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April 28, 2024

2010 한국사회계급의 형성과 변화(구해근/하와이대교수)

[성공회대노동대학]한국사회계급의 형성과 변화(구해근/하와이대교수) : 네이버 블로그

한국사회계급의 형성과 변화
(구해근/하와이대 교수)
2010. 10. 18 

제 강의는 1960년대 이후 급속한 산업화와 최근의 세계화를 거치면서 한국의 노동계급이
어떻게 변모해왔나를 것을 계급형성과 분해라는 측면에서 검토해 보려고 합니다. 제가 저
술한 <한국노동계급의 형성>이 이번 학기에 교재로 사용된다고 하니까 자세한 기술은 생략
하고 강의와 토론에서 다루고 싶은 주제들를 개략적으로 기술하려고 합니다. 이 강의에서
는 노동계급과 더불어 신자유주의적 글로벌시대에 전체 한국계급구조에서 일어나는 변화
를 함께 다루어 볼 려고 합니다.

I. 노동계급의 형성과 분해
l 계급형성의 의미:
계급은 단순한 구조적 산물이 아니라 개인들의 실제적 경험과 인식, 그를 바탕으로한 연대
의식의 형성, 그리고 공통의 이익을 위하여 조직된 투쟁을 해야하는 필요성을 정확히 인식
함으로 형성될 수 있다는 개념
계급에 대한 접근방법:
1) 구조주의 – 구조적 결정론, 연역적 방법론
2) 구성주의 – 행위주체자와 과정중시, 귀납적 방법론
2. 프롤레타리아 형성과정
노동계급형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플로레타리아 (산업 임금노동자) 형성과정을 이해하여
야 할 필요가 있다. 각 나라마다 그 과정과 환경이 다르고 그럼으로 계급형성과정도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한국의 산업노동자 형성과정은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수출주도 압축적 산업화
국가주도 (발전국가의 친자본 반노동 정책)
대도시 산업단지에 탈농출신 노동력집중
저임금 단순노동, 유혈적 포드주의 생산체제
장인계층, 장인전통 부재
유교적 신분제적 문화 – 육체노동 멸시

  극심한 반공주의
이러한 모든 조건들은 산업화초기 한국노동자들에게 극도로 열악한 노동환경을 조성하였
고 그들로 이런 환경에 저항할 수 있는 문화적, 인적 자원을 제공해주지 못했다. 그러면 어
떻게 그들이 이런 정치적, 문화적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세계가 주목할만한 노동운동을 이
루어내고 하나의 노동계급으로 성장 할 수 있었을까 하는것이 내 책이 답하려고 하는 질문
이었다.
3 노동자를 억압한 두 개의 권력 (Power)
1) 국가와 자본의 권력 – 폭력적, 이데올로기적 (반공)
2) 문화적, 상징적 권력 – “천한 노동자”, 교육 이데올로기
내 연구가 특별히 관심을 기울인 것은 한국사회의 문화적, 상징적 환경이 어떻게 노동자들
의 정체성을 억압하고 그들에 대한 비인간적 대우를 조장하였는지 그리고 어떻게 노동자들
이 이런 정치적, 상징적 억압체계를 극복 할 수 있었는지 하는 것 이었다. 내 연구의 중요한 명제는 한국의 산업화 과정에서 국가와 문화 (또는 상징세계)는 새로 등
장한 노동자들이 자기의 계급적 정체성을 발달시키는 것을 억압하고 왜곡하는 역할을 하였
지만, 동시에 모순적으로 그들로 하여금 강한 집단적 분노와 연대감을 느낄 수 있게 하였고
노동권 밖의 지식인 및 재야세력과 연계하는 촉매 작용을 하였다는 것이다. 즉 한국의 국가
권력과 문화는 노동계급의 형성을 억제하는 동시에 촉매하는 이중적 역할을 하였다.
4 행위 주체자 (agency) 문제
서구의 노동계급형성에서 핵심적 역할을 한 집단은 장인계급이었다. 그런 전통이 없는 한
국사회에서 첫세대 프롤레타리아트는 지도세력도 부재하고 신성한 전통도 없이 출발하였
여성주의와사회정의
[성공회대노동대학]한국사회계급의 형성과 변
화(구해근/하와이대교수)
라다
2010. 10. 25. 12:02
 이웃추가
0 2
라다의 여성주의타로상담
다. 이런 공백을 메꾸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전태일분신이다. 그 후 1970년대에서 8
0년대 중반까지 한국노동운동에서 중요한 agency 역할을 한 사람들은 경인지역의 여성노
동자들이었다.
