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January 1, 2022

폭스콘 중국 노동자 18명, 왜 자살을 시도했나 - 교수신문

폭스콘 중국 노동자 18명, 왜 자살을 시도했나 - 교수신문
폭스콘 중국 노동자 18명, 왜 자살을 시도했나

이영석
승인 2021.11.25 


서평_『아이폰을 위해 죽다』 제니 챈 외 2인 지음 | 정규식 외 3인 옮김 | 나름북스 | 410쪽


아웃소싱 물결을 타고 번창한 서구 거대기업들
자살금지서약 등 규율을 이행해야 하는 노동자

이 책은 타이완의 초국적기업 폭스콘의 노동실태에 관한 탐사보고서다. 폭스콘은 중국 여러 곳에 대규모 공장단지를 운영한다. 선전 등 대도시 공장단지에서 100만 명 이상의 농민공 노동자들이 전자제품 조립공정에 종사한다.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노동자 자살로 서방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한다. 폭스콘은 개혁개방 이후 현대 중국과 세계경제, 중국과 미국 간의 관계를 압축해 보여주는 지형도다.


타이완 사업가 궈타이밍이 설립한 이 회사는 개혁개방 이후 중국 당국의 경제정책에 부응해 초국적 기업으로 성장했다. 주로 애플사의 아웃소싱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전자산업의 여러 분야에 생산기지를 확충해 세계적인 회사로 발돋움했다.

폭스콘은 디지털혁명 이후 서구 거대기업들이 주도한 아웃소싱 물결을 타고 번창했다. 그동안 애플사 아이폰 대다수는 폭스콘의 중국 내 조립공장에서 생산됐다. 아이폰 판매가에서 애플사의 수익이 절대적이며 중국 내 조립공장 노동자 임금으로 돌아가는 몫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중국 노동자들의 희생 위에 애플사의 경이적인 자본축적이 가능했다.




애플 자본축적에 희생한 중국 노동자들

폭스콘 공장단지의 농민공 노동자는 거대중국이 직면한 사회문제의 본질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미국과 중국, 두 나라 자본축적 구조의 상호의존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중국의 ‘대국굴기’에 서구세계가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지만, 지난 40년간 중국의 개혁개방은 중국의 비약적인 성장과 서구 소비사회의 번영을 동반했던 것이다.

2010년까지 폭스콘 중국 내 공장단지에서 18명의 노동자가 자살을 시도한다. 이 책은 자살시도 끝에 하반신이 마비된 텐위라는 농촌 출신의 소녀와 인터뷰로 시작한다. 텐위는 선전의 조립공장에 취업했지만, 회사 담당자의 업무 소홀로 급여통장을 개설할 근거서류가 작성되지 않아 입사 후에도 급여를 받지 못했다. 회사 관계자에게 이유를 물었지만 누구도 정확하게 대답해주지 않았다. 수중의 돈이 떨어진 그녀가 최후로 선택한 것은 자살시도였다.
중국 선전의 생산 현장. 사진=위키백과

텐위의 사례를 읽으면서 나는 젊은 시절 연구했던 19세기초 영국 면공장 노동문제가 오버랩되는 것을 느꼈다. 장시간노동과 가혹한 작업환경이 두 세기의 시차를 넘어 비슷하게 보였던 것이다. 궈타이밍 어록의 핵심은 ‘규율의 이행’이다. 노동자는 그 규율에 복종해야 한다. 농민공 노동자들의 투신자살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문제일 뿐이다. 이를 막기 위해 폭스콘은 숙소에 자살방지 그물망을 설치하거나 신입사원에게 자살금지서약서 서명을 받는 소극적인 대책으로 일관했다.

폭스콘 작업장의 병영화와 군사화는 중국 감시체제의 기본 성격에 부합하며, 그 때문에 현대 중국사회와 충돌 위험도 없다. 폭스콘은 개혁개방을 통한 시장경제와 공산당 지배체제의 공고화라는 중국의 두 가지 지상목표가 중첩된 상황의 형성물이다. 그러나 앞으로 미-중 패권경쟁과 중국-타이완의 긴장이 고조되는 새로운 국제정치 속에서 폭스콘이 어떻게 적응해나갈 것인가. 이는 한 기업의 차원을 넘어서 21세기 세계경제의 향방을 묻는 중대한 문제이기도 하다. 이 미시적인 탐사보고서는 중국 사회의 이면에서 초국적기업들이 지배하는 세계경제의 축적구조, 심지어 오늘날 미-중 패권경쟁이라는 국제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현안들을 다시 성찰하게 만든다.
 





이영석 광주대 명예교수·서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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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 Heong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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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을 위해 죽다:애플, 폭스콘,그리고 중국 노동자의 삶>를 다 읽었다. 지옥을 보았다.
흔히 말하는 앱등이 중 한 명으로서 적어도 애플 제품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고 있어야하지 않을까란 생각으로 책을 집어 들었다. 근데 지금에 와서는 마음이 참 복잡해진다.
 
산업혁명 초기의 방직공장에서의 폐병 그리고 아이폰 케이스 가공중 금속중독, 탄광에서의 아동노동과 학생인턴을 마구잡이로 착취하는 작금 폭스콘 공장의 모습이 뭐가 다를까? 이 책에서 단언 충격을 받은 건 다름이 아니라 내 또래, 심지어는 나보다 어린 청소년들이 매우 부당한 환경에서 정부와 학교에 의해 착취의 길로 내몰리고 있단 사실이다.
내가 아이폰을 써도 되는걸까? 이렇게 살아도 되는걸까? 어쩌면 한국에선 내 친구일 수도 있는 사람들이 하루 12시간씩 일하고, 주7일근무에, 사회보험도 못 받으면서까지 만든 이 애플을 그냥 써도 될까?
다만 책을 다 읽고 나니 이건 애플 제품을 안 쓴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닌 듯하다. 삼성, 엘쥐 등의 공장도 전부 폭스콘 같은 기업에 위탁을 맡기고 심지어는 공장도 여럿 운영중에 있지 않던가. 그리고 그곳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지는 눈에 선하고. 그럼에도 뭐라도 해봐야지 않겠나.
기업들, 특히 중국 노동자 죽음의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애플이 무슨 생각으로 저런 악랄한 짓을 조장하고 있는지는 나중에 알아보더라도, 당장 내가 할 수 있는게 무엇일까 싶다. 선뜻 어떻게 해야겠다거나 이렇게 하면 해결되지 않을까란 생각이 안 든다. 내겐 너무 어려운 문제..
에필로그에서 이에 실마리를 덧붙히고 있긴 하다.
 
"공급업체에 더 낮은 가격과 더 나은 품질을 요구하는 데 사용될 수 있는 (대기업의) 유리한 위치는 더 나은 노동관행을 압박하는 데도 사용될 수 있다"
또한 말미에 세계 곳곳에서 벌어진 소비자 운동과 정부의 가혹한 탄압에도 중국 내에서 어떤 움직임이 일고 있는지도 언급되어있다. 그럼에도 석 시원하진 않다. 무엇을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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