어떤 경로로 내게 오는지 에밀 졸라의 소설을 통해 더욱더 생생하게 알게 되었으니 이 어찌 통탄하지 아니할 수 있으리오. 1860년대의 소설, 그것도 그 유명한 에밀 졸라의 소설에서 오늘날의 자본주의 마케팅 기법을 속속들이 알게 될 줄 누가 알았으랴.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은 에밀 졸라가 20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 쓴 총 20여 권의 역작 <루공-마카르 총서>의 11번째 작품이다. 에밀 졸라라고 하면 <목로주점> 정도의 작품만 들어본 적 있는 작가였는데, 그 작품 역시 루공-마카르 총서 중에 한 작품이라고 한다.
현대 소설도 아닌 고전 소설에서 백화점이 이야기의 전면에 등장하다니 읽기 전부터 독특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단지 배경일 뿐만 아니라 백화점이 어떻게 여인들의 마음을 들끓게 하여 미친 듯이 매출을 올리며 성장해갔는지 눈에 보이듯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아, 나는 그동안 이런 상술에 놀아났었던 거구나, 절실히 느끼게 하는 백화점의 판매전략들. 이것은 꼭 백화점 뿐만이 아니라 모든 판매에 적용되는 전문 마케팅 기법이었다. 그 때 프랑스에서는 당시 상황을 실감 나게 담은 소설이 인기 있었다. 에밀 졸라는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의 실제 모델 봉 마르셰 백화점에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며 엄청난 정보를 끌어모아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이 책은 기존 2권으로 분권되어 있던 책을 한 권으로 합본하여 낸 책이기에 총 770페이지가 넘는 완전 벽돌 책이다. 고급스러운 양장과 두께 때문에 읽기 전에는 사실 다 읽을 수나 있을까 겁을 집어먹었지만, 막상 읽기 시작하면 정말 술술 잘 넘어가도록 쉽고 재미나게 쓰여있다. 백화점이 무섭도록 성장하는 과정과 함께 그 앞에 힘없는 스러져가는 소상공인들의 아픔과 괴로움, 백화점 안에서의 다양한 알력 다툼과 쫄깃한 사랑 이야기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고루 버무려져 있어 읽는 내내 흥미롭다.
특히나 읽으면서 내 머리를 띵하게 했던 것은 알고 있으면서도 인정하기 싫었던 사실들을 책 속에서 다시금 깨닫게 되는 것, 예컨대 이런 것들이다.
「게다가 이제 그는 인간의 본성을 세심하게 분석하는 학자처럼, 여성에게 좀 더 높은 차원의 덫을 놓았다. 여성이 값싼 물건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그것이 자신에게 이득이 된다고 스스로를 설득시키면서 필요 없는 상품을 구매한다는 사실을 간파해냈던 것이다. 그리하여 그러한 관찰에 근거해 가격 인하 시스템을 도입했다. 상품을 신속하게 회전시킨다는 원칙을 고수하기 위해, 팔리지 않는 물건들의 가격을 점차 낮추다가 손해를 보고서라도 팔아치우는 쪽을 택했던 것이다. 」<p. 394~395>
「제품 하나당 고작 몇 상팀 정도 손해를 보겠지. 그래. 그런데 그다음을 생각해봤나? 그로 인해 수많은 여자들이 몰려와서는,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우리 제품 앞에서 넋을 잃고 정신없이 지갑을 열게 된다면, 그건 반대로 우리한테 축복이 되는 거라고. 결코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란 말일세. 중요한 건, 친구, 여자들의 욕망에 불을 지펴야 하는 거라고. 그러기 위해서는, 고객들을 유혹하는 미끼 역할을 할 대박 상품이 필요하단 말일세. 」<p. 71~72>
그래, 난 호갱이었다네. 그 미끼상품을 덥석 물고는 이런 물건을 이렇게 싸게 득템하다니 사는 김에 다른 것도 사야겠다며 룰루랄라 즐겁게 잘도 질러댔었지ㅋㅋ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에서 사용된 다양한 마케팅 기법은 실제로 지금까지 전 세계의 모든 회사들이 사용하는 마케팅 기법의 원형이 되었다고 한다. 이쯤 되면 소설이 아니라 재미난 마케팅 도서라고도 할 수 있을 듯. 소설 속 여인들이 유혹에 넘어가는 걸 보면서 어찌나 공감이 되던지 말이다.