19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그들의 역할은 거의 잊혀졌지만 엄청난 탄압에도 불구하고 민
주노조를 발달시킨 여성노동자들이 한국노동운동의 밑거름을 마련해 주었다고 믿는다. 또한 한국 노동운동에서 특별히 주목을 받어야 할 집단은 친노동 기독교 세력과, 지식인, 학생들이다. 이들을 한국노동운동의 agency로 보기는 힘들지만 그들의 지원은 열악한 정
치적, 이데올로기적 환경에서 저임금의 여성노동자들이 진정한 agency로 성장하는데 필수
적인 역할을 하였다고 본다. 만약 1980년대 학생, 지식인들의 참여가 없었다면 한국의 노동
운동은 그리 많이 발전하지 못했으리라 믿는다.
5 .노동자들의 계급적 자아형성
서구와는 달리 한국의 문화적 환경에서는 노동자들이 자기들의 직업에 긍지를 갖기 힘들
었다. 그럼으로 공장 노동자들은 거의 대부분 “천한 노동자” 또는 “공순이” “공돌이” 로 대표
되는 자기의 신분에서 탈출하려고 노력 하였다. 이런 환경에서 노동자들의 계급적 자아형
성은 극히 힘든 일이었다. 그들이 이런 부정적 환경을 극복하는데 필요했던 조건들은:
 1) 산업노동자들의 동질성과 지역적 집중
2) 수많은 작고 큰 투쟁을 통해서 체득한 노동의식과 연대감
3) 민중운동을 통해서 형성된 대항문화의 확산
4) 노동자들의 경제적, 교육적 수준의 점증적 향상
6l 계급의식의 발달
계급의식은 복합적인 현상이라 정확하고 명료하게 정의하기는 힘든 개념이다. 그러나 가
장 중요한 요소는 계급적 불평등의 원인을 구조적으로 이해하고 계급성원간의 공통된 계급
이해를 바탕으로 강한 연대의식을 발달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계급적 이해를 성취하
기 위해서는 자본과 국가를 대상으로 경제적 정치적 투쟁을 수행할 수 있는 효과적인 조직
체 (노동조합, 정당)를 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함을 정확히 인식하는 것이다. 한국의 산업노동자들이 어느 시기에 이런 계급의식을 성취했냐 하는것은 답하기 쉬운 질
문이 아니다. 내가 책에서 기술한 것은 1980년도 중반에 와서 적어도 의식면에서는 (조직면에서는 물론
아니지만) 한국노동자들 사이에 어느 정도 수준의 계급적 자아성과 연대의식, 그리고 공동
체문화가 확산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초보적인 수준이었다. 그러다가 1987년
대투쟁 이후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노동자들의 계급의식은 많은 진보를 하였다. 그러나 I
MF 이후 노동계급의 분절화와 노동조합운동의 퇴보로 인해 노동계급의식도 약화되거나 굴
절 되어졌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엄격히 따져보면 한국노동계급의 계급의식은 비교적 고양기에있을때에도그렇게
이상적인상태는아니었을지모른다. 몇몇 연구결과에도 나타났듯이 그들의 계급의식에는 전
통적 가치관과 이기적 물질주의가 혼재해 있었다. 이런 현상은 한국만의 특이한 일은 아니
지만 위에서 지적한 한국의 정치적, 이데올로기적, 문화적 환경에서 진정한 노동계급의식
을 성취하기는 더욱 힘든 것이 사실이다.
