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August 13, 2024

알라딘: 불평등 이데올로기 수저 계급 사회에 던지는 20가지 질문 조돈문 2024

알라딘: 불평등 이데올로기












불평등 이데올로기 
수저 계급 사회에 던지는 20가지 질문
조돈문 (지은이) 한겨레출판 2024-06-27
















9.7
100자평 1편
리뷰 13편
세일즈포인트 3,735
사회과학 주간 72위
356쪽

책소개

2024년 오늘 한국 사회가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가 불평등 문제라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청년 세대는 흙수저 계급, N포 세대를 자처하고 있으며, 사회 전체적으로 신분 상승 기회가 줄어들면서 빈곤이 대물림되는 신(新)계급 사회가 되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청소년 자살률, 노인 빈곤율, 최저 수준의 출생률은 한국 사회를 규정하는 지표가 된 지 오래다.

오랫동안 불평등 문제에 천착해온 사회학자 조돈문 교수의 <불평등 이데올로기>는 우리 사회의 불평등 문제를 특별히 이데올로기 측면에서 과학적 자료를 근거로 본격 해부한 책이다. 아무리 심각한 불평등 사회라도 이데올로기 체제에 따라 대중은 상황에 묵종할 수도 분노할 수도 있으며,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로 가는 길도 상당 부분 불평등 이데올로기와의 투쟁 여하에 달려 있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저자는 
  • 한국 사회 불평등 견딜 만한가, 
  • 왜 어떤 자본주의는 덜 불평등한가, 
  • 북유럽 복지를 원하는 한국인은 왜 미국식 경제를 추구하는가, 
  • 불평등 사회 공정할 수 있는가 
등 20가지 질문을 던지며 

현재 우리 사회가 처한 불평등의 현실을 파악하고 해법 모색에 나선다.



목차

목차
추천의 글
머리말: 불평등 이데올로기와 숫자의 반란

1부 통계로 보는 한국의 불평등

1장. 한국 사회 불평등, 견딜 만한가?
한국 사회 불평등의 현주소-미국과 스웨덴 사이
심각한 소득 격차-상위 10%와 하위 50%
2장. 왜 우리는 불평등한가?
피케티의 발견: 불평등은 자본주의 구조적 현상
불평등 심화 추세: 자산이 많을수록 유리하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3장. 자본주의 불평등, 피할 수 없는가?
자본주의 황금기와 〈모던 타임스〉
시장경제 모델과 불평등 양상
자본주의 다양성: 영미형과 스칸디나비아형
4장. 왜 어떤 자본주의는 덜 불평등한가?
시장경제 모델과 계급 역학관계
권력 자원론과 사회 민주주의 모델
라이트의 계급 이익 곡선과 한국 사회

2부 한국 사회의 불평등 이데올로기

5장. 불평등은 누구의 이데올로기인가?
지배계급과 이데올로기 투쟁
불평등 이데올로기의 세 가지 기본 명제
불평등 이데올로기의 논리 검증하기
6장. 불평등은 없다, 별것 아니다?
국제 불평등 인식 조사
피라미드형과 다이아몬드형
소득 격차는 여전히 너무 크다
지배계급 이데올로기의 실패
7장. 불평등 있어도, 정당하다?
불평등 피해와 낙수효과
불평등의 사회적 비용과 순기능
신분 상승 사다리는 튼튼한가
빈곤의 대물림과 성공의 조건
수저 계급 사회의 상승 이동 기회
8장. 평등 사회는 불가능하다?
북유럽과 미국식 모델의 차이
세금을 더 낼 의향이 있는가
취약한 평등 사회 이행 의지
9장. 불평등은 지배 이데올로기가 되었는가?
불평등을 바라보는 시선
불평등 세습과 신분 상승 기회의 각축

3부 불평등 사회와 공정성
10장. 누구를 위한 공정인가?
문재인 정권의 평등과 공정
윤석열 정권의 자유와 공정
윤석열의 공정성과 문재인의 공정성
11장. 불평등 사회, 공정할 수 있는가?
공리주의의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존 롤스의 ‘공정으로서의 정의’
공정성 원칙과 한국 사회
12장. 기회는 누구에게나 균등한가?
불평등의 대물림과 노력 보상
개인의 능력인가, 사회의 책임인가
수저 계급 사회의 기회 불균등
13장. 최소 수혜자 보호인가, 최대 수혜자 보호인가?
차등의 원칙과 최소 수혜자 보호
성공하려면 부패해야 할까
불평등 체제의 불공정성: 계층 간 인식 차이
지켜지지 않는 공정성의 원칙들

4부 불평등·불공정 담론의 쟁점들
14장. 불평등은 참아도, 불공정은 못 참는다?
불평등 불만인가, 불공정 불만인가
불평등도 못 참고, 불공정도 못 참는다
불평등 불만이 없으면, 불공정 불만도 없다
15장. 한국은 실력주의 사회인가?
실력주의와 소득 결정 기준
서구 능력주의와 한국 노력주의
어떤 기준으로 얼마를 받아야 하는가: 보상의 형평 원칙
16장. 인천국제공항 사태-공동선인가, 불공정인가?
국가의 역할: 공동선과 ‘기저귀’ 정치인
불평등 체제와 비정규직 문제
정규직 전환을 둘러싼 프레임 전쟁
인국공 비판론의 이데올로기적 왜곡
17장. 재벌 혐오감, 재벌은 억울한가?
재벌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
‘초일류 기업’의 민낯-삼성 재벌의 불법 경영권 승계
한국 재벌은 왜 지탄받는가

5부 불평등 체제의 불안정성
18장. 촛불의 분노, 항쟁으로 끝났는가?
평등과 공정의 가치, 대중의 분노
촛불 항쟁 방정식
평등하고 공정한 세상에 거는 기대
촛불과 상호적 공정성 원칙
19장. 불평등 대한민국, 출구는 없는가?
바람직한 국가 모델: 미국 vs 북유럽
불평등 이데올로기의 승리
북유럽 모델과 복지 증세 부담
비개혁주의적 개혁 전략이 출구다
20장. 99%가 1%에게 묻는다. “당신들의 잠은 편안한가?”
한국 불평등 체제의 불안정성
불평등 이데올로기, 절반의 성공
기계적 평등도 공정이 아니다
국가와 재벌의 상호성 원칙 위반
촛불 항쟁과 반사실적 실험
그들에게 묻는다. “당신들의 잠은 편안한가?”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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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P.13
시민들은 이미 우리 사회를 ‘금수저-흙수저’의 ‘수저 계급 사회’로 부르고 있었다. 우리는 그런 사회에 태어났고, 그렇게 살고 있고, 그런 사회를 물려주게 될 것이다. 이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엄연한 현실이다. 하지만, 국정 농단 사건에 연루되어 국민적 지탄을 받는 인물조차 뇌물로 받은 돈도 실력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사회 이데올로기 투쟁에서 불평등 이데올로기가 우세함을 의미한다. -〈머리말〉

P.51
유럽과 미국에서 소득 불평등 수준은 20세기 초부터 1970년대까지 꾸준히 하락했는데, 두 시기로 나눠진다. 20세기 전반부에 고소득 부유층은 전쟁과 대공황으로 자산 파괴 피해가 컸고, 저소득층의 피해는 상대적으로 더 작았다. 한편 2차 대전 이후 자본주의 황금기는 포드주의 계급 타협으로 높은 경제 성장률의 성과를 자본과 노동, 고소득 부유층과 저소득층이 나눠 가졌다. -〈2장. 왜 우리는 불평등한가?〉

P.56
자산/소득 배율이 높고 자산 불평등 정도가 심하다는 것은 저자산·저소득층이 열심히 일해도 근로소득을 통해 소득 불평등 벽을 넘어 상승 이동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금수저로 태어나면 계속 금수저지만 흙수저로 태어나면 아무리 ‘노오력’ 해도 금수저가 되기 어렵다. 이처럼 한국 사회는 부의 대물림이 구조화된 ‘수저 계급 사회’가 되었다. -〈2장. 왜 우리는 불평등한가?〉

P.62
자본주의 황금기가 끝나고 신자유주의 시기가 시작되면서 불평등은 완화 추세를 멈추고 심화되기 시작했다. 상위 10%의 점유율은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에서 1980년대부터 확대되기 시작했는데, 국가별로 차이가 있다. 미국에서 가장 가파르게 증가한 반면, 스웨덴에서 가장 완만하게 증가했는데 거의 정체 수준이었다. -〈3장. 자본주의 불평등, 피할 수 없는가?〉

P.70
신자유주의 시기에도 스웨덴 등 스칸디나비아형 모델 국가들은 노동조합과 노동계급 정당의 영향력으로 자본 편향적 이윤-임금 배분을 막고 복지국가의 탈상품화된 복지 서비스를 꾸준하게 제공했다. 그 결과 노동자를 포함한 사회적 약자들의 삶의 질이 별로 악화되지 않았고 불평등 수준도 낮게 유지될 수 있었다. -〈4장. 왜 어떤 자본주의는 덜 불평등한가?〉