아내가 죽으면서 물려받은 막대한 재산으로 백화점을 차린 무레는 그 당시에 누구도 생각지 못한 기상천외한 마케팅 아이디어를 모두 동원해 막대한 부를 쌓는다. 마케팅과 경영의 천재이며 동시에 바람둥이이기까지 한 무레는 수많은 여자들 중 단 한 명, 빼빼 마른 시골 출신 백화점 판매원 '드니즈'의 사랑만은 얻지 못하자 점점 사랑의 열병을 앓게 되는데.. 과연 이 둘의 사랑은 이루어질지?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은 번역도 쉽고 명확해 잘 읽히고, 다양한 인간관계 사이의 미묘한 감정들도 꽤 흥미로우며, 고전소설임에도 불구하고 현대와 거의 다를 것 없는 배경의 이야기들이 펼쳐지기에 누구나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고전 소설이 아닐까 싶다. 더군다나 책꽂이에 꽂아두면 꽤 아름다우니 장식용으로도 손색없으므로 일석이조.
에밀 졸라의 다른 소설에도 용기 내어 도전해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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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림냥 2018-04-12 공감(15)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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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그러니까 여자들의 마음을 얻을 줄 알아야 하는 겁니다."
그는 대담한 웃음을 지어 보이면서 아주 조그만 소리로 덧붙였다.
"그럼 세상을 팔아 치울 수도 있다니까요!"
스무 살 드니즈는 부모님이 세상을 떠나자 두 남동생을 데리고 큰아버지를 찾아 파리로 상경한다. 여자 관계로 항상 사고만 치는 열여섯 장과 이제 겨우 다섯 살인 어린 동생 페페는 드니즈를 부모처럼 의지하는 철없는 동생들이었다. 하지만 이들의 사정을 딱히 여긴 큰아버지가 파리에 오면 방을 내어주겠다고 약속했던 것은 이미 1년 전의 일이었고, 그들은 지금 큰아버지에게 미리 연락도 하지 않고 찾아온 참이었다. 직물 전문점을 하고 있는 큰아버지는 가게 맞은편에 커다란 백화점이 생긴 이후 장사가 어려워 그들을 거두기가 어려운 형편이었다. 그런데 마침 백화점의 여성 기성복 매장에서 사람을 구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그곳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지만 만만치가 않다. 촌스럽고 어리숙해 보이는 드니즈를 매장 직원들은 대놓고 무시했고, 은근한 박해로 인해 제대로 실적을 올릴 수도 없었다. 매장에서 종일 쌓이는 피로는 엄청났고,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언제라도 해고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서 하루하루를 지내야 했다. 동생 장은 틈만 나면 찾아와 돈을 달라고 온갖 사연들을 만들어 앓는 소리를 해댔고, 거기에 페페의 보육료를 내고 나면 그녀는 암흑 같은 빈곤함 갈아입을 옷도, 신발도 없이 버텨야만 했다.
