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April 20, 2024
한국 [자본론>>의 1.2세대 김수행-강신준(시장과 국가에 속지말라)
소산이야기
한국 <<자본론>>의 1.2세대 김수행-강신준(시장과 국가에 속지말라) (1)
소산 ・ 2021. 8. 10. 1:44
단어의 사용 빈도를 알려주는 구글의 서비스를 이용해 카를 마르크스와 프리드리히 하이예크를 입력해 나타나는 그래프를 보면 마르크스가 압도적으로 우위에 있다. 특히 신자유주의가 마각을 드러내기 시작한 1970년대 중반, 뜻밖에도 마르크스의 서적 인용 빈도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올드맨'에 대한 향수는 지금도 멈추지 않고 있다. 해방 이후 한국 사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자본론>을 완역한 두 사람이 마주했다. '영어본'을 번역한 김수행 성공회대 석좌교수와 최근 '독어본'을 완역한 강신준 동아대 교수가 한겨레신문사에서 4시간동안 <자본론>과 세계경제, 그리고 한국사회에 대해 대담을 나눴다. 원전 번역의 엄밀성과 가독성을 놓고 한때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지만, 이 시대에 왜 <자본론>이 더욱 절실한지에 대해 의견을 같이했다.(2011년에 대담을 한 것이다.벌써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경제가 어렵다 보니 마르크스가 소환되고 있다. 이런 시점에 자본론을 완역한 두 분의 얘기를 다시 듣는 것도 유익할 것같다는 생각이 들어 자료를 찾아 싣게 됐다. 김수행 교수는 2015년 여름에 갑작스럽게 타계하셨다. 김 교수님의 명복을 빕니다.)
<자본론>과 함께 해방 이후 한국사회에 영향을 미친 <전환시대의 논리>의 저자인 리영희 선생이 바로 일주일 전 타계했다.
김수행교수(이하 김)1993년 경기도 산본으로 이사를 갔는데 같은 아파트단지로 리영희선생이 이사왔다. 한 달에 한 번쯤 만나 저녁을같이 했는데 진실에 대한 열렬한 추구욕, 그 진실을 모든 사람에게 알려야 한다는 투사적인 기운이 감지됐다. 우리 시대가 본받아야 할 인물인데 애석하다.
강신준 교수(이하 강)대학때 외무고시를 준비하던 촌놈이 우연히 <전환시대의 논리>를 읽고 큰 충격을 받았다. 후배들과 이 책을 가지고 토론하면서 완전히 시각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리 선생의 부음을 접하면서 정말 한 시대가 갔다는 생각을 했다. 리 선생이 이뤄놓은 걸 우리가 얼마나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까?
먼저 궁금한게<Das Kapital>을 <자본론>과 <자본>으로 달리 이름 붙인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김 '자본론'이라고 일반적으로 쭉 알려진 책이라 그냥 <자본론>으로 했다.
강 일본 학자들을 만나보니 마르크스에 관해서는 독일을 제외하고 자기들이 두 번째 지적소유권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자신들이 원본을 번역해서 아시아에 전파 했다는 것이다. 이들이 자본론 이라고 이름을 붙였는데, 이번에 독일어본을 직접 번역 한 김에 우리의 독자적인 판이라는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여기선 일반인에게 익숙한 <자본론>으로 통일 하겠다. <자본론>을 처음 접한 것은 언제 어떤 계기였나?
김 61학번으로서 서울대 경제학과에 들어갔는데 배우는게 모두 주류 경제학이더라, 난 대구상고를 나왔고 어렵게 자랐다. 그런데 빈곤에 관한 이야기가 하나도 없더라. 좀 화가 났다. 그래서 일본 책을 보게 됐다. 당시만 해도 일본엔 좌파가 많아 마르크스 인용이 많이 나와서 <자본론>이 있다는 걸 알았다.
강 군 제대 뒤1977년에 복학했는데, <전환시대의 논리>와<자본론>이 화제더라. 그래서 대학 도서관에 <자본론>을 신청했는데 당연히 안 나왔다. 서을 시내의 온 도서관에 신청했는데 아무데도 없다가 어쩌다 실수로 성균관대에서 그 책이 나왔다. 껍지(표지)은 겁이 나 복사를 못하고 다른 책의 커버로 씌워서 도서관 구석에서 조금씩 읽기 시작했다.
