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oung Kweon Kim is with 김혜미 and 5 others.
책읽기2023[21]-<권력과 진보> 인공지능의 사회적 효과를 알려면 반드시 읽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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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0여년 간 수많은 선진국 국민들 내부의 불평등은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되었고, 그 결과 정치의 양극화와 민주주의 파괴로 이어졌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왜 그랬는가? 다양한 원인들 중에서 세계화와 기술변화라는 두 개의 요인이 주범이라는 점은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동의한다.
이 문제에 직접 칼날을 들이대고 파헤친 역작이 2019년 <테크놀로지의 덫>이었는데, 이번에 최고의 핫한 경제학자 대런 애쓰모글루가 더 강력한 논조로 '디지털기술, 인공지능 기술의 다른 방향도 있었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방대한(한글판 본문만 600쪽, 영문으로 420쪽) 책을 내놓았다. 바로 <권력과 진보(Power and Progress)>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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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면 최근 10여년 동안 읽었던 기술혁신의 이해에 관해 읽었던 책 가운데 최고의 책이다. 기술혁신이 사회와 노동, 경제에 미친 영향을 제대로 알고 싶다면 . 칼 베네딕트 프레의 <테크놀로지의 덫>과 함께 반드시 봐두면 좋지 않을까 강추한다.
이 책은 세계화는 통제할 수 있지만 기술변화는 불가피하다는 가정은 틀렸다고 주장한다. 기술진보가 사회진보와 완전히 별개로 틀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렇게 간명하게 결론을 내린다.
“많은 결정적인 시기에 테크놀로지는 강력한 지배계층의 비전을 따라갔고, 생산성 증가는 다수 대중의 삶을 유의미하게 향상시키는데로 이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인공지능도 그렇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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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또한 피케티의 <21세기자본> <자본과 이데올로기> 이후에 가장 인상적인 경제학자의 책이다. 이 책은 인공지능과 기술혁신이 온갖 수식어로 화려하게 미디어를 장악하고, 그 리더라고 자처하는 샘 알트만, 일론머스크, 빌게이츠, 하사비스, 저커버그가 미래의 예언자 처럼 추앙받는 현실에 대한 제대로 된 반박이다.
이 책은 1천년의 기술역사와 그것이 누구에게 이익이 되었는지를 다루긴 하지만, 특히 인공지능시대, 플랫폼 노동시대에 가장 필요한 책이다.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에 대해서 정말 기존의 상식이라고 생각했던 많은 허구적 주장들을 무너뜨리는 이야기로 가득차 있다.
이 책은 경제학 책이라기 보다는 사회학책에 가깝다. 물론 방대한 양에도 불구하고 치밀힌 논증과 자료제시 등에는 큰 관심이 없고 줄기와 맥락을 엮는데 초점을 두었다. 비록 논리전개가 치밀하게 전개되기 보다는 약간씩 비약이 있다는 느낌은 든다. 하지만 세부적인 이슈를 데이터를 꼼꼼히 입증하는 것보다 이 분야에서 필요한 것은 큰 맥락을 잡아내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런 약점들이 굳이 내게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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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에 출신의 이 어마어마한 경제학자가 던진 화두에 대해서, 파이낸셜 타임즈 마틴 울프는 다소 담담하게 하지만 첫번째 순서로 올 여름 추천 경제학 도서로 소개했다. 기술발전이 자동으로 낙관적인 미래를 주지 않는다고, 기술의 혜택을 모두가 누리려면 격렬한 투쟁이 요구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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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회용 서평으로 치우기에는 엄청 쟁점이 많아서 , 몇 차례 개인적으로 느낀 소감을 연재해서 공유해보고 싶다. 그렇지 않아도 올 여름 관심을 두고 정리할 주제가 '디지털 전환과 녹색전환의 충돌'에 대한 것인데, 아주 많은 시사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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