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April 28, 2024

2014 한국사회의 갈등구조와 계층갈등* 서문기

국제․지역연구 23권 1호 2014 봄 pp.27-52


한국사회의 갈등구조와 계층갈등*

서문기|숭실대학교 정보사회학과 교수



한국사회의 갈등구조는 성장과 복지를 둘러싼 계층갈등이 핵심 인 유형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사회경제 불평등 양극화 상이 지속 으로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문제는 아직까지 어떤 효 과 인 해결책이나 일반화된 결론이 도출되고 있지 못할뿐더러 미래사회의 갈등에 한 망도 불투 명한 상태라는 데 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본 연구는 사회갈등의 근원 인 요소인 사회경제 불 평등의 황을 살펴보고 이에 따른 계층갈등을 진단함으로써 향후 지속가능한 사회발 을 한 정책 함의를 도출하고자 한다.

분석결과, 한국사회는 노사 계층갈등을 심으로 교육, 환경, 지역 갈등 등이 첩, 결합되어 나타나고 있으며 민간과 정부의 갈등과 이해 계의 갈등이 압도 으로 많 은 비 을 차지하고 있다. 갈등해결은 주로 행정집행이나 법원 결 입법과정에 의한 방식에 의존 함으로써 사회구성원의 의견을 수렴, 반 하기보다 제도 근거를 활용하여 추진하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외환 기 시기에 본격 으로 악화되기 시작한 장구형태의 계층구조는 부동산을 포함한 자 산분포에서 극명하게 나타나며, 공정사회와 계층이동의 가능성은 상당히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

 계 층갈등을 해결하기 해서는 경제 고용 안정성을 높이고 조세세도의 재분배효과를 강화시킴으로써 소득불평등을 완화시키고, 불로소득에 한 차단기제 문화 압력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필수 이 다. 

아울러 정책의 집행비용보다는 설계비용을 확 하여 사 방을 강화하는 선제 응이 효과 이며, 한국 토양에 맞는 계층갈등완화 모델을 개발하고 갈등해결 로세스에 한 제도 장치와 상 합의 행이 정착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주제어: 계층, 양극화, 이동, 갈등, 사회발전

* 이 글은 한국행정연구원 및 한국정책학회 공동심포지엄(2013)에서 발표된 내용을 수정, 보완하였으며 토론과정에서 도움을 주신 장용석, 이명진, 이주하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아 울러 논문의 질적 향상을 위해 귀중하고 유익한 조언을 해 주신 익명의 논평자들과 자료 수집과 정리에 수고를 아끼지 않은 정호영 조교에게도 진심으로 사의를 표한다.


I. 왜 갈등이 문제인가?

사람은 누구나 현재의 사회경제적 위치보다 더 나아지기를 원하며, 경제적 으로 풍요롭고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관계를 추구한다. 좀 더 나은 사회를 향 한 본질적 경향은 국가 수준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사회경제 적 자원을 둘러싼 생득적인 계층적 지위로 인해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차별과 소외, 갈등과 좌절을 경험하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구조적 한계를 개별적 인 숙명으로 수용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주어진 사회의 발전과정에 대한 깊 이 있는 성찰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그렇다면, 국가적으로 경제성장을 이루 었지만 이와는 반대로 사회구성원이 느끼는 행복지수는 정체 또는 감소될 때 나타나는 구조적 갈등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어떤 사회나 어떤 시대에 도 사회갈등은 지속적으로 존재해 왔지만, 문제는 갈등에 관한 이론적, 정책 적 관심이 매우 오래되었고 갈등의 완전한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에도 불 구하고 아직까지 어떤 효과적인 해결책이나 일반화된 결론이 도출되고 있지 못할 뿐더러 미래사회의 갈등에 대한 전망도 불투명한 상태라는 데 있다.

일반적으로 갈등은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 사는 사회에서 불가피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며,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가 갈등의 존재 자체보다 더 중요하다고 하겠다. 다른 한편으로 사람들은 자신들이 갈등의 한 가운데 있다는 사실을 잘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며 제3자의 개입에 대해 지극히 거부 감을 갖는다. 예를 들어 부모(또는 국가)는 자신들의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주장이 문제가 아니라 부모의 얘기를 대하는 아이(또는 사회구성원)들의 태 도에 문제가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갈등이 아니라 아이들이 성숙하게 되면 자동적으로 해결될 사안이라고 간주한다. 나아가 가족(또는 사회) 내부의 갈 등을 해결하기 위해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외부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을 주저할 뿐만 아니라 부끄러워하며,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사회적 기관이나 전문가의 숫자나 수준도 크게 미흡한 상태이다. 곧 스스로가 갈등 의 중심에 있다고 인정하는 것은 사회생활의 실패를 의미하며, 이와 관계없 이 갈등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없다는 점을 이미 인지하고 있는 것이

.

보다 큰 문제는 개별적인 사안을 벗어나 정부의 공공정책을 둘러싼 갈등 현상이 양적으로 크게 증가할 경우 주어진 갈등현상과 직접 관련이 없는 많 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으며 갈등해결을 위해 막대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지불 해야 한다는 데 있다. 예를 들어 소득불균형, 민주주의, 정부효과성으로 측정 되는 갈등지수 면에서 한국사회는 OECD 국가 가운데 2(.72)를 차지하고 있으며, 갈등소요비용은 국내총생산의 27%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기 도 하다(삼성경제연구소, 2013). 사회 전체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갈등이 증가하면서 사회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적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 리들이 사회의 다양한 층위에서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가상준 외, 2009; 류주한, 2008; 박중훈 류현숙, 2011; 정주진, 2010). 그러나 이러한 요구는 갈등해결에 관한 실제적인 해법을 제시하기보다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중요 한 한계를 갖고 있다. 첫째, 사람들이 갈등의 효과를 우려하는 정도에 비해 갈등을 이해하는 정도는 크게 미흡한 상태이다. 결과적으로 갈등의 효과에 비례하여 시스템 차원에서 갈등의 해결능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새로운 대안의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움직임들은 개별 적이고 분산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갈등연구에 관한 분석적이고 구조화 된 틀을 마련하지 있지 못하다. 셋째, 이론과 현실을 통합한 구체적인 해결방 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갈등해결의 경험이 부족한 사회구 성원들이 대안의 실제적인 효율성에 의문을 갖고 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본 연구에서는 한국사회 갈등구조의 근원적인 요소인 사회경제적 불평등의 현황을 살펴보고 이에 따른 계층갈등을 진단함으로써 향후 지속가능한 사회발전을 위한 정책적 함의를 도출하고자 한다. 이 글에 서 계층은 자연발생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에 의해 형성되는 구조적 불평등을 의미하며, 개별적인 능력의 차이보다 사회조직에서 배태되는 제도화된 불평 등이 지속될 때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하겠다. 압축적 성장으로 특징 지워 지는 한국사회의 발전과정을 고려할 때, 계층갈등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와 진단 없이 지속가능한 사회발전을 바라볼 수 없으며 사회균열을 실제적으로 방지하기 위해서는 성장과 분배의 균형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와 이에 따른 실천적 프로그램이 필요한 시기인 것이다.