7 노동계급의 분절과 계급연대성의 퇴보
1987년 정치적 민주화와 더불어 한국의 노동운동은 괄목할만한 성장을 하였으나 최근에
와서는 여러면에서 퇴보하고 있는 징후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노동문제에 관한 지배적 담
론이 “노동운동의 위기” 임에서도 이 사실을 잘 읽을 수 있다. 한국의 노동운동은 전투적이고 잘 조직되어있는 노동운동으로 세계에 잘 알려져 있다. 그
러나 우리가 잘 알다시피 현재 한국 노동조합 조직률은 10 퍼센트 수준이고 그것도 주로 대
기업 정규직 노동자들만 포함되어 있다. 이런 낮은 조직률 외에도 노조운동의 방향과 내부
조직문제 등 여러 면에서 현재 한국 노동운동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음에 틀림이 없다. 이 현상을 계급적 측면에서 본다면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한국의 노동계급이 정규직과 비
정규직 노동자로 분절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현상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산업구
조조정과 노동시장 유연화정책으로 인해 본격적으로 진행 되었음으로 한국경제의 신자유
주의적 세계화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세계화 이전에 한국의 산업구조는 재벌 대 비
재벌, 또는 대기업 대 중소기업의 기업간 분화와 불균형이 심하게 존재하고 있었다. 문제는
한국경제가 글로벌 자본주의에 더욱 깊숙이 통합되면서 이 두 축의 분화요인이 상호 작용
하면서 한국 노동계급을 내부적으로 분절시키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 한국노동운동이 활발히 발전 할 수 있었던 중요한 요인은 산업노동자들이 거의 비
슷한 노동조건에 놓여있었고 그들의 분노와 투쟁의 대상 (적) 이 동일하고 분명했기 때문
이다. 그러므로 그들이 부르짖던 ‘노동 해방’은 좀 애매하지만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노동자
에게 똑같이 마음에 와 닿는 구호이며 투쟁목표였던 것이다. 거시적인 자본주의 경제가 노동계급의 내부 분화를 촉진하는 상황에서 노동조합운동은
이것을 극복하는 노력을 해야 할 터인데 불행히도 그렇지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오히려
현재의 한국노조운동은 대기업-중소기업,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 사이의 간격을 더 심화
시키는 효과를 초래하고 있는 것 같다. 왜냐하면 전투적 노조운동으로 혜택을 받는 사람들
은 대기업 정규직 근로자들에 한정되어있기 때문이다. 한국노동운동에서 가장 심각한 조직적인 문제는 기업별노조 체제일 것이다. 최근의 많은
진척을 본 산별노조 건설작업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노동조합은 근본적으로 기업별노조의
성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 근본적인 원인은 역시 한국의 재벌을 중심으로 한 비대층
적 기업구조일 것이다. 재벌기업에 속한 노조는 기업별노조를 포기하기에는 너무도 잃을
것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기업별노조가 대세를 이루는 한 한국노동운동이 계급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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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다의 여성주의타로상담
화를 계속 조장하는 신자유주의 경제체제하에서 전체 노동계급의 계급적 연대에 기초한 정
책과 투쟁방향을 추구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II. 한국 중산층의 변화
한국 노동자계급의 성격변화와 진로를 보다 포괄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다른 계급, 특히 중
간계층, 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함께 고려하는 것이 필요 하다. 여기서는 본인이 다른 계제에
발표한 논문의 일부를 재 인용한다.
1997년에 불어 닥친 외환위기는 한국 중산층의 위기와 관련해 특별한 의미가 있다. 외환위
기는 물론 노동자 서민층에게 더 큰 타격을 가져왔다고 볼 수 있지만 중산층의 위기에 특별
한 의미가 있는 것은 경제발전을 하기 시작한 후 중산층이 위기를 맞게 된 것이 그때가 처음
이었고 그 이후 많은 변화가 중산층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기간 중 한국은 IMF의 엄격한 구조조정하에 1998년 실질 경제성장률이 -7%를
기록했고 대량실직과 파산을 양산하였다. 이 기간 중 반숙련직 노동자뿐만 아니라 많은 화
이트칼라 또는 관리직 사원들이 해직되거나 조기퇴직을 강요당해서 실직상태에 들어갔다. 그 중 적지 않은 사람들이 약간의 퇴직금을 가지고 자영업을 시작했으나 자금 부족과 경험
부족으로 대부분 실패하게 되어서 한때는 자영업이 퇴직한 샐러리맨들의 무덤이라고도 불