한편 이 거대한 백화점의 젊은 사장 무레는 관리 시스템의 운용에 천재적인 감각을 지닌 인물이었다. 그는 자신의 야망을 완벽하고 안정적으로 충족시키고자 다른 이들의 욕망을 자극하고 부추기는 방향으로 백화점을 운영해나가기를 원했다. 그리하여 엄청난 세일을 기획하고, 백화점의 확장을 위해 주변 소상인들을 돈으로 포섭하는 것을 서슴지 않으면서 주변 상인들에게 공공의 적이 되어 갔다. 그는 다정하고 상냥한 태도로 끊임없이 새로운 사랑을 찾아 다니며 애정을 남발했지만, 그 누구도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았고 여자라는 존재 자체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인물이기도 했다. 그랬던 무레가 조금씩 드니즈에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게 된다. 처음에 그는 한 여자가 파리라는 도시에서 어떻게 성장하고 타락해가는지를 보고자 하는 짓궂은 호기심에서 관심을 가졌으나, 점차 매력적이고, 아름답게 변해가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놀라움과 두려움에 연민이 뒤섞인 것 같은 감정을 느끼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 작품을 모든 것을 가진 백화점 사장이 가난한 여성과 사랑에 빠지게 되는 일종의 '신데렐라 스토리'로 볼 수는 없다.
이 작품 속에서 '백화점'이라는 장소는 이야기의 배경이 아니라 이끌어가는 실질적인 주체이기 때문이다. 세계 최초의 백화점 '봉 마르셰;를 모델로, 19세기 자본주의 메커니즘을 완벽하게 재현했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인 만큼, 그에 걸 맞는 스케일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거대 자본과 소상인의 갈등과 그 속에서 그 메커니즘을 실제로 움직이게 만드는 사람들의 노동 문제와 백화점이라는 것의 존속을 하게 해주는 여성들의 쇼핑 중독으로 인한 가정의 붕괴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19세기에 쓰인 고전임에도 불구하고, 21세기에 읽어도 여전히 현대사회를 비추는 거울과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엄청난 작품이기도 하다.
그녀의 눈길이 주느비에브에게서 콜롱방으로, 그리고 다시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으로 차례로 옮겨갔다. 그랬다, 저 백화점은 그들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아 갔다. 아비에게서는 재산을, 어미에게서는 자식을, 그리고 딸한테서는 10년 전부터 기다렸던 남편감을 앗아 갔던 것이다. 드니즈는 이 저주받은 가족에게 깊은 연민을 느끼면서 잠시 자신이 나쁜 짓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문해보았다. 이 가엾은 가족을 짓누르는 거대한 기계에 자신이 힘을 보태려는 것은 아닐까?
대학 신입생 때 백화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다. 그때 처음으로 백화점의 명품관이라는 곳을 드나들기 시작했는데, 나에게는 처음 그곳을 둘러 보았을 때의 이미지가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 있다. 잡지 카탈로그에서나 봤던 수백, 혹은 수 천 만원을 호가하는 명품 옷과 악세사리들이며, 그것들로 몸을 치장하고 우아한 몸짓과 말투로 손님들을 맞이하는 샵마스터의 모습까지 당시의 나에게는 신세계였던 것이다. 물론 지금이야 그들이 매일같이 부유한 고객들을 상대하다 보니 나와 별 차이 없는 판매원이었음에도 자신도 모르게 부르주아들의 몸짓과 말투가 몸에 배어서 혹은 그저 그런 여인네들을 흉내 내는 그들의 허세라는 걸 알고 있지만 사회 경험이 전무했던 당시의 내가 그런 사실을 깨달았을 리가 만무하니 말이다. 그리고 그때 처음으로 백화점의 특정 세일 기간이 되면 그곳이 치열한 전쟁터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목격했고, 백화점 오픈 시간에 맞춰 입구에서 줄 서서 기다리다 문이 열리자 마자 우르르 몰려서 들어오는 손님들의 행렬을 신기하게 구경하곤 했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을 읽으면서 130여 년 전의 파리에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은 ‘현대적’ 백화점이 존재했다는 점과, 그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 인간 군상의 모습들이 지금과 거의 다르지 않다는 점이 굉장히 놀랍기도 하고, 흥미롭기도 했던 것 같다. 소비의 신전이라 불리는 백화점이 보여주는 다양한 마케팅 기법들도 재미있었고, 상세하게 묘사된 계절과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백화점 안팎의 모습, 매장들의 분위기와 판매원들 간의 관계, 다양한 쇼핑객들의 모습, 그리고 고객과 판매원과의 관계 등은 마치 19세기 파리로 시간 여행을 떠난 것처럼 생생하게 보여 더욱 이야기 속에 빠져들도록 만들어 주었다.