II. 어떻게 갈등을 볼 것인가?

사회갈등이 보편적인 현상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어떤 일반화된 결론 이 도출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Shapiro, 2000). 그 이 유는 갈등의 차원이 개인이나 집단에서 국가 및 국제 차원에 이르기까지 다 양하며, 갈등의 원인도 사회경제적 자원의 축적과 분배를 둘러싼 구체적인 이해관계에서부터 이념적 지향점 등 가치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기 때문이 다. 본래 갈등의 동양적 어원은 칡나무와 등나무를 의미하며, 두 나무는 줄기 가 서로 반대방향으로 얽혀 자라는 특성(右葛左藤)이 있다. 서로 떼어놓기가 쉽지 않으며 수종을 가리지 않고 둥치를 감아 올라가면서 숨통을 조이기 때 문에 서로 엉킬 경우 고사하기 마련이다. 서양적 어원은 confligere라는 라 틴어에서 유래하는데, 이는 con(함께)fligere(충돌, 부딪침, 다툼)이라 는 용어의 합성어로 흔히 인간은 갈등적 존재이다(homo conflitus)라는 명 제에서 갈등의 의미가 잘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Schellenburg, 1982). 그러 므로 갈등의 개념은 이해관계의 대립에서 출발하며, 갈등의 존재 자체는 불 가피한 긴장을 나타냄으로써 사회발전의 역동적인 측면을 반영한다.

주어진 사회의 배분효과와 관련하여 갈등은 사회적 욕구가 어떻게 표출되

느냐와 접한 관계에 있으며, 구조, 역사, 문화, 가치, 행위방식 등에 의해 규정될 수 있다(Bowles and Gintis, 1998). 구성원의 역할과 기능의 분배가 안정적으로 이루어지고 사회적 책임이 확립된 사회에서 갈등은 사전에 조율 될 가능성이 높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갈등해결의 방법은 찾기가 어려울뿐 더러 적용하기도 쉽지 않다(Roemer, 1998). 곧 갈등해결의 수준은 주어진 사회의 특성과 발전단계에 비례하며, 이러한 관점은 갈등을 구성하는 요소들 을 체계적으로 구분하여 접근하되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기본적인 조건들을 전제로 한다(서문기, 2004). 첫째, 갈등 자체는 항상 파괴적인 것이 아니며 반드시 부정적으로 볼 필요도 없다. 오히려 사회갈등을 통해서 발전과정에 대한 성찰과 문제해결에 대한 천착을 추구함으로써 주어진 사회가 역동적으 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기도 한다. 갈등이 없는 사회는 없으며 갈 등과 함께 가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갈등의 원인을 규명, 치 료하지 못한 채 억제하려고만 하는 것은 잠재적 폭발력을 증대시킬 뿐이다

(Susskind and Field, 1996).

둘째, 사회갈등에 대한 이론적 자원을 충분히 소화하여 정책설계를 하고 이를 갈등현장에 적용하여 대안을 모색해 나갈 때 갈등의 실제적 해결능력은 배양될 것이다. 갈등의 사전예방능력이 사회발전의 관건이 되며, 제도적으로 잘 해소할 수 있도록 관리한다면 사회발전의 에너지로 전환시킬 수 있기 때 문이다(Ostrom, 1990). 셋째, 갈등해결의 방법이 현실적이고 합리적이라 하 더라도 상호불신이 전제가 된다면 갈등당사자간의 협상과 협동은 불가능하 다(Weller and Wolff, 2009). 약속이행의 배반은 공동규범의 약화를 초래하

기 때문에 상호신뢰의 기초를 사회 각 부분으로 확장하는 것은 갈등관리의 중요한 기본 조건이 된다. 넷째, 사회갈등은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측면보다 는 정서적이고 감성적인 측면이 강한 성격을 갖는다(Mayer, 2009). 사회구성 원 내부에서 발생하는 이성과 감정의 불일치는 사회를 예측할 수 없는 상태 로 몰고 가는 갈등의 기저를 형성하기 때문에 전체 사회구성원의 정서적 토 대를 간과한 채 공공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종종 사회적 저항을 초래하게 된다. 갈등상황은 일상적인 생활세계의 차원으로부터 집단적인 사회적 차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수준에서 가능하지만, 기본적으로 사회의 구조적 원리와 연결되어 현실과 이상, 합리와 정서, 물질과 정신과 같은 현대사회의 보편성 과 주어진 사회의 특수성과의 교차점에서 나타난다. 한국은 사회의 각 부문 에서 빠르고 격렬한 변동과정을 경험하고 있으며, 변동의 범위는 그 넓이뿐 만 아니라 깊이에서도 빠르게 진행되어 사회구성원의 삶의 조건을 바꾸어 놓 은 근본적인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Suh, 1998). 괄목할 만한 경제성장에 이 어 민주화를 경험하면서 한국사회의 발전과정 이면에서 성장위주의 발전전 략에 의해 여타 사회부문이 희생, 누적되어 왔던 사실이 수면 위로 등장하게 된 것이다. 급격한 불균형 성장이라는 파행적 과정을 통해 잉태된 불평등은 노동, 지역, 교육, 세대 등 사회 제 분야에 걸쳐 계층갈등으로 확대, 심화되 고 있으며 이에 대한 사회적 해결을 필요로 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갈등해결의 작동기제가 제대로 마련되지 못한 채 사회

적 자원과 가치를 배분하는 과정에서 갈등을 조정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는 데 있다. 정치 영역에서는 갈등을 해결하기보다 그 후진성으로 사회적 신뢰 의 공백상태인 공동화 현상을 배태하여 갈등을 재생산하고 있으며, 경제 영 역에서는 효율성과 형평성의 균형을 상실하고 부의 축적과정에 대한 신뢰가 무너짐으로써 사회적 자원을 둘러싼 계층갈등을 고착화시키고 있다. 사회갈 등이 주어진 사회의 모습을 고도의 집단별 동질성을 갖는 틀로 재편하는 과 정은 정치적 권력구조와 경제적 부의 배분이 심한 사회적 편향성을 포함하게 된다. 이에 따라 사회 각 분야에서 보이게 또는 보이지 않게 사회구성원에 대한 차별을 담지하게 되기 때문에 사회갈등의 중요성이 더해가는 것이다(송 호근, 2003). 경제성장의 이면에는 한 집단에 대해 체계적이며 구조적인 배 제를 통하여 성취되었다는 사실이 감추어져 있으며, 사회집단 간에 마음 속 깊이 소외의식을 형성시키게 된 그림자의 역효과를 배태하게 된다. 이러한 심층적 배제는 체제의 구조적 모순과 비리를 집약하는 사회적 문제의 표출이 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Bevir, 2006).

