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에밀 졸라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백화점’ 소재로 집필한 에밀 졸라의 장편 소설… 국내 초역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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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04-04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시공사 펴냄)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번역 출간됐다. 작가인 남편은 새 소설 집필을 앞두고 그의 부인이 단골로 드나드는 파리의 백화점 ‘봉 마르셰’나 ‘루브르’ 그리고 ‘플라시 클리시’에서 매일 5~6시간씩 머물렀다. 그는 아내를 비롯한 여인들의 행동을 관찰하고 부지런히 백화점 풍경을 기록했다. 노트에 모인 자료는 한달 만에 384쪽에 이르렀고 이 기록은 작가의 손을 거쳐 소설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이라는 작품으로 탄생한다. 소비의 신전, 현대 상업의 대성당으로 불리는 백화점에 천착한 이는 놀랍게도 ‘에밀 졸라’였다.
국내 독자에게 에밀 졸라는 ‘목로주점’ ‘나나’ 등 변두리의 노동자를 그린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졸라에게 백화점은 새 이야기의 배경인 동시에 자본주의의 매커니즘을 보여주는 소재이기도 했다.
그가 집필한 소설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은 19세기 유럽 사회사나 풍속사를 다룬 각종 인문사회서적에서 ‘백화점’을 언급할 때마다 꾸준히 인용돼 올 정도로 중요한 작품이 된다. 19세기 유럽 사회사나 풍속사 다룬 각종 책에서 언급된 바로 그 책 소설 속에는 오늘날 우리가 자연스레 받아들이는 바겐세일, 카탈로그 통신판매, 비수기 전략인 전시회, 경품 증정 등 다양한 마케팅 전략이 등장한다.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백화점 안팎의 모습이나 백화점의 혁신적인 외관과 실내장식, 쇼핑객들과 판매원들의 관계 등도 자세히 묘사됐다. 작가는 스무살 아가씨 드니즈 보뒤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백화점으로 인해 달라진 상업의 지형도, 사람들의 소비습관, 인생관을 보여준다.
생활고에 시달리다 두 남동생을 데리고 무작정 파리로 상경해 직물상인 큰아버지를 찾은 드니즈. 하지만 큰아버지는 “가게 맞은편에 백화점이 생긴 이후 장사가 잘 되지 않아 조카들을 맡을 수 없다”고 잘라 말한다. 당장 일하지 않으면 밥을 굶게 될 처지에 놓인 드니즈는 백화점의 여성복 매장에서 수습사원으로 일하게 된다. 매장 내 정규직원들의 텃세는 이루 말할 것도 없으며 고된 노동이 쉼 없이 이어진다.
“백화점은 흔들리는 믿음으로 인해 신도들이 점차 빠져나간 교회 대신, 비어있는 그들의 영혼 속으로 파고들었다. 백화점은 불안정한 열정의 유용한 배출구이자 신과 남편이 지속적으로 싸워야 하는 곳이며, 아름다움의 신이 존재하는 내세에 대한 믿음과 육체에 대한 숭배가 끊임없이 다시 생겨나는 곳이었다.(2권 323쪽)”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은 에밀 졸라의 작품 가운데 시의성이 강한 소설로 꼽힌다. 주인공인 드니즈가 근로자들의 지위향상과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장면, 몰락해가는 백화점 주변의 영세 상인들의 모습 등 이 소설이 묘사하고 있는 것은 오늘날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글 = 이경진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322호(12.04.10일자) 기사입니다]
생활고에 시달리다 두 남동생을 데리고 무작정 파리로 상경해 직물상인 큰아버지를 찾은 드니즈. 하지만 큰아버지는 “가게 맞은편에 백화점이 생긴 이후 장사가 잘 되지 않아 조카들을 맡을 수 없다”고 잘라 말한다. 당장 일하지 않으면 밥을 굶게 될 처지에 놓인 드니즈는 백화점의 여성복 매장에서 수습사원으로 일하게 된다. 매장 내 정규직원들의 텃세는 이루 말할 것도 없으며 고된 노동이 쉼 없이 이어진다.
“백화점은 흔들리는 믿음으로 인해 신도들이 점차 빠져나간 교회 대신, 비어있는 그들의 영혼 속으로 파고들었다. 백화점은 불안정한 열정의 유용한 배출구이자 신과 남편이 지속적으로 싸워야 하는 곳이며, 아름다움의 신이 존재하는 내세에 대한 믿음과 육체에 대한 숭배가 끊임없이 다시 생겨나는 곳이었다.(2권 323쪽)”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은 에밀 졸라의 작품 가운데 시의성이 강한 소설로 꼽힌다. 주인공인 드니즈가 근로자들의 지위향상과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장면, 몰락해가는 백화점 주변의 영세 상인들의 모습 등 이 소설이 묘사하고 있는 것은 오늘날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글 = 이경진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322호(12.04.1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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