P.81
불평등이란 소수의 지배자들이 소득과 자산 등 자원을 자신의 몫보다 더 많이 소유하고 대다수 시민은 자신의 몫보다 적게 소유하는 현상이다. 불평등 체제의 수혜자는 소수에 불과하고 사회 구성원의 절대다수는 피해자가 되지만 불평등 체제는 유지된다. 불평등 체제의 피해자가 불평등한 지배 질서를 수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불평등 이데올로기가 널리 확산되어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불평등 이데올로기는 지배계급의 이해관계를 대변한다. -〈5장. 불평등은 누구의 이데올로기인가?〉
P.85
지배계급 이데올로기의 세 기본 명제와 과제들은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다. (1) 제1명제는 “불평등은 없다”인데, 불평등 실태 영역의 불평등 현상 은폐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불평등 부재, 불평등 경미, 불평등 완화 추세 등 세 가지 하위 명제들을 확산시킨다. (2) 제2명제는 “불평등이 있다 하더라도, 불평등은 정당하다”인데, 불평등 결과의 영역이다. 여기서 불평등 체제 정당화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불평등 낙수효과, 불평등 순기능, 상승 이동 기회 보장 등 세 가지 하위 명제들을 확산시킨다. (3) 제3명제는 “불평등이 정당화될 수 없다 하더라도, 대안적 평등 사회는 실현 불가능하다”인데, 대안의 영역이다. 평등 사회 대안 부정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평등 사회 대안 부재, 평등 사회 이행 불가 등 두 가지 하위 명제들을 확산시킨다. -〈5장. 불평등은 누구의 이데올로기인가?〉
P.94
한국인의 소득 불평등 인식의 시기별 추이를 보면 소득 불평등이 심각하다는 인식 수준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소득 격차가 너무 크다는 데 찬성하는 의견은 2003년 이래 지난 20년 동안 작은 부침은 있지만 90% 안팎의 높은 수준을 유지했는데, 반대 의견은 3% 안팎에 불과했다. 그래서 소득 격차가 크다는 의견에 대한 찬성-반대 비율의 격차는 85% 안팎으로 높게 유지되고 있다. -〈6장. 불평등은 없다, 별것 아니다?〉
P.107~108
한국에서 경영자-노동자 갈등이 심각하다는 것은 국민소득의 공정한 배·재분배가 실패하여 사회 통합을 위태롭게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국 경영자-노동자 갈등의 심각성은 소득의 불평등 분배·재분배뿐만 아니라 경제민주주의 저발달로 인해 공존·상생의 노사 관계가 형성되지 않은 탓도 크며, 이러한 현실을 국민들이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 -〈7장. 불평등 있어도, 정당하다?〉
P.117
모든 국가 시민은 다이아몬드형을 이상적 유형으로 선호하지만, 현실 세계는 피라미드형 위계 구조가 지배하고 있다. 시민들이 바람직한 사회 유형과 현재 사회 유형으로 다이아몬드형을 꼽은 비율의 차이가 사회 위계 구조의 이상형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표현한다. 그 괴리는 한국이 64.4%로 가장 컸고, 스웨덴은 44.3%로 가장 작았다(표 8.2) -〈8장. 평등 사회는 불가능하다?〉
P.131
한국 사회에서 지배계급 이데올로기의 불평등 은폐 과제는 실패했지만, 현재 불평등 체제 정당화 과제를 둘러싸고 각축하는 단계다. 불평등 정당화 명제의 세 하위 명제 가운데, 불평등 낙수효과 명제와 불평등 순기능 명제는 거부되었으나, 상승 이동 기회 보장 명제가 현재 각축의 장이다. -〈9장. 불평등은 지배 이데올로기가 되었는가?〉
P.141
윤석열 정부는 ‘특권과 반칙’을 청산해야 할 불공정성으로 설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와 다르지 않다. ‘공정성’은 어떤 가치와 결합되는가에 따라 그 의미와 내용이 달라진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평등과 공정을 강조한 반면, 윤석열 정부는 자유와 공정을 강조한다. 평등과 자유의 지향이 서로 다르다면,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가 핵심 가치로 설정한 공정성은 공통점보다 차이점이 더 클 수 있다. -〈10장. 누구를 위한 공정인가?〉
P.160
서구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 가운데 스웨덴이 정치적 자유를 가장 충분하게 향유하는 반면, 미국이 가장 불충분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한국은 미국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경제적 기회에서도, 스웨덴이 경제적 기회가 충분하다는 의견이 가장 많고 미국은 불충분한 편으로 나타났는데, 한국은 미국 수준에도 크게 뒤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11장. 불평등 사회, 공정할 수 있는가?〉
P.171
자본주의는 지위 세습을 제도화한 봉건시대와는 달리 개인의 실력을 성공 기회로 보상하는 사회 경제 체제로 정의된다는 점에서 한국의 불균등 기회 구조는 퇴행적 성격을 지닌다고 할 수 있다. 피케티는 자산/소득 배율 증가 추세로 인해 자본주의 사회도 이제 자산 상속을 통해 지위가 세습되는 세습 자본주의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지적했다. 미국 등 서구 자본주의 국가들에서 성공 조건으로 출신 배경의 중요성이 커지는 현상은 이러한 추세를 반영한다. 그런데, 세습 자본주의 속성은 서구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보다 한국에서 훨씬 더 강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12장. 기회는 누구에게나 균등한가?〉
P.180
공정한 사회라면, 출신 배경과 무관하게 본인의 능력·노력으로 성공할 수 있고, 기회는 균등하게 보장된다. 따라서 가난은 개인 실력 부족 탓이고 본인 실력으로 성공 여부가 좌우되기 때문에 부패하지 않아도 정상급으로 성공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한국인은 성공 조건으로 본인의 능력·노력이 중요하다고 인정하면서도, 출신 배경이 인생 성공에서 중요하고, 가난은 개인의 실력 부족 문제가 아니고, 부패하지 않으면 정상에 오르기 어렵다고 본다. -〈13장. 최소 수혜자 보호인가, 최대 수혜자 보호인가?〉
P.221
한국인도 필요 요인보다 실력 요인을 중시하고 있어 광의의 실력주의가 서구처럼 일정 정도 확산하고 있지만 출신 배경에 밀려 서구에 비해 실력주의의 영향력은 제한적이다. 한편, 서구 자본주의 시민들이 노력을 경시하고 협의의 능력을 중시하는 반면 한국인은 협의의 능력 못지않게 노력도 중시하며 상대적으로 자본보다 노동에 더 친화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15장. 한국은 실력주의 사회인가?〉
P.246~247
인천국제공항(인국공)의 직접 고용 정규직 전환 업종은 고객의 생명·안전 관련성이 높은 필수 업무를 중심으로 지정되었다. 인국공의 보안 검색원이나 특수 경비원 자리에 7년 이상 인천공항에서 해당 보안검색·특수 경비 업무를 수행해온 노동자와 실무 경험 없이 토익 점수가 더 높은 취준생 가운데 누구에게 연평균 2000만 명에 달하는 인천공항 이용 승객들의 생명·안전을 맡기는 것이 더 합리적이고 공정한가? 인천공항 이용 고객들은 어느 편이 더 안전하다고 선택할까? -〈16장. 인천국제공항 사태-공동선인가, 불공정인가?〉
P.264
검찰은 불법 비자금 전달을 지시한 이건희 삼성 회장, 불법 자금 전달 방식을 기획·모의한 이학수 삼성 부회장과 홍석현 〈중앙일보〉 사장, 수년간 떡값을 받은 정황이 드러난 전·현직 검사들은 모두 불기소 처분했다. 삼성이 이회창 후보 동생에게 수십억 원의 불법 자금을 전달한 사실은 확인되었지만 공소 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기소하지 않았다. -〈17장. 재벌 혐오감, 재벌은 억울한가?〉
P.295
이재용·박근혜 게이트는 국가 권력의 정상인 대통령과 시장 권력의 정상인 삼성 재벌 총수가 불법 비자금을 매개로 국가 권력을 농단한 사건으로 정경 유착의 불법성과 불공정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이재용·박근혜 게이트는 ‘수저 계급 사회’의 불평등과 불공정성을 겪으며 누적된 시민들의 불만을 광장으로 불러내고 촛불을 들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18장. 촛불의 분노, 항쟁으로 끝났는가?〉
P.325
한국인들은 평등한 복지국가를 희망하면서도 북유럽 모델보다 미국식 모델을 더 선호하고, 사회복지 확대를 위한 증세 부담을 거부하는 비율이 절반 이상이다. 스웨덴도 오늘날의 스웨덴 모델을 만들기까지 100년 이상 걸렸다. 스웨덴을 벤치마킹하되 우리 사회의 객관적 조건을 고려하여 장기적 전망에서 점진적 변화를 추진하는 접근법이 필요하다. 그것이 자본주의 시장지배 체제의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 개혁을 추진하되 개혁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보다 높은 수준의 변혁을 지향하는 ‘비개혁주의적 개혁non-reformist reform’ 전략이다. -〈19장. 불평등 대한민국, 출구는 없는가?〉
P.340
촛불 항쟁은 국가와 지배 세력이 상호성 원칙의 사회 계약을 위반한 데 대해 도덕적으로 분노하며 응징한 집합 행동이다. 촛불 항쟁은 예전과 다른 사회 발전 경로의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박근혜 퇴진 이후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 실현을 약속하는 파격적 대선 공약들이 경쟁적으로 제출되었고, 소득 주도 성장 전략과 함께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를 수립할 대안적 정책 패키지를 제시한 정치 세력이 집권하게 되었다. 보다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의 가능성은 현실이 될 수 있었다. -〈20장. 99%가 1%에게 묻는다. “당신들의 잠은 편안한가?”〉


추천글

이병천 (강원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한국 경제론의 충돌』저자): 저자는 한국에서 불평등 지배 이데올로기가 절반만 성공했다고 진단한다. 분명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피지배 계급의 평등 이데올로기를 압도하지는 못해 한국 불평등 체제는 불안정하다는 것이다. 수저 계급 사회의 부조리에 분노하는 깨어 있는 시민이라면 20가지 질문으로 한국 불평등 연구의 새 장을 연 이 책을 읽지 않고는 배기지 못할 것이다.

박태웅 (한빛미디어 의장, 《박태웅의 AI 강의》, 《눈 떠보니 선진국》 베스트셀러 저자): 2024년 한국 사회가 짊어진 가장 큰 숙제는 불평등이다. 꿈처럼 다가왔던 ‘눈 떠보니 선진국’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 한때의 꿈으로 미끄러져 내릴지가 향후 몇 년에 달려 있다. 남은 시간이 길지 않다. 불평등 문제에 천착해온 조돈문 교수의 이번 책이 몹시 반가운 이유가 여기 있다. 한국 사회의 불평등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대단히 훌륭한 출발점이자, 빠트려서는 안 될 귀한 자료다. 일독을 강추한다!

송경동 (시인): ‘부모를 잘못 만난 흙수저 계급’ 등으로 함부로 호명당하며 만연한 불공정과 불평등에 치를 떠는 N포 세대 청년들에게 주는 희망의 전언, 한국 근현대 정치·경제·역사뿐 아니라 전 세계 국가·자본·노동이 각축하며 걸어온 모든 길이 꽉 들어찬 참다운 지성의 곳간,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위해 ‘불평등 이데올로기’의 허위를 밝히고 우리가 함께 나아가야 할 다른 세계에 대한 드넓은 지평을 열어준 명저다.
한겨레: 한겨레 2024년 6월 28일자 '책&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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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지은이: 조돈문

저자파일 신간알리미 신청

최근작 : <오줌인형 잡기>,<불평등 이데올로기>,<다시 촛불이 묻는다> … 총 30종 (모두보기)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연세대학교에서 사회학 석사 학위를, 미국 위스콘신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가톨릭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2019년 8월 퇴임했다.

 주요 관심 영역은 불평등과 이데올로기, 평등 사회와 이행의 정치, 사회 양극화와 비정규직, 계급 관계와 노동계급 형성, 유럽의 사회적 모델과 라틴아메리카의 사회 변혁 실험 등이다.

노회찬재단 이사장, 민교협 상임의장, 대안연대회의 운영위원장, 삼성노동인권지킴이 상임대표, 한국산업노동학회 회장, 비판사회학회 회장, 한국스칸디나비아학회 회장, 민주노총 정책연구원 정책자문위원장, 사회공공연구원 이사장, 민주노동당 평가혁신위원장,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위원을 역임했다. 

현재 가톨릭대학교 명예교수로서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이사장, 사회경제개혁을 위한 지식인선언네트워크 공동대표, 학술단체협의회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 《노동운동과 신사회운동의 연대》 
  • 《노동계급의 계급형성: 남한 해방 공간과 멕시코 혁명기의 비교연구》 
  • 《브라질에서 진보의 길을 묻는다: 신자유주의 시대 브라질 노동운동과 룰라 정부》 
  • 《노동계급 형성과 민주노조운동의 사회학》 
  • 《비정규직 주체형성과 전략적 선택》 
  • 《베네수엘라의 실험: 차베스 정권과 변혁의 정치》 
  • 《노동시장의 유연성-안정성 균형을 위한 실험》 
  • 《함께 잘사는 나라 스웨덴: 노동과 자본, 상생의 길을 찾다》 등이 있다.

공저 및 편저로는 

《구조조정기 노동조합의 개입전략》 
《한국 사회의 계급론적 이해》 
《한국 사회, 삼성을 묻는다》 
《217, 한국 사회를 바꿀 진보적 정책대안》 
《위기의 삼성과 한국 사회의 선택》 
《노동자로 불리지 못하는 노동자: 특수고용 비정규직 실태와 정책대안》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의 길》 
《해외사례를 중심으로 본 지역 일자리·노동시장 정책》 
《다시 묻는 사용자 책임: 간접고용 비정규직 실태와 정책대안》 
《다시 촛불이 묻는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사회경제개혁》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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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소개



“한 장 한 장 읽어갈수록 미궁과 진창이 되어 어지럽고 복잡하며 혼탁한 세상의 실상이 밝아지고 명료해진다.” 