이른바 '빵잡이'들이 번역한 원고를 강 교수가 감수해 <자본> 1권이 1987년에 출간됐다. 그때 검사가 출판사 사장을 기소하기 위해 경제학자들에게 자문하려 했다는데, 유력한 자문 후보군의 한 명인 김교수에게 자문 했다면 어떻게 말했을까?
김 1988년 구속적부심사를 앞두고 출판사 편집국장이 찾아와 좀 괜찮은 책이라고 써달라 했다. '사회학과에서는 모두가 읽어야 할 책이고 중요한 거다'라고 썼지. 그런데 그날 담당 판사가 강금실씨였다. 강씨가 구속 못한다고 풀어줘버렸다고 들었다.
강 아, 그랬나? 둘 다 전혀 몰랐던 내용이다.감사하다.
김 교수는 1984년부터 <자본론>을 번역하고 싶었는데 1987년 <자본> 1권 발간이 파문을 빚자 작업을 미루고 사태가 가라앉은 뒤 89년에 <자본론> 1.2권을 출간했으니,결국 강 교수가 감수한 책의 저자인 '김영민'에게 빚진것 아닌가?
김 그 전부터 <자본론>을 쭉 읽고 꾸준히 번역하고 있었다. 물론 '김영민'사건의 구속이 기각된 것도 자신감을 키워준 건 사실이다(웃음)
강 교수는 김 교수의 <자본론>이 독일어 원전에 충실한 번역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그런데 강 교수가 번역한 메프(MEW)판도 마르크스 사후 엥겔스가 정리한 편집본이라 원전에 불충실하고, 옛 소련과 동독의 학자들이 주를 달아 발간한 전집이어서 정치적 왜곡(스탈린주의적 편향)이 있다는 비판이 있다.
강 맞다. 다만, 오해가 있다. 김 선배 번역이 원전에 충실하지 않다는 얘기가 아니라 문헌적으로 이게 좀 불완전하다는 것이다. 출처가 분명해야 한다. 번역한 텍스트가 한 개여야, 문제가 생기면 독자가 원전을 보면 된다. 그래서 나는 메프 번역판에 일일이 원본 페이지를 달아놨다. 그런데 김 선배 번역책은 여러개를 합친 것이다. 내가 번역한 메프판 말고 메가(MEGA)판이란 게 있다. 메가는 마르크스의 원고를 한 개도 빠짐없이 출판한 것이다. 그런데 메가는 주가 거의 없다. 어려운 내용이 많아 역주를 달아줘야 하는데 이게 불가능하다.
김 나도 독일어본을 번역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마르크스가 독일어로 썼으니 그대로 번역해줘야 원래 뜻이 살아난다. 영어로는 해당하는 단어가 없는게 많다. 다만, 난 영어를 번역할때 진짜로 무엇을 의미했을까라는 생각을 자주 했다. 그래서 이해가 잘 안되면 복수의 영어판과 다른 언어판을 다 보면서 마르크스의 생각을 완성 시킨다는 의미로 번역했다. 강 교수가 잘 집어냈다. 번역에 여러 가지 판본이 들어있다.
강 교수는 화폐단위를 한국식으로 옮겨놓은 걸 문제 삼고 김 교수는 이걸 잘한 것이라고 말하는데, 번역에서 '문헌적 엄밀성'과 '독자의 가독성'이라는 두 부분이 충돌하는 대목으로 보인다.
김 화폐단위 문제는, 마르크스가 파운드.실링.펜스 이런 단위를 많이 썼다. 10파운드,11실링, 5펜스, 10센트 이렇게 써놓으면 크기를 비교할 수 없다. 십진법이 아니기 때문에, 그래서 이걸 한국 단위 '원'으로 고치느라 많이 고생했다. 원은 십진법이라 크기가 다 보인다. 부피는 더하다. 생산량이 쿼터로 나오는데 우리가 어떻게 알겠나? 거기다 하프쿼터, 스리쿼터스....전부 '가마'로 고쳤다. 이걸 강 교수는 원문 번역 태도가 아니라고 하니 좀 서운하다. 이제 메가판 원자료도 나왔으니 강 교수가 4판의 중요한 항목에 '1판에는 이랬는데 2판에서는 이렇게 변했다'는 식으로 주를 달아놓으면 좋겠다.