다른 한편으로 국내 발전단계에서 요구되는 정책방향과 국제환경 차원에 서 요구되는 정책방향이 심각하게 충돌하고 있는 갈등상황에 주목할 수 있 다. 국내차원에서는 급속한 경제성장과 소득수준의 향상에 따라 새로운 사회 적 욕구분출을 수용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실제로 삶의 질을 개선하고 복지 수준을 강화하기 위해 큰 정부를 지향하고 있으며, 정부규모도 매년 크게 증 가함으로써 재정충당의 문제가 핵심 쟁점이 되고 있다. 반면에 사회적 안전 망에 대한 실효성이 의문시되고 있으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크게 부족한 현실에서 정책의 공정성을 둘러싼 사회갈등이 첨예하게 나타나

고 있기도 하다(Komesar, 2001; Nye, 1997). 국제차원에서는 세계화에 따른

무한경쟁의 시대라는 외부적 도전에 직면하여 작은 정부와 감세정책을 특성 으로 하는 흐름이 일반적인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Pawar and Cox, 2013;

Williamson, 1996).

따라서 오늘날 한국의 사회발전단계에서는 성장과 복지문제의 해법에 관 한 국가와 시장의 역할을 둘러싸고 국내 외 차원에서 구조적 갈등이 중첩되 어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사회에서 갈등 심화의 인과구조는 사회 발전의 특수성에서 배태되었으며, 산업화, 민주화, 세계화 과정이 결합된 복 합적 차원인 것이다. 경쟁의 공정성과 분배의 형평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갈 등조절의 작동기제가 제대로 마련되지 못함으로써 사회적 무규범 상태를 초 래하고 있다. 그 결과, 집단의 분절화 및 위화감, 상대적 박탈감 등이 심화되 어 가고 있으며 사회구성원이 열심히 노력하면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다는 사 회이동에 대한 희망을 이미 상실한 상태라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일상적인 생활양식 면에서 계층적 지위에 따른 소비유형의 편차와 유리천장(glass ceiling)으로 그들만의 세계에 대한 동경과 적대감이 배태되어 양극화를 구 조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복합적인 갈등구도에서 각 요소들을 서로 배타적이거나 명확하게 구분하

기가 쉽지 않으며, 주어진 사회의 발전단계와 성격에 따라 각기 다른 해법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더욱이 갈등에 대한 구체적인 진단 없이 접근하는 것은 갈등해결에 효과적이지 못하며, 현안에 대해 선악의 가치판단 또는 양 자 간의 승패게임이라는 접근방식은 전혀 생산적이지 못하다(Innes and Booher, 1999). 갈등해결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전체 구성원이 공감할 수 있 는 투명한 절차와 공정한 과정이며, 쟁점에 대해 민주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협상의 공간과 문화적 뿌리를 확보해야 한다는 점이다. 사회갈등은 주어진 사회의 구성원을 단절시키고 사회의 지속적인 발전을 저해하기도 하지만, 해 결과정을 통해 구성원들이 결속하여 신뢰와 통합의 장을 펼칠 수 있도록 끊 임없이 대안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III.    사회갈등의 구조

한국사회의 갈등은 초기 단계에서 정치 영역을 중심으로 출발하였으며 급 속한 산업화 및 민주화 과정을 따라서 점차 시장 및 시민사회 영역으로 확장 되어 오늘날에는 복합적인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대통령자문지속가능위원 회, 2004).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치면서 급격한 성 장을 경험한 한국사회는 괄목할만한 경제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사회구성원 이 피부로 느끼는 행복지수는 감소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성장의 한계효 용효과가 가시화되면서 나타나는 이러한 현상의 이면에는 계층갈등이 자리 잡고 있으며, 최근 급격한 경기파동으로 인한 취업난과 빈부격차 등 사회경 제적 갈등의 증대는 사회불안에 대한 심리적 표상구조가 일상화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사회발전에 따른 갈등의 출현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하지만 이를 해결

하지 못할 경우 분쟁으로 표출되어 왔다는 점에 주목할 수가 있다. 갈등이 인간의 기본적 욕구를 둘러싼 집단 또는 개인의 목표나 이해관계의 대립이나 충돌을 의미하는 데 비해, 분쟁은 갈등의 결과로 나타나는 사건의 과정을 의 미한다(Burton and Dukes, 1990). 전자가 내재적 갈등으로 당사자 간의 전 형적 불일치를 넘어서는 적대적 행위이라면 후자는 표출적 갈등으로 협의 가 능한 상황을 전제로 한다(Yarn, 1999). 따라서 사회의 다양한 영역에서 발생 하고 치유가 필요한 갈등이 공공선(public good)을 지향해야 하는 공적 영역 에서 구체적인 결과로 나타나는 공공분쟁의 경우 사회갈등의 단면을 보여주 는 현실적 잣대가 된다고 하겠다. 실제로 한국사회에서 심각하게 제기되어 왔던 사회적 이슈에는 비정규직, 의약분쟁, 의료보험, 국민연금, 방사능폐기 장, 외국인노동자 및 다문화가정 등 다양한 영역이 포함되며, 공공부문의 갈 등 및 분쟁이 사회갈등의 지배적인 유형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갈등의 총량은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줄어들더라도 민주화라





출처: 분쟁해결연구센터(2013). 󰡔공공분쟁DB󰡕 재구성.