리워졌다. 다행히 한국경제는 외환위기가 시작된 후 빠른 시일 안에 경기가 회복하기 시작하고 GNP
는 다시 플러스로 상승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나라보다 빨리 IMF에서 빌린 차관을 갚
게 됨으로써 2000년 12월에 공식적으로 IMF 보호체제에서 졸업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정
작 중요한 변화는 한국경제 구조 내에서 깊숙이 진행되고 있었다. 외환위기는 일시적인 경
제적 타격만이 아니라 이것을 계기로 한국의 경제체제는 신자유주의 체제로 본질적인 변화
를 하게 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외환위기로 IMF 관리하에 있는 기간 동안 그리고 그 이후
에 진행된 산업구조 조정 기간중에 신자유주의는 한국 경제정책 엘리트와 기업 지도자들
사이에 확고한 이데올로기로 자리잡게 되었고 그에 대한 회의나 반대 목소리는 전혀 맥을
못 추었다. 신자유주의가 가장 심각하게 영향을 미친 분야는 고용시장이다. 대부분의 대기업에서 고
용시장 유연화 정책을 추구해서 인력 삭감을 시도했고 정규직 사원을 줄이고 대신 비정규
직, 임시직 또는 파견직 사원을 채용하였다. 이와 같이 외환위기와 그 이후의 산업구조 조정
은 한국 중산층의 물적기반을 근본적으로 훼손시키는 역할을 하였다. 이런 상황하에서 한
국 중산층의 위기 또는 몰락을 우려하는 소리가 높아졌고 현재는 그것이 기정사실인양 받
아들여지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의 중산층은 외환위기 이후 정말 소멸 또는 몰락하고 있는 것인가? 본인의
견해로는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우선 여러 설문조사에 의하면 중산층의 감소는 외환위기 이
후 이 삼년 사이에 눈에 띄게 나타났다가 한국경제가 회복되기 시작한 후에는 다시 조금씩
증가했다. 그러다가 최근의 세계경제 불황의 여파로 한국경제가 위축됨으로 다시 중산층이
삭감된 것으로 보고된다. 최근에 발표된 KDI (Korea Development Institute) 의 보고에 의하
면 한국의 중산층은 1996년 69 퍼센트에서 2007년에는 58 퍼센트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국민의 반수 이상이 중산층으로 분류되고 있는 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산층의 몰락을 얘기
하는 것은 너무 성급하거나 과장된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또 하나 중요한 사실은 외환위기
는 모든 사람들이 똑 같이 겪은 것이 아니다. 이 기간 동안 대다수의 중산층 시민들은 실직, 명예퇴직, 임금 삭감 등을 경험한 반면 소수의 부유층 사람들은 그들의 여유 자본을 가격이
폭락한 부동산 매수에 투자하고 높은 은행이자에 예치함으로써 자산 증식의 좋은 기회로
삼았다. 즉 외환위기는 모든 중산층을 하향이동 시킨 것이 아니라 일반 대중 중산층과 일부
부유층과의 격차를 확대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따라서 최근에 한국 중산층에 일어나는 변화를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해서는 중산층의 전
반적인 소멸이나 몰락이 아니라 중산층의 내부분화 또는 양극화 현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
다. 사실 현재의 한국 중산층은 더 이상 동질적인 계급이나 계층이 아니며 중산층 몰락을 이
야기할 때는 중간계급 중에 어느 계층이 소멸되고 있고 나머지 계층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
나고 있나를 정확히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 사실 경제적 불평등은 1980년대부터 확대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불평등은 단지 소득의
차이에 의해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부동산시장의 작동에 의해서 발생하는 것이었다. 실로 한국의 불평등구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부동산투자를 통한 축재 과정을 떼어 놀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지난 40여년간 급속한 경제발전과 도시화를 경험하면서 개발지역
을 중심으로 엄청난 부동산 가격 인상을 초래하였다. 부동산 소유는 어느 나라나 중요하겠
지만 한국만큼 부동산 투자가 축재의 원천이 되고 현재 상류층의 기득권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나라는 그리 많지 않으리라고 본다. 한국에서 부동산 시장이 부의 획득과정에 그렇게
큰 역할을 한 이유는 토지면적이 작은 나라에서 급격한 경제발전을 한 것과 서울 중심의 도
시화가 급속도로 진행된 사실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러나 또 하나 중요한 이유는 권위주
의 정권하에서 부동산 시장이 정상적으로 발전을 못하고 부동산 정보가 공개적으로 흐르지
않았다는 사실과도 관련이 있다고 본다.