★ 이병천 교수, 박태웅 의장, 송경동 시인 강력추천 

한국사회 불평등 견딜 만한가? 데이터로 보는 불평등·불공정 공화국의 실체 

책에서는 피케티(Piketty)가 《21세기 자본》에서 밝혀낸 바, 자본주의의 내재적 요인에서 불평등의 원인을 찾는다. 모든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국민소득 증가율을 상회하는 자산 수익률’ 현상이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실제로 세계 자본주의는 역대로 글로벌 자산 수익률이 5% 수준에서 안정을 유지했는데, 항상 경제 성장률보다 높았다. 자산가들의 몫이 더 컸다는 의미다. 자본주의는 그 속성상 평범한 사람들이 열심히 일해서 버는 돈보다, 부자들이 금융, 부동산 등 자산을 불려서 벌어들이는 돈이 더 많다. 이는 사회 불평등의 근본 원인이 된다. 한국은 어떨까? 저자는 국제사회조사프로그램(ISSP), 세계불평등데이터베이스(WID), 펜월드테이블(PWT) 등에서 데이터를 수집해 서구 선진국과 한국의 불평등 수준을 비교 분석한다. 그 결과 2010년대 한국의 자산/소득 배율은 8배 정도로 서구 국가들보다 평균 2.4배 정도 더 컸다. 한국이 명실상부한 금수저-흙수저의 수저 계급 사회로서 서구 국가들보다 세습자본주의 특성을 더 강하게 보여주고 있다. 한국 사회는 상위 10%의 점유율이 1970년대에는 서유럽 국가들 수준이었으나 이후 급격한 불평등 심화로 2010년대에는 미국까지 추월하며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 가운데 가장 불평등한 국가군으로 편입되었다. 한국은 중장기적으로 불평등이 심화하는 추세를 지속하다가 2010년대 들어 정체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_43쪽 

불평등 체제를 유지하는 강력한 도구 
한국에서 불평등 이데올로기는 승리했는가 

그렇다면 소수만이 혜택을 누리고 다수를 피해자로 만드는 불평등한 사회는 어떻게 유지될 수 있을까? 한국 자본주의의 불평등 실태를 확인한 저자는 묻는다. 그리고 그 비밀을 ‘이데올로기’에서 찾는다. 테르보른(Therborn)의 ‘이데올로기적 호명 과정의 세 가지 양식’을 적용하면 오늘날 자본주의 불평등 체제를 유지하는 데 동원되는 이데올로기는 다음 세 가지로 요약·정리된다.
 (1) 제1명제 → “불평등은 없다” 마치 세상에 불평등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은폐한다. 하위 명제로 불평등 부재, 불평등 경미, 불평등 완화 추세 등 세 가지가 있다. 
(2) 제2명제 → “불평등이 있다 하더라도, 불평등은 정당하다” 불평등을 정당화하려는 이데올로기다. 저소득층에게도 부가 흘러간다는 낙수 효과론, 불평등의 순기능, 상승 이동 기회 보장 등 세 가지 하위 명제들을 확산시킨다. 
(3) 제3명제 → “불평등이 정당화될 수 없다 하더라도, 대안적 평등 사회는 실현 불가능하다” 불평등한 세상을 바꿀 수는 없다는 논리다. 평등 사회 대안 부재, 평등 사회 이행 불가 등 두 가지 하위 명제들을 확산시킨다. 

한국에서 이러한 ‘불평등 이데올로기’는 어느 정도 위력을 발휘하고 있을까? 저자는 한국종합사회조사(KGSS)를 비롯한 각종 설문 자료를 통해 불평등에 관한 한국인의 인식 변화를 추적하면서 불평등 이데올로기 수준을 점검한다. 

그 결과 한국에서 불평등 이데올로기의 승리는 불완전하며 각축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은 현실의 불평등 문제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나, 공정한 경쟁을 통해 개별적으로 불평등에서 벗어나려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불평등 체제를 은폐하고 합리화하려는 논리가 절반만 관철된 셈이다. 한국인이 전반적으로 스웨덴 등 스칸디나비아 나라 방식의 안정된 복지국가를 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치열한 경쟁과 불평등을 양산하는 미국식 자유시장 경제를 선호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미국은 한국처럼 불평등이 심하고 소수의 행복을 위해 다수를 희생시키지만, 시민들이 한국에 비해 불평등 수준을 덜 심각하게 인식하는 한편 실력주의에 기초한 경제적 기회 보장 정도를 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런 점에서 지배계급의 불평등 이데올로기가 한국보다 미국에서 영향력이 훨씬 더 강하다고 할 수 있다. 

불평등은 참아도 불공정은 못 참는다? 
불평등 사회, 공정할 수 있는가 

한국에서 불평등 이데올로기는 공정성 논쟁에서도 충돌한다. 일례로 2020년 인천국제공항에 근무하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둘러싼 공방은 첨예한 이데올로기 각축의 장이었다. 

이 책은 당시 상황을 객관적으로 복기하면서, 불평등 체제의 희생자인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무임승차’ 프레임을 씌운 보수 정당 및 언론의 행태와 이에 호응한 정규직 노조와 취업 준비생 일부의 인식이 공정성을 어떻게 훼손했는지를 보여준다

또한 촛불 항쟁을 거론하며 재벌이 사적 이해관계를 위해 어떻게 국가 권력을 농단하는지, 이를 응징하려는 시민들의 의지는 어떻게 작동했는지를 살피고 공동선과 불공정의 문제를 되짚는다.

 저자는 고 노회찬 의원의 말을 빌려 촛불 항쟁에서 시민들이 많이 들었던 팻말 ‘이게 나라냐’ 구호가 의미하는 바는 “우리 사회의 문제는 불공정과 불평등이며, ‘불평등을 평등으로, 불공정을 공정으로’가 시대적 과제임을 보여준 것”이라고 규정한다. 

한국의 불평등은 단순한 불평등이 아니라 불공정을 통해 확산된 불평등이라는 특징을 지닌다는 것이다. 
전체 사회 차원에서 소득 불평등의 심각성을 인지한 사람일수록 자신이 능력·노력에 비해 적게 받는다고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소득 불평등에 대한 불만이 형성되지 않으면 분배의 불공정성에 대한 불만이 형성되기 어렵고, 분배의 불공정성에 대한 불만은 소득 불평등에 대한 불만에 기초하여 형성된다고 할 수 있다._200쪽 

불평등 대한민국 출구는 없는가? 

각축 중인 이데올로기와 촛불 항쟁이 말해주는 것 이처럼 한국사회는 불평등과 불공정 수준이 높고 시민들의 불만도 강하며, 자본의 일방적 계급지배 방식에 대한 노동의 저항도 강력하다. 

또한 시민들의 상대적 공정성 원칙에 대한 헌신도가 높고 공정성 원칙 위반에 대한 응징 의지도 강하다. 한국의 불평등 체제는 소수의 최대수혜자들이 불만이 누적된 압도적 다수의 피해자들에 둘러싸여 언제든 갈등이 폭발할 수 있는 상황이다. 

저자는 지난 날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군 촛불 항쟁은 한국에서 불평등을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가 완전히 승리하지 않았음을 보여주었으며, 시민들은 언제든 불평등한 현실을 뒤집으려는 저항을 준비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한국에서 평등을 지향하는 민중의 요구는 여전하며 이는 불평등 체제를 뒤바꿀 희망의 씨앗이다.” 

바로 이 책이 방대한 데이터 분석과 설문 연구를 통해 다다른 결론이다. 
불평등 체제가 개선되지 않은 채 시민들 불만이 촉발 요인을 만나면 또다시 제2, 제3의 촛불 항쟁으로 분출될 수 있다.

 지배세력은 불안한 가운데 상생을 거부하고 상당한 사회적 손실을 유발하면서도 네거티브섬 게임을 고집하고 있다. 

그래서, 99% 민중이 1% 엘리트에게 묻는다. “당신들의 잠은 편안합니까?” _345쪽


평점 분포

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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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gjun 2024-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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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읽자 https://blog.naver.com/anyoneunion/223525049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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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가독성 높은 책 쓰실 줄 몰랐어요” 

 

조돈문 선생님이 쓰신 <불평등 이데올로기> 출판 기념회 사회를 맡은 권김현영씨가 뒷풀이에서 한 얘기였다.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세요”라는 질문에 좌중에서 다들 선생님이 쓰신 책 중에서는 가장 읽기 쉬운 대중적 서적이라고 했다. 

 

“마르크스주의자가 불평등을 얘기하면, 원래 저놈들은 그런 놈들이라고 하겠지만, 주류경제학을 한 피케티가 자본주의가 세습자본주의로 변하고 있다. 불평등이 늘고 있다고 하니 세계가 주목했다. 그래서 좀 더 대중적으로 얘기하고 싶어서 피케티를 인용했다” 왜 마르크스주의가 아니라 피케티를 많이 인용했냐는 질문에 대한 저자의 답이었다. 존 롤스의 정의론을 인용해서 불평등의 논리를 파헤치는 대목도 인상적이다. 롤스를 인용한 것도 마찬가지로 대중적으로 불평등을 얘기하려는 것이라고 이해했다. 

 

“다 계획이 있었구나” 한국비정규센터와 노회찬재단이 국민의식조사를 하고 발표했을 때 관심있게 보았고 재미있었다. 그런데 이런 조사가 <불평등 이데올로기>의 중요한 근거 데이터로 등장한다. 선생님은 그 때부터 이 책을 쓰려고 준비한 것 같다. 

 

우린 일상에서 불평등과 불공정을 잘 구분할까. 수많은 사회 쟁점에서 이런 구분들이 나타나고 있다. 불평등과 불공정에 대해 다루는 대목을 보면, 누구는 한국 사람들이 불평등은 참지만 불공정은 못참는다고 한다. 반대로 불공정은 참아도 불평등은 못참는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 책에서 근거를 가지고 이런 통설이 가진 문제를 드러낸다. 

 

중요한 힌트

 

“새로운 언어를 만드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있는 언어로 설득력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능력주의에 대해 얘기하다가 노력을 생각하게 되었다” 뜨거운 쟁점이었고 지금도 그렇다. 좁은 의미에서 일을 잘하는 능력이 있다. 그런데 열심히 하는 것을 통해서 더 잘하게 될 수도 있는 노력도 있다. 노력과 능력을 다 포함해 실력이된다. 임금을 다루는 대목에서 나온다. 세계 각국의 능력주의를 비교하면서 한국의 상황을 보여준다.