<그림 1> 공공분쟁 추이

는 사회구조의 변화에 따라 분쟁의 형태로 쉽게 드러날 수 있으며, 민주화과 정을 통해 갈등이 분쟁의 형태로 증폭되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Mueller, 1997). <그림 1>에서 알 수 있듯이 1988~ 2012년 동안 발생한 공공분쟁 총 802건의 추이를 보면, 민주화 초기 단계인 1990년의 높은 분쟁 수(46)는 개발주도형 국가체제에서 억눌렸던 내적 갈등이 정부정책을 둘러싼 공적 영 역에서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 시기 경제적 쟁점을 중심 으로 하는 사회갈등은 국가의 지연된 약속이행의 의무에 대한 요구와 민주화 에 대한 사회구성원의 열망을 표출하고 있다. 이후 분쟁추이는 지속적으로 하향 안정화의 흐름을 이어 오다가 국가적 외환위기가 도래한 1997년에는 변곡점(19)을 보여주고 있다. 외환위기의 파동이 줄어들면서 공공분쟁의 추세는 다시 꾸준하게 상승하다가 실질적 민주화 이행기에 해당하는 2005년 에 가장 높은 분쟁 수(58)를 기록하였고 2009년에도 많은 분쟁(53)이 발생하였다. 2010년 이후에도 평균 45건의 갈등 수준을 유지하는 현상은 민 주화과정에서 나타나는 불가피한 면이기도 하지만, 발전과정에서 누적된 사 회적 욕구가 탈권위주의의 진공상태에서 수면 위로 분출되어 새롭게 전개되 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요컨대 한국사회의 갈등은 영역과 쟁점을 다양하 게 확장시켜 왔으며, 갈등의 총량보다는 성격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특히 삶 의 질을 향한 사회적 욕구는 대다수가 국가의 공공사업 및 정책을 둘러싼 대 립과 충돌과 연계되어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공공부문의 분쟁이 사회갈등 의 핵심적인 요소라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이상의 공공분쟁을 각 유형 및 정권별로 구분하여 제시하면 <1>과 같 으며, 사회발전과정에서의 개발과 환경보전 등의 대립에 의한 환경갈등, 노 동환경 및 조건을 쟁점으로 하는 노사갈등, 행정구역통합이나 지역개발과 관 련된 지역갈등, 지연된 경제적 성과에 대한 재분배요구가 표출되는 계층갈등, 교육평준화 및 무상제도를 둘러싼 충돌과 같은 교육갈등 등을 포함하고 있

. 먼저 시기별로 살펴보면, 전 기간에 걸쳐 노사갈등이 203(25.3%)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으며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주다가 점차 증가하 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노사갈등을 제외할 경우 각 시기별로 교육, 환경, 계층, 지역 갈등 등이 큰 비중을 보여주며, 두 번째로 발생빈도(20.8%)가 많 은 계층갈등은 1998년 이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사회발전의 단계에 따 라 전통적인 노사갈등과 외환위기 이후 양극화로 상징되는 계층갈등, 그리고

< 1> 유형 및 정권별 사회갈등 구조

갈등유형

노태우정부

1988~ 1992

김영삼정부

1993~ 1997

김대중정부

1998~ 2002

노무현정부

2003~ 2007

이명박정부

2008~ 2012

소계

환경

13

21

23

42

45

144(18.0%)

이념

5

9

9

19

21

63(7.8%)

노사

45

32

35

42

49

203(25.3%)

지역

12

16

24

31

34

117(14.6%)

계층

19

21

32

47

48

167(20.8%)

교육

20

13

19

25

31

108(13.5%)

소계

114

112

142

206

228

802

출처: 분쟁해결연구센터(2013). 󰡔공공분쟁 DB󰡕 재구성.

새롭게 분출하는 환경갈등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여타 유형의 갈 등과 중첩, 결합되어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사회의 갈등구조는 복합적 이고 다차원적인 성격을 갖는다고 하겠다. 최근에는 성장고용과 분배복지를 둘러싼 계층갈등이 핵심적인 유형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사회경제적 불평등 및 양극화 현상이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사회갈등의 주체 및 성격별 분포를 살펴보면, 민간과 정부의 갈등(75.8%) 이 정부와 정부(9.9%) 또는 민간과 민간부문에서의 갈등(14.3%)에 비해 압 도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이는 정부정책의 입안 및 집행과정에서 해당 구성원이나 집단들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거나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상대적으로 작은 비중을 보여주는 정부부처간의 갈등은 주로 기관 및 지역 행정권 통합이나 사회 인프라 건설 등과 같은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 또는 지방정부간의 공공분쟁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에 갈등 당사자들이 추구하는 목표와 관련하여 사회갈 등의 성격을 구분하면, 주로 이해관계의 갈등이 가장 많은 비중(49.1%)을 차 지하고 있으며 가치관과 이해관계의 대립도 이에 못지않은 수준(46.4%)을 보여주고 있다. 가치관의 충돌은 매우 낮은 수준(4.5%)에 머물고 있지만 이 해관계에 비해 파급력의 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실제적인 의미는 달리 해석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사회갈등은 표면적으로 가치를 내세우지만 실질적으 로는 이해관계가 깊이 개입되어 있는 경우가 많으며, 가치와 이해관계의 상 대적이고 복합적인 특성을 반영하고 있기도 하다. 이해관계와 가치관의 대립 을 포함하면 408(50.9%)에 달한다는 사실은 가치충돌이 결합될 때 사회적 으로는 훨씬 심각한 갈등의 원인을 제공하며, 대부분 정책설계 및 추진과정 에서 투명성과 공정성, 사회적 합의를 배제한 채 정치적 상황논리에 의해 정 부가 일방적으로 정책을 추진하기 때문이다. 한국사회의 공권력 및 시민단체 의 영향력과 신뢰도를 측정한 결과(동아시아연구원, 2013), 대기업이 가장 높은 영향력과 신뢰를 갖고 있는데 비해 공권력은 높은 영향력에 알맞은 신 뢰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검찰조직의 경우 영향력과 신뢰 도의 격차가 가장 큰 파워조직인 것으로 인지되고 있으며, 야당과 시민 및 노동단체는 영향력과 신뢰도가 점점 약화되고 있는 점도 특징적이다. 사회통합위원회의 국민의식조사(2012)에 의하면, 한국사회에서 가장 심각 하고(82%) 또 해결이 시급한(57.5%) 사회갈등은 계층갈등인 것으로 나타나 고 있다. 사회통합의 중요한 전제조건으로는 경제적 약자 배려(26.9%), 기회 균등(25.8%), 시민의식(20.2%) 등을 제시하고 있으며, 갈등해소를 위한 가장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주체로 정부(65.2%)를 선택한 응답이 가장 많았 다. 소득분배의 개선과 사회안전망의 강화 등 계층갈등 해결에 대한 정책 수 요가 꾸준히 축적됨에 따라 빈부격차의 문제에 대한 집중적이고 지속적인 대 책이 시급하며, 계층분쟁의 해결방안을 둘러싼 정책적 균열이 심화되는 경우 사회 양극화의 폐해가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자산의 승수효과가 실제로 나 타나면서 양극화과정은 이전 양상과 질적으로 다르며 폭발적인 잠재력을 증 대시켜 오고 있다. 소득 및 자산 분배의 심각한 편중은 단순한 경제적 빈부 격차를 넘어 사회문화적 차원에서의 상대적 박탈감으로 이어져 사회 불평등 구조를 확산시키고 있는 것이다.

