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덕수, 고위 관료 때 6억 임대수익…미국 기업 2곳에 세줬다
배지현 기자
등록 2022-04-06
이번엔 이해충돌 논란
청 비서관·통상교섭본부장 등 재직
1989~1999년 10년 동안
AT&T·엑슨모빌 자회사에
종로 단독주택 임대해줘
한 후보 “부동산업소가 중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생산성본부 건물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에 출근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상공자원부와 청와대, 통상산업부 고위 관료로 있던 시절 10년 동안 자신의 집을 미국계 대기업 2곳에 임대하고 6억원대 임대수익을 얻은 것으로 확인됐다. 외국과 무역 등 통상 업무를 수행하며 개인 주택을 미국계 대기업에 임대하고 해마다 6천만원가량 수익을 거둔 만큼, 이해충돌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3면
6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한 후보자는 1989년부터 1999년까지 장인에게서 사들인 서울 종로구 단독주택을 당시 세계 최대 통신업체였던 에이티앤티(AT&T)에 임대했고, 그 뒤로는 미국계 글로벌 정유사인 모빌(현 엑슨모빌)의 한국 자회사 모빌오일코리아에 임대했다.
<한겨레>가 입수한 한 후보자의 서울 종로구 집 폐쇄등기부 등본을 보면, 두번째 임차인인 모빌오일코리아는 1995년 9월에 채권최고액 1억6980만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근저당권은 1999년 9월 해제됐다. 모빌오일 쪽이 외국인 임원의 주거용으로 한 후보자의 집을 임차하면서 2년치 선월세 근저당권을 설정해둔 것으로 보인다. 폐쇄등기부 등본에는 나타나지 않지만 한 후보자는 <한겨레>에 “에이티앤티와 모빌오일코리아가 10년 동안 임차했었다”고 밝혔다.
한 후보자가 고액 임대료 수익을 거뒀다는 사실은 2007년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도 언급됐다. 당시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이 “(종로구 집에) 10년 동안 부동산 임대사업 소득으로 6억2천만원이라고 자료를 보내 주셨지요?”라고 묻자 한 후보자는 “예, 그렇습니다”라고 답변한다. 다만 당시에는 고액 임대소득이 논란이 됐을 뿐, 임차인이 누구인지는 이번에 처음 확인됐다.
자신의 주택을 미국계 대기업에 임대했던 1989~1999년 사이 한 후보자는 상공부 산업정책국장과 청와대 통상산업비서관, 상공자원부 기획관리실장, 특허청장, 통상산업부 차관,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등 외국 기업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통상 관련 고위직을 지냈다.
이와 관련해 한 후보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10년 동안 임차인으로) 처음에는 통신회사인 에이티앤티가 들어왔고 그다음 모빌오일코리아가 들어왔다”며 “1999년 이후에는 우리 가족이 직접 들어가 살았다”고 밝혔다. 통상산업부 등에서 근무하며 외국계 기업에 집을 임대하고 고액 임대료를 받은 것은 이해충돌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아무 상관이 없는 일이다. 부동산 중개업소를 통해 임차인을 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배지현 정환봉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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