 

불평등에 대한 사고를 존 롤스의 정의론을 끌어와서 얘기하는 대목에서 시사점을 얻는다. 최대 수혜자가 많이 가지는 것이 아니라 최소 수혜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 정의다. 대기업 노동자들이 임금협상에서 굉장한 수혜를 입는다. 그런데 자기들만 챙기는 것이 아니라 최소 수혜자인 해당 산업의 중소영세기업 노동자에게 그 수혜가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기성노조에서 정의론을 적용한 혁신을 추진할 수도 있지 않을까.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이윤율 차이를 줄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출판기념회 참석자의 재벌개혁에 대한 얘기가 사그라든 상황에서 경제민주화를 위해 중요한 것이 뭐냐는 질문에 대한 저자의 답이었다. 중소기업에서 노조를 만드는 것도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만든다고 해도 워낙에 이윤율이 낮으니 임금인상도 쥐꼬리에 머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이윤율 차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노동계는 물론이고 국가적 차원에서 중요하다. 그 구체적 방법에 대한 논의가 계획하고 있는 다음번 책에서 다뤄지면 좋겠다. 


* 참 이책에 등장하는 '1/N론' 엄청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도 있겠다.

 

(저자는 문재인 정부가 괘씸하다고 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이윤율 차이를 줄이는 문제만이 아니라 비정규직 정규직화, 소득주도 성장론을 버렸다는 이유 때문, 문재인 대통령과 조돈문 선생님이야 말로 촛불로 탄생한 정부의 일자리위원회에 처음부터 끝까지 참석한 위원이었다. 이에 관한 얘기는 아마 따로 들어도 재밌을 것 같다. 책에는 안 나온다.)

 

몇 가지 생각

 

젊은 시절에 이데올로기에 대한 강의를 듣고 도무지 뭔 소린지 이해할 수 없었다. 어려운 개념이다. 아마 한반도는 이데올로기가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온 대표적인 장소일 것이다. 세계가 이데올로기로 갈라지고 남북도 갈라져 서로의 혈육을 죽이는 동족상잔의 6.25를 겪고 지금도 으르렁대며 핵무기까지 들이대고 있다. 이데올로기는 세계의 모든 것을 일관되게 설명하려는 폐쇄적 사고체계다. 그 결과는 끔찍할 수 있다. 

 

수많은 이론가들은 이데올로기를 주체화의 굉장히 중요한 문제로 다뤄왔다. 저자도 노동현장에서 정규직이 족구장 선을 긋게 만들 때 “어이”라고 부르는 한 마디에 담긴 이데올로기적 호명을 얘기한다. 한 시민이 주권자가 되는 것을 이데올로기적 효과로 설명하는 이론가들도 있다. 그러나 노동현장의 경험을 돌이켜보면, 이데올로기적 접근은 너무 협소하다. 

 

인간의 몸이 뇌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면 이상하다. 인간의 몸은 다양한 기관들로 이뤄진 유기체다. 뇌는 인간의 몸의 일부다. 사회는 이데올로기로 구성되어 있다고 하는 것도 이상할 것이다. 사회는 다양한 요소들이 어울린 관계의 앙상블이다. 이데올로기는 사회의 일부다. 이런 면에서 불평등을 이데올로기로 다루는 것이 적절할까. 인간의 몸은 뇌만이 아니라 다양한 기관으로 이뤄진 유기체다. 사회도 이데올로기만이 아니라 다양한 요소들의 앙상블로서 체험되는 세계다.(4.19/5.18/6월항쟁/외환위기/세월호/탄핵촛불 등) 이데올로기로 대체할 수 없다.

 

저자는 불평등을 이데올로기적 차원에서 다루면서 비정규직 정규직화의 뜨거운 쟁점이 일어났던 인국공사태를 다룬다. 이해당사자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 되돌이켜 봐야 할 문제다. 물론 이런 사건을 집단적 실천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 인국공 사태는 사실 얌전한 사건이다. 그 전에 노동현장에서는 정규직이 비정규직을 두들겨 패는 사건들이 있었다. 비정규직 정규직화가 옳다는 당위는 계급형성이 아니라 오히려 계급해체로 이어졌고, 이런 수준이라면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구체적 실천의 파멸적 결과에 대한 종합적 성찰이 필요하다. 


(젠더 불평등 잘문도 있었자만, 불평등을 다루면서 기후위기에 관한 언급이 없는 것이 약간 아쉽다)

 



먼저 읽자

 

책을 읽으면서 불평등을 돈으로 다루는 것에 대해 자꾸 되짚어 보게 된다. 수많은 자료와 책들이 빈부격차를 자산 불평등이든 소득 불평등이든 모두 화폐의 양인 돈으로 환산해서 얘기한다. 결국 평등을 주장하는 것도 돈 문제로 귀결된다. 하지만 돈을 향한 이익욕망과 힘을 향한 권력욕망으로 불평등이 해결될 수 있을까. 


시민혁명도 돈이나 권력이 중심에 있었던 것이 아니다. 인권, 권리를 중심에 두었다. 평등을 향한 사회운동은 이익욕망과 권력의지가 아니라 생명의 존엄을 위한 권리의 발견과 확장이 아니었던가. 돈이 없어서 가난하다는 것은 착각이 아닌가. 권리가 없어서 가난한 것이 아닌가. 

 

불평등 이데올로기 비판보다 중요한 것은 평등 이데올로기 성찰이 아닐까. 수많은 사람들이 세계에서 평등을 외쳐왔다. 그런데 왜? 아직도 이 모양인가. 저들을 씹으면 답 나올까. 그동안 외쳐온 평등 논리와 실천은 어떤 한계를 가지고 있기에 결국 이 모양인가를 통렬하게 성찰할 때, 비로소 대안이 선명하지 않을까. 이런 측면을 고려하시어 <불평등 이데올로기>를 잇는 2탄 책이 나올 것이라 기대한다. 

 

“이젠 좀 내려 놓고 편하게 즐기세요” 쓸데없는 소리였다. 오랜 세월 삼성에 맞선 투쟁을 비롯해 노동계급 곁에서 굳건하게 언덕이 되어주신 선생님은 퇴직하신 지금도 이렇게 책을 쓴다. “나는 계급론자다” 언젠가 술자리에서 그렇게 말씀하신 표정과 목소리를 뚜렷하게 기억한다. 그리고 지금 이 사회의 불평등을 넘어서기 위해 에너지를 쏟고 계신다. <불평등 이데올로기> 후속으로 연말까지 원고를 쓰시겠다고 했다. 함께 생각하고 토론하면서 나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 2탄에 대한 기대는 일단 누르고 먼저 꼭 읽기를 강력하게 권유한다. 

[출처] 불평등 이데올로기|작성자 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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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lor_moon 2024-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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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돈문 (지음)/ 한겨레 (펴냄)


흑수저, N포시대, 혼탁한 세상에서 우리는 과연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야 할까? 한국 사회의 불평등 실태는 어느 정도인가?

그렇다면 우리는 왜 불평등 한가?


자본주의적 불평등은 피할 수 없는지도 궁금하다. 책은 수많은 질문을 던지며 동시에 답에 가까워지는 내용으로 서술된다.

경영학에 이어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은 후 노회찬 재단 이사장, 민교협 상임의장, 대안연대회의 운영위원장, 한국비정규노동에 대해 사회 양극화와 노동 계급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신 분이다. 공저나 편저 역시 노동과 계급, 평등과 경제 개혁에 관한 저서들이 주를 이룬다.
최근까지도 각종 포털에 가장 많이 언급된 '공정' '불평등'이라는 단어, 정말 수차례 언급되었을 것이다.

과연 공정한 사회가 가능한가?


그렇다면 누구를 위한 공정인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인류의 역사는 이데올로기 그 투쟁으로 이룬 역사다.




사회 구성원들이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고 열심히 노력하더라도 전체 사회의 70%는 재 몫을 받을 수 없고 불평등 체제의 피해자가 되어야 한다면? 그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해야 한다.


불평등 이데올로기로 한국 사회는 얼마나 피지배인을 억압하는지, 그것이 하나의 현상이 된 요즘이다.

불평등은 정당하며 당연한 것이고, 대안적 평등 사회는 도저히 불가능한 것이라는 암시!!! 책은 각종 사례를 들어 상호적 공정성 위반 사례와 각 시기별 민중들의 노력을 담았다. 마지막 챕터에서 거대 담론인 앞으로의 사회 그 나아갈 방향성을 언급한다. 과도한 엘리트 중심주의, 성적으로 줄 세 우는 사회, 계층 사다리.... 남의 몫을 빼앗아 가는 사람, 빼앗기는 사람에 대한 부분 언급 진심 공감되었다 ㅠㅠ 과연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우린 어떤 미래를 물려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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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실의바다 2024-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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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의 고소득자가 다수의 저소득자를 지배하는 불평등 체제가 유지될 수 있는 이유에 대한 물음에서 시작하는 이 책은 불평등 체제는 자본계급을 중심으로 한 지배 세력의 이데올로기인 '불평등 이데올리기'와 노동계급을 중심으로 한 피지배 세력의 이데올로기인 '평등 이데올로기'의 투쟁의 결과에 따라 더 불평등하거나 더 평등해질 수 있다는 보수 경제학 출신의 피케티가 역설하는 '이데올로기 투쟁의 역사'관점을 기반으로 불평등 이데올로기를 파악한다.



불평등 체제는 절대다수를 구성하는 피지배자들이 불평등 체제에서 피해를 받으면서도 불평등 체제를 정당한 것으로 수용하기 때문에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피지배자들이 불만을 가지고 평등을 요구하면 불평등 체제는 불안정해진다. 시장경제 모델로 불평등 체제를 분석했을 때 미국은 지배계급의 불평등 이데올로기가 막강한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스웨덴은 노동계급의 평등 이데올로기의 영향력이 강하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독일이나 스페인처럼 미국와 스웨덴 사이에 있다. 불평등 이데올로기가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피지배계급의 평등 이데올로기를 압도하는 수준은 아니라서, 한국은 불평등 체제는 불안정하다.



언젠가부터 우리나라에서 등장한 금수저, 흙수저와 같은 수저 계급 명칭은 노력의 중요성보다 출신 배경의 중요성이 상승하는 추세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출신 배경의 상대적 우위가 더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세습 자본주의의 특성, 즉 소득과 자산, 교육을 매개로 불평등이 대물림되는 특성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우리 사회가 왜 불평등을 벗어나지 못하는지, 벗어날 여지는 없는지를 이데올로기 중심으로 분석하는 이 책은 5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자본주의 사회의 불평등 실태와 불평등이 어떻게 심화되는지 설명한다. 자본주의 사회의 시장에서 소득과 자산 불평등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여주는데, 이러한 불평등 배분 구조의 형성과 유지는 계급 역학관계와 이데올로기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2부는 불평등 이데올로기가 한국 사회를 얼마나 성공적으로 지배하는지를 검증한다. 여기에서는 지배계급의 불평등 이데올로기를 구성하는 다음과 같은 세 개의 기본 명제가 나온다. '불평등은 없다.', '불평등이 있다 하더라도, 불평등은 정당하다.', '불평등이 정당화될 수 없다 하더라도 대안적 평등 사회는 실현 불가능하다.'



3부는 한국 사회의 공정성 담론을 불평등 사회의 공정성 원칙과 함께 분석한다. 여기에서는 공정성 문제를 연구행 온 상대적 기준의 공리주의 공정성 원칙과 과정 중시 절대적 기준의 존 롤스 공정성 원칙을 검토한다.



4부는 한국 사회에서 전개디고 있는 불펻응과 불공정 관련 담론의 쟁점을 분석한다. 여기에서는 인국공 ㅅ타ㅐ를 중점으로 국가의 공동선 실현 과제와 반대 담론을 분석하며 공정성 가치를 동원한 반대 담론의 이데올로기적 성격을 해부하고, 재벌을 보호하며 공정성 원칙에 역행하는 현상을 분석하여 재벌의 상호적 공정성 원칙 위반 현상을 설명한다.