IV.     계층갈등의 현황과 진단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사회갈등이 가치관 및 이해관계의 상대적 대립이나 정부의 공공정책을 중심으로 옮겨가는 경향은 사회발전과정에서 나타나는 보편적인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론적 지형에서 볼 때, 사회갈등의 구조적 요소로는 경제적 불평등과 이에 따른 사회적 불신을 대표적인 변수로 고려할

수 있다(Rodrik, 2011; 이재열, 2011). 경제적 부의 크기 자체보다는 소득불 평등에 의한 격차와 사회적 관계의 차별, 가치관의 양극화가 주어진 사회의 삶의 질과 통합에 관련된 다양한 영역에서 부정적인 관계를 갖기 때문이다. 경제성장의 혜택은 다양한 집단과 구성원에게 차등적으로 배분되기 때문에 사회적 차별에 따른 갈등의 소지는 항시 내재하며, 특히 제도적 틀에 의해 임금, 소득, 부의 격차가 심할수록 구조화된 불평등은 사회적 자원의 재분배 를 둘러싼 계층갈등을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신광영, 2013). 요컨대 경제적 자원이 불균등하게 분배될수록 서로 다른 사회적 경험을 하는 사회구성원의 갈등 정도도 높아지기 마련이다. 역으로 불평등이 심각하지 않은 사회에서는 현상유지(status quo)의 변화를 이끌어낼 만한 집합행동의 요소로서 갈등의 축적 자체가 어려워진다(Acemoglu and Robinson. 2012; Wilkinson and

Pickett, 2010).

이와 같이 경제적 불평등이 사회갈등을 초래하는 핵심 요소라고 한다면,

한국사회는 외환위기와 같은 역동적인 과정을 거치면서 상대적 박탈감의 증 대와 사회이동의 감소 등 계층갈등을 향한 실질적인 격차를 만들어내기 시작 했다고 할 수 있다. <그림 2>에서 나타나듯이 한국사회의 경제적 불평등을 나타내는 소득분포의 추이는 갈등의 잠재적 원천이 어느 수준인지 가늠하게 해 준다. GINI 지수의 경우 선형도가 거의 직선에 가까운 형태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여타 변수와의 비교할 때 나타나는 측정크기의 상대적 편차를 반영하기 때문이며 대내 외적인 비교연구에서 종종 나타나듯이 한국의 소득 분포는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간주되고 있기도 하다(김문조, 2008; 홍두승 구해근, 1993). 여타 변수의 편차를 통제한다면, 지니계수의 효과는 1990년 대 .26 수준에서 IMF 직후 .32로 높아졌으며 이후 약간의 파동기간을 거쳐 2012년에는 .31을 유지함으로써 지속적으로 소득의 불평등 정도가 심화된






출처: 통계청(각 년도). 󰡔한국의 사회지표󰡕. 각주: GINI: 도시 2인 이상가구(시장소득기준)

     5분위 배율: 상위 20% 소득총액을 하위 20% 소득총액으로 나눈 비율(가처분소득기준)      상대적 빈곤율: 중위소득(시장소득기준) 50% 미만 가구의 상대적 비율

<그림 2> 소득분포 추이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소득불평등의 원인에 대해서는 사회구성원의 42%가 빈곤의 책임을 개인 의 탓으로 보는 데 비해 21%는 빈곤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개인 능력의 차이보다는 사회구조에 기초한 제도화된 불평등에 공감하는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한국사회의 소득불평등이 구조적으로 고 착화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을 말해 준다. 이러한 흐름은 한국사회를 불공정 하다고 보는 사회구성원이 많다(76.9%)는 사실에서도 확인할 수가 있다(한 국보건사회연구원, 2011). 공정사회에 대한 불신은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강 하며 전체 직업군에서 고른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견해와 다른 경향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갈등해소의 전제조건으로 가장 많은 응 답을 받은 기회균등(28.4%)과 관련하여, 사회경제적 기회구조가 균등하게 배 분되어 있다는 비율(14.1%)과 그렇지 않다는 비율(42.2%)의 차이가 3배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상위 소득계층 20%가 하위 소득계층 20%에 대한 비중을 측정하는 5분위

배율은 중산층이 실질적으로 붕괴되고 서민은 빈민으로 전락하는 양상이 본 격적으로 나타난 IMF 시기에 47.2%로 크게 증가하여 소득분배구조가 본격 적으로 악화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중위소득 50% 미만가구의 비율을 보여주는 상대적 빈곤율은 여타 지수에 비해 한국사회의 소득분포의 역동적 인 추세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데, 1996년 비율(8.8%)에 비해 2012년 비 율(14.4%)이 두 배 가까운 정도로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최저 생계비를 빈 곤선으로 하는 절대 빈곤가구의 비율도 201219% 수준으로 한국사회의 5 가구 중 1가구가 경제적 어려움을 갖고 있다고 하겠다. 상층과 하층의 비중이 높고 중간층이 빈약한 장구형태의 계층구조를 의미 하는 양극화 현상은 계층별 자산분포에서 더욱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전 체 계층을 대상으로 할 때 부동산 자산의 평균 비율은 64.3%로 임금소득의 평균 비율(22.3%)3배에 이르고 있으며, 부동산 가격의 한계효과가 높은 고가의 부동산을 상층이 차지하는 비율이 당연히 높을 수밖에 없다. 반면에 하층의 평균 금융자산은 상층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며 자산대비 채무비율은 3배가 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1997년 이후 10년간 부동산 가격은 5배 이 상 급증했으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자산 증가율은 같은 기간 GNP 증가율 의 2배에 이를 정도로 급속하게 진행되었다는 사실과 접한 관련을 갖는다

(서문기 외, 2012).    

한 가지 주목할 만한 현상은 최근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주택자산 5 분위 비율은 2008년도 통계 측정이래로 최저치인 6.2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 이다(한국감정원, 2012). 이는 소득양극화와 달리 자산양극화의 정도가 감소 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실제적으로는 저가의 주택가치가 상승하면 서 무주택자의 자가 소유의 가능성은 더 힘들게 되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소 형주택의 가격상승은 전세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반대로 중대형 주택은 공급과잉인 상황을 초래하여 시장질서의 교란과 정부정책의 실패로 인한 정치적 부담도 커지게 된다. 소득 5분위비율(4.67)이 자산 비율보다 낮 다는 것은 년 단위 소득격차보다 장기간 형성한 주택자산의 격차로 인한 양 극화가 더 크게 진행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살고 있는 집의 본인 소유를 나타내는 자가 점유율은 53.8%인데 비

해 거주하고 있는 주택의 점유형태와 무관하게 집의 소유만 측정하는 자가 보유율은 61.3%로 양 지수 간의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국토교통부, 2012). 계층별로 살펴보면, 중간층의 자가 점유율이 54.0%에서 51.8%로 줄고, 상층 이 69.5%에서 64.6%로 감소한 데 비해 하층은 46.9%에서 50.4%로 늘어나 고 있는 추세이다. 공공임대주택 공급이 확대되지 않은 상황에서 낮은 자가 점유율은 주거의 질적 수준의 하락을 나타내며, 집을 보유하지 않거나 집을 갖고 있어도 전월세에 살고 있는 비율이 늘었다는 것을 말한다. 연소득대비 주택가격 구입배수(PIR)도 전국기준 20104.3보다 20115.1로 상승하고 있으며, 이는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5년을 저축해야만 주택구입이 가능 하다는 의미로 불안한 주거환경을 반영하고 있다. 자가 점유율이 50% 미만 인 선진국의 경우 공공임대 주택이 활성화되어 있고 임대료 상승도 국가에서

제한하고 있어 주거의 복지 수준이 높다는 점과 비교된다고 하겠다(Bok,

2011).