강 맞다. 그런데 정말 이상형으로 말씀하셨다.
김 <자본론> 2.3권은 특히 문제가 되는 게 엥겔스가 편집할 때 많이 누락했다. 메가판에는 실제 마르크스가 남긴 글 그대로 나오니, 이 구절은 엥겔스가 이런 식으로 바꿨다는 점을 명시하면 훨신 좋겠다. 그 작업은 후배에게 넘기지 말고 강 교수 대에서 해줄 것을 바란다.
강 채찍으로 삼겠다.
김 마르크스가 독일에서 쫓겨나 프랑스에서 있을때 상당 기간 영어를 몰랐다.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도 프랑스어로 번역된 걸 읽었다. <자본론> 안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책이 <국부론>이다. 마르크슷가 영어본을 독일어로 번역할때 잘했다는 생각이 안 든다. 오히려 영어판에 있는 걸 보는게 더 나을 수 있다.
강 메프에도 영어가 다 나와 있다. 독일어 바로 밑에 영어 원문을 넣었다.
<자본론>의 해설서도 어려운데, <자본론>을 꼭 읽어야 하는 이유는 뭔가? 1980년대에도 그랬듯, 원전으로 돌아가자는 췬지인가>
강 독자들과 만나보면 대부분 원전의 100쪽 이상을 넘기지 못했다고 한다. 마르크스가 남겨놓은 많은 대안들이 하나의 큰 산 이라고 생각하면 이 산 안에 있는 보잘 것없는 풀 한 포기, 조그마한 돌 하나도 그 산의 것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 그 산을 보고 해설해놓은 것은 그 산이 아니다. 지리산에 있는 돌은 지리산의 돌이지, 남산에 있는 돌과는 다르다.
<자본론>이 어렵지 않고 현실경제를 설명할 수 있는 단서가 있으면 좋겠다. 최근의 환율전쟁, 양적완화를 시사하는 단서는 없나? '환율과 세계화폐' 부분에서 국제수지와 이자율에 관한 대목이 있던데.
김 마르크스가 6권의 책을 쓰려 했는데, 그중 '국가''대외거래' '세계경제'에 관한 글은 못썼다. 그래서 <자본론> 만으로 현재 일어나는 일을 다 설명하려는 건 무리다. 그것은 우리 과제다.
<자본론>은 주식제도에 대해 '자본주의적 사적 산업의 지양이며, 그것이 확대돼 새로운 생산영역을 장악할 정도가 되면 사적 산업을 아예 절멸해버린다'고 했는데, 엥겔스가 쓴 건가?
강 맞다. 마르크스 때는 주식제도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김 주식을 발행해 돈을 모은 주식회사가 사적 기업이 아닌 사회적 기업이 된다는 얘기다. 즉, 모든 사람이 주주가 되면 새로운 사회로 넘어가는 전환점이 된다는 뜻이다.
상당히 긍정적으로 본 것 같다.
김 나중에는 개별 자본가가 주식회사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독점적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강 주식시장 구조를 민주화하면 좋은 방향으로 갈 소지도 있다. 그런데 지금은 대부분 기관투자가들이 독점력을 행사해 자의적으로 움직인다.
'신용은 소수자에게 도박꾼의 성격을 점점 더 부여한다. 주식매매에서는 작은 물고기가 상어에게 먹히고 양이 이리에게 잡아먹히는 약육강식의 법칙이 작용한다.' 이 대목은 지금의 증시를 놀랍도록 예측했다.
강 '개미들아 조심해라, 들어가면 먹힌다'는 경고다.(웃음) (계속)
읽을만한 책.
<<Hi,마르크스,Bye,자본주의>>강상구,2011,레디앙미디어.
<<생각하는 마르크스>>백승욱,2017,북콤마.
<<칼 맑스의 혁명적 사상>>알렉스 캘리니코스,2007,책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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