5부는 한국 사회의 불평등 체제가 구조적으로 불안정함을 촛불 항쟁 사례로 설명하고 향후 변화 가능성을 논의한다. 여기에서는 촛불 항쟁과 이후의 시기를 분석하며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 건설을 위해 적극적인 지지를 보냈던 촛불 민중이 개혁을 포기한 정부에 실망하며 지지를 철회하는 현상, 평등 사회 대안 관련한 시민들의 모순적 태도를 분석하고 평등 사회로 이행하기 위한 방안으로 비개혁주의적 개혁 전략을 제시한다.




불평등한 현실에 불만을 지닌 시민들이 평등한 복지국가를 희망하면서도 그 전형적 모델인 북유럽보다 불평등하고 복지제도가 덜 발달한 미국을 선호한다. 이 모순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시민들이 북유럽보다 미국을 더 선호하는 현상은 미국의 실체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강대국에 대한 막연한 선망, 그리고 북유럽에 대한 지식·정보 부족 탓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지배계급 이데올로기의 영향력도 상당 정도 반영하는 것으로 의심된다. 이는 불평등 체제를 둘러싼 이데올로기 투쟁의 수혜자-피해자 대립 구도에서 불평등을 정족당화하는 지배계급이 승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318,319쪽_불평등 이데올로기

한국 불평등 체제의 수혜자인 고자산·고소득층과 지배계급은 미국식 자유시장경제 모델의 주창자다. 그것은 미국식 모델이 유럽형 조정 시장경제 모델에 비해 사회적 규제를 최소화하고 시장의 자율성과 자본의 지배력을 최대한 보장하기 때문이다. 미국식 자유시장경제 모델의 정책·제도들은 1997~98 외환 위기와 뒤이은 경제 위기 속에서 IMF 구제 금융을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도입·실행되기 시작했다. IMF에 의해 강제된 정책 패키지는 금육 시장 개방, 노동 시장 유연화, 공기업 민영화 같은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들이었는데, 현재 한국 시장 질서의 모델이 이미 상당 정도 제도화되어 있다는 사실은 시민들도 자유시장경제 모델에 친화적인 시장·자본의 논리를 내면화하며 적응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지배계급은 좀 더 극단적인 자유시장경제 모델을 원하고 있다.

319쪽, 320쪽

한국 사회가 풀어야 하는 가장 큰 숙제는 불평등이다. 한국 사회의 불평등 체제는 공정하지 않기 때문에 10명 가운데 아홉 명은 불평등 수준이 심각하다고 보고 불평등에 대한 불만도 높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저소득이나 비정규직을 개인의 책임이 아니라 전체 사회가 책임져야 할 사회 구조적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현재 한국 사회는 불평등과 불공정 수준이 높고 시민들의 불만도 강하고, 노동의 저항고 강력하고, 시민들의 상대적 공정성 원칙에 대한 헌신도가 높고 공정성 원칙 위반에 대한 응징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불안정한 불평등 체제로 언제든이 다시 촛불 항쟁처럼 불평등한 상황을 뒤집으려는 저항을 준비하고 있다고 이 책은 말한다.


책의 부제처럼 '수제 계급 사회에 던지는 20가지 질문'으로 구성된 책에서 각 질문을 만날 때마다 가까운 일상에서 마주하는 불평등한 상황을 떠올리게 된다. 사회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지 않고, 저소득을 개인의 문제로 몰아가는 것은 평등 이데올로기를 실현하고 싶은 않은 의지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부의 대물림이 심화되는 세습 자본주의의 고리가 느슨해져서 소수에게 한정되었던 기회가 다수에게 열리기 위해서는 노동자 중심 주체 형성과 소득 재분배가 잘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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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restone 2024-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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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 이데올로기

부제는

'수저 계급 사회에 던지는 20가지 질문'


뒤표지 추천사에서 눈에 띄는 문장은

'북유럽 복지를 원하는 한국인은 왜 미국식 경제를 추구하는가? 데이터가 말하는 불평등 불공정 공화국의 실체!




스탈린의 말이 인용되고 있다.

"한 명의 죽음은 비극, 백만 명의 죽음은 통계치"

이 책에서 이 말이 강조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불공정과 불평등의 원인을 우선 사회 구조에서 답을 찾기 때문이다.

당사자의 능력과 자격 요건, 게으름과 노력 부족, 불운 혹은 실수의 결과로 설명될 수 있기에 가난과 차별받는 개인의 처지는 비극일 뿐이지만 수백만 명, 수천만 명이 가난과 불평등을 겪고 있다면 그것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의 문제라는 것을 전제로 이 책은 써 내려가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우리의 경우 성공 조건으로 본인 노력이 출신 배경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보는 시각과 다르게 다른 사회, 국가보다 출신 배경이 더 중요하다고 그 영향이 더욱더 강하다는 것을 지적한다.




세상에 두 부류의 사람들이 있음을 지적한다.

불평등 체제로부터 혜택을 받는 사람과 피해를 입는 사람, 자신의 몫보다 더 많이 누리는 사람과 덜 누리는 사람, 남의 몫을 빼앗아 가는 사람과 자신의 몫을 빼앗기는 사람, 전자는 불평등 체제의 지배 세력이고 후자는 피지배 세력이다.




그런데 인천국제공항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이 실현되는 과정 속에서 보이는 일련의 사태는 단순하게 둘로 나눠 생각하기에 복잡한 양상을 띠는 듯하다.

당시 정규직은 비정규직에 의해 업무적으로 피해를 볼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노조의 우위를 점하는 생각지 않았던 부분에서 협조를 하지 않았으며, 보수 언론이 주도하여 몰아가는 취준생과 비정규직의 갈등을 강 건너 불 보듯 쳐다보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과정 속에서 같은 노동자이지만 또 다른 견해를 보이고 그 안에서도 몫을 따지는 사례를 보여주었다.




취준생의 경우 정말 능력대로 선발하는 조건이었다면 굳이 반대할 이유가 있었을까? 싶다. 5년에서 10년 정도를 더 일해낸 경력직과 경쟁하여 물론 이겨낼 수도 있었겠으나(토익점수가 그들보다 높다는 것 말고 업무 수행 능력에서 무슨 장점이 있었을는지...) 그들 역시 비정규직으로 또는 그보다 더 못한 상황을 겪을 수도 겪어야 할 수도 있는 상황 속에서... 여론의 조장에 의해 비정규직의 반대편에 서서 언론의 칼잡이가 된 듯한 상황을 작가는 지적하고 있다.

그러면서 일자리 부족보다는 일자리 질과 고용 차별이 가장 큰 문제라고 작금의 현실을 비판하는 태도는 이율배반적인 모습으로 보인다. 물론 서로 모두 비정규직을 없애는 과정이 불공정하다고 하는 것에 자기들 만의 논리가 적용되었을 뿐이라고 나는 생각이 든다.




20가지 질문과 작가 나름의 답을 다 옮겨 적을 수는 없지만..

혹시 이 책을 읽을 분들은 책에서 아래 문장을 찾아보길 바란다.

그러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불평등, 불공정 사회의 출구가 있는지... 출구가 보이는지... 안 보이는지... 알 수 있지 않을까~싶다.




"사람이 많이 죽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보시오, 기자 양반, 나는 돈을 잃었소"




"억울하면 부모 잘 만나라! 돈도 실력이다."




"복수는 억울한 사람이 하는 게 아니라, 힘 있는 사람이 하는 거다."




'99% 민중이 1% 엘리트(99%를 개돼지라고 생각하는 그 1%이다.)에게 묻는다.

"당신들의 잠은 편안합니까?"




마지막 질문에 대한 답... 이 "아주 편안하다. 개돼지들아..."라고 답할까 겁이 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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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 2024-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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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 문제는 한국 사회가 해결해야 할 큰 문제 중 하나이다. 청년 세대는 '흙수저 계급', 'N포 세대'라 불리며 신분 상승의 기회가 줄어들면서 빈곤이 대물림되는 '신' 계급 사회를 경험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의 청소년 자살률과 노인 빈곤율, 그리고 최저 수준의 출생률은 한국 사회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조돈문 교수의 <불평등 이데올로기>는 현대 한국 사회의 불평등 문제를 심도 있게 탐구한다. 수저 계급 사회에 던지는 20가지 질문과 대답으로 구성되어 있어 더욱 자세하게 우리 사회를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다.
데이터를 통해 한국이 명실상부한 수저 계급 사회로서 서구 국가들보다 세습 자본주의 특성을 강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드러낸다. 그렇다면 소수만이 혜택을 누리는 이 불평등한 사회는 어떻게 유지되고 있는 걸까. 한국 사회의 불평등 문제와 불평등 이데올로기가 연관되어 있었다. 테르보른의 '이데올로기적 호명 과정의 세 가지 양식'을 통해 오늘날 자본주의 불평등 체제를 유지하는데 동원되는 이데올로기를 정리해 보았다. 세상에 마치 불평등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은폐하고, 불평등을 정당화하며, 불평등한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논리를 펼친다는 것이다. 한국 사회는 현실의 불평등 문제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나 공정한 경쟁을 통해 '개별적'으로 불평등에서 벗어나려는 경향을 보인다. 불평등 체제를 은폐하고 합리화하려는 논리가 절반만 관철된 것이다.

한국 사회는 높은 불평등과 불공정을 겪고 있으며, 이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 또한 매우 강렬하다. 자본의 일방적인 계급 지배에 맞서 노동자들의 저항이 거센 상황이다. 특히 시민들은 상대적 공정성에 대한 강한 헌신을 보이고 있으며, 공정성 원칙이 위반될 때 이를 응징하려는 의지가 매우 높다. 소수의 특권층이 다수의 불만을 안고 있는 사람들로 둘러싸인 지금의 불평등 체제는 언제든 폭발적인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저자는 과거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촛불 항쟁이 불평등을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가 완전히 자리 잡지 않았음을 보여주며, 시민들이 불평등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끊임없이 저항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분석한다.



이 책은 그동안 외면해 왔던 불평등 문제의 본질을 파고들어 우리 사회의 문제를 꼬집고 있다. 이데올로기 측면에서 불평등의 본질을 과학적 자료에 기반하여 분석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방식으로 전개하고 있다. 이 책이 모든 질문의 명확한 답이 될 수는 없겠지만 더 나은 사회가 되기 위해 각자가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 보게 만든다.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바꿀 수 없다고 여겼던 일들을 이제는 마주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불평등과 불공정의 현실을 마주하는 것부터 시작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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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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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경제면 기사를 잘 보지 않게 되었다. 보더라도 필요하다고 생각될 때만 눈을 질끈 감고 심호흡을 크게 한 뒤 재빨리 쓱쓱 읽은 뒤에 덮어두고 다시금 숨을 고르는 식이다. 첫째 이유는 속된 말로 빡쳐서...고 둘째는 이 "경제"가 누구 입장에서의 "경제"인지가 너무 뻔해 도무지 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항상 의문이었다. '떨어질 콩고물도 없는 자들이 똘똘 뭉쳐도 모자랄 판에 왜 저렇게 재벌에 이입하지 못해 안달인가'? 다시금 시작되는 질문. 어째서 이 극심한 빈부격차의 사회에 저 비논리적인 믿음이 일종의 진리 내지는 유일한 길인 것처럼 자리하고 있는가?