2013년 한국사회의 가계부채 비율은 136%를 차지하여 관련 통계작성 이 래 최고치를 보이고 있으며 실질 가계부채는 1,158조원으로 전년대비 52

< 2> 부문별 계층의식의 분포(%)

 

부문

직업

전문관리직 사무직

서비스판매직 생산직 농어업직

6.1

1.8 1.4 2.0

1.0

73.8

75.7 54.5 43.8

50.6

20.1

22.5 44.1 55.5

48.5

교육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0.6

1.0 0.9

3.9

26.7

35.9 50.3

73.2

72.8

63.1 48.8

23.0

주택

자가 전세

보증부월세 월세

2.3 1.8

0.9

0.7

59.0 52.2

34.0

26.2

38.7 46.0

65.1

73.1

소득

100만 원 미만

100만 원~ 200만 원

200만 원~ 300만 원

300만 원~ 400만 원

400만 원~ 500만 원

500만 원~ 600만 원

600만 원 이상

0.4 0.4 0.9

1.1 2.5

2.8

18.4

22.3 40.2 58.0

73.5 81.2 87.4

76.4

77.3 59.3 41.1

25.4

16.4

9.8

5.2

만족

만족 보통 불만족

6.2

1.0

0.3

76.6

59.3

25.5

17.2

39.7

74.2

 

총계

1.9

52.8

45.3

출처: 통계청(2013). 󰡔한국의 사회지표󰡕.

원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가운데 가계신용이 980조 원에 이르며 소규모 개인기업 대출이 178조원을 차지함으로써 2000년대 초 600조 원에 비해 10여년 만에 2배 가까이 증가하였다(한국은행, 2013). 특히 주택담보대 출의 비중은 22%로 크게 증가하였으며, 저소득층, 비은행권, 신용등급이 낮 은 계층의 대출 등 취약대출도 크게 늘어나 전체 가계대출의 26.6%에 달하 고 있다. 대출이자의 차이를 고려할 때, 가계대출의 질이 급격히 악화된 상태 에서 주택가격의 하락과 함께 불경기의 장기화가 지속될 경우 과다차입 가구 의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부실화될 위험이 매우 높다. 최근 1년간 금융기관이 용자 가운데서도 신용등급 최상위 및 최하위층이 전년대비 각각 15.5% 5.6%씩 증가하는 데 비해 중간층은 크게 감소(28.3%)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 다(나이스평가정보, 2013). 소득양극화만큼이나 신용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으 며, 이로 인해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뿐만 아니라 국가경쟁력도 급격히 감소 할 수가 있는 것이다.

<2>에서는 사회계층의 중요한 범주인 직업, 교육, 자산, 소득, 주관적 만족도 등을 반영하여 각 부문별 사회경제적 지위에 대한 의식의 분포가 잘 나타나고 있다. 전체적으로 계층의식의 구조는 상층 1.9%, 중간층 52.8%, 하 층 45.3%로 구성되어 이전에 비해 상층 및 중간층 비율은 감소하고 하층이 라고 반응하는 비율은 2.9% 상승하고 있는 추세이다. 직업면에서 살펴보면 사무직에서 중간층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상대적으로 전문 관 리직에서 상층으로 인지하는 경향이 많다고 하겠다. 생산직에서는 중간층 (43.8%)보다 하층(55.5%)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훨씬 높은 데 비해 농어업직 의 경우 스스로 중간층이라고 간주하는 비율(50.6%)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교육면에서는 대학교 졸업자들이 중간층이라고 응답하는 비율(73.2%)이 가장 높았으며 반면에 초등학교 이하의 학력을 가진 사람들 은 스스로 하층(72.8%)이라고 간주하고 있다. 주택 및 소득 자산면에서도 계 층의식은 소유 정도와 비례하고 있으며, 특히 월 소득 600만 원 이상이 되는 집단에서 스스로 상층이라고 여기는 비율(18.4%)이 전 부문을 통틀어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기도 하다. 계층에 대한 객관적 차원뿐만 아니라 삶에 대한 만족도에서와 같이 주관

적 차원에서도 계층의식은 정의 상관관계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집단에서는 82.8%가 중간층 이상이라고 자신을 인지하는 데 비해 삶에 대한 만족도가 낮은 집단에서는 99.7%가 중간층 이하라고 여기고 있으며, 이 가운데 74.2%는 자신을 하층이라고 간주하고 있다. <3>은 계 층구조의 객관적 차원과 주관적 차원을 비교분석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전체적으로 계층별 평균 지위일치비율은 41.5%에 이르고 있으며 객관적으로 중간층에 해당하는 사람의 절반 이상(62.3%)이 자신을 중간층이라고 인지하 고 있다. 객관적인 기준에서 중간층의 36.3%는 자신을 하층이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상층에서는 6.3%만이 자신을 상층이라고 인지하는 데 비해 70.7% 23.0%가 각각 중간층 또는 하층이라고 응답하고 있다. 반면에 하층에서

< 3> 계층 차원과 지위일치비율(%)

 

 

 

주관적 차원

 

상층

중간층

하층

소계

객관적

차원

상층

6.3

70.7

23.0

100

중간층

1.4

62.3

36.3

100

하층

0.5

39.7

59.8

100

출처: 고용노동부(2013). 󰡔노동백서󰡕 재구성.

< 4> 부문별 계층이동 가능성(%)

 

부문

매우 높다

비교적

높다

비교적

낮다

매우 낮다

모르겠다

직업

전문관리직 사무직

서비스판매직 생산직 농어업직

3.5 2.4

2.2 1.3

2.2

33.6 29.9

25.4 21.6

29.8

45.0 48.8

45.8 44.1

42.0

12.6 13.3

16.4 19.4

14.1

5.2

5.6

10.2 13.6

11.9

교육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1.8 1.4

1.6

3.0

23.6 24.2

24.0

31.6

34.1 39.9

44.7

46.2

17.0 17.0

17.4

13.5

23.6 17.5

12.4

5.7

주택

자가 전세

보증부월세 월세

2.1 2.1 2.6

1.7

28.8 24.8 22.8

17.8

43.7 43.6 40.1

38.1

13.6 18.2 21.3

21.3

11.8 11.3 13.2

21.1

소득

100만 원 미만

100만 원~ 200만 원

200만 원~ 300만 원

300만 원~ 400만 원

400만 원~ 500만 원

500만 원~ 600만 원

600만 원 이상

1.5 1.6 2.1 1.8

2.5 2.5

6.6

23.5

21.9 24.4 29.9

31.1 36.8

44.1

33.3

43.3 46.8 48.2

47.5 47.1

38.2

19.1

19.0 16.7 13.0

12.5

8.1

6.2

22.6

14.2 10.1

7.1

6.4 5.5

4.9

만족

만족 보통 불만족

4.2 1.8

1.2

41.1 26.3

17.0

40.5 46.0

39.8

8.0

13.9

24.6

6.3

12.1

17.5

 

총계

2.1

26.7

42.9

15.9

12.5

출처: 통계청(2013). 󰡔한국의 사회지표󰡕.