이번에 출간된 리커버 에디션은 합본에인데다 너무도 우아한 표지로 갈아 입고 나와서 정말 보고 싶었던 작품이기도 한데, 이야기 자체도 너무 너무 재미있게 읽히지만 책도 소장용으로 정말 우아하고 아름답다. 기존의 두 권에서 합본으로, 무선 제본에서 고급 양장본으로 탈바꿈한 것도 마음에 들지만, 표지 이미지와 색감부터 너무도 고급스럽고 작품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드러내어 훌륭하다. 그리고 리커버 에디션 출간 기념으로 받을 수 있는 사은품 양장 노트도 같은 울트라바이올렛 톤으로 만들어져 책과 잘 어울린다. 그야말로 여자들의 마음을 얻을 줄 아는 에디션이라고나 할까. 실물을 보면 마음을 뺏길 수밖에 없는 아름다운 책이다. 게다가 고전문학인데도 불구하고 너무도 술술 읽히고, 흥미진진해서 전혀 고전스럽지 않다는 점 또한 이 작품의 굉장한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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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오나 2018-05-13 공감(8)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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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23]여인들의 행복 백화점_에밀 졸라_시공사
다윗과 골리앗....
블레셋의 대장으로 2미터가 넘는 거구엿던 그는 이스라엘을 말로는 조롱하고 그의 신체와 용사적인 면모로 이스라엘에 상당히 위협적인 존재였다. 하지만 그에 두려움을 뛰어넘어 맞서 골리앗을 쓰러뜨린 역사적인 기적의 인물 다윗이 있다.
이 성경이야기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잘 알려진 이야기다. 약자들에게 희망이 되고 새로운 돌파구를 기대하게 하는 승리의 대반전 스토리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저 두 인물이 그리고 그 사건이 떠올랐다.
이 책은 점점 주변을 삼키며 거대한 괴물로 몸집을 키워가는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과 오랜 가풍과 전통을 고수하며 그들의 생계를 꾸려온 소상인들의 이야기다. 드니즈란 한 여인을 중심으로 하여 그녀의 성장과 함께 시대적인 변화의 상황에 대한 것이다. 백화점의 사장인 무레는 자신의 야망과 꿈을 좇아 자신의 백화점 영역을 확장하기에 이른다. 그에 어쩌면 걸림돌이 되는 각 건물과 상점들을 매입한다. 자신의 것들을 순결을 지키려고 애쓰는 듯한 처녀와 같이 강한 의지와 집념을 가진 소상인들은 자신의 가게를 어떠한 금액에도 내놓지 않고 자신의 사업을 지키고자 버틴다.
'그래도 있을까? 그래도 있으려나?' 하는 마음으로 반전을 기대하며 판을 뒤집으려는 시도를 하지만, 꿈쩍하지 않는 상황에서 겪는 소상인들의 애절함과 극심한 고통은 읽는 이로하여금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킨다. 백화점은 더욱 구매분야를 넓혔고, 그들의 영역을 확대했다. 소상인들의 추억과 생계를 위협하는데에 가차없고 냉혹하다. 다윗과 골리앗의 구조는 비슷했지만 결론은 다르다.
주인공 드니즈의 큰아버지 보뒤의 가족은 백화점의 등장으로 그 잔재마저 소멸되어 버리는 소상인들의 삶을 비유적으로 잘 보여준다. 아버지는 전통적으로 받은 사업체를 잃고, 엄마는 딸을 잃었다. 딸은 자신의 약혼자마저 백화점 직원에게 빼앗기므로 결국 죽음에 이른다. 건물은 헐값에 매각되거나 그 형체조차 사라져버리고 만다. 자신의 모든 것을 잃은 소상인들의 분노와 무너진 자존심을 보며 우리 조차 힘없는 시민 중 한 사람으로써 그들처럼 순식간에 모든 것을 빼앗길 수 있는 약한 자라는데 공감을 갖게 된다.