조금 돌아가보자. 한국 태생의, 이주배경이 없는 환경에서 자라나 한국 바깥의삶, 비주류의 경험을 하지 않았던 이라면 '다름'을 상상하기 쉽지 않다는 이야기를 종종 한다. 실질적으로는 섬인 국토, 인접국의 그것과 소통이 어려운 언어, 비교적 "단일한" 인종을 상정하는 전체주의적이고 민족주의적인 이념 교육. 그 모든 것들이 다양성을 경험하고 체화할 기회를 가로막는다.

사회 구성원들이 다양한 배경과 사회경제적 계급에 속한 이들과 뒤섞이는 경험이 부족하다. 징집대상 집단은 "군대에서 온갖 사람 다 만난다"고 여겨지지만, 그마저도 여의치 않은 환경이다. 삶의 전반에서 마주치고 알아차릴 기회 자체가 적고, 있다고 한들 실제적인 경험으로 와닿지 않는다.


이것은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파편화된 사회' 라든지, '개인주의 세대'나 '좁은 식견' 따위로 치환될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한다. 사회적 안전망과 공생을 생각할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 불평등한 계급체계 바깥을 상상할 능력마저 잃은 꼴이 작금의 우리 사회인 셈이다.

전국각지에 공실이 남아도는데도 "내 집 마련"이 인생 목표인 사회, 평생을 벌어도 노후를 장담할 수 없는 사회, 아무리 발버둥쳐도 "타고난 수저"를 뛰어넘을 수 없는 사회, "어린이 재벌"의 이자소득이 평생을 노동한 숙련공의 전재산을 뛰어넘는 사회는 분명 제대로 돌아가는 사회가 아니다. 이것은 능력의 문제도, 실력과 자격의 문제도 아니다.

p.38 반세기 동안의 고속 경제 성장을 통해 1인당 GDP가 미국 달러 명목 가치 기준 30배나 상승했지만 생활 수준이 그만큼 상승했다고 실감하는 국민은 많지 않다. 국민소득 총액은 크게 팽창했지만, 소득 분배가 불평등하다면, 경제적 풍요의 혜택은 일부 고소득층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불평등은 주관적 판단이 아니라 객관적 실태의 문제다.

p.83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수의 지배계급이 다수의 피지배계급을 상대로 지배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를 피지배계급이 수용하여 사회 전체의 지배 이데올로기가 되도록 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지배계급은 기존의 계급 역학관계와 함께 자원의 분배•재분배 구조를 유지하며 불평등을 재생산한다.


현대와 같은 형태의 자본주의-시장경제의 역사는 생각만큼 길지 않다. 사유재산의 범위가 기초인권과 생존, 사회적 안전망까지도 침범하는 횡포의 뿌리는 기대만큼 깊지 않다. 그 말은, 이 체제가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는 뜻이다. 타들어가는 도화선에 모른척 눈 돌리고 있는 사회는 누구에게도 안전하지 않다. 분노는 힘이 세다. 공분이라면 더더욱.

"못 살겠다. 갈아보자". 익숙한 구호다. 그러나, 가능한가? 지금 우리 사회는, "기회는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운"가? 국가는 정의의 편인가? 그 "국가"는 누구의 목소리로 말하는가? 다시금, 우리 사회는 진실로, '이렇게는 못 살겠으니 갈아볼' 준비가 되어있는가?

p.84 이데올로기적 호명은 호명자와 피호명자 사이의 사회적 관계와 각자의 위치•역할을 확인해주고 사회 질서의 지시와 요구를 수용하게 한다. 그 과정에서 피호명자는 불평등 체제의 지배 이데올로기를 내면화하며 불평등한 분배•재분배 구조를 수용하게 된다.

p.336 불평등과 불공정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은 불평등하고 불공정한 현실에 뿌리를 두고 있다. 한편, 경험 속에서 형성된 시민들의 평등 감수성과 공정 감수성은 불평등 이데올로기가 불평등을 공정한 것으로 정당화하기 어렵게 한다.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에 대한 기대와 불평등하고 불공정한 현실 사이의 괴리는 시민들에게 박탈감을 안겨주며 시민들의 불만을 증폭시킨다.


당연하게 여겨지는, 당연하지 않음에 대해 고민해온 이에게 제목이 실마리가 될 수 있겠다. "불평등 이데올로기". 이미 사회체제 전반에 지배 이데올로기로 자리해버린 지배논리의 핵심은 무엇인가?

이 책은 답이 아니다. 틀렸기 때문이 아니다. 어떤 문제도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한, 단일한 해답으로 마침표를 찍을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되기 때문이다. 이 책은 문제제기다. 이러다간 정말 다 죽는다는 절박한 호소이자 이해를 도울 하나의 길이다. 독자에게는 응답하고 질문할 책임이 있다. 어째서 이렇습니까? 언제까지 이렇게 살겠습니까? 그래서, 우리 모두는 이러고도 살아남을 수 있겠습니까?

p.285 한국 재벌은 경제적 수탈로 이득을 취할 뿐만 아니라 온갖 불법•비리 악행으로 명백하게 상호성 원칙을 위반하고 있다. 상호성 원칙을 위반하는 재벌들은 시민들의 마음속에 신뢰와 존경이 아니라 불신과 질시의 정서가 자라게 한다. (...) 재벌들이 상호성의 원칙을 위반할 때 국가 권력은 상호적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역할도 수행하지 않았다.

p.329 사회 서비스의 상품화가 아니라 공공성을 강화하여 사회적으로 제공하고, 공기업을 사유화하지 않고 공공재를 위한 국가•지자체의 정책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며, 기업 지배 구조를 주주 지배 방식이 아니라 노동자, 협력 업체와 지역 공동체 등 이해 당사자가 지배하는 방식으로 바꾸고, (...) 노동자 중심 주체 형성 전략과 소득 재분배 과제가 잘 진행되어야 이행 주체와 폭넓은 지지 기반이 형성될 수 있어서 시장경제 모델의 제도 개혁도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다.


*도서제공: 한겨레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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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n7070 2024-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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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은 이미 우리 사회를 '금수저-흙수저'의 '수저 계급 사회'로 부르고 있었다. 우리는 그런 사회에 태어났고, 그렇게 살고 있고, 그런 사회를 물려주게 될 것이다. 이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엄연한 현실이다.(17쪽)

수저 계급 사회라는 말이 무슨 말인가 싶었다. 아, 이 말이구나. 이미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운명, 어떤 것으로도 극복할 수 없는 태생적 계급의 탄생이 결국 우리 사회를 뿌리깊게 관통하는 주축이구나. 이 이야기를 하려는 책이구나, 싶어 이미 머리말을 읽으면서 마음이 무거워졌다.

어느 나라든 평등한 나라가 있기는 할까. 민주주의, 자본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나라라면 제 실력에 따라 사회에서 인정받는 기준이 정해진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결국 상하, 다수와 소수의 기준은 사회적으로 분명해 보이고, 이런 분명한 기준 하에서 한국이라는 나라는 특히나 더 계급 간 이동은 불가능하다.

금수저로 태어나면 계속 금수저지만 흙수저로 태어나면 아무리 '노오력' 해도 금수저가 되기 어렵다. 이처럼 한국 사회는 부의 대물림이 구조화된 '수저 계급 사회'가 되었다.(56쪽)

결국 불평등은 세습되어 바꿀 수 있는 기회조차 없이 결정된 대로 받아들이고 따르는 삶이 될 것이다. 이미 사람들의 인식 조사에서도 엿볼 수 있는 것처럼, 달라질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 불가능하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안 될 것을 알면서 시도하려는 무모함은 누구도 갖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 공정이나 기회의 균등도 우리에게는 와닿지 않는 말이 된다.

사람들은 불평등과 불공정 같은 원치 않는 사회적 현실이 불가피하다고 인식할수록 현실을 수용하고 정당화하는 경향성이 커진다고 한다. 노동자들이 불평등 체제를 비판하고 불만을 가는 것은 정치적 일탈 행위이기 때문에 불평등 현실과 평등 사회 대안 사이, 인지된 객관적 현실과 정서적 감정적 선호도 사이의 괴리를 견뎌야 하는 압박감에 시달리게 된다.(197쪽)

그러니 점점 사람들은 무뎌지고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사회의 불평등은 심화되고 또 결국 당연시 여기게 되는 수준에 이르게 될 것이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한국만큼 공정이나 평등에 대해 관심이 높고 의지가 강한 나라가 또 있을까 싶다.
이미 다수의 국민들은 우리가 어떤 사회여야하는지를 잘 알고 있다. 다만 그에 대한 답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계급이 있을 뿐. 이젠 진짜 제대로 답을 해야할 때가 아닐까.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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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N 2024-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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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두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불평등 체제로부터 혜택을 받는 사람과 피해를 입는 사람, 자신의 몫보다 더 많이 누리는 사람과 덜 누리는 사람, 남의 몫을 빼앗아 가는 사람과 자신의 몫을 빼앗기는 사람. 전자는 불평등 체제의 지배 세력이고 후자는 피지배 세력이다.❞ (머리말 / 31)


조돈문 교수의 책 ≪불평등 이데올로기≫는 주류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의 주장을 발전시켜 한국 사회의 불평등 문제를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책이다. 한국 사회에서 유행하는 ‘금수저, 흙수저’와 같은 ‘수저 계급론’이 피케티의 ‘세습 자본주의론’과 유사하다는 것.


피케티는 ‘자본주의가 불평등을 야기하고 심화하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그의 책 ≪21세기 자본≫ ≪자본과 이데올로기≫에서 밝힌 바 있다. 이를테면, 경제가 성장할 때 국민소득 증가율보다 자산수익 증가율이 더 커지는 구조적 문제 같은 거. 이런 문제는 필연적으로 자본가와 노동자의 빈부격차를 심화시키고, 불평등을 계속 재생산하며 대물림한다. 이를 한국의 수저 계급론에 대입하면, 금수저는 부를 계속 유지하면서 더 부자가 되지만 흙수저는 아무리 노력해도 흙수저를 벗어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사실 자본주의의 불평등 문제는 이미 오래전부터 여러 학자들에 의해 경고 되어왔고, 특히 마르크스에 의해 과학적인 데이터로 증명되음에도 불구하고, 세계는 피케티의 연구와 주장에 관심을 보인다. 아마 그가 마르크스주의자가 아닌 신고전파 주류 경제학자로서, 보수 경제학 연구 방법으로 자본주의의 구조적 문제를 밝혀냈다는 것에 놀란 것일 터. 나 또한 그 점을 의아해 했고 신선하다 느꼈으니까.

저자는, 자본주의가 정점에 있던 시기에 불평등이 완화됐던 아이러니한 지점을 보면서 질문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자본주의 하에도 불평등이 완화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 그런데도 왜 그 가능성을 실현시키지 않고 불평등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건지.