59.8%가 자신을 하층에 해당한다고 인지하고 있는데 비해 0.5%

39.7%가 각기 상층 및 중간층에 속한다고 응답하고 있다.  계층이동의 가능성과 관련하여 <4>를 살펴보면, 계층이동이 높다고 응 답한 비율(28.8%)보다 그렇지 않다는 비율(58.8%)2배 이상 높게 나타나 고 있다. 계층이동의 가능성에 대한 사회경제적 요소를 고려할 때 대부분 정 의 상관관계를 보여주고 있으며, 이는 계층의식에 관한 분석결과와 유사하다. 자신의 객관적 위치를 기준으로 할 때 주관적 계층의식은 상향보다는 하향이 동의 가능성에 방점을 두는 경향이 강하다. 농어업직의 경우 생산직에서보다 계층이동에 대한 가능성이 높다고 반응하고 있으며, 월 소득 600만 원 이상 집단에서 가장 높은 이동가능성(6.6%)을 나타내고 있다. 삶의 질에 대한 만 족도와 같이 계층의 주관적 차원 역시 계층이동의 가능성과 정비례하고 있다 고 추정할 수 있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전체적으로 계층이동의 가능성이 비교적 낮다는 지형에서 상층과 하층의 응답교차점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 전문 관리직(45.0%)과 생산직(44.1%), 월 소득 100만 원 이하(33.3%)600만 원 이상(38.2%), 삶에 대한 만족(40.5%)과 불만족(39.8%)에서 나타 나듯이 한국사회의 계층이동의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지하고 있다고 하겠다. 이와 같은 결과는 계층의 분절화와 재구성에 기초하여 계급간 이동 보다는 계급내의 분화가 심화되는 방향으로 불평등구조가 변하고 있다는 관 점(조희연 외, 2009)을 반영하기도 하지만, 산업화가 진행될수록 개방적인 사회로 된다는 이론적 설명(Blau, 1994)이나 산업화를 통한 사회이동은 특정 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는다는 경험적 분석(장상수, 2001; 차종천, 2002)과는 다른 결과를 보여준다. 사회발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개방성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주장은 산업 및 직업구조의 변화를 고려할 때 상층의 패쇄성, 중간층 의 단거리 이동성, 하층의 이동기회 차단(Goldthorpe, 1996)에 대한 검증과 함께 계층분류의 기준과 자료의 크기 및 신뢰 문제에 대한 근원적인 해결을 필요로 한다고 하겠다. 

V.     결론 및 정책적 과제

경쟁을 삶의 기본 원리로 하는 자본주의 체제에서 갈등 역시 필연적인 현 상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가 변화하고 다원화되어감에 따라 개인과 개인, 집 단과 집단, 개인과 집단 사이의 갈등은 점점 더 다양해지고 심화되어 간다. 의견이나 이익이 다르고 사상과 이념이 다르며, 전통, 문화, 습관 및 신념체 계가 다르고, 인종이나 계층이 다른 많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살면서 경쟁하 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갈등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더욱이 주어진 사회의 자원이나 추구하는 가치가 항상 부족하기 때문에 상호갈등은 필수적 인 현상으로 된다. 이 때 경쟁의 규칙이 합리적으로 잘 정착되어 있지 않는 한, 공평한 게임규칙에 따른 경쟁은 불가능하며 갈등의 양상은 치열해지고 매우 심각한 상태에 놓일 수밖에 없다. 괄목할만한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한국사회의 왜곡된 분배구조와 문화가치에 의해 불평등과정이 갈수록 심화 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교육 불평등이 구성원의 자질보다 자신이 속한 가정 의 경제적 위치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도 하다. 교육 불 평등은 소득불평등에서 비롯되고 사회의 다양한 층위에서 권력, 자산, 지위 의 차이에 따른 불평등 구조가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방치하면 사회계층의 고정화가 이뤄지고 계층이동이 역설적으로 교육에 의해서 폐쇄 되는 사회문제가 발생한다. 부의 세습과 양극화가 한국사회만의 문제도 아니며 오늘날의 문제인 것도

아니다. 그러나 그 격차가 지금처럼 벌어진 적이 없으며 문제는 대부분의 사 회구성원이 향후 해결될 가능성이 없다고 믿고 있다는 데 있다. 이러한 계층 위기의 배경에는 외환위기 이후 급변한 경제구조와 분배왜곡, 부동산 투기, 정경유착, 부정부패, 변칙 증여의 잘못된 관행이 자리 잡고 있다. 갈수록 낮 아지는 노동소득분배율은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에 따른 경제회복이 수많은 노동자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했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김영미 한준, 2007). 노동시장의 유연화란 이름으로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양산되고 경제활 동에서의 퇴출은 소득원 상실로 이어져 빈곤화를 가속화시킨다. 전체 노동자 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는 같은 일을 하고도 정규직에 비 해 턱없이 낮은 임금을 받는다. 구조 조정을 통해 정규직에서 해고를 당한 후 다시 같은 직장으로 가서 계약직으로 충원되는 경우가 다반사이며, 소득 분배구조의 악화는 빈곤가구의 급증과 중산층의 몰락으로 이어지게 된다. 분배왜곡으로 인한 사회적 약자는 국가가 사회정책으로 당연히 보호해야 한다. 그러나 소득분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복지 및 재정정책 등은 실제적 으로 분배 개선에 거의 도움을 주지 못하고 단기적인 효과에 치중하고 있다. 보다 근원적인 차원에서 중요한 것은 패자도 승복할 수 있는 공정한 경쟁이 며, 비록 실패하더라도 그것이 끝이 아니라 패자부활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 이다. 개인은 자신이 속한 계층에 관계없이 좌절하지 말고 재도전하는 용기 와 노력이 필요하며, 사회는 이들에 대한 삶의 기회를 제도적 차원에서 배려, 보장해줘야 한다. 사회적 약자나 소외 계층도 중산층으로 진입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사회경제적 정책설계가 시급하다. 계층의 격차가 꿈 의 격차로까지 이어지는 현상을 당연한 것으로 여길 때, 행복을 향한 길은 점점 멀어지며 꿈조차 자유롭게 갖지 못하는 사회에는 행복이 없는 것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현재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계층갈등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정책적 대안에 관한 핵심과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사회의 계층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부의 축적과정에