하지만 작가가 단지 소상인들의 몰락으로 인한 비참함만을 이야기 했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어쩌면 아니 언젠가는 있을 변화에 대해서 소상인들이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점. 거대한 괴물의 승승장구는 우리에게 닥칠 시대적인 상황임을 드니즈의 생각을 통해 긍정하는 듯 하다. 그러면서도 안타깝게도 그러한 희생을 통해서 우리는 또 새로운 변화에 적응해 나가야 함을 이야기 한다. 드니즈의 결정과 방향이 아마도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적응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는 듯 하다.
... 맙소사! 이렇게 잔인한 일이 또 어디 있단 말인가! 눈물 흘리는 가족들, 길거리로 내쫓기는 노인들, 파산이 야기하는 온갖 비극들! 하지만 그녀는 아무도 구할 수 없었다. 그리고 이 모든 건 어쩔 수 없이 거쳐야 하는 과정이며, 내일의 파리가 건강하기 위해서는 고통이라는 밑거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날이 밝아모녀서 드니즈는 다시 차분함을 되찾았다. 체념과 커다란 슬픔으로 인해 내내 깨어 있다시피 하면서 창문 쪽으로 몸을 향한 채 누워 있는 동안 유리창 너머로 차츰 동이 터 오르는 게 보였다. 그렇다. 이 모든 것은 피로써 치러내야 하는 몫이었다. 모든 혁명은 순교자를 필요로 하며, 죽음을 딛고서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피해갈 수 없는 고통이자 각 세대가 치러내야 할 산고 앞에서, 그동안 드니즈가 느꼈던 두려움, 자신이 가까운 사람들의 파국에 일조를 함으로써 그들의 불행을 초래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은 그들을 향한 크나큰 연민으로 나타났다. 그녀는 가능한 모든 위로의 방식을 찾고자 애쓰면서, 적어도 자신과 가까운 이들의 치명적인 파국을 막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오랫동안 궁리했다. p.625
또한 이 책은 단지 저 두 부류의 갈등과 대조적인 상황 뿐 아니라 백화점을 통해 우리의 현실을 고발한다. 서로 물고 물어뜯기는 과정을 통해서 성장해나가는 자본주의 경제사회가 백화점으로 축소화 되었다. 어느 때는 아군이었던 사람이 적군이 되기도 하고, 적이었던 이가 바뀌기도 한다. 자신의 필요와 이익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백화점의 내부와 쫓기고 굶주리는 드니즈 가족을 품어주는 소상인들의 정감있는 행동은 또한 한 사회안에 공존하고 있는 대조적인 모습이기도 하다.
읽으면서 거대한 프렌차이즈와 대형마트 속에서 설 곳을 잃어가는 자영업의 좁아져가는 입지가 떠올랐다.(그래도 지금은 어느 정도의 정부 개입이 있기는 하지만..도움이 안될지라도^^;)
유럽이 확실히 우리보다는 경제사회문화등에서 상당히 앞선 것은 사실이지만, 요사이 우리나라에서 주목되고 있는 대형상인과 소형상인들의 갈등이 이미 19세기말에 다루어졌었다는 것이 참 놀라웠다. 또한 이 책을 위해 에밀 졸라는 백화점과 주변을 인터뷰하며 자료를 모았다고 한다. 그런 에밀 졸라의 시대이해와 통찰력이 그때뿐 아니라 현시대까지 아우르는 인간의 욕구와 사회상황을 잘 읽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성의 욕망과 내재된 시선들을 어찌나 잘 다루었던지 여성을 고객으로 하는 분야에서는 이 책이 필독서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다.