마르크스가 인류 역사를 “계급 투쟁의 역사”로 보았다면 피케티는 여기에 이데올로기를 더한다. 인류 역사는 “이데올로기 투쟁과 정의 추구의 역사”라고. ’불평등 이데올로기’는 주로 자본계급을 중심으로 한 ’지배 세력의 이데올로기‘이고, 평등 이데올로기는 노동계급을 중심으로 한 ’피지배 세력의 이데올로기‘이다. 그렇다면 불평등 체제는 ‘불평등 이데올로기가 평등 이데올로기와의 투쟁에서 승리’하고 있다는 뜻이고, ‘피지배 세력‘이 ’지배 세력‘의 불평등 이데올로기를 내면화하고 수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데올로기 지배‘라는 말이 처음에는 잘 이해되지 않았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우리 사회에서 이데올로기 지배 현상을 꽤 흔히 발견할 수 있었다. 책에선 ’인국공‘(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사태와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에 저항한 ’촛불 항쟁‘을 예로 들었지만, 사실 거기까지 갈 것도 없이, 평등을 원하면서도 사유재산 하나 지키겠다고 불평등을 기조로 하는 대통령에 한 표를 던지는 모습만 봐도.

흥미로운 지점은, ’자본주의 다양성‘을 설명하는 부분이었다. 우리가 흔히 꺼냈던 ’자본주의vs사회주의‘라는 명제를 이 책에선 사용하지 않는다. 자본주의가 ‘4가지 시장경제 모델’로 다양하게 범주화 됨을 설명한다. ‘스칸디나비아형 사민주의 모델’부터 ’영미형 자유시장경제 모델’까지. 전자는 스웨덴이 대표적이고 가장 평등하며, 후자는 미국이 대표적이고 가장 불평등하다. 한국은 현 정부의 선호에 따라 미국식 모델을 따라가고 있다. 그 결과 불평등을 정당화하면서 불공정에만 불만을 가지는 부조화를 갖게 됐다. 평등과 공정 모두를 놓쳐버렸다.

불평등 체제가 완화될 수 있긴 한걸까? 소수의 고소득자가 다수의 저소득자를 지배하고 있는데, 이런 불평등 사태를 인지하면서도 왜 완화를 위해 투쟁하지 않는걸까? 지배계급의 불평등 이데올로기를 왜 내면화하고 수용하고 있는걸까?

저자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스웨덴으로 대표되는 스칸디나비아 모델에 주목한다. 국민의 조세 부담률은 높지만 정부가 현물 급여 방식의 서비스를 국민에게 제공하고, 소득 재분배 효과로 불평등이 완화된 모델.

그리고 중요한 건 촛불 항쟁을 잊지 않는 것이다. 불평등과 불공정을 심판하기 위해 들었던 촛불. 비록 실패한 것처럼 보여 좌절스럽고 속상하지만, 그럼에도 포기하지 말고 불평등과 불공정 체제에 분노하자고, 다시 한번 촛불을 들자고, 그랬을 때 비로소 희망의 내일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저자는 역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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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 2024-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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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회를 지배하는 지배 이데올로기는 피지배층을 착취하고 계층 간의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자본주의와 결합한 불평등 이데올로기는 빈익빈 부익부를 야기하고, 그와 더불어 발생하는 다양한 불평등 양상을 초래한다. 이 책 <불평등 이데올로기> 는 자본주의 사회에 결합된 불평등 이데올로기의 여러 양상을 살펴보는 것으로 시작된다. 한국 사회에 만연한 불평등 이데올로기의 종류는 구체적으로 무엇이 있는지, 그 이데올로기는 타당한지, 더불어 무수한 불평등 쟁점들 속에서 과연 '평등' 이데올로기는 실현 불가능한 가치인지를 이야기하는 책이다. 다양한 도표와 그래프를 통해 객관성을 더하고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이 땅에 만연한 '보편성' 과 '객관성' 에 질문을 던지는 책이라 가치가 있다.

하니포터, 한겨레출판으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에 대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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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a502 2024-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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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0년간 엄청난 경제성장을 이루고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자리잡은 유일한 나라 대한민국. 겉으로는 대단한 나라지만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심각한 불평등 사회로 사회적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미 한국인의 89.5%는 한국사회의 소득격차가 너무 크다는데 동의한다. 또 소득보다 자산 쪽 불평등이 더 심하다고 말한다. 어쩔 수 없는 현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불평등은 피할 수 없고 오히려 악화시킨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우리나라도 이제 저성장 단계로 들어서고 있고 이 말은 소득 격차로 자산 불평등이 심해지고 그것이 되물림되는 세습 자본주의에 들어섰다고 할 수 있다.



<불평등 이데올로기>는 소수만 혜택을 누리는 불평등한 사회유지 비결을 '이데올로기'에서 찾는다.

'이데올로기'는 사람들이 세상과 자신의 위치를 해석하는 믿음, 관념, 상징의 결합체로서 특정집단의 사람들을 결속하며 그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15P

지금 우리 사회에 적용되는 이데올로기는 마치 세상에 불평등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은폐한다. 불평등의 정당성을 강조하며 실재로 불평등이 적용된다 하더라도 결코 바꿀 수 없고, 대안도 없다고 주장한다.



이 책에서는 한국에서 보여지는 불평등 이데올로기가 현실적으로 어떻게 보여지는지 정밀하게 서술하고 있다. 불평등을 충분히 자각하고 있지만, 반대로 공정한 경쟁을 통해 그것에서 벗어나려고 개인적으로 애를 쓰는 모습이라던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말도 안되는 프레임을 씌워 노동자들의 공정성을 얼마나 훼손했는지, 촛불항쟁을 바라보며 한국에서만 보여지는 불평등의 특징등을 명료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불평등에 대한 해답은 존재할까. 저자는 사회에 만연해 있는 불평등과 불공정에 대해 분노의 응징을 가할 시민들의 의지가 해결책이라고 분석한다.

모든 해답은 제대로 된 문제파악에서 오는 법. 300페이지가 넘는 광범위하고 꼼꼼한 분석들은 시민의식에 잠재되어 있는 갈등과 저항을 일깨워 주고 평등과 공정, 상생에 대해 재정의하게 하며 나름의 개인적인 대안을 치열하게 고민하게 한다.





새묵 2024-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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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노동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학자 조돈문이 <불평등 이데올로기>를 펴냈다. 그는 각종 통계와 이론을 통해 불평등을 설명하며 세계적 흐름과 한국 사회를 진단한다.


이 책은 필자가 기획한 불평등 시리즈 두 권 가운데 그 첫 번째 책으로서 우리 사회가 왜 불평등을 벗어나지 못하는지, 벗어날 여지는 없는지를 이데올로기를 중심으로 분석한다.


26p

책 초반의 이야기는 <21세기 자본>, <자본과 이데올로기>로 유명한 토마 피케티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토마 피케티는 연구를 통해 자본주의 사회가 어떻게 불평등을 재생산하는지, 그 구조적 메커니즘을 증명했다. 자산 수익률(r)이 국민소득 증가율(g)보다 증가하면 불평등이 고착화되는데, 세계대전이 일어났던 20세기를 제외하고 역사적으로 자산수익률(r)이 국민소득 증가율(g)보다 컸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자산 수익률이 국민소득 증가율보다 커져서 노동을 해도 자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따라가지 못하는 수준에 이른 것이다.


"이처럼 자본주의 사회의 구조적 특성에 비롯된 r > g 부등식 경향성으로 인해 '소득 불평등 심화 -> 자산 불평등 심화 -> 소득 불평등 심화'의 악순환으로 소득 불평등은 갈수록 더 악화된다." (50p)


저자는 현재 가장 불평등한 영미형 자유시장경제 모델과 가장 덜 불평등한 스칸디나비아형 사민주의 모델 두 모델을 대표적으로 논의를 이어간다. 스웨덴은 과거 불평등한 상태에서 현재 평등해졌고, 미국은 반대로 과거에는 평등했지만 현재는 불평등한 상황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시장경제 모델의 계급 역학관계를 검토해야 하는데, 핵심은 각국의 노동조합과 조직력 수준, 노동 계급의 정치 세력화 성공 정도에 달려있다고 주장한다. 피케티는 마르크스주의를 비판하면서 계급 역학관계도 물론 중요하지만 불평등을 재생산하는 메커니즘으로 이데올로기의 중요성을 말했다. 불평등 이데올로기를 주장하느냐, 평등 이데올로기를 주장하느냐에 따라 그 사회의 방향성이 달라지는 것이다.

저자는 불평등 이데올로기에서 주장하는 주요한 세 가지 기본명제를 나열하고 이에 하나씩 검토에 들어간다. 기본 명제는 다음과 같다.


1) 불평등은 없다

2) 불평등이 있다 하더라도, 불평등은 정당하다

3) 불평등이 정당화될 수 없다 하더라도, 대안적 평등 사회는 실현 불가능하다

데이터에 근거해 1번 명제의 근거는 모두 거부된다. 2번 명제의 근거인 낙수효과와 순기능 근거는 거부되었지만 상승 이동 기회 보장 근거는 거부되지 않았다. 3명제에서는 평등 사회 대안 부재 근거는 수용도 거부도 되지 않았으나 평등 사회 이행 불가 근거는 실질적으로 수용되었다고 할 수 있다. 확실한 것은 한국 사람들은 미래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저자는 철학적인 '공정'을 논하기 위해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인 공리주의적 평등과 롤스의 공정성 원칙으로의 평등을 논의한다. 롤스가 정의론에서 주장한 공정인 자유의 원칙과 기회 균동 보장의 원칙은 굉장히 이상주의적이기에 많은 나라가 달성하지 못했다고 평가하지만 소외된 사람들에게 이득이 가게 하는 원칙은 자유방임 자본주의와 복지국가 자본주의의 차이점을 드러낸다. 한국은 공리주의적으로도, 롤스의 공정으로도 공정하지 못한 사회다.


위의 분석에서 우리나라는 미국보다 조금 낮은 수준으로 불평등하고 미래에 대해 비관적임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한국 사회의 평등과 공정의 인식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사회학자 박권일은 저서<한국의 능력주의>에서 한국인은 불평등에는 예민하지 않지만 불공정에는 예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저자는 ISSP의 조사를 인용해 박권일의 주장에 반대하며 한국인은 '불평등도 못 참고 불공정도 못 참는다'라고 이야기한다. 자본의 이데올로기가 강한 미국은 이에 반해 불평등에 관대한 편이다.




그러면 노동자들은 데이터로 나타나는 실제 수준처럼 자신들의 처지가 불평등하다고 인식하지 않을까? 생각보다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불평등 체제의 전형적 피해자인 노동자들의 의식 수준이 불평등 체제의 심각성만큼 높지 않은 현상은 계급 이론의 오랜 연구 과제였다." 학자들은 이 현상을 계급 형상 이론, 정의로운 세상론, 체제 정당화론 등으로 설명했다. 실제 불평등 수준을 노동자 계급이 인식하지 못하거나 정당화하는 것이다. 우린 여기서 노동자들의 불평등 이데올로기 싸움이 기본적으로 불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불평등은 결국 경제적 분배의 문제이고, 개개인의 철학적 인정의 문제일 것이다. 그럼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 최근 공정 담론과 함께 '실력주의'논란이 부상했는데, 실력주의는 '실력대로' 보상을 해야 한다는 의미로 인식된다. 실력주의의 실체는 무엇일까. 먼저 저자는 '실력주의'와 '노력주의' 용어를 구분한다. 선천적 지능과 후천적 노력은 구분할 필요가 있어서 광의의 개념은 실력주의로, 협의의 개념으로 능력주의를 말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래 인용구와 같이 '실력주의'는 동서양을 가르지 않고 중요시하지만 한국 사람들은 '능력주의'를 중시하는 것에 더 가깝다. 실력주의 비판은 실력주의 보상 방식이 소득 불평등을 발생시키는 원인으로 작동한다고 지적한다.