대한 정당성이 확립되어야 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전제조건이다. 공정하고 투 명한 게임의 법칙이 작동하는 한 사회구성원은 사회이동의 희망을 가질 수 있으며 노력의 대가에 대한 사회적 가치와 평가를 기반으로 올바른 부의 축 적과 활용에 대한 문화적 토양을 갖출 수 있다. 둘째, 경제적 고용 안정성을 높이고 조세세도의 재분배효과를 강화시킴으로써 소득불평등을 완화시킬 수 있으며, 불로소득에 대한 차단기제 및 문화적 압력을 활성화시키고 토지 및 주택 공개념의 정착에 따른 개발이익의 환수 등을 추진함으로써 자산불평등 구조에 대한 사회적 저항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대외여건과 한국 토양에 맞는 계층갈등완화 모델을 고안하고 정착시키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하 며, 각국에서 활용된 사회통합 방법들을 비교, 검토하여 한국사회에 적합한 방식을 천착해야 한다. 이를 통해 갈등해결 프로세스에 관한 제도적 장치와 민주적 운영,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협상 및 합의의 문화적 관행이 정 착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넷째, 복지문제와 같은 계층적 갈등요소가 큰 현안 부터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고 해결하며, 계층갈등을 완화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시스템을 정착시키데 주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갈등관리 및 조정기구가 다양한 수준에서 작동되도록 조치하되, 큰 사안은 정부를 중심으로 하는 중 앙기구에서 전담하고 보다 작은 문제들은 지역 및 집단 갈등현장에서 상황에 대한 정확한 진단에 의해 수시로 결정하는 시스템이 효과적이다. 다섯째, 가 정, 학교, 지역사회가 토의, 협상, 합의의 학습경험을 누적적으로 축적해야 하며 갈등집단의 대표들은 구성원들의 요구와 의사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 를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사회구성원은 이러한 시스템에 협력하 지 않으면 공멸한다는 절박감을 가지고 갈등해소에 임해야 하며, 자신이 속 한 집단 및 지역 이익만을 대변하기보다는 전체 공공선을 지향하는 자세를 견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국사회의 갈등해결방식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사회갈등이 사전에 예방

가능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주로 행정집행이나 법원판결 및 입법과정에 의 한 해결방식에 의존하고 있다(하혜영 이달곤, 2007). 주민투표에 의한 해결 방식이 상대적으로 작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은 역설적으로 정부가 사회적 저항에도 불구하고 정책의 효율성에 기초하여 집행을 강행하거나 입법 및 법 원판결 등 제도적 근거를 활용하여 추진하기보다는 정책추진과정에서 갈등 당사자인 사회구성원의 의견을 수렴 및 반영하여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아울러 일단 사회갈등이 발생하면 장기간에 걸친 대립적인 양상으로 진행이 되고 있다. 현재의 갈등이 해결되지 못한 채 계속 진행 중인 상태에서 새로 운 갈등과 중첩되어 복합적인 양상을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시민단체가 개 입하는 경우 통상 갈등의 평균 지속기간은 더 길게 예상될 수밖에 없기 때문 에 사회적으로 감당해야 할 고통과 갈등 비용은 증가하게 된다. 이는 갈등해 결과정에서 정부정책의 추진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공공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기 이전에 그 영향을 받는 갈등 당사자들과 사전에 협의하고 갈등관리 프로세스를 정책설계에 반영하여 선제적 대응을 해야 한 다는 것이다. 갈등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도 바로 협의체를 구성해 상생적 해결안을 함께 모색하고, 시민단체의 개입이 필요할 경우 정책적 대 화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형성하는 등 효과적인 갈등 예방 및 관리 제도를 도입, 운영하는 것이 요구된다.

한국사회의 발전단계를 고려할 때, 압축적 성장과정에 따른 물신주의

(fetishism)나 승자독식에 따른 성취 만능주의에 매달리는 문화에서 벗어나 사회구성원의 상호이해와 전체 사회의 공공선을 존중하는 문화가 절실하다 (정진성 외, 2010).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국가와 사회구성원 간의 정합 성과 사회적 합의에 기초한 사회규범의 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겠다. 정 부는 정책의 집행비용보다는 입안비용을 확대하여 사전 예방을 강화하는 정 책설계가 효과적이다. 시장에서는 계층갈등의 조정비용을 분담하고 사회경제 적 약자를 배려하는 사회적 기업 문화를 정착시키는 방안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기업이 공유가치를 창출하는 활동(creating shared value)을 통해 자본 주의 틀 안에서 성장과 통합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의 가능성을 제시해 줄

수가 있다(Porter and Kramer, 2011). 시민사회는 문제제기에서 벗어나 갈

등해결을 위한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갈등관리의 핵심요소는 각 영역에서의 신뢰구조이며, 이는 정부 시장 시민사회의 상호 이해관계가 교차하는 공통분모로서 사회적 참여와 보상을 담보로 하는 공정 성을 근간으로 한다. 사회의 계층갈등에 대한 자정능력이 고갈되는 한, 지속 가능한 사회발전은 정치적 수사에 그칠 따름이며, 정보화, 세계화, 고령화 등 사회구조의 변화에 따른 고용형태, 조기퇴직, 노인빈곤 등을 계층구조의 갈 등해소에 반영하는 종합적인 대책을 향후 과제로 남겨놓고 있다.

투고일자: 2013-10-10  심사일자: 2013-03-17  게재확정: 2013-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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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al Stratification and Conflicts in South Korea

Moon-Gi Suh

Professor, Department of Information Sociology

Soongsil University

This paper addresses a special issue on the structure of social stratification and the dynamics of conflicts in Korea. Most previous studies of conflict typically devote little space to a clear vision for capturing future trends as well as effective solutions, often using cross national tests. Against this backdrop, this case study takes an explicit historical and contextual approach, focusing on the objective and subjective dimensions of stratification. It diagnoses changes in the distribution of socioeconomic resources such as income, wealth, class position and mobility. These factors are then related to levels and trends of inequality, and advances our understanding of conflict dynamics by its ability to account for group heterogeneity within the country. The investigation on the nature of polarization with conflicts indicates the importance of the effective strategies for fair opportunities, redistribution effects, and the impact of policy designs. The strategy needs a new alternative formula with incentives and capabilities shaping the process of conflict resolutions and cultural practices.

Keywords: Stratification, Polarization, Mobility, Conflict, Development

서문기. 숭실대학교 정보사회학과 교수 서울시 동작구 상도동 511 숭실대학교 정보사회학과

Tel_02-820-0495    E-mail_mgsuh@ss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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