1980년대 이후 한국 불평등구조의 특성은 이렇게 경제구조에서 발생한 양극화현상이 뚜렷
한 공간적 특성을 가지고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는 서울과 지방과의 차이, 그리고 서울안에
서 강북과 강남의 차이로 나타났다. 여기서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강남의 등장이다. 강남은
1980년대 이후 서울의 한강 남쪽에 신흥 아파트 개발과 서비스 산업을 중심으로 발달한 지
역으로 여기의 핵심지역, 즉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는 대표적인 상류중산층 주거지역으로
발전하였다. 어느 나라에서나 잘사는 사람과 못사는 사람의 주거지역이 구분되지만 서울의
강남만큼 그렇게 넓은 지역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지역과 확연히 분리되는
소득수준과 소비행태를 과시하는 지역도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된다. 현재 서울의
강남은 새로 부상하는 부유 중산층의 생활양식과 기득권을 대변하는 특수 지역이자 문화권
으로 자리잡았다. 이런 경제적, 공간적 분화로 인해 한국의 중산층은 크게 보아서 두 개의 계층 집단으로 분화
0 2 되고 있다. 즉 서울의 강남주민으로 대표되는 일부 부유 중산층과 (물론 강남의 변두리 지역
라다의 여성주의타로상담
사람들은 이에 포함되지 않지만) 날로 경제상황이 핍박해지는 다수의 일반 중산층과의 분
리이다. 그리고 이 두 집단 사이에는 의미있는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격차가 확대되고 있
다. 따라서 현재 한국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계급 경계선은 더 이상 중간계층과 노동자 계급
사이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부유중산층과 일반대중 중산층 사이에 발견되는 것이다. 현재 한국의 부유중산층에 속하는 사람들은 주로 대기업의 CEO, 자유전문 기술직 종사자, 고위층 정부관료, 중소기업 사장 등이 포함되나 위에서 지적했듯이 한국에서는 이런 직업
에 종사한다고 당연히 상류 중산층 성원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정도의 자산(특히 부동
산) 소유를 통한 고정적 수입원천이 있어야 상류층으로 자격이 있는 것이다. 이 상류중산층
의 규모를 정확히 파악 할 수는 없지만 어림잡아 전 국민의 5% 정도일 것으로 추정된다. 물
론 숫적으로 볼 때 이 부유중산층은 극히 적은 계층 집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집단이
전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엄청난 것이고 한국사회가 글로벌화 하면서 그들의 영향력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잠깐 여기서 대두될 수 있는 질문은 그럼 이들 소수의 부유층은 한국의 상류계급으로 간
주해야 되지 않을까, 왜 그들을 아직 중산층의 일부로 간주하는가 이다. 본인의 견해로는
상류계급과 상류중산층과의 가장 큰 차이는 계급재생산과 관련이 있다. 즉 자녀들에게 부
모의 지위를 계승시키는 방법과 확률의 문제이다. 상류계급은 그들의 막대한 자산과 기업
체를 자식들에게 상속시키면 되는 반면 상류중산층은 계급재생산을 자동적으로 할 수 없고
자녀들의 교육을 통해서 성취해야 한다. 그만큼 상류중산층에게는 사회이동에 대한 불확실
성이 따르고 교육경쟁에 임하는 태도가 다르기 마련이다. 본인이 부자로 간주될 수 있는 몇
사람에게 당신은 상류계급에 속하지 않냐고 물어 보았을 때, 거의 모두가 아니라고 부인하
는 대답을 들었다. 그들이 생각하는 상류층은 재벌 가족이나 치부를 많이 해 놓은 권력자, 또는 집안이 좋거나 고급 전문직에 있으며 동시에 부유한 사람들인 것 같다. 즉 상류층은 경
제적 자본 이외에 사회적 자본과 문화적 자본을 많이 가진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한국의 신흥 상류중산층은 아직 계급적인 정체성이 확고하지 못하므로 다른 중산층과 계급
구분을 하기 위해서 소비영역에서 더 열성적이고, 교육을 통해 부모들의 계급적 특권을 자
녀들에게 전수하려는 의지도 남다르게 강하게 나타난다. 그리고 한국의 글로벌화는 그들의
신분경쟁과정을 세계적인 영역으로 그리고 글로벌화한 기회구조로 끌어들여 새로운 계급
전략을 추구하게 만들고 있다. 결론적으로 한국이 지난 십여년동안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세계화는 한국의 경제적
사회적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키고 차츰 양극화형태로 구조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
리고 이 사회적 양극화는 차츰 글로벌 체제 (global system) 에 성공적으로 적응하고 참여하
는 층과 그렇지 못한 층의 이분화로 전개 되는 경향을 나타낸다.
III. 계급구조의 양극화/분절화와 노동운동의 진로
이런 계급분석의 결과가 앞으로의 한국 노동운동에 갖는 함의는 강의시간에 수강생과 같
이 토론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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