한국인이 기여 상응 보상의 형평 원칙을 중시하는 태도는 인류 보편적인 평등 감수성과 공정 감수성을 반영하는데, 서구 자본주의 시민들과 다르지 않다. 한국인도 필요 요인보다 실력 요인을 중시하고 있어 광의의 실력주의가 서구처럼 일정 정도 확산하고 있지만 출신 배경에 밀려 서구에 비해 실력주의의 영향력은 제한적이다. 한편, 서구 자본주의 시민들이 노력을 경시하고 협의의 능력을 중시하는 반면 한국인은 협의의 능력 못지않게 노력도 중시하며 상대적으로 자본보다 노동에 더 친화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221p




'인천국제공항 사건'은 한국 내의 실력주의와 공정성, 또 노동에 대한 인식이 모두 드러나는 사건이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 비정규직 문제가 최우선 해결 과제로 뽑혔고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그 상황에 정규직-비정규직 간 임금격차가 두 배나 되며 비정규직 오남용을 일삼은 '인천국제공항'이 떠오른 것이었다. 저자는 이 사건이 "피고용자의 절반 이상을 점하는 과도한 비정규직 규모와 정규직-비정규직의 임금 등 노동 조건 격차"로 나타난 문제가 핵심이지만 언론과 정쟁을 통해 애초에 구조적 피해자인 비정규직이 취준생의 자리를 뺏은 것처럼 프레임이 씌워져 "인국공 사태를 개인적 이해관계의 제로섬 게임으로 설정하고 비정규직 오남용 문제를 탈쟁점화함으로써 비정규직 문제의 정책적 해결을 더 요원하게 만들었다"(251p)고 주장한다.

한국의 불평등, 불공정 논의는 재벌을 거쳐갈 수밖에 없다. 재벌은 "총수와 그 가족·혈족이 지배하는 대규모 기업 집단을 의미한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정부 주도의 수출로 시작해 외환위기와 인수합병을 거쳐 현재의 재벌 체제가 형성됐다. 재벌 집단은 정경유착으로 법질서를 유린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구조는 유럽은 물론이고 서구 자본주의 국가에서조차 보기 힘든 경우다. 경제 정의적 관점에서도, 사법 정의, 사회도덕의 관점에서도 재벌 구조는 개혁해야 할 대상이 되었다.

저자는 삼풍 백화점 판결 사례와 삼성 엑스 파일, 삼성의 불법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드러난 이재용-박근혜 게이트, 제일모직-삼성물산 인수합병 사건을 언급한다. "법원은 자본의 살육 행위에 매우 관대"했고, 다른 불법적 행위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는 한국 시민들의 재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70%가 넘어가는 것에 일조했다. 저자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상호성'을 말하며 이타주의의 상징이 된 스웨덴 발렌베리가를 한국 재벌과 비교한다. "한국 재벌은 경제적 수탈로 이득을 취할 뿐만 아니라 온갖 불법·비리·악행으로 명백하게 상호성 원칙을 위반하고 있다. 상호성 원칙을 위반하는 재벌들은 시민들의 마음속에 신뢰와 존경이 아니라 불신과 질시의 정서가 자라나게 한다. 재벌 혐오감은 그렇게 형성되었고, 시민들의 상호적 공정성 원칙이 발현된 것이다."(285p)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국민들은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꿈꾸며 문재인 대통령을 선출했다. 문재인 정부는 그 유명한 캐치프레이즈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을 내세워 사회·경제 개혁 정책을 제시하면서 힘차게 출발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은 시민들의 기대와 응원만큼, 초반에 제시했던 만큼의 사회·경제적 개혁을 단행하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는 초반의 높은 지지율과 신뢰에 비판정신을 잊어버리고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초반에 문재인 정권에 대한 높은 긍정 평가율이 의미하는 것은 "직무 수행 성과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향후 직무 수행에 대한 기대감이 표현된 것으로서 촛불 정부를 자임한 정권에 투사된 촛불 항쟁의 '후광 효과'"(307p)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결국 그 믿음을 져버리고 정권은 교체되었다. "촛불 민중이 공동선을 위해 상당한 위험 부담까지 감수하는 비합리적 선택을 한 것은 국가 권력과 지배 세력이 사회 계약의 상호성 원칙을 위반한 데 대한 분노 때문이었다."(303p) 촛불 항쟁은 위에 언급된 부조리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과 분노가 이재용-박근혜 게이트로써 촉발된 것이었다. 언제 또 일어날지 모르는 일이다.

저자는 앞서 한국 사회를 비판한 내용들을 짚어보며 대안을 찾는다. 한국은 역사적으로 미국에 의존한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미국식 자유시장경제 모델에 익숙하고 이를 선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는 한편으로 "불평등 체제의 정당화 및 불평등 심화로"나타났다. 저자는 스칸디나비아 방식에서 어느 정도 힌트를 얻는다. 우리 사회의 구조와 제도를 다양하게 비교하고 조금 더 넓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식도 조세 부담률이 높아지는 것을 어느정도는 감수해야 한다. "스웨덴을 벤치마킹하되 우리 사회의 객관적 조건을 고려하여 장기적 전망에서 점진적 변화를 추진하는 접근법이 필요하다. 그것이 자본주의 시장지배 체제의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 개혁을 추진하되 개혁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보다 노퓨은 수준의 변혁을 지향하는 '비개혁주의적 개혁' 전략이다. 비 개혁주의적 개혁 전략은 두 가지 하위 전략으로 구성된다. 하나는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한 주체 형성 전략이고, 다른 하나는 평등 사회를 위한 제도 개혁 전략이다."(325p) 인용한 글에서 알 수 있듯이 개혁해야 할 것이 산더미다.

사회 서비스의 상품화가 아니라 공공성을 강화하여 사회적으로 제공하고, 공기업을 사유화하지 않고 공공재를 위한 국가 지자채의 정책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며, 기업 지배 구조를 주주 지배 방식이 아니라 노동자, 협력 업체와 지역 공동체 등 이해 당사자가 지배하는 방식으로 바꾸고, 원청 대기업의 전횡을 막고 원 하청이 이익을 공유하도록 하여 중소기업의 이윤율을 정상화하고, 재벌이 지배 경영권을 독점 세습하지 못하도록 하고 전문 경영인 체제를 정착시키는 한편 공동 결정제와 임노동자 기금제 같은 경제민주주의 장치들도 도입 강화해야 한다.

노동자 중심 주체 형성 전략과 소득 재분배 과제가 잘 진행되어야 이행 주체와 폭넓은 지지 기반이 형성될 수 있어서 시장경제 모델의 제도 개혁도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다.

329p


굉장히 잘 쓰인 불평등 교양서라고 생각하며 저자에게 박수를 보낸다. 불평등을 통계와 이론으로 논의하는 과정부터, 불평등 논의에 대한 반론까지 피하지 않고 하나씩 검토해서 건너간다. 사회학 서적 기준으로도 잘 쓰인 책이다. 더불어 후반부에 나오는 재벌과 관련한 부정의한 현실은 우리나라의 경제 구조가 얼마나 뒤틀려있는지, 또한 사법정의가 재벌에게 얼마나 관대한지 잘 나타내주어 단순 불평등 문제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친 '불공정'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피케티나 롤스와 같은 학자들의 내용이 나오기 때문에 사회학 지식이 조금은 필요할 수 있다. 지배계급 이데올로기가 펼치는 불평등 정당화에 맞서 무엇이 본질인지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경제 사회구조는 한반도라는 위치와 역사라는 특수한 시공간 아래서 특수한 방식으로 발전했는데, 그 결과 빠른 경제성장이라는 대단한 업적을 달성했지만 그 부작용을 해결하려는 노력은 굉장히 적은 편이다. 그렇게 우리나라는 최대한의 인건비 감축으로 노동의 제값, 인간으로서의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불공정을 해소하는 것이 아닌, 기계적 실력주의에 갇혀 '불만 있으면 너도 출세하든가'라는 식으로 지배계급 이대올로기에 지배받는다. 실질적으론 "실력주의가 제대로 구현되지 않은 상태에서 세습 자본주의 성격까지 보여"(333p)주는 현실인데 말이다. 적어도 미국식 경제체제를 지향할 거면, 경제 범죄도 강하게 처벌하라는 주장을 해야 하지 않을까. 사회적 경제적 파이는 재벌들의 부조리에 눈감아 주거나 단순히 법인세를 깎으면 해결될 것처럼 재벌들을 응원하면 확장되는 것이 아니라, 불공정들을 하나씩 제거해 나가고 시장과 사회를 합리적으로 되돌려 놓을때 정의의 측면에서도, 경제의 측면에서도 확장될 것이다. 우리 사회는 파이를 더 넓혀갈 수 있을까.

한국 사회는 불평등과 불공정 수준이 높고 시민들의 불만도 강하며, 자본의 일방적 계급 지배 방식에 대한 노동의 저항도 강력하다. 또한 시민들의 상대적 공정성 원칙에 대한 헌신도가 높고 공정성 원칙 위반에 대한 응징 의지도 강하다. 한국의 불평등 체제는 소수의 최대 수혜자들이 불만이 누적된 압도적 다수의 피해자들에 둘러싸여 언제든 갈등이 폭발할 수 있는 상황이다. 촛불항쟁이 우연히 발발한 일회적 사건이 아닌 것도 한국의 불평등 체제가 구조적으로 불안정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

지배 세력은 불안한 가운데 상생을 거부하고 상당한 사회적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네거티브섬 게임을 고집하고 있다.

그래서, 99% 민중이 1% 엘리트에게 묻는다. "당신들의 잠은 편안합니까?"

345p

한겨레 서포터즈 활동으로, 출판사에게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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쌔랭 2024-07-10메뉴
<불평등 이데올로기>

한겨레출판 펴냄
조돈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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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놓고 사회의 불평등을 다루는 책 좋다.
지적허영심에 불을 붙임

만듦새

실질적으로 346페이지의 책.
특별히 두꺼운 편은 아니지만 판형부터 큼직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오히려 좋아
공부하는듯한 책은 커야 속이 시원하게 읽힌다.

표지는 꽤 도발적이다 숟가락이 피라미드에 꺾여 뚝뚝 흘러내린다.

다소 어려울까 싶은 주제여서 멈칫하다가도 표지가 구미를 싹 사로잡는다

리뷰

호로록 넘어가는 입문 대중서를 생각했다면 좀 어렵다고 느낄 수 있다.

긴장하면서 읽기 시작했는데 목차마다 간단히 포스트잇으로 내용 정리를 했더니 생각보다 복잡하지는 않았다.

나 이제 사회생활 좀 했고 뉴스 본지 1년 정도 됐다. 싶은 사람은 무난히 읽을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경제/사회적인 질문을 많이 얻을 수 있던 점이다.

여러가지 주제에 대해 중립적으로 설명하고 각각의 의견을 친절히 제시한다.

  • - 스웨덴 자본주의 vs 미국 자본주의 중 내가 지향하는 자본주의는?

  • - 나는 불평등과 불공정 중 어떤 것을 더 참지 못하는가

  • - 실력주의를 옹호하는가? 단계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위와 같은 사회/경제 분야 토픽에서 나의 의견이 생긴다.

나 이제 회사 좀 다닌다.
나 이제 책 읽는 티 좀 내고 싶다면
추천한다. 이 책이 최고의 가성비를 내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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