인물 중 여성들의 욕망을 잘 파악하고 그것을 잘 이용하여 경영에 적용하여 성공을 이루었던 무레(백화점 사장)의 냉혹잔인함은 여자들에게 있어서 적과 같이 여겨진다. 아니 책 속의 인물들은 그의 겉모습과 말에 현혹되어 그 안의 야망과 경멸스러움을 알지 못한다. 그런 가운데 속수무책으로 자신들의 욕망을 채우기에 바쁘고 탐욕의 끝을 달리는 여인들의 모습에 현재의 우리를 발견한다.
물론 이 모든 것을 '드니즈'란 인물을 통해서 새롭게 개혁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는 함으로 여성들의 꼭대기에 있던 무레를 좌지우지(?)함으로 선한 발전을 보이기는 한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여인들의 물욕과 공허함이란 본능은 오히려 그대로이고 백화점이란 공간을 통해 더욱더 탐욕스럽고 게걸스럽게 보이기까지 한다. 오히려 이 책을 통해 알게된 여성들의 본능에서 욕망을 위한 소비에 속수무책인 것이 조금은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될까?
백화점이란 공간으로 과거부터 억눌리고 감춰져온 여성들의 욕망의 발현이 이루어졌다는 생각은 든다. 한편으로는, 미투 운동을 통해 점차 회복되는 여성의 인권 현실을 끄집어 내어 보며 또 다른 방식으로 여성들의 욕망들을 해소하고 나아갈 방향들이 이제는 달라질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물론 소비가 무조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참! 책이 너무 예뻐서 읽고 싶었는데 책 느낌이 나는 메모책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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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잇고 2018-04-11 공감(5)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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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들의 행복 백화점(리커버 에디션) (스포일러 포함)
백화점. 이름으로만 보면 백가지 물건, 많은 물건을 파는 가게라는 뜻이다. 그러나 지금 백화점은 호화로움과 일맥상통하게 되었는데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은 최근 서점가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리버커 에디션으로 원래 두 권으로 나눠져 있는 것을 한 권으로 합본해놓았다는 점도 좋고, 2권이였던 도서가 19세기 유럽의 모습을 살짝 담아두었다면 합본된 리커버북은 금빛과 연보랏빛을 적절히 사용해 백화점의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아주 잘 어울려 오히려 지금 도서가 훨씬 좋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출간되는 소설들을 덜한 편이나 개인적으로 프랑스 고전문학은 난해하게 느껴지는 면이 많은데 이 책은 프랑스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에밀 졸라라는 프랑스 문학의 거장이 선보이며 또 19세기 유럽의 문화, 사회, 풍속도를 함께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흥미롭게 느껴진다. 사실 우리나라에 백화점이 언제 최초로 개점했는지도 모르는데 유럽이라고 다를까마는 130여 년 전의 파리에 존재한 백화점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어찌보면 백화점이라는 거대한 무대장치가 주인공이고 오히려 그속에 있는 사람들이 조연처럼 느껴질 정도로 책 속의 백화점은 단순한 배경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책의 마지막에는 이야기의 배경이 되었다는 봉 마르셰 백화점의 당시 풍경이라든가 여러 부서의 직원들의 모습을 담고 있는데 상당히 신기했다.
지금도 그렇겠지만 상업주의, 자본주의의 상징은 자유무역 그리고 자유로운 상거래에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이제 스무 살이 된 드니즈가 남동생들과 함께 파리로 올라와 어쩌면 큰아버지의 직물 전문점의 경쟁점이라고 할 수 있는 백화점에서 일하게 되면서 그곳을 찾는 많은 여인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모습은 그녀가 처한 상황과 묘한 대비를 이룬다.
더욱이 어쩌면 지금의 명품숍 같은 화려함이 넘쳐나는 공간 속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모습, 그들 중 한 사람이기도 한 드니즈가 허영심이나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모습은 유지하는 것은 더욱 그녀를 눈에 띄게 하는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영국에서는 BBC ONE에서는 드라마로 제작해 방영된 바 있기도 하고 국내에 DVD로도 출시되었다고 하는데 과연 백화점이라는 공간을 어떻게 영상으로 표현했을지 궁금해진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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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zahbs 2018-04-11 공